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탕(화남의 시집 38)
방남수 시집
방남수 시집『보탕』. 승속을 넘나들며 살아온 지난 시절의 아프고도 절절한, 그리고 침묵 너머의 침묵으로 발화하는 남다른 성장통이 아련하게 스며 있는 첫 번째 시집이다. 그 안에는 '열다섯 살 적 바람'의 펄럭임과 '두 손을 모아도 채워지지 않았던 허기'의 젊은 날을 지나, '하심'만이 찾을 수 있는 자유에 이르기까지의 눈물겨운 삶의 서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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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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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분별이 없어진 무위심(無爲心)으로 우리 마음속에 남을 詩
순수하고 투명한 방남수 시인의 시들은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들어내 준다.
시인은 불교적인 세계인식에 바탕을 두면서 마치 수채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깨끗한 시들을 우리들에게 선보인다. 날카로운 관찰력을 바탕으로 삶에 대한 통찰로 가벼움과 투명함을 충분히 보여준다.
- 방민호(문학평론가ㆍ 시인ㆍ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해설 중에서
■ 추천의 글
동자승 닮아 둥근 그의 얼굴에는 늘 환한 웃음이 번져 있는데, 그처럼 그의 시들도 둥글고 환하다. 들끓는 욕망의 바다에 떠있는 해탈의 둥근 달 같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드는 것은 그의 시들에 나타난 둥글고 환한 사생관이다. 완전한 소멸은 없다고, 종말이 곧 시작, 환생이라는 그의 둥근 순환론이 내 마음을 안심시켜준다.
현기영 (소설가ㆍ 前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굳이 선시禪詩라는 표현은 쓰지 않겠다. 선정禪定 속에서 너무나 인간적인 향기가 배어 있는 까닭이다. 아직 이승의 번뇌에 한 발을 딛고 있으면서도 깨달음을 갈구하는 마음이 처연하게 아름답다. 모든 진정하고도 순결한 것들은 아름다운 것이다. 불교적 서정이라는 말이 허락될 수 있다면 아마도 이 시집의 정서가 그 같은 경우이리라. 미혹과 마군이 휩쓸고 있는 우리 시단의 진흙탕에서 핀 한 송이 연약한 연꽃 같은 시집!
오세영 (시인ㆍ 前 한국시인협회 회장ㆍ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방남수의 첫 시집에는 승속(僧俗)을 넘나들며 살아온 지난 시절의 아프고도 절절한, 그리고 침묵 너머의 침묵으로 발화하는 남다른 성장통(痛)이 아련하게 스며 있다. 그 안에는 "열다섯 살 적 바람"(「울진에서」)의 펄럭임과 "두 손을 모아도 채워지지 않았던 허기"(「쌍계사에서」)의 젊은 날을 지나, "하심下心만이 찾을 수 있는 자유自由"(「순간」)에 이르기까지의 눈물겨운 삶의 서사가 선연하게 녹아 있다. 그렇게 "범종소리처럼 은은하게/동심원을 그리며 번져가는"(「봄 향기」) 그의 시편들은 성속일여(聖俗一如)의 처연한 감각과 사유를 우리에게 환하게 보여준다. "완전한 소멸은 없는 것"이라는 그의 믿음에 기대어, 우리는 경계가 지워지고 분별이 없어진 무위심(無爲心)으로 그의 시편들이 우리 마음속에 남을 것임을 믿는다. 우리는 경계가 지워지고 분별이 없어진 무위심(無爲心)으로 그의 시편들이 우리 마음속에 남을 것임을 믿는다. 그러니 진공묘유(眞空妙有)의 빛을 최적 언어로 담아낸 그의 시집을 두고 우리가 "어찌 숙연할 수 없으랴"(「이끼」). 요동치 않는 항심(恒心)에 그 옛적 초심(初心)까지 실어 펴내는 이 만산(晩産)의 시집이 그렇게 밝고도 은은한 역동성으로 출렁이고 있다.
유성호(문학평론가ㆍ 한양대 교수)
내가 알지 못하는 또 하나의 그가 있어 이토록 정결한 언어로 남몰래 시의 숲을 가꾸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시장 바닥의 남루한 삶에서 수행승의 깊고 높은 마음까지 시의 몸을 빌려 풀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언어의 현란함에 물들지 아니하고, 시의 수식에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할 수 있는 것은 방남수만이 지닌 겸손과 그 세월의 힘이리라.
김영현 (철학가ㆍ 시인ㆍ 소설가)
■ 방남수 시집 『보탕』 표제 시
고향을 찾았습니다
살구나무 돌담 아래
우두커니 서서 사그라지는 하늘 쳐다보고 있었지요
한갓지게 쉬고 있는 당신을
문득 만난 날 그저 난
당신 이름 잠시 잊고
아우님께 저기, 이름이 뭐지?
보탕이잖아요, 보탕
아! 아! 그래 보탕
무릎을 탁, 친다
보탕이시여 당신은
비바람이거나 진눈깨비 하얗게 섞어칠 때도
움푹 패인 몸으로
군불용 쏘시기로
생이 마감될 때까지
끝내 도끼날을 피할 수가 없었지요
아! 아! 오늘 난 당신을 본 순간
잊힌 세월 속 당신의 존재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생의 바닥 치고서야
나, 당신의 존재를 알았습니다
■ 방남수 『보탕』의 시 세계(방민호 평론가의 시집 해설 요약)
시에서 묻어나오는 순수함과 투명함 거기에 그의 다채로운 어법과 수사법이 더해지면서 그의 시는 진중해졌다.
귀의의 문을 연다
서쪽 탑으로 넘치는 햇살
마음의 문 열고
촛불 밝히고
향 사르면
비로소 번지는 염화미소
당신 몸속에 부처가 있다
「합장 전문」
시인은 1행 1연의 배후에 둘러쳐진 여백으로부터 심미적인 아름다움을 빨아들이면서 읽는 이들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화사한 선의 시계로 이월해 가도록 해준다.
시인은 어깨에 홈이 파이고 뼈가 솟아오른 것을 볼 줄 알며, 양 어깨의 평형이 깨져 왼쪽 어깨보다는 오른쪽 어깨가 더 많이 기울고 쳐졌다는 것까지 본다.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드러낸 시인은 그에게 한 주먹 얻어맞은 것 같은 '무거움'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 방남수 시인「숲 속의 만찬」 다시 읽기
시인들이 들려주는 유월의 이야기는 이제 문턱을 넘는다. 장마의 불안과 음습함이 밝고 경쾌한 숲의 노래로 바뀐다. 배경음악도 젠틀레인의 "After The Gentle Rain." 비가 온 후의 숲은 어떤 풍경일까. 어떤 냄새이며 어떤 소리들일까. 시인은 "목요일 여느 때와 같이/ 적막의 산길을 오른다"로 시작한다. 산을 오르는'늦은 오후''칼바위 능선 중턱'에는 숲에서 나고 숲에서 자라는 온갖 종류의 움직임들이 있다. 바람이 흔드는 나뭇가지들, 가지에서 떨어지는 이파리들의 중력, 또한 바위틈에 내려앉는 햇살도 그 울타리 안에 있다. 그런데 시인은 그 움직임들이 내는 소리 중에서 "스르르 삭 스르르 삭"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문을 여는 소리 같고, 태엽을 감는 소리 같기도 한데, 시인은 "아침 이슬비 내리는 소리"에서 연상하여 "풀벌레들의 식사 소리"로 변형한다. 그 소리는 오르골의 가벼운 단음과 교향악의 무거운 중음이 교차하는 소리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계곡 물 위 벌레똥 떨어지는 소리"에 다람쥐가 놀라 도망간다는 부분이다. 소리의 화음이 잠시 흔들리는 순간, 숲은 다음 화음을 새롭게 준비한다는 말이다. 여기 또 하나의'식물'이 있다. 그러나 그 식물은 방남수 시인의 식물과는 사뭇 다르다. <숲속의 만찬>이 숲을 걸어가는 사람의 노래다. 박성현(시인)
목차
목차
제1부 숲속의 만찬
고드름 _ 13
오징어 _ 14
시장에서 _ 15
충무로 골뱅이 집 _ 16
근조화 _ 17
숲 속의 만찬 _ 18
맛의 경계 _ 19
이끼 _ 20
Football _ 21
Baseball _ 22
간 _ 24
냉장고 _ 25
어깨론 _ 27
제2부 쌍계사에서
쌍계사에서 _ 31
산속 절 _ 33
안개에 묻혀 _ 34
윤회 _ 35
양파 _ 36
봄 향기 _ 37
진달래 _ 38
붉은 봄 _ 39
봄날 같은 그대 _ 40
나비 _ 41
제3부 여적餘滴
달 _ 45
삼각산사 _ 46
합장 _ 48
풍경 하나 _ 49
순간 _ 50
찰나 _ 51
디딤돌 _ 52
그림자 _ 53
청자 _ 55
낙엽 _ 56
합죽선合竹禪 _ 57
여적餘滴 _ 58
대웅전 _ 59
청담대종사靑潭大宗師 _ 60
혜성惠惺 _ 63
108산사와 선묵 혜자 _ 64
백미선사 _ 66
제4부 곡속
독도 _ 69
바보가 말하기를 _ 70
물에게 _ 72
영원한 우리 님이시여 _ 74
법정대종사님은 不在中 _ 77
마라도에서 내 그리움은 _ 79
말 _ 81
곡속 _ 82
고백 _ 84
인구 _ 85
제5부 보탕
고부갈등 _ 91
보탕 _ 93
울진에서 _ 95
아버지 1 _ 97
아버지 2 _ 100
콩글리시 _ 101
아틀란틱 시티 _ 102
삼근리三斤理 _ 104
사랑바위 _ 106
■ 해설 _ 연꽃을 구하는 마음ㆍ방민호 _ 108
■ 발문 _ 분별이 없어진 무위심ㆍ유성호 _ 126
■ 발문 _ 남몰래 시의 숲을 가꾸고 있었다ㆍ김영현 _ 128
■ 발문 _ '삼각산 부왕동 암문 8부 능선' 바위에서 다시 만나요ㆍ이진명 _ 130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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