대니 보일
역동적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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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영화감독 대니 보일과의 인터뷰!
예술과 상업의 교차로에서 스타일을 완성한 탐미주의자 『대니 보일: 움직임의 영상미학』. 영국의 대표 감독이자 연극ㆍ텔레비전ㆍ영화ㆍ무대예술을 오가며 분야의 벽을 허물고, 스릴러ㆍ로맨스ㆍ호러ㆍ드라마 등 각종 영화 장르를 넘나드는 대니 보일과의 인터뷰집. 1995년부터 시간순으로 32편의 인터뷰를 엄선한 책으로, 데뷔작 <쉘로우 그레이브>에서 최근작 <127시간>을 아우르며 대니 보일의 영화 인생을 중간 점검한다. 그가 다양한 장르들을 넘나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의 다채로운 필모그래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일관된 철학은 무엇인지, 동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공동의 노력을 하나의 작품에 어떻게 표현해내는지 대니 보일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이 인터뷰집은 그의 작품 세계를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력파 감독의 영화제작 실무를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술과 상업의 교차로에서 스타일을 완성한 탐미주의자 『대니 보일: 움직임의 영상미학』. 영국의 대표 감독이자 연극ㆍ텔레비전ㆍ영화ㆍ무대예술을 오가며 분야의 벽을 허물고, 스릴러ㆍ로맨스ㆍ호러ㆍ드라마 등 각종 영화 장르를 넘나드는 대니 보일과의 인터뷰집. 1995년부터 시간순으로 32편의 인터뷰를 엄선한 책으로, 데뷔작 <쉘로우 그레이브>에서 최근작 <127시간>을 아우르며 대니 보일의 영화 인생을 중간 점검한다. 그가 다양한 장르들을 넘나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의 다채로운 필모그래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일관된 철학은 무엇인지, 동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공동의 노력을 하나의 작품에 어떻게 표현해내는지 대니 보일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이 인터뷰집은 그의 작품 세계를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실력파 감독의 영화제작 실무를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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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영화의 본질은 역동성, 대니 보일에 관한 흔치 않은 기록물
<트레인스포팅> <슬럼독 밀리어네어> <127시간>, 2012 런던올림픽 개막식 예술 감독
생물처럼 꿈틀대는 역동적인 영화의 대표 감독 대니 보일을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즉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의 연출 경력과 영화 이력이 한마디로 규정지을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조인트스톡 극단과 그 유명한 로열코트 극장에서 연극 연출을 시작해 BBC 북아일랜드에서 TV영화를 만들고, 1994년 장편 데뷔작 <쉘로우 그레이브>로 영국 아카데미와 영국비평가협회 등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영국 영화의 부흥을 알린 걸출한 감독. 이후 <트레인스포팅>으로 전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키는 문화적 기현상을 낳고, <인질> <28일 후> <밀리언즈> <선샤인> 등 '작지만' 탄탄한 영화로 밀도 있는 필모그래피를 구축하다가, 2008년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과 최우수감독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하는 대형 사고를 친 감독. 그런 그가 2012년에는 런던올림픽 개막식 예술감독까지 맡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장예모 감독은 화려한 색채로 중국다움을 연출한 바 있는데, 대니 보일은 과연 영국을 어떻게 그려낼까. 영상미가 출중한 감독이 콜드플레이와 뮤즈 등 세계적 뮤지션을 동원해 개막식을 꾸밀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부풀고 있다.
이렇듯 세계의 기대를 등에 업은 영국의 대표 감독, 연극/텔레비전/영화/무대예술을 오가며 분야의 벽을 허물고, 스릴러/로맨스/호러/드라마 등 각종 영화 장르를 부단히 넘나드는 이 감독을 어떻게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그간 대니 보일을 정리한 자료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 인터뷰집은 대니 보일 감독에 관한 보기 드문, 그리고 체계화된 국내 첫 출판물이다. 1995년부터 시간 순으로 나열한 32편의 엄선된 인터뷰는 데뷔작 <쉘로우 그레이브>에서 최근작 <127시간>을 아우르며 대니 보일의 영화 인생을 중간 점검한다. 그가 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판이한 장르들을 넘나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의 다채로운 필모그래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일관된 철학은 무엇인지, 동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공동의 노력을 하나의 작품에 응집해내는지 대니 보일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이 인터뷰집은 그의 작품 세계를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 아니라, 실력파 감독의 영화제작 실무를 노골적으로 훔쳐볼 수 있는 특별 허가증인 셈이다.
"영화는 자동차 충돌 사고여야 한다"
'대니 보일'이라는 이름 넉 자는 귀에 쉽게 박히지만, 기이하게도 그는 다른 거장 감독들에 비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 사람이 아니다. 우디 앨런처럼 작품 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처럼 예술 극단을 지향하는 것도 아니며, 스탠리 큐브릭처럼 총체적으로 완벽한 영화를 만드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임스 카메론처럼 할리우드 거대 상업영화의 품에 안기지도 않는다.(대니 보일은 <에일리언 4>의 감독 제의를 거절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이름 넉 자는 기억하지 못해도 <트레인스포팅>에서 글래스고 거리를 내달리던 렌턴(이완 맥그리거)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주연배우 이름은 몰라도 엔딩 크레디트의 촌스러운 군무가 건네던 벅찬 희열을 잊을 사람은 없다. <127시간>에서 주인공 애런(제임스 프랭코)이 자기 팔 속에 있는 두 개의 신경을 끊는 장면은 또 어떤가. 이것이 청춘의 섣부른 혈기를 힐난하는 영화인지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찾는 영화인지 무관심한 사람도 어깨가 움츠러들고 얼굴이 찡그려지는 장면만큼은 잊지 못한다.
이것이 대니 보일이 기억되는 방식이다. 음악가는 음악으로 말하고 소설가는 책으로 말하듯 그는 영상으로 관객의 머릿속을 파고든다. 영상이 고유의 방식으로 부리는 역동성과 삶의 꿈틀거림, 그것이 대니 보일 영화미학의 진수요, 이 책의 부제 <움직임의 영상미학>이 뜻하는 바다.
"영화가 표현하는 탄력 있고 가속도 붙은 움직임들도 좋아하고요. 영화 산업을 'motion picture industry'라고 부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 무성영화를 만든 우리의 선조들은 기차가 스크린을 가로질러 지나가는 것을 맨 처음 보았을 때 비명을 질러댔어요. 영화에 표현된 움직임에는 뭔가 비범한 게 있거든요. 그리고 두 시간이라는 상영 시간 속에는 다른 많은 종류의 시간들이 함께 들어가 있고요. 영화를 보면서 이야기에 빠지면 사람들은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겁먹고, 울고, 행복해하죠.
저는 영화에 표현되는 탄력의 느낌이 좋아요. 액션영화를 만들진 않지만, 모든 영화를 가능하면 액션영화처럼 만들려고 하죠. 그게 제 원칙 중의 하나예요." (304p)
영화예술에 관한 보일의 지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영화가 '단체' 예술임을 잘 아는 그는 이 책에 실린 여러 인터뷰에서 일관되게 '협력'을 강조한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대니 보일 감독은 여느 팔방미인 감독들과 달리 각본을 직접 쓰지 않기로 유명한데, 이 책의 인터뷰 한 구절에서 그 이유를 가늠해볼 수 있다. 다음은 시나리오 작가 존 호지와의 작업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는 건 자신의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 한다는 의미예요. 자신의 상상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자아로 모든 것을 깔아뭉개버려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자기 상상력의 많은 부분을 희생할 때 열 배는 더 좋은 작품이 나오니까요. 그런 식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기도 하죠." (51p)
배우와의 작업도 마찬가지다. 보일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서라면 배우와의 기 싸움에서 과감히 물러날 줄 아는 감독이다. 다음은 <슬럼독 밀리어네어> 촬영 시 주인공 데브 파텔과의 일화를 떠올리는 부분이다.
"데브 같은 어린 배우들은 종종 감독의 말에 반박하는 경우가 있어요. 감독이 연기에 대해 무슨 설명을 하면, '아뇨, 그 인물이 그럴 것 같진 않은데요' 하면서 반대하려 들죠. 그러면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좋아, 이제 이건 네 역할이야. 감독이 연기하는 건 아니니까 항상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지' 하고 좋게 생각해요. 배우들이 자기가 연기할 인물을 꿰차는 건 무척 중요하니까요. 데브의 그런 태도는 정말로 도움이 많이 됐어요. (…) 어느 순간부터 일종의 합의를 봤죠. 하지만 그런 태도가 좋았어요. 편집할 때 보니까 연기가 정말 진실하더라고요. 그 애는 그런 걸 하고 싶었던 거예요." (267p)
그렇다면 예술가인 그가 자신의 자아를 묻어두면서까지 역동적인 영상과 집단의 호흡을 살리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영화가 관객과 떨어져 존재할 수 없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관객은 영화만이 표현 가능한 역동성과 사실성에서 큰 감동을 받는다. 이런 점에서 관객을 만족시킬 준비가 될 때 영화는 비로소 영화적 가치를 지니게 된다. 영화라는 매체만이 부릴 수 있는 마법으로 관객을 감싸 안는 것, 이것이 대니 보일 영화의 원동력이자 그의 영화 전편에 흐르는 변치 않는 소신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영화관에 갈 필요가 없어졌어요. (…)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는 큰 이벤트가 되려면 영화는 최대한 자동차 충돌 사고 같은 것이 되어야만 해요. 극단적인 아름다움과 폭력을 담아내야 하죠." (207p)
대니 보일 영화의 원동력, 음악
전통에 대한 집착과 자부심이 상당한 나라 영국. 그만큼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만, 기대감도 크다. 혁신은 보수적이고 비혁신적인 장소에서 먼저 일어나는 법이기 때문이다. 대니 보일이 <쉘로우 그레이브> <트레인스포팅>에서 파격적인 내러티브와 영상미를 무기 삼은 건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리라. 그렇다면 영국의 보수성을 거스를 수 있었던 그의 내적 동력은 무엇일까? 그가 아일랜드계라는 사실? 노동자 계급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사실? 아니면 기존의 영국 영화의 영향? 이 책을 보면 알겠지만 대니 보일 스스로는 자기 출생 환경에 얽매이지 않는다. 또한 이전의 영국 영화에 대해 살갑지도 않다. 그보다는 영국이라는 토양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영국 밴드음악 문화에 자신이 빚지고 있음을 밝힌다. 계급, 재산, 지위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매체는 대니 보일 예술의 정신적 스승이나 다름없다.
"기본적으로 노동자 계급의 아이들이 록밴드를 만드는데, 밴드는 돈도 필요 없고 그냥 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영화는 그렇지 못해요. (…) 영화 쪽에는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당시만 해도 영국 영화 산업은 여전히 울타리가 높았고, 매우 배타적이었거든요. 아직도 그럴까 봐 걱정이에요. 이 작은 섬나라는 가장 뛰어난 록밴드들을 만들어냈어요. 하지만 영화는 아직 쓰레기 수준이에요." (201p)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음악이에요. 뛰어난 음악과 걸출한 록스타들을 배출한 이 지역 출신이라는 게 자랑스러워요." (310p)
음악은 이미 대니 보일 예술의 한 조직이다. 루 리드의 'Perfect Day'와 이기 팝의 'Lust for life'가 없는 <트레인스포팅>을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 이기 팝, 더 스미스, 블러, 오아시스, 펄프, 갓스피드 유 블랙 엠퍼러, 루 리드, 리한나, 저스틴 팀버레이크, 데이먼 알반, 엘보우, 시규어 로스, 그리고 비틀스…… 이 책에서 그가 언급하는 뮤지션들의 이름에서 음악에 대한 그의 조예와 무한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영화에 음악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아보는 것은 이 책을 읽는 큰 재미다.
상업과 예술의 교차로에서 대니 보일을 완성하다
데뷔작 <쉘로우 그레이브>와 그다음 작품 <트레인스포팅>의 성공 후 대니 보일은 <에일리언 4> 연출을 제의받지만 사양한다. 그 대신 그가 만든 것은 흥행 실패작 <인질>이었다.
"얘기가 오고 가다가 갑자기 너무 심각해지는 것 같아서 발을 뺐어요. 정말 훌륭한 프로젝트고 관련된 사람들도 모두 뛰어나지만 규모가 워낙 커서 한참 미리 준비해야 해요. 솔직히 우리가 잘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79p)
"나는 내가 뭘 하려는지도 몰랐고, 영화의 중요한 부분인 특수 효과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래서 결국 물러섰죠." (205p)
한편 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비치>의 흥행 실패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에 남을 수 있었지만 영국으로 돌아가, (좀비영화라기보다는) 인간 본성에 관한 영화 <28일 후>를 만들어 호러영화의 금자탑을 세웠다. 다음은 그가 <비치>의 실패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정말 어려운 시기를 보냈어요. <비치>로 큰 상처를 받았죠. 그렇게 스케일이 큰 영화에는 질려버렸어요. (…) 제가 얻은 교훈은 계속 배워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눈을 가리고 "아니야, 나는 항상 옳았고 그들이 잘못된 거야!"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본인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잘 못하는지 알아야 해요. 그리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걸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요." (198p)
이렇듯 대니 보일은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아는 감독이다. 하지만 그에게 영역은 없다. 자신의 능력이 허용하는 만큼 용감하고 또 무모하게 장르와 영역을 넘나든다. 자신을 잘 알기에,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잘 알기에 부단히 실험하고 도전하며 밀도 있는 영화 이력을 쌓아 간다.
아일랜드계 노동자 계급 가정에서 태어난 영국인이라는 점, 연극ㆍTVㆍ영화를 두루 거치며 연출 실력을 닦았다는 점 등 대니 보일에 관한 객관적 사실은 그가 거대 영화산업에 포섭되지 않은 이유를 넌지시 암시할 뿐 결정적으로 증언하지는 못한다. 그는 제자리에 안주하는 법이 없는, 그러니까 아직은 정의할 단계가 아닌 '현재진행형' 감독이기 때문이다.
대니 보일이 거대 상업영화를 지양하면서도 관객과의 영합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뭘까? 달리 말해 예술과 상업의 사잇길에서 이루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 <대니 보일>은 빼곡히 담긴 그의 말과 행간 속에서 힌트를 하나 내비친다. 대니 보일은 그저 '영화 유희'를 좇을 뿐이며, 이것이 바로 대니 보일의 스타일이라고.
<트레인스포팅> <슬럼독 밀리어네어> <127시간>, 2012 런던올림픽 개막식 예술 감독
생물처럼 꿈틀대는 역동적인 영화의 대표 감독 대니 보일을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즉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의 연출 경력과 영화 이력이 한마디로 규정지을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 조인트스톡 극단과 그 유명한 로열코트 극장에서 연극 연출을 시작해 BBC 북아일랜드에서 TV영화를 만들고, 1994년 장편 데뷔작 <쉘로우 그레이브>로 영국 아카데미와 영국비평가협회 등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영국 영화의 부흥을 알린 걸출한 감독. 이후 <트레인스포팅>으로 전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키는 문화적 기현상을 낳고, <인질> <28일 후> <밀리언즈> <선샤인> 등 '작지만' 탄탄한 영화로 밀도 있는 필모그래피를 구축하다가, 2008년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과 최우수감독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하는 대형 사고를 친 감독. 그런 그가 2012년에는 런던올림픽 개막식 예술감독까지 맡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장예모 감독은 화려한 색채로 중국다움을 연출한 바 있는데, 대니 보일은 과연 영국을 어떻게 그려낼까. 영상미가 출중한 감독이 콜드플레이와 뮤즈 등 세계적 뮤지션을 동원해 개막식을 꾸밀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부풀고 있다.
이렇듯 세계의 기대를 등에 업은 영국의 대표 감독, 연극/텔레비전/영화/무대예술을 오가며 분야의 벽을 허물고, 스릴러/로맨스/호러/드라마 등 각종 영화 장르를 부단히 넘나드는 이 감독을 어떻게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그간 대니 보일을 정리한 자료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 인터뷰집은 대니 보일 감독에 관한 보기 드문, 그리고 체계화된 국내 첫 출판물이다. 1995년부터 시간 순으로 나열한 32편의 엄선된 인터뷰는 데뷔작 <쉘로우 그레이브>에서 최근작 <127시간>을 아우르며 대니 보일의 영화 인생을 중간 점검한다. 그가 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판이한 장르들을 넘나드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의 다채로운 필모그래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일관된 철학은 무엇인지, 동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공동의 노력을 하나의 작품에 응집해내는지 대니 보일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이 인터뷰집은 그의 작품 세계를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 아니라, 실력파 감독의 영화제작 실무를 노골적으로 훔쳐볼 수 있는 특별 허가증인 셈이다.
"영화는 자동차 충돌 사고여야 한다"
'대니 보일'이라는 이름 넉 자는 귀에 쉽게 박히지만, 기이하게도 그는 다른 거장 감독들에 비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 사람이 아니다. 우디 앨런처럼 작품 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처럼 예술 극단을 지향하는 것도 아니며, 스탠리 큐브릭처럼 총체적으로 완벽한 영화를 만드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임스 카메론처럼 할리우드 거대 상업영화의 품에 안기지도 않는다.(대니 보일은 <에일리언 4>의 감독 제의를 거절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이름 넉 자는 기억하지 못해도 <트레인스포팅>에서 글래스고 거리를 내달리던 렌턴(이완 맥그리거)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주연배우 이름은 몰라도 엔딩 크레디트의 촌스러운 군무가 건네던 벅찬 희열을 잊을 사람은 없다. <127시간>에서 주인공 애런(제임스 프랭코)이 자기 팔 속에 있는 두 개의 신경을 끊는 장면은 또 어떤가. 이것이 청춘의 섣부른 혈기를 힐난하는 영화인지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찾는 영화인지 무관심한 사람도 어깨가 움츠러들고 얼굴이 찡그려지는 장면만큼은 잊지 못한다.
이것이 대니 보일이 기억되는 방식이다. 음악가는 음악으로 말하고 소설가는 책으로 말하듯 그는 영상으로 관객의 머릿속을 파고든다. 영상이 고유의 방식으로 부리는 역동성과 삶의 꿈틀거림, 그것이 대니 보일 영화미학의 진수요, 이 책의 부제 <움직임의 영상미학>이 뜻하는 바다.
"영화가 표현하는 탄력 있고 가속도 붙은 움직임들도 좋아하고요. 영화 산업을 'motion picture industry'라고 부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 무성영화를 만든 우리의 선조들은 기차가 스크린을 가로질러 지나가는 것을 맨 처음 보았을 때 비명을 질러댔어요. 영화에 표현된 움직임에는 뭔가 비범한 게 있거든요. 그리고 두 시간이라는 상영 시간 속에는 다른 많은 종류의 시간들이 함께 들어가 있고요. 영화를 보면서 이야기에 빠지면 사람들은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겁먹고, 울고, 행복해하죠.
저는 영화에 표현되는 탄력의 느낌이 좋아요. 액션영화를 만들진 않지만, 모든 영화를 가능하면 액션영화처럼 만들려고 하죠. 그게 제 원칙 중의 하나예요." (304p)
영화예술에 관한 보일의 지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영화가 '단체' 예술임을 잘 아는 그는 이 책에 실린 여러 인터뷰에서 일관되게 '협력'을 강조한다. 익히 알려졌다시피 대니 보일 감독은 여느 팔방미인 감독들과 달리 각본을 직접 쓰지 않기로 유명한데, 이 책의 인터뷰 한 구절에서 그 이유를 가늠해볼 수 있다. 다음은 시나리오 작가 존 호지와의 작업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는 건 자신의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 한다는 의미예요. 자신의 상상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자아로 모든 것을 깔아뭉개버려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자기 상상력의 많은 부분을 희생할 때 열 배는 더 좋은 작품이 나오니까요. 그런 식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기도 하죠." (51p)
배우와의 작업도 마찬가지다. 보일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서라면 배우와의 기 싸움에서 과감히 물러날 줄 아는 감독이다. 다음은 <슬럼독 밀리어네어> 촬영 시 주인공 데브 파텔과의 일화를 떠올리는 부분이다.
"데브 같은 어린 배우들은 종종 감독의 말에 반박하는 경우가 있어요. 감독이 연기에 대해 무슨 설명을 하면, '아뇨, 그 인물이 그럴 것 같진 않은데요' 하면서 반대하려 들죠. 그러면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좋아, 이제 이건 네 역할이야. 감독이 연기하는 건 아니니까 항상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지' 하고 좋게 생각해요. 배우들이 자기가 연기할 인물을 꿰차는 건 무척 중요하니까요. 데브의 그런 태도는 정말로 도움이 많이 됐어요. (…) 어느 순간부터 일종의 합의를 봤죠. 하지만 그런 태도가 좋았어요. 편집할 때 보니까 연기가 정말 진실하더라고요. 그 애는 그런 걸 하고 싶었던 거예요." (267p)
그렇다면 예술가인 그가 자신의 자아를 묻어두면서까지 역동적인 영상과 집단의 호흡을 살리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영화가 관객과 떨어져 존재할 수 없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관객은 영화만이 표현 가능한 역동성과 사실성에서 큰 감동을 받는다. 이런 점에서 관객을 만족시킬 준비가 될 때 영화는 비로소 영화적 가치를 지니게 된다. 영화라는 매체만이 부릴 수 있는 마법으로 관객을 감싸 안는 것, 이것이 대니 보일 영화의 원동력이자 그의 영화 전편에 흐르는 변치 않는 소신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영화관에 갈 필요가 없어졌어요. (…) 영화관에서만 볼 수 있는 큰 이벤트가 되려면 영화는 최대한 자동차 충돌 사고 같은 것이 되어야만 해요. 극단적인 아름다움과 폭력을 담아내야 하죠." (207p)
대니 보일 영화의 원동력, 음악
전통에 대한 집착과 자부심이 상당한 나라 영국. 그만큼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만, 기대감도 크다. 혁신은 보수적이고 비혁신적인 장소에서 먼저 일어나는 법이기 때문이다. 대니 보일이 <쉘로우 그레이브> <트레인스포팅>에서 파격적인 내러티브와 영상미를 무기 삼은 건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리라. 그렇다면 영국의 보수성을 거스를 수 있었던 그의 내적 동력은 무엇일까? 그가 아일랜드계라는 사실? 노동자 계급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사실? 아니면 기존의 영국 영화의 영향? 이 책을 보면 알겠지만 대니 보일 스스로는 자기 출생 환경에 얽매이지 않는다. 또한 이전의 영국 영화에 대해 살갑지도 않다. 그보다는 영국이라는 토양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던 영국 밴드음악 문화에 자신이 빚지고 있음을 밝힌다. 계급, 재산, 지위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매체는 대니 보일 예술의 정신적 스승이나 다름없다.
"기본적으로 노동자 계급의 아이들이 록밴드를 만드는데, 밴드는 돈도 필요 없고 그냥 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영화는 그렇지 못해요. (…) 영화 쪽에는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당시만 해도 영국 영화 산업은 여전히 울타리가 높았고, 매우 배타적이었거든요. 아직도 그럴까 봐 걱정이에요. 이 작은 섬나라는 가장 뛰어난 록밴드들을 만들어냈어요. 하지만 영화는 아직 쓰레기 수준이에요." (201p)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음악이에요. 뛰어난 음악과 걸출한 록스타들을 배출한 이 지역 출신이라는 게 자랑스러워요." (310p)
음악은 이미 대니 보일 예술의 한 조직이다. 루 리드의 'Perfect Day'와 이기 팝의 'Lust for life'가 없는 <트레인스포팅>을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 이기 팝, 더 스미스, 블러, 오아시스, 펄프, 갓스피드 유 블랙 엠퍼러, 루 리드, 리한나, 저스틴 팀버레이크, 데이먼 알반, 엘보우, 시규어 로스, 그리고 비틀스…… 이 책에서 그가 언급하는 뮤지션들의 이름에서 음악에 대한 그의 조예와 무한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영화에 음악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아보는 것은 이 책을 읽는 큰 재미다.
상업과 예술의 교차로에서 대니 보일을 완성하다
데뷔작 <쉘로우 그레이브>와 그다음 작품 <트레인스포팅>의 성공 후 대니 보일은 <에일리언 4> 연출을 제의받지만 사양한다. 그 대신 그가 만든 것은 흥행 실패작 <인질>이었다.
"얘기가 오고 가다가 갑자기 너무 심각해지는 것 같아서 발을 뺐어요. 정말 훌륭한 프로젝트고 관련된 사람들도 모두 뛰어나지만 규모가 워낙 커서 한참 미리 준비해야 해요. 솔직히 우리가 잘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79p)
"나는 내가 뭘 하려는지도 몰랐고, 영화의 중요한 부분인 특수 효과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래서 결국 물러섰죠." (205p)
한편 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비치>의 흥행 실패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에 남을 수 있었지만 영국으로 돌아가, (좀비영화라기보다는) 인간 본성에 관한 영화 <28일 후>를 만들어 호러영화의 금자탑을 세웠다. 다음은 그가 <비치>의 실패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정말 어려운 시기를 보냈어요. <비치>로 큰 상처를 받았죠. 그렇게 스케일이 큰 영화에는 질려버렸어요. (…) 제가 얻은 교훈은 계속 배워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눈을 가리고 "아니야, 나는 항상 옳았고 그들이 잘못된 거야!"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본인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잘 못하는지 알아야 해요. 그리고 자신이 가장 잘하는 걸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고요." (198p)
이렇듯 대니 보일은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아는 감독이다. 하지만 그에게 영역은 없다. 자신의 능력이 허용하는 만큼 용감하고 또 무모하게 장르와 영역을 넘나든다. 자신을 잘 알기에,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잘 알기에 부단히 실험하고 도전하며 밀도 있는 영화 이력을 쌓아 간다.
아일랜드계 노동자 계급 가정에서 태어난 영국인이라는 점, 연극ㆍTVㆍ영화를 두루 거치며 연출 실력을 닦았다는 점 등 대니 보일에 관한 객관적 사실은 그가 거대 영화산업에 포섭되지 않은 이유를 넌지시 암시할 뿐 결정적으로 증언하지는 못한다. 그는 제자리에 안주하는 법이 없는, 그러니까 아직은 정의할 단계가 아닌 '현재진행형' 감독이기 때문이다.
대니 보일이 거대 상업영화를 지양하면서도 관객과의 영합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뭘까? 달리 말해 예술과 상업의 사잇길에서 이루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 <대니 보일>은 빼곡히 담긴 그의 말과 행간 속에서 힌트를 하나 내비친다. 대니 보일은 그저 '영화 유희'를 좇을 뿐이며, 이것이 바로 대니 보일의 스타일이라고.
목차
목차
서문 /브렌트 던햄
담백하고 비열하고 잔인한/로넌 베넷
녀석들이 돌아왔다/제프리 맥냅
트레인스포터즈/모니카 마우러
새로운 세대의 선택/키스 호퍼
모든 미친 짓에 대한 송가/앤 번스
네 방식대로 하라!/톰 채리티
덜 평범한 팀/벤 톰슨
죽기 아니면 살기/사이먼 해튼스톤
디카프리오 효과/스티븐 쇼트
낙원을 옹호하다/톰 채리티
해변에서 돌아오다/루퍼트 스미스
현재의 우리들에 관한 영화/톰 채리티
덜 평범한 죽음/제네비브 해리슨
텅 빈 런던 거리의 감염자들/샌디 헌터
엔터테인먼트가 필요해/제프리 오버스트리트
저는 평범한 사람이에요/존 수오조
내 과거에 뿌리를 두고 있죠/브렌던 맥디벳
좀비, 마약중독자, 그리고 스타벅스/브라이언 리비
선샤인 슈퍼맨/앰버 윌킨슨
대니 보일, <선샤인>을 말하다/앰브로즈 헤론
우주에서 고립되기/파이상 라티프
우주, 또 하나의 황무지/피터 홀리
2007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케빈 폴로위
보일의 지상명령/행크 사틴
인도에서 스릴러영화를/레베카 머레이
화장실은 평등하다/캐서린 브레이
이미 정해진 일/앰브로즈 헤론
해답은 자신 안에 있다/타비스 스마일리
대니 보일, 고향에 돌아오다/베리 타임스
진퇴양난/레베카 머레이
최상의 영화 마술/브래드 브러벳
운명의 돌/피터 커프
옮긴이의 말
대니 보일 연보
필모그래피
찾아보기
담백하고 비열하고 잔인한/로넌 베넷
녀석들이 돌아왔다/제프리 맥냅
트레인스포터즈/모니카 마우러
새로운 세대의 선택/키스 호퍼
모든 미친 짓에 대한 송가/앤 번스
네 방식대로 하라!/톰 채리티
덜 평범한 팀/벤 톰슨
죽기 아니면 살기/사이먼 해튼스톤
디카프리오 효과/스티븐 쇼트
낙원을 옹호하다/톰 채리티
해변에서 돌아오다/루퍼트 스미스
현재의 우리들에 관한 영화/톰 채리티
덜 평범한 죽음/제네비브 해리슨
텅 빈 런던 거리의 감염자들/샌디 헌터
엔터테인먼트가 필요해/제프리 오버스트리트
저는 평범한 사람이에요/존 수오조
내 과거에 뿌리를 두고 있죠/브렌던 맥디벳
좀비, 마약중독자, 그리고 스타벅스/브라이언 리비
선샤인 슈퍼맨/앰버 윌킨슨
대니 보일, <선샤인>을 말하다/앰브로즈 헤론
우주에서 고립되기/파이상 라티프
우주, 또 하나의 황무지/피터 홀리
2007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케빈 폴로위
보일의 지상명령/행크 사틴
인도에서 스릴러영화를/레베카 머레이
화장실은 평등하다/캐서린 브레이
이미 정해진 일/앰브로즈 헤론
해답은 자신 안에 있다/타비스 스마일리
대니 보일, 고향에 돌아오다/베리 타임스
진퇴양난/레베카 머레이
최상의 영화 마술/브래드 브러벳
운명의 돌/피터 커프
옮긴이의 말
대니 보일 연보
필모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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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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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보일
저자 대니 보일 Danny Boyle은 1956년 영국 랭커셔 주 래드클리프의 아일랜드계 노동자 계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웨일즈에 있는 뱅거대학교를 졸업하고 로열 코트 극장 등 공연계에서 연출을 시작한 보일은 BBC 등을 거치다가 데뷔작인 <쉘로우 그레이브>(1995)를 내놓으며 영화계로 발을 뻗는다. 그해 영국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이 영화로 그는 런던비평가협회로부터 신인감독상을 수상하고, 이를 계기로 시나리오 작가 존 호지, 제작자 앤드루 맥도널드와 견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한다. 그 뒤 이들의 두 번째 영화 <트레인스포팅>(1996)이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자 비평가들은 "대니 보일이 영국 영화를 살렸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실력파 감독임을 입증한 보일은 할리우드로 넘어가지만 <에일리언 4>의 감독 제의를 거절하고 <인질>(1997) 제작에 착수한다. 그 뒤에는 할리우드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비치>(2000)의 메가폰을 잡지만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다. 이후 보일은 잠시 텔레비전 연출로 외도하다가 <비치>의 원작자인 알렉스 갈란드를 영입해 <28일 후>(2002)를 연출하고, <밀리언즈>(2004) <선샤인>(2007) 등을 차례대로 발표한다. 그러다가 인도 뭄바이를 배경으로 한 <슬럼독밀리어네어>(2008)를 발표하는데, 이 작품은 비주류권 영화로서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아카데미 8개 부문과 골든글로브 최우수감독상 등을 수상한다. 그 뒤 보일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127시간>(2010)으로 명성을 굳히고, 연극 <프랑켄슈타인>(2011) 연출과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식 예술감독을 맡아 다채로운 이력을 쌓는다. 런던올림픽 이후에는 <28개월 후>(2013년 예정)와 <트랜스>(2013년 예정)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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