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치상지
홍종화 역사소설 『흑치상지』. 백제의 마지막 장군 흑치상지의 이야기를 담아낸 소설이다. 야습과 기습에 능했으며, 적의 동태를 면밀히 살펴 분석에 능했던 백제 장군 흑치상지는 멸망한 백제를 다시 일으키려는 의지와 사명감으로 나당 연합군에 대항하여 부흥군을 이끈 명장이다. 이 책은 백제의 마지막 장군으로서,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 리더십을 발휘한 흑치상지라는 인물을 재조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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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백제의 마지막 장군,
CEO 흑치상지 (黑齒常之)
도광양회는 '빛을 감추고 밖에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약자가 모욕을 참고 견디면서 힘을 갈고 딱을때 많이 인용된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조조의 식객노릇을 할 때 살아남기 위해 일부러 몸을 낮춰 어리석은 사람 행세를 하며 경계심을 푼 일화가 있다. 또한, 제갈공명이 중국을 세 부분으로 나눠 유비로 하여금 촉(蜀)을 취한 다음, 힘을 기르도록 하여 위(魏), 오(吳)와 균형을 꾀하게 한 전략 역시 도광양회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백제 장군 흑치상지는 멸망한 백제를 다시 일으키려는 의지와 사명감으로 나당 연합군에 대항하여 부흥군을 이끈 명장이다. 그가 부흥군 리더에서 당나라에 귀순하기까지의 역사적 사실들은 그를 변절자로 부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가 적국에 귀순하기까지, 또한 당나라의 7대 장수로 우뚝 서기까지의 행적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백제의 마지막 장군으로서,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 리더십을 발휘한 CEO로서, 도전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았던 남자로서, 흑치상지라는 인물에 대한 변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배신자의 이름으로 죽은 비운의 장수
《삼국사기》에 따르면, 흑치상지는 서부(西部)출신으로서 키가 7척(175cm)을 넘었으며 날쌔고 용감하고 지략이 있었다. 벼슬은 제2품인 달솔(達率)에 이르렀고, 풍달군(風達郡) 군장(郡長)을 겸했다고 한다. 지난 1929년 중국의 낙양에서 흑치상지와 그의 아들 흑치준의 묘가 발굴 되면서 거기서 그들의 생애를 알려주는 기록이 나왔다.
조국을 멸망시킨 나라에 들어가 벼슬을 산 것을 보면 배신자지만, 출중한 능력으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것으로 보면 성공자이다. 흑치상지는 더는 어찌해 볼 수 없는 백제부흥운동의 끝자락에 희망을 접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 이였다고 해야 옳다. 마지막에 모함을 받은 것은 지나치게 높이 올라간 벼슬 때문에 당한 견제였다. 당나라 7대 장수로 뽑히는 흑치상지지만 그는 배신자도 성공자도 아닌 비운의 장수였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작가의 말
성장하여 역사를 공부하다보니, 내가 자란 곳이 후백제 부흥운동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이 묘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디서든 보였던 울금바위가 주류성의 일부였고, 동네 아이들과 다래와 머루를 따먹던 굴 바위가 복신이 풍왕을 죽이려고 병을 핑계 삼아 숨어있던 암굴이라는 사실이 낯설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눈을 감고 가도 찾을 수 있을 만큼 익숙한 변산 일대, 고부, 익산, 태인, 전주, 논산, 공주, 부여, 군산 등이 모두 백제가 부흥운동을 하면서 신라와 당에 맞서서 싸운 곳이었다. 매양 지나치던 곳이니 한번쯤이라도 복신이나 도침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역사는 지나가면 다시는 그 진실을 보기 어려운, 아주 예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거만한 여자와 같은 속성이 있다.
흑치상지는 오랫동안 나에게 익숙한 존재였다. 하지만, 익숙한 것과 제대로 안다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처음 쓸 때는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했지만 소설을 쓰는 동안 나는 아는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백제장군 흑치상지 평전(주류성/ 이도학), 고구려 , 백제 유민이야기(혜안/지배선), 백제의 흥망과 전쟁(혜안/문안식), 측천무후(페이퍼 로드/도야마 군지),백제문화의 이해(서경문화사/이남석), 장자평전(왕꾸어똥/미다스북스), 중국을 말한다(류산링 등/신원문화사), 삼국지 처세학(리빙옌 등/(주)신원문화사) 등 이처럼 수많은 책의 도움이 있어서 이 소설이 완성되었다. 일일이 찾아가서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이 도리이나, 이 지면을 통해서 양해를 구함을 용서해주기 바란다.
흑치상지는 왜 항복하였을까. 소설을 쓰는 내내 그 의문에 시달렸다. 단순히 일신의 영달을 위해서일까. 만약 그런 것이라면 이 소설은 전혀 의미가 없을 것이다. 고민하던 나에게 '도광양회'라는 단어가 찾아왔다. 이 단어를 만나는 순간, 흑치상지에 대한 모든 의문이 풀려버렸다. 도광양회는 빛을 감추고 밖에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약자가 모욕을 참고 견디면서 힘을 갈고 닦을 때 많이 인용된다.
'삼국지에서도 유비가 조조의 식객 노릇을 할 때 일부러 몸을 낮추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이도록 하여 살아남았다. 제갈공명이 유비로 하여금 촉(蜀)을 취한 다음 힘을 기르도록 하여 위(魏) · 오(吳)와 균형을 꾀하게 한 전략 역시 도광양회의 전략이다.
이러한 도광양회가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1980년대부터 중국이 취한 대외정책 때문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은 1980년대 개혁·개방정책을 취하면서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제력이나 국력이 생길 때까지는 침묵을 지키면서 강대국들의 눈치를 살피고, 전술적으로도 협력하는 외교정책을 펼쳤다. 따라서 오늘의 중국이 있기까지는 '도광양회'의 공이 크다 할 것이다. 흑치상지는 야습과 기습에 능한 장군이었다. 야습이나 기습은 적의 동태를 면밀히 연구하고 가장 적은 군사를 동원하여 가장 많은 적을 무찔러야 한다.
단번에 시장을 선점해야 하며, 다른 제품보다 원가가 적어 경쟁력이 있어야 하니 흑치상지가 현대에서 기업을 했다면 최소한 빌게이츠와 맞먹는 기업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싸움에 나가 단 한 번도 지지 않았으니, 또한 대단하지 않은가.
토번이나 돌궐이 끝없이 쳐들어오는 중국의 변방을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지켜냈으니 흑치상지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의 화신이었다. 상을 받으면 부하들과 같이 나누어 가졌다고 했으니 요즘에 화두가 되는 섬김과 소통의 리더십을 실천한 인물이기도 하다.
과감하게 현지에서 황무지를 개간하여 군량미를 조달하는 현지화전략을 추구함으로써 물류 유통에 혁신을 가져왔으며, 적의 동태를 감시하는 봉수대를 설치하고 순찰을 강화하여 적의 침입경로를 예측함으로써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추구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흑치상지는 장군이자 CEO 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흑치상지를 더욱 연구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흑치상지를 연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개인과 국가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였다. 우리에게 나라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나라에서 부여한 사명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점차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시대에도 국가관이라는 것이 필요한가. 민족의식이 필요한가. 인공위성이 하늘을 날고 있는데 국가관을 따지는 것이 작고 궁벽한 생각은 아닌가.
나라가 위급할 때 굴욕을 참고 항복을 하여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절개를 지키며 끝까지 싸우다가 죽는 것이 맞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일신의 영달과 가문의 번영을 위해 나라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이 현명한 일인가. 흑치상지 장군은 일신의 영달을 추구한 변절자일까. 아니면 끝까지 백제를 재건하기 위해 갖은 굴욕을 참아냈던 진정한 거인인가.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 보니 벌써 소설은 끝나버렸다. 아직도 하지 못한 말들이 여기저기 떠돌며 들어갈 곳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말들을 어디에 두어야할 지를 모른다. 하나를 더하게 되면 다른 하나를 버려야 하고, 그것을 버리면 다른 것을 또 채워야 하고…. 그 끝없는 싸움을 시작할 용기가 없어 여기서 접기로 하였다.
늘 처음에는 의욕이 앞서나 끝날 때는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소설쓰기인 것 같다. 아무쪼록 이 소설이 개인이나 조직, 그리고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들이 만약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다면 이 소설이 조그마한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소설이니 소설이상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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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저자
작가는 '역사의식이 있는 민족만이 미래가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나라 역사상의 인물을 풍부한 상상력과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진한 울림을 주는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차기작으로 백제의 최강 전성기를 이끈 <근초고왕>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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