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산책자(Paperback)
8인의 철학자, 철학이 사라진 시대를 성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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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뛰어든 우리시대 8명의 철학자를 만난다!
『불온한 산책자』는 철학 다큐멘터리 <지젝!>을 연출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독립 영화계의 신예 애스트라 테일러가 이번에는 다큐멘터리 <성찰하는 삶>에서 8명의 철학자를 만나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사람들과 나누게 했다. 이 책은 영화 편집 과정에서 철학자 한 명당 한 시간에서 네 시간까지 진행된 인터뷰를 십 분 분량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을 담아낸 것이다. 코넬 웨스트, 아비탈 로넬, 피터 싱어, 마이클 하트, 마사 누스바움, 과메 앤서니 애피아, 슬라보예 지젝과 주디스 버틀러까지 우리 시대의 철학자들의 뜨겁고 농도 깊은 사유의 세계로 안내한다. 논쟁이 될 만한 주제에 대하여 철학자들의 다양한 시각을 접함으로써 그동안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신념이 모호해지고, 반대로 불확실했던 것이 분명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며, 그 지점에서 ‘성찰하는 삶’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불온한 산책자』는 철학 다큐멘터리 <지젝!>을 연출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독립 영화계의 신예 애스트라 테일러가 이번에는 다큐멘터리 <성찰하는 삶>에서 8명의 철학자를 만나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사람들과 나누게 했다. 이 책은 영화 편집 과정에서 철학자 한 명당 한 시간에서 네 시간까지 진행된 인터뷰를 십 분 분량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을 담아낸 것이다. 코넬 웨스트, 아비탈 로넬, 피터 싱어, 마이클 하트, 마사 누스바움, 과메 앤서니 애피아, 슬라보예 지젝과 주디스 버틀러까지 우리 시대의 철학자들의 뜨겁고 농도 깊은 사유의 세계로 안내한다. 논쟁이 될 만한 주제에 대하여 철학자들의 다양한 시각을 접함으로써 그동안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신념이 모호해지고, 반대로 불확실했던 것이 분명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며, 그 지점에서 ‘성찰하는 삶’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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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나는 사상가들이 비범한 지성과 집중력, 카리스마를 지녔으며 때로는 엉뚱하기도 하다는 사실을 금방 알게 됐다. 또한 사상가들은 자기 사상을 더 넓은 세상에 전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으며 종종 우리 문화에 만연한 반지성주의에 맞서 싸우기도 한다. (…) 이들은 학문과 지식의 민주성을 지키는 투사인 셈이다."_본문 가운데
|철학을 산책하다: 길에서 만난 철학, 철학이 열어 준 길|
"철학자는 죽었는가?" 철학 다큐멘터리 <지젝!Zizek!>을 연출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독립 영화계의 신예, 애스트라 테일러가 이번에는 한 명도 아닌 여덟 명의 철학자를 거리로 불러냈다. 거리로 나온 철학자들은 소크라테스가 아고라 광장을 거닐던 이래 철학사의 한 장르가 되다시피 한 '산책하며 철학하는' 전통을 메트로폴리탄 한복판에서 멋지게 되살려 낸다. 이 놀라운 다큐멘터리 <성찰하는 삶Examined Life>은 "영혼에 이로운 영화"라는 평에서부터 "철학을 섹시하게 보여 주는 영화"라는 평까지 두루 받았다. 영화 편집 과정에서 철학자 한 명당 한 시간에서 네 시간까지 진행된 인터뷰를 십 분 분량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을 책에 담았다. 코넬 웨스트, 아비탈 로넬, 피터 싱어, 마이클 하트, 마사 누스바움, 콰메 앤서니 애피아, 슬라보예 지젝과 주디스 버틀러까지, 우리 시대 가장 '핫'한 철학자들의 뜨겁고 농도 깊은 사유의 세계를 제대로 맛볼 기회다.
|지젝은 왜 쓰레기장에 갔을까?|
피터 싱어는 돌체앤가바나, 구치, 루이비통 등, 명품 상점들이 즐비한 뉴욕 맨해튼 5번가와 타임스 광장을 오가며 소비 윤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콰메 앤서니 애피아는 토론토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카메라 앞에 서서 세계시민주의에 관한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다. 지젝은 '생태'를 이야기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인 런던 시 외곽의 쓰레기 하치장에서 주황색 안전복을 착용한 채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주디스 버틀러는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가 그려진 슬럼가를 수나우라 테일러와 산책하며 '상호의존'과 몸의 정치학을 주제로 속 깊은 대화를 나눈다. 애스트라 테일러의 동생인 수나우라 테일러는 화가이자 장애 활동가로, 그 자신이 관절굽음증으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다. 때로는 우연히 선택한 장소가 예상치 못한 통찰을 이끌어 내는 경우도 있다. 마이클 하트가 목가적인 호숫가에 배를 띄워 놓고 "혁명에 어울리는 장소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처럼 말이다.
애스트라 테일러는 철학자들이 서 있는 장소와 주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려 노력한다. 철학자들은 자신이 서 있는 장소와 오가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자기 사유 안에 끌어 들인다. 장소와 사람, 그리고 사유의 트라이앵글이 빚어내는 절묘한 조화 속에 독자들은 철학과 철학자들의 위대한 생각은 고립된 상아탑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혼잡한 일상과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 그리고 성찰을 요하는 우리의 현실은 늘 철학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철학, 시대의 부름에 답하다|
『불온한 산책자』는 진리나 의미, 윤리, 정의와 같은 철학의 오래된 질문들을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시장, 민주주의, 세계화 등의 시대적 맥락에,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날마다 내리는 사소한 선택들에 연결시킨다. 그래서 무언가를 사고 교환하고 버리는 모든 과정, 관계를 맺고 친밀감을 나누며 때로는 갈등을 유발하는 모든 행위가 철학적 성찰의 대상이 된다. 여덟 명의 철학자가 저마다 다른 주제를 이야기하는데도 따로따로 읽히지 않고 철학서임에도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로 가득한 이유가 여기 있다.
여덟 명의 철학자들은 적극적으로 시대의 틈새를 파고들어 세상의 의미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책임을 규명하려고 한다. 코넬 웨스트가 진리를 이야기하며 모든 것을 총체화하려는 시장의 낭만주의적 경향을 비판한다면 아비탈 로넬은 의미를 추구하려는 강박을 말하며 그 예로 미국 외교 정책의 비윤리성을 고발한다. 피터 싱어가 불평등한 세상에서 개인의 윤리적 각성이 갖는 중요성을 소비 윤리를 통해 역설하고 있다면, 콰메 앤서니 애피아는 세계시민주의적 대화를 통한 집단적 책임의 이행을 강조한다. 마이클 하트와 슬라보예 지젝은 각각 혁명의 장애물로 민주주의에 대한 경직된 관념을, 생태의 장애물로 자연을 신비화하는 관념을 문제 삼는다. 마사 누스바움은 공동체는 애정에 기초하며 우리 모두가 내재적 존엄성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주디스 버틀러는 우리의 몸은 근본적으로 취약하고 통제 불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장애인과 동물, 또는 다른 소수자들과 어울려 사는 삶을 옹호한다.
그렇다고 『불온한 산책자』가 단일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낭만적 세계관과 비낭만적 세계관,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목소리와 의미의 강박을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 개인의 끝없는 책임을 강조하는 윤리와 그럼에도 보살펴야 할 자기 삶이 존재한다는 윤리가 끊임없이 충돌하고 불화한다. 그 밖에 "체제가 아닌 개인이 많은 걸 결정한다"는 주장과 "자본주의 안에서는 자유도 민주주의도 한계에 부딪힌다"는 주장, "선별적인 낙태"를 옹호하는 주장과 그것은 "장애에 대한 또 다른 사회·문화적 낙인"이라는 주장, "인간에게는 동물을 이용할 권리가 없다"는 주장과 "자연을 신비화하지 말라"는 주장이 때로는 직접적으로, 때로는 에둘러 서로를 논박하고 공격한다. 이러한 사유의 격전지에서 독자들은 그동안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신념이 모호해지고, 반대로 불확실했던 것이 분명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성찰하는 삶'의 묘미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행동하는 철학의 여덟 가지 얼굴: 철학, 다시 길을 나서다|
『불온한 산책자』는 성찰의 묘미라는 지적 유희에만 머물지 않는다. 개인의 몸에서부터 그 몸을 둘러싼 국가적·초국가적 체계까지 모든 걸 의심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책 전체에 흘러넘친다. 거리에서 출발한 철학이 다시 거리로 돌아가는 셈이다. 대부분 진지하고 열정적이지만 때로는 한없이 유쾌하고 엉뚱하기까지 한 이 철학의 멘토들은 돌고 도는 산책길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안내인이다. "저항하는 달변의 예언가" 코넬 웨스트, "철학의 변두리에 거주하는 해체주의자" 아비탈 로넬,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피터 싱어, "이방인을 위한 철학자" 콰메 앤서니 애피아, "정의론의 새로운 영토 개척자" 마사 누스바움, "세계화 시대의 혁명가" 마이클 하트, "세계 지성계의 슈퍼스타" 슬라보예 지젝, "퀴어 이론의 창시자" 주디스 버틀러가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철학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사유하는 만큼 행동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웨스트와 버틀러, 하트와 지젝, 그리고 엮은이 테일러까지 2011년 월가 점령 시위에 자신의 목소리를 보탰다. 이들의 선언문은 전 세계로 번역되어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철학은 건재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추천사|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철학의 오랜 편견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거라는 게 철학의 오랜 염려다. 그 편견과 염려는 유효한가? 오늘날 철학자들은 죽었는가? 철학은 어디에 있는가? 그 답이 궁금하다면, 여기 '불온한 산책'에 동행하시라. 철학은 아직 힘이 세다. 그리고 섹시하다! _이현우, 인터넷 서평꾼, 『로쟈의 인문학 서재』저자
『불온한 산책자』는 사고의 카지노처럼 읽힌다. 사실 생각한다는 것은 도박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결코 양립할 수 없는 동시대의 철학적인 주장을 병치한다. 그러므로 읽으라기보다는 택하라고 말을 건넨다. 당신의 잭팟을 위하여?! 그런데 슬프게도 우리는 리스크 없는 사고에 항상 내기를 건다. 그러나 철학이 사유에 관한 사유라면 코넬 웨스트의 말마따나 철학이란 플라톤의 벌레에 물리는 것이다. 근질근질, 따끔따끔, 긁적긁적. 흉터가 지도록 머리를 긁적이는 집착. 이 책은 필시 사유한다는 것의 내기를 만끽하게 하는 책이 되어 줄 것이다. _서동진, 문화 평론가, 『자유의 의지 자기계발의 의지』 저자
|철학자 소개|
■ "저항하는 달변의 예언가" 코넬 웨스트Cornell West
당신은 한편으로는 죽음과 신념과 지배를 받아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죽음 앞에서도 욕망하고, 신념이 있음에도 대화를 하며, 지배를 받으면서도 민주주의를 실천합니다. 그렇다면 철학 자체는 죽음 앞에서 욕망과 씨름하고, 신념 앞에서 대화하려 노력하며 민주주의를 실천하려는 비판적 성향을 의미하게 됩니다. 철학은 지배와 가부장제, 백인 우월주의, 제국주의 권력, 국가 권력 앞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려는 매우 허약한 실험에 생명을 불어넣는 셈입니다.
■ "철학의 변두리에 거주하는 해체주의자" 아비탈 로넬Avital Ronell
당신은 타자를 안다거나 파악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없습니다. 타자를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당신은 그들을 죽일 준비가 된 겁니다. 당신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 저들은 이런저런 일을 저질렀지. 그들은 악의 축이야. 그러니 폭탄 몇 개를 떨어트려도 돼.' 그러나 당신은 그들을 모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다른 면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때 '다른 것'이란 당신이 가진 이해로는 침범할 수 없는 타자성을 뜻합니다.
■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피터 싱어Peter Singer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 의미에서는 늘 비상사태고 위기입니다. 날마다 어린 아이 2만 7천 명이 충분히 고칠 수 있는 질병으로 죽어 갑니다. 우리는 이 사실에 분개하면서도 굳이 현실을 바로 보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풍요롭습니다. 우리의 책임은 우리 바로 앞에 놓인 상황 너머로 확장되지만 늘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 "이방인을 위한 철학자" 콰메 앤서니 애피아Kwame Anthony Appiah
사실 우리가 서로 얼굴을 맞대며 교류하는 사람들은 고작 백여 명이지만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은 60억 명에서 70억 명에 이릅니다. 우리는 그들을 볼 수 없고 간접적으로만 영향을 주죠. 그러나 우리는 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그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 "정의론의 새로운 영토 개척자"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
장애인과 노약자, 빈곤층, 동물은 정의의 새 영토가 될 겁니다. 정의론은 이제 막 이 세 영역에 들어와 새로운 땅 다지기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계급과 지위, 성 평등과 같은 기존의 많은 문제를 잘 해결해 왔습니다. (…) 그러나 이 세 쟁점을 다루려면 이론은 새로운 종류의 압력을 받게 되고, 우리는 더 이상 기존의 이론적 구조에 의지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정의를 생각하는 방식을 완전히 재구성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 "세계화 시대의 혁명가" 마이클 하트Michael Hardt
우리는 좌파가 합법성을 확보하려면 혁명을 포기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사회를 급진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지금, 무엇이 남아 있습니까? 좌파에게 남은 것은 저항과 비판, 시민 불복종입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부정적인 소명만 남은 셈이지요. (…) 좌파가 이런 비판적인 역할을 스스로 떠맡게 된 이유는 바로 좌파가 혁명 가능성을 차단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좌파는 철저하게 방어적이고 비판적인 입장에 갇혀 버린 것 같습니다.
■ "세계 지성계의 슈퍼스타" 슬라보예 지젝Slavoj ?i?ek
마르크스는 종교를 민중의 아편으로 규정했지요. 나는 같은 이유에서 생태가 서서히 민중의 새로운 아편이 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무슨 뜻이냐고요? 우리는 종교에서 완벽한 권위를 기대하죠. 신의 말이니까 따지지 말라는 겁니다. 종교는 이처럼 궁극적인 권위를 제시합니다. 어떤 조치나 금기, 명령을 신성한 계명이라고 정당화한다면 논쟁이 일어날 일이 없습니다. 나는 오늘날 생태가 점점 더 궁극적인 통제 수단이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퀴어 이론의 창시자"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
우리 모두가 의지와 상관없이 폭력적인 침해를 받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불확실성이라는 감각을 안고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다른 사람들이 그 불확실성을 구현하길 바랍니다. 그렇게 자신들은 불확실성에서 보호받고 있다거나 그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있다고 느끼고 싶은 거죠. (…) 내가 강조하려는 것은 몸으로서 우리는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몸은 스스로 움직이는 전동기도 아니고 자기 충족적이지도 않습니다.
|철학을 산책하다: 길에서 만난 철학, 철학이 열어 준 길|
"철학자는 죽었는가?" 철학 다큐멘터리 <지젝!Zizek!>을 연출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독립 영화계의 신예, 애스트라 테일러가 이번에는 한 명도 아닌 여덟 명의 철학자를 거리로 불러냈다. 거리로 나온 철학자들은 소크라테스가 아고라 광장을 거닐던 이래 철학사의 한 장르가 되다시피 한 '산책하며 철학하는' 전통을 메트로폴리탄 한복판에서 멋지게 되살려 낸다. 이 놀라운 다큐멘터리 <성찰하는 삶Examined Life>은 "영혼에 이로운 영화"라는 평에서부터 "철학을 섹시하게 보여 주는 영화"라는 평까지 두루 받았다. 영화 편집 과정에서 철학자 한 명당 한 시간에서 네 시간까지 진행된 인터뷰를 십 분 분량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을 책에 담았다. 코넬 웨스트, 아비탈 로넬, 피터 싱어, 마이클 하트, 마사 누스바움, 콰메 앤서니 애피아, 슬라보예 지젝과 주디스 버틀러까지, 우리 시대 가장 '핫'한 철학자들의 뜨겁고 농도 깊은 사유의 세계를 제대로 맛볼 기회다.
|지젝은 왜 쓰레기장에 갔을까?|
피터 싱어는 돌체앤가바나, 구치, 루이비통 등, 명품 상점들이 즐비한 뉴욕 맨해튼 5번가와 타임스 광장을 오가며 소비 윤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콰메 앤서니 애피아는 토론토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카메라 앞에 서서 세계시민주의에 관한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다. 지젝은 '생태'를 이야기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인 런던 시 외곽의 쓰레기 하치장에서 주황색 안전복을 착용한 채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주디스 버틀러는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가 그려진 슬럼가를 수나우라 테일러와 산책하며 '상호의존'과 몸의 정치학을 주제로 속 깊은 대화를 나눈다. 애스트라 테일러의 동생인 수나우라 테일러는 화가이자 장애 활동가로, 그 자신이 관절굽음증으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다. 때로는 우연히 선택한 장소가 예상치 못한 통찰을 이끌어 내는 경우도 있다. 마이클 하트가 목가적인 호숫가에 배를 띄워 놓고 "혁명에 어울리는 장소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처럼 말이다.
애스트라 테일러는 철학자들이 서 있는 장소와 주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려 노력한다. 철학자들은 자신이 서 있는 장소와 오가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자기 사유 안에 끌어 들인다. 장소와 사람, 그리고 사유의 트라이앵글이 빚어내는 절묘한 조화 속에 독자들은 철학과 철학자들의 위대한 생각은 고립된 상아탑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혼잡한 일상과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 그리고 성찰을 요하는 우리의 현실은 늘 철학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철학, 시대의 부름에 답하다|
『불온한 산책자』는 진리나 의미, 윤리, 정의와 같은 철학의 오래된 질문들을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시장, 민주주의, 세계화 등의 시대적 맥락에,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날마다 내리는 사소한 선택들에 연결시킨다. 그래서 무언가를 사고 교환하고 버리는 모든 과정, 관계를 맺고 친밀감을 나누며 때로는 갈등을 유발하는 모든 행위가 철학적 성찰의 대상이 된다. 여덟 명의 철학자가 저마다 다른 주제를 이야기하는데도 따로따로 읽히지 않고 철학서임에도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로 가득한 이유가 여기 있다.
여덟 명의 철학자들은 적극적으로 시대의 틈새를 파고들어 세상의 의미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책임을 규명하려고 한다. 코넬 웨스트가 진리를 이야기하며 모든 것을 총체화하려는 시장의 낭만주의적 경향을 비판한다면 아비탈 로넬은 의미를 추구하려는 강박을 말하며 그 예로 미국 외교 정책의 비윤리성을 고발한다. 피터 싱어가 불평등한 세상에서 개인의 윤리적 각성이 갖는 중요성을 소비 윤리를 통해 역설하고 있다면, 콰메 앤서니 애피아는 세계시민주의적 대화를 통한 집단적 책임의 이행을 강조한다. 마이클 하트와 슬라보예 지젝은 각각 혁명의 장애물로 민주주의에 대한 경직된 관념을, 생태의 장애물로 자연을 신비화하는 관념을 문제 삼는다. 마사 누스바움은 공동체는 애정에 기초하며 우리 모두가 내재적 존엄성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주디스 버틀러는 우리의 몸은 근본적으로 취약하고 통제 불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장애인과 동물, 또는 다른 소수자들과 어울려 사는 삶을 옹호한다.
그렇다고 『불온한 산책자』가 단일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낭만적 세계관과 비낭만적 세계관,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목소리와 의미의 강박을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 개인의 끝없는 책임을 강조하는 윤리와 그럼에도 보살펴야 할 자기 삶이 존재한다는 윤리가 끊임없이 충돌하고 불화한다. 그 밖에 "체제가 아닌 개인이 많은 걸 결정한다"는 주장과 "자본주의 안에서는 자유도 민주주의도 한계에 부딪힌다"는 주장, "선별적인 낙태"를 옹호하는 주장과 그것은 "장애에 대한 또 다른 사회·문화적 낙인"이라는 주장, "인간에게는 동물을 이용할 권리가 없다"는 주장과 "자연을 신비화하지 말라"는 주장이 때로는 직접적으로, 때로는 에둘러 서로를 논박하고 공격한다. 이러한 사유의 격전지에서 독자들은 그동안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신념이 모호해지고, 반대로 불확실했던 것이 분명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성찰하는 삶'의 묘미를 만끽하게 될 것이다.
|행동하는 철학의 여덟 가지 얼굴: 철학, 다시 길을 나서다|
『불온한 산책자』는 성찰의 묘미라는 지적 유희에만 머물지 않는다. 개인의 몸에서부터 그 몸을 둘러싼 국가적·초국가적 체계까지 모든 걸 의심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책 전체에 흘러넘친다. 거리에서 출발한 철학이 다시 거리로 돌아가는 셈이다. 대부분 진지하고 열정적이지만 때로는 한없이 유쾌하고 엉뚱하기까지 한 이 철학의 멘토들은 돌고 도는 산책길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안내인이다. "저항하는 달변의 예언가" 코넬 웨스트, "철학의 변두리에 거주하는 해체주의자" 아비탈 로넬,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피터 싱어, "이방인을 위한 철학자" 콰메 앤서니 애피아, "정의론의 새로운 영토 개척자" 마사 누스바움, "세계화 시대의 혁명가" 마이클 하트, "세계 지성계의 슈퍼스타" 슬라보예 지젝, "퀴어 이론의 창시자" 주디스 버틀러가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철학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사유하는 만큼 행동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웨스트와 버틀러, 하트와 지젝, 그리고 엮은이 테일러까지 2011년 월가 점령 시위에 자신의 목소리를 보탰다. 이들의 선언문은 전 세계로 번역되어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철학은 건재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추천사|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철학의 오랜 편견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거라는 게 철학의 오랜 염려다. 그 편견과 염려는 유효한가? 오늘날 철학자들은 죽었는가? 철학은 어디에 있는가? 그 답이 궁금하다면, 여기 '불온한 산책'에 동행하시라. 철학은 아직 힘이 세다. 그리고 섹시하다! _이현우, 인터넷 서평꾼, 『로쟈의 인문학 서재』저자
『불온한 산책자』는 사고의 카지노처럼 읽힌다. 사실 생각한다는 것은 도박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결코 양립할 수 없는 동시대의 철학적인 주장을 병치한다. 그러므로 읽으라기보다는 택하라고 말을 건넨다. 당신의 잭팟을 위하여?! 그런데 슬프게도 우리는 리스크 없는 사고에 항상 내기를 건다. 그러나 철학이 사유에 관한 사유라면 코넬 웨스트의 말마따나 철학이란 플라톤의 벌레에 물리는 것이다. 근질근질, 따끔따끔, 긁적긁적. 흉터가 지도록 머리를 긁적이는 집착. 이 책은 필시 사유한다는 것의 내기를 만끽하게 하는 책이 되어 줄 것이다. _서동진, 문화 평론가, 『자유의 의지 자기계발의 의지』 저자
|철학자 소개|
■ "저항하는 달변의 예언가" 코넬 웨스트Cornell West
당신은 한편으로는 죽음과 신념과 지배를 받아들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죽음 앞에서도 욕망하고, 신념이 있음에도 대화를 하며, 지배를 받으면서도 민주주의를 실천합니다. 그렇다면 철학 자체는 죽음 앞에서 욕망과 씨름하고, 신념 앞에서 대화하려 노력하며 민주주의를 실천하려는 비판적 성향을 의미하게 됩니다. 철학은 지배와 가부장제, 백인 우월주의, 제국주의 권력, 국가 권력 앞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려는 매우 허약한 실험에 생명을 불어넣는 셈입니다.
■ "철학의 변두리에 거주하는 해체주의자" 아비탈 로넬Avital Ronell
당신은 타자를 안다거나 파악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없습니다. 타자를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당신은 그들을 죽일 준비가 된 겁니다. 당신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 저들은 이런저런 일을 저질렀지. 그들은 악의 축이야. 그러니 폭탄 몇 개를 떨어트려도 돼.' 그러나 당신은 그들을 모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다른 면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때 '다른 것'이란 당신이 가진 이해로는 침범할 수 없는 타자성을 뜻합니다.
■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피터 싱어Peter Singer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 의미에서는 늘 비상사태고 위기입니다. 날마다 어린 아이 2만 7천 명이 충분히 고칠 수 있는 질병으로 죽어 갑니다. 우리는 이 사실에 분개하면서도 굳이 현실을 바로 보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풍요롭습니다. 우리의 책임은 우리 바로 앞에 놓인 상황 너머로 확장되지만 늘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 "이방인을 위한 철학자" 콰메 앤서니 애피아Kwame Anthony Appiah
사실 우리가 서로 얼굴을 맞대며 교류하는 사람들은 고작 백여 명이지만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은 60억 명에서 70억 명에 이릅니다. 우리는 그들을 볼 수 없고 간접적으로만 영향을 주죠. 그러나 우리는 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그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 "정의론의 새로운 영토 개척자"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
장애인과 노약자, 빈곤층, 동물은 정의의 새 영토가 될 겁니다. 정의론은 이제 막 이 세 영역에 들어와 새로운 땅 다지기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계급과 지위, 성 평등과 같은 기존의 많은 문제를 잘 해결해 왔습니다. (…) 그러나 이 세 쟁점을 다루려면 이론은 새로운 종류의 압력을 받게 되고, 우리는 더 이상 기존의 이론적 구조에 의지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정의를 생각하는 방식을 완전히 재구성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 "세계화 시대의 혁명가" 마이클 하트Michael Hardt
우리는 좌파가 합법성을 확보하려면 혁명을 포기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사회를 급진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지금, 무엇이 남아 있습니까? 좌파에게 남은 것은 저항과 비판, 시민 불복종입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부정적인 소명만 남은 셈이지요. (…) 좌파가 이런 비판적인 역할을 스스로 떠맡게 된 이유는 바로 좌파가 혁명 가능성을 차단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좌파는 철저하게 방어적이고 비판적인 입장에 갇혀 버린 것 같습니다.
■ "세계 지성계의 슈퍼스타" 슬라보예 지젝Slavoj ?i?ek
마르크스는 종교를 민중의 아편으로 규정했지요. 나는 같은 이유에서 생태가 서서히 민중의 새로운 아편이 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무슨 뜻이냐고요? 우리는 종교에서 완벽한 권위를 기대하죠. 신의 말이니까 따지지 말라는 겁니다. 종교는 이처럼 궁극적인 권위를 제시합니다. 어떤 조치나 금기, 명령을 신성한 계명이라고 정당화한다면 논쟁이 일어날 일이 없습니다. 나는 오늘날 생태가 점점 더 궁극적인 통제 수단이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퀴어 이론의 창시자"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
우리 모두가 의지와 상관없이 폭력적인 침해를 받을 수 있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불확실성이라는 감각을 안고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다른 사람들이 그 불확실성을 구현하길 바랍니다. 그렇게 자신들은 불확실성에서 보호받고 있다거나 그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있다고 느끼고 싶은 거죠. (…) 내가 강조하려는 것은 몸으로서 우리는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몸은 스스로 움직이는 전동기도 아니고 자기 충족적이지도 않습니다.
목차
목차
■ 여는 글
철학자들은 죽었는가?
1장 코넬 웨스트: 진리
2장 아비탈 로넬: 의미
3장 피터 싱어: 윤리
4장 콰메 앤서니 애피아: 세계시민주의
5장 마사 누스바움: 정의
6장 마이클 하트: 혁명
7장 슬라보예 지젝: 생태
8장 주디스 버틀러와 수나우라 테일러: 상호의존
■ 감사의 글
■ 옮긴이의 글
철학자들은 죽었는가?
1장 코넬 웨스트: 진리
2장 아비탈 로넬: 의미
3장 피터 싱어: 윤리
4장 콰메 앤서니 애피아: 세계시민주의
5장 마사 누스바움: 정의
6장 마이클 하트: 혁명
7장 슬라보예 지젝: 생태
8장 주디스 버틀러와 수나우라 테일러: 상호의존
■ 감사의 글
■ 옮긴이의 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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