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미학(양장본 HardCover)
동아시아 정신과 문화를 꿰뚫는 핵심키워드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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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미학은 사상 정감의 삼투이며 순환이다.
동아시아 정신과 문화를 꿰뚫는 핵심 키워드 24를 일상어로 풀어낸 『동아시아 미학』. 사건, 인물, 철학 사조 중심이 아니라 키워드 24개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미학에 대해 설명한다. 역사의 길목에서 변화를 낳고 삶과 죽음의 엇갈린 길을 걷는 개념들에 초점을 맞추고, 24가지 키워드의 기원과 의미 변천을 파악하여 동아시아 미학사의 흐름을 생생하게 알 수 있다. 또한 미학과 문론, 화론의 영향관계를 살펴보며 예술의 내재적 상관성을 탐구한다. 그리고 동아시아 미학과 서구 미학의 유사와 차이를 분석하여 세계에서 차지하는 동아시아 미학의 위치를 파악하고, 21세기에 요청되는 새로운 동아시아 미학을 제안하고 있다.
동아시아 정신과 문화를 꿰뚫는 핵심 키워드 24를 일상어로 풀어낸 『동아시아 미학』. 사건, 인물, 철학 사조 중심이 아니라 키워드 24개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미학에 대해 설명한다. 역사의 길목에서 변화를 낳고 삶과 죽음의 엇갈린 길을 걷는 개념들에 초점을 맞추고, 24가지 키워드의 기원과 의미 변천을 파악하여 동아시아 미학사의 흐름을 생생하게 알 수 있다. 또한 미학과 문론, 화론의 영향관계를 살펴보며 예술의 내재적 상관성을 탐구한다. 그리고 동아시아 미학과 서구 미학의 유사와 차이를 분석하여 세계에서 차지하는 동아시아 미학의 위치를 파악하고, 21세기에 요청되는 새로운 동아시아 미학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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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동아시아를 관통하는 정신과 사상과 문화의 키워드는 무엇인가?
미학을 통해 동아시아 정신과 문화를 가장 심층에서 분석한다.
미학하면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헤겔 같은 서구 미학만 생각나는가?
주위에 항상 있었지만, 정작 놓치고 있었던 동아시아 미학의 24개 핵심 키워드!
미학을 지금 여기에서 폼 잡지 말고 이야기하자! 미학을, 그것도 동아시아 미학을 딱딱한 한자가 아니라 일상어로 입말로 얘기할 수 있을까? 구닥다리라고 무시하지 않으며, 인터넷 서핑을 하고 아이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동아시아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동아시아 미학의 핵심 키워드 24개를 중심으로 설명하면서도, 그 키워드를 한자와 함께 한글로 나란히 풀어쓰고 있다. 즉, 한자로 폼 잡지 않으면서 지금 여기에서도 소통할 수 있는 형태로 제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중화中和는 들어맞음과 어울림으로, 은현隱顯은 숨김과 드러냄으로, 강유剛柔는 굳셈과 부드러움으로, 동정動靜은 움직임과 고요함으로, 청탁淸濁은 맑음과 흐림으로, 허실虛實은 비어있음과 차있음으로 표현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사건, 인물, 철학 사조 중심이 아니라 키워드로 동아시아 미학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어로 번역된 동아시아의 미학 관련 도서들은 대개 그 흐름을 유가와 도가 두 중심으로 가닥을 잡고서 대표적인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이들에게는 동아시아 미학의 주류를 유가로 보느냐 도가로 보느냐 절충으로 보느냐, 미학사의 주요 분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두고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모두들 역사적 접근을 하고 있어서, 역사의 길목에서 변화를 낳고 삶과 죽음의 엇갈린 길을 걷는 개념에 대해서는 소홀하게 다루고 있다.
반면 이 책은 앞의 책들에서 놓치고 있는 동아시아 미학의 주요 개념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름만 들어봐도 "그래 맞아!"라고 맞장구를 칠 만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문질文質 · 성정性情 · 예악禮樂 · 중화中和 · 은현隱顯 · 충신忠信 · 형신形神 · 기미氣味 · 강유剛柔 · 동정動靜 · 청탁淸濁 · 허실虛實 이렇게 12가지의 짝 개념, 즉 24가지의 개념을 다루고 있다. 이 개념의 기원과 의미 변천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동아시아 미학사의 흐름을 한층 더 생생하게 알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이 책에서는 미학과 문론文論(문예창작과 문학비평) · 화론畵論(회화창작과 비평)의 영향관계를 끊임없이 훑고 있어서 예술의 내재적 상관성을 점검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고대 동아시아에서 생겨났지만, 그 핵심은 오늘날의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한 국가를 넘어 세계를 향하고 있다. 즉, 이 책을 통해 동아시아 미학과 서구 미학의 유사와 차이를 밝혀 둘의 융합을 위한 기초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 책에서는 다음 네 가지 질문을 검토하고 있다. 첫째, 미학 개념과 관련된 문제로, 동아시아 미학에서는 왜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예술을 정조 · 성격 · 사상 · 형상 등의 요소로 나누지 않았을까? 둘째, 예술의 본질을 인식하는 문제로, 동아시아 미학은 왜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예술을 객관에 대한 모방(재현)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셋째, 예술 표현과 감상의 문제로, 동아시아 미학은 왜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개연성과 필연성의 법칙에 들어맞는 보편성을 지닌 것을 이상으로 삼지 않았을까? 넷째, 이론 구조의 문제로, 동아시아 미학은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예술의 여러 요소들을 하나씩 논의한 기초 위에서 체계를 세우지 않고, 왜 음양의 삼투 또는 왕복 순환의 방식을 채택했을까? 이렇게 네 질문을 통해 우리는 동아시아 미학의 위치를 설정할 수 있으며, 21세기에 요청되는 새로운 동아시아 미학을 제안할 수 있다. 그 중심에 『동아시아 미학』이 있다.
■ 동아시아 고전으로 이 시대의 문화를 해석하다
서울 중심부에 있는 덕수궁에서는 매일 수문장 교대의식이 열린다. 조선시대의 의복을 갖추고, 녹음된 음악이 아닌 교대의식에 필요한 음악을 현장에서 연주하며, 깃발과 칼도 등장한다. 물론 이 의식은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이지만, 그것을 단순한 구경거리만으로 볼 일도 아니다. 북소리에 맞추어서 의례가 진행되며, 음악소리에 맞추어 걸음걸이를 일치시키고 행진하며, 깃발을 들어올리기도 한다. 의식 참가자들은 음악에 맞추어 리듬을 타면서 저절로 그 몸짓이 일치된다. 동아시아 미학의 고전인 『악기樂記』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다.
"몸을 구부렸다가 폈다하는 것, 시선을 위로 치켜들었다가 아래로 굽어보는 것, 제자리와 진퇴를 하는 것, 동작의 느리거나 빠른 것은 무악舞樂의 문(표현)이다. …… 당(무대)을 오르내리는 것, 위나 아래에 있는 것, 돌아서 움직이는 것, 어깨를 드러내거나 겹쳐 있는 것은 예의 문(표현)이다. …… 가사와 음이 사람들의 근심을 덜어내는 것이 음악의 정(내용)이고 …… 사람의 마음을 공평하고 방정하게 하는 것이 예의 질(내용)이다." 『악기』
(본문 67쪽)
"그러므로 아송의 음악 소리를 들으면 마음가짐이 넓어지고, 방패(왼손)와 도끼(오른손)를 잡고 고개를 숙였다가 쳐들거나 몸(허리)을 구부렸다 펴는 동작을 익히면 용모가 장엄해진다. 춤추는 행렬의 위치와 춤추는 범위대로 움직이고, 음악의 리듬에 맞으면 대열이 바르고 진퇴가 가지런해진다." 『악기』
(본문 315쪽)
『악기』가 등장한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우리는 행진곡에 맞추어 발걸음을 일치시키고, 군가에 맞추어 당당한 패기를 드러내고,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힙합 리듬에 맞추어 머리를 까닥거린다. 이것이 바로 '음악의 리듬에 맞으면 대열이 바르고 진퇴가 가지런해진다'는 의미다. 이처럼 동아시아 미학은 지금 이 땅의 일상에서도 작동하고 있다.
■ 동아시아 미학은 서구 미학과 어떻게 다른가? - 중화와 중용에 대해
서구의 고전미학은 고대 그리스에서 기틀을 다졌고, 동아시아 미학은 주周나라(B.C. 1046~771) 시대에 시작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독자적인 체계에 따라 고대 그리스 미학을 세운 최초의 인물이며, 그의 개념은 2000년 동안 서구 미학의 중심에 있었다. 동아시아에서는 주나라 시대 문예사상의 집대성인 『악기』가 그 기초를 담당했다. 그렇다면 동아시아 미학과 고대 그리스 미학의 간격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는 네 개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첫째, 미학 개념과 관련된 문제다. 동아시아 미학은 문질文質(형식과 내용) · 성정性情(본성과 감정) · 예악禮樂(존경과 사람) · 형신形神(몸과 정신) · 강유剛柔(굳셈과 부드러움) · 동정動靜(움직임과 고요함) · 청탁淸濁(맑음과 흐림) 등의 개념을 사용했다. 왜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예술을 정조 · 성격 · 사상 · 형상 등의 요소로 나누지 않았을까?
둘째, 예술의 본질을 인식하는 문제다. 동아시아 미학은 예술을 사상 정감의 표현으로 간주했다. 왜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예술을 객관에 대한 모방(재현)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셋째, 예술의 표현과 감상의 문제다. 동아시아 미학은 중화中和(들어맞음과 어울림) · 은현隱顯(숨김과 드러냄) · 강유剛柔(굳셈과 부드러움) · 동정動靜(움직임과 고요함)의 상호 통일을 강조했다. 왜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개연성과 필연성의 법칙에 들어맞는 보편성을 지닌 것을 이상으로 삼지 않았을까?
넷째, 이론 구조의 문제다. 동아시아 미학은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예술의 여러 요소들을 하나씩 논의한 기초 위에서 체계를 세우지 않고, 왜 예술을 음과 양의 삼투, 왕복 순환, 다층 분할, 다면 분석의 방식을 채택했을까? 즉, 고대 그리스 미학은 예술의 여러 요소들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중심에 두었다면, 동아시아 미학은 모든 것을 뭉뚱그리고 남김없이 끌어들이는 하나의 완비된 체계를 꾸리는데 힘을 모았다.
이러한 네 개의 질문을 염두에 두면서 동아시아와 고대 그리스에서 모두 주요하게 간주된 '중中'에 대해 살펴보자. 문예에서 중은 아름다움과 도덕에 밀접하게 관련되며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덕은 바로 격정이나 행동과 관련되는 것이다. 그 중에 정도가 지나치면 실패한 형식이고 부족하더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중간은 칭찬을 받을 뿐만 아니라 성공한 형식이다. 그리고 칭찬을 받고 성공을 거두면, 그것이 모두 미덕의 특성이다. 이 때문에 미덕이 중용의 도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파악한 바와 마찬가지로 그것은 중간(사이)에 있는 것을 목적으로 삼기 때문이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본문 199쪽)
아리스토텔레스가 긍정한 중용은 도덕에서 말하는 미덕으로 곧 선이다. 동아시아 미학에서도 중용을 이와 같이 취급했으며 『논어』와 『예기』에서 그 전례를 찾을 수 있다. "중용의 덕은 참으로 더 말할 나위가 없구나! 하지만 백성들은 이에 등한시한 게 참 오래되었다." "지나침과 미치지 못함은 같다." "문제의 두 극단을 다잡고 그 중간을 백성에게 적용해야 한다." "중용(중도)에 따라 처신하는 사람을 찾아서 더불어 지내지 못한다면, 나는 반드시 광자(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나 견자(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사람)와 함께 하겠지? 광자는 진취적이고 견자는 절대로 하지 않은 일이 있다." 이처럼 중용을 윤리의 미덕으로 간주하는 것은 동아시아와 고대 그리스 모두 일치한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미덕을 구현하는 사람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의 미덕을 노예사회에서 적절한 재산을 가진 자유인의 도덕 준칙으로 생각했다.
어떤 국가든지 예외 없이 모두 세 가지의 계급이 있다. 첫 번째 계급은 충분히 부유하고 두 번째 계급은 너무나도 가난하며 마지막 계급은 그 중간에 있다. 중용의 적절함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면, 분명히 적절한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생활 속에서 사람은 합리적인 원칙을 따르기가 가장 쉽기 때문이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본문 201쪽)
동아시아 미학에서 중은 늘 예와 연결되어 있고, 중인 것과 중이 아닌 것의 구별은 모두 예에 따라 판별되었다.
중은 예가 아니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주서』
예는 중을 마름질하는 바탕이다. 『예기』
(본문 202쪽)
동아시아 미학에서 예에 맞는 것은 중이고 예에 맞지 않는 것은 비딱한 것이다. 동아시아 미학에서 중과 가장 가까운 개념은 올바르다 · 용마루 · 알맞음 · 고르다 등이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예와 관련된다. 결국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가 칭찬한 중용의 미덕은 노예주 계급 중에서 자유민 계층의 속성을 체현한 것인 반면, 동아시아에서는 중을 예의 원칙으로 간주했다.
■ 동아시아 미학의 24개 핵심 키워드 요약
1. 문질文質 : 문은 형식이고 현상이며, 질은 내용이고 본질이다.
2. 성정性情 : 하늘로부터 타고 난 것이 본성이고, 본성이 외부 사물에 자극을 받아
반응하여 욕망이 생겨나고, 그 욕망으로부터 구체적인 감정이 생겨난다.
3. 예악禮樂 : 예는 신체 동작으로 표현되고, 악은 심리 활동으로 드러난다.
4. 중화中和 : 중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예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며, 화는 다른
등급의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어 협력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다.
5. 은현隱顯 : 은은 변화가 많고 완곡하며 너그럽고 함축적인 것이며, 현은 명백하고
뚜렷하며 넉넉하고 시원시원한 것이다.
6. 충신忠信 : 충은 충성스럽고 거짓을 하지 않는 것이며, 신은 믿음이 있어 변하지 않는
것이다.
7. 형신形神 : 형은 몸이고 땅이며, 신은 정신이고 하늘이다.
8. 기미氣味 : 기는 사람의 혈기 · 호흡 · 생명이며, 미는 사람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음식
이다. 기는 우주의 근원이며, 미는 감각적인 물질의 구체적인 속성이다.
9. 강유剛柔 : 강은 양이고 굳셈이며, 유는 음이고 부드러움이다.
10. 동정動靜 : 예는 고요하고 정적이며, 악은 움직이며 동적이다.
11. 청탁淸濁 : 하늘은 양이고 청인데, 맑은 것은 가벼우므로 위에 자리 잡는다. 땅은 음이
고 탁인데, 흐린 것은 무거우므로 아래에 자리 잡는다.
12. 허실虛實 : 있는 것은 실이며 없는 것은 허이다. 양은 차있고 발산하며, 음은 비어있으
며 수용한다.
미학을 통해 동아시아 정신과 문화를 가장 심층에서 분석한다.
미학하면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헤겔 같은 서구 미학만 생각나는가?
주위에 항상 있었지만, 정작 놓치고 있었던 동아시아 미학의 24개 핵심 키워드!
미학을 지금 여기에서 폼 잡지 말고 이야기하자! 미학을, 그것도 동아시아 미학을 딱딱한 한자가 아니라 일상어로 입말로 얘기할 수 있을까? 구닥다리라고 무시하지 않으며, 인터넷 서핑을 하고 아이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동아시아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동아시아 미학의 핵심 키워드 24개를 중심으로 설명하면서도, 그 키워드를 한자와 함께 한글로 나란히 풀어쓰고 있다. 즉, 한자로 폼 잡지 않으면서 지금 여기에서도 소통할 수 있는 형태로 제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중화中和는 들어맞음과 어울림으로, 은현隱顯은 숨김과 드러냄으로, 강유剛柔는 굳셈과 부드러움으로, 동정動靜은 움직임과 고요함으로, 청탁淸濁은 맑음과 흐림으로, 허실虛實은 비어있음과 차있음으로 표현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사건, 인물, 철학 사조 중심이 아니라 키워드로 동아시아 미학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어로 번역된 동아시아의 미학 관련 도서들은 대개 그 흐름을 유가와 도가 두 중심으로 가닥을 잡고서 대표적인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물론 이들에게는 동아시아 미학의 주류를 유가로 보느냐 도가로 보느냐 절충으로 보느냐, 미학사의 주요 분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두고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모두들 역사적 접근을 하고 있어서, 역사의 길목에서 변화를 낳고 삶과 죽음의 엇갈린 길을 걷는 개념에 대해서는 소홀하게 다루고 있다.
반면 이 책은 앞의 책들에서 놓치고 있는 동아시아 미학의 주요 개념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름만 들어봐도 "그래 맞아!"라고 맞장구를 칠 만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문질文質 · 성정性情 · 예악禮樂 · 중화中和 · 은현隱顯 · 충신忠信 · 형신形神 · 기미氣味 · 강유剛柔 · 동정動靜 · 청탁淸濁 · 허실虛實 이렇게 12가지의 짝 개념, 즉 24가지의 개념을 다루고 있다. 이 개념의 기원과 의미 변천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동아시아 미학사의 흐름을 한층 더 생생하게 알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이 책에서는 미학과 문론文論(문예창작과 문학비평) · 화론畵論(회화창작과 비평)의 영향관계를 끊임없이 훑고 있어서 예술의 내재적 상관성을 점검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고대 동아시아에서 생겨났지만, 그 핵심은 오늘날의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한 국가를 넘어 세계를 향하고 있다. 즉, 이 책을 통해 동아시아 미학과 서구 미학의 유사와 차이를 밝혀 둘의 융합을 위한 기초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 책에서는 다음 네 가지 질문을 검토하고 있다. 첫째, 미학 개념과 관련된 문제로, 동아시아 미학에서는 왜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예술을 정조 · 성격 · 사상 · 형상 등의 요소로 나누지 않았을까? 둘째, 예술의 본질을 인식하는 문제로, 동아시아 미학은 왜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예술을 객관에 대한 모방(재현)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셋째, 예술 표현과 감상의 문제로, 동아시아 미학은 왜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개연성과 필연성의 법칙에 들어맞는 보편성을 지닌 것을 이상으로 삼지 않았을까? 넷째, 이론 구조의 문제로, 동아시아 미학은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예술의 여러 요소들을 하나씩 논의한 기초 위에서 체계를 세우지 않고, 왜 음양의 삼투 또는 왕복 순환의 방식을 채택했을까? 이렇게 네 질문을 통해 우리는 동아시아 미학의 위치를 설정할 수 있으며, 21세기에 요청되는 새로운 동아시아 미학을 제안할 수 있다. 그 중심에 『동아시아 미학』이 있다.
■ 동아시아 고전으로 이 시대의 문화를 해석하다
서울 중심부에 있는 덕수궁에서는 매일 수문장 교대의식이 열린다. 조선시대의 의복을 갖추고, 녹음된 음악이 아닌 교대의식에 필요한 음악을 현장에서 연주하며, 깃발과 칼도 등장한다. 물론 이 의식은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이지만, 그것을 단순한 구경거리만으로 볼 일도 아니다. 북소리에 맞추어서 의례가 진행되며, 음악소리에 맞추어 걸음걸이를 일치시키고 행진하며, 깃발을 들어올리기도 한다. 의식 참가자들은 음악에 맞추어 리듬을 타면서 저절로 그 몸짓이 일치된다. 동아시아 미학의 고전인 『악기樂記』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다.
"몸을 구부렸다가 폈다하는 것, 시선을 위로 치켜들었다가 아래로 굽어보는 것, 제자리와 진퇴를 하는 것, 동작의 느리거나 빠른 것은 무악舞樂의 문(표현)이다. …… 당(무대)을 오르내리는 것, 위나 아래에 있는 것, 돌아서 움직이는 것, 어깨를 드러내거나 겹쳐 있는 것은 예의 문(표현)이다. …… 가사와 음이 사람들의 근심을 덜어내는 것이 음악의 정(내용)이고 …… 사람의 마음을 공평하고 방정하게 하는 것이 예의 질(내용)이다." 『악기』
(본문 67쪽)
"그러므로 아송의 음악 소리를 들으면 마음가짐이 넓어지고, 방패(왼손)와 도끼(오른손)를 잡고 고개를 숙였다가 쳐들거나 몸(허리)을 구부렸다 펴는 동작을 익히면 용모가 장엄해진다. 춤추는 행렬의 위치와 춤추는 범위대로 움직이고, 음악의 리듬에 맞으면 대열이 바르고 진퇴가 가지런해진다." 『악기』
(본문 315쪽)
『악기』가 등장한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우리는 행진곡에 맞추어 발걸음을 일치시키고, 군가에 맞추어 당당한 패기를 드러내고,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힙합 리듬에 맞추어 머리를 까닥거린다. 이것이 바로 '음악의 리듬에 맞으면 대열이 바르고 진퇴가 가지런해진다'는 의미다. 이처럼 동아시아 미학은 지금 이 땅의 일상에서도 작동하고 있다.
■ 동아시아 미학은 서구 미학과 어떻게 다른가? - 중화와 중용에 대해
서구의 고전미학은 고대 그리스에서 기틀을 다졌고, 동아시아 미학은 주周나라(B.C. 1046~771) 시대에 시작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독자적인 체계에 따라 고대 그리스 미학을 세운 최초의 인물이며, 그의 개념은 2000년 동안 서구 미학의 중심에 있었다. 동아시아에서는 주나라 시대 문예사상의 집대성인 『악기』가 그 기초를 담당했다. 그렇다면 동아시아 미학과 고대 그리스 미학의 간격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는 네 개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첫째, 미학 개념과 관련된 문제다. 동아시아 미학은 문질文質(형식과 내용) · 성정性情(본성과 감정) · 예악禮樂(존경과 사람) · 형신形神(몸과 정신) · 강유剛柔(굳셈과 부드러움) · 동정動靜(움직임과 고요함) · 청탁淸濁(맑음과 흐림) 등의 개념을 사용했다. 왜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예술을 정조 · 성격 · 사상 · 형상 등의 요소로 나누지 않았을까?
둘째, 예술의 본질을 인식하는 문제다. 동아시아 미학은 예술을 사상 정감의 표현으로 간주했다. 왜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예술을 객관에 대한 모방(재현)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셋째, 예술의 표현과 감상의 문제다. 동아시아 미학은 중화中和(들어맞음과 어울림) · 은현隱顯(숨김과 드러냄) · 강유剛柔(굳셈과 부드러움) · 동정動靜(움직임과 고요함)의 상호 통일을 강조했다. 왜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개연성과 필연성의 법칙에 들어맞는 보편성을 지닌 것을 이상으로 삼지 않았을까?
넷째, 이론 구조의 문제다. 동아시아 미학은 고대 그리스 미학처럼 예술의 여러 요소들을 하나씩 논의한 기초 위에서 체계를 세우지 않고, 왜 예술을 음과 양의 삼투, 왕복 순환, 다층 분할, 다면 분석의 방식을 채택했을까? 즉, 고대 그리스 미학은 예술의 여러 요소들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중심에 두었다면, 동아시아 미학은 모든 것을 뭉뚱그리고 남김없이 끌어들이는 하나의 완비된 체계를 꾸리는데 힘을 모았다.
이러한 네 개의 질문을 염두에 두면서 동아시아와 고대 그리스에서 모두 주요하게 간주된 '중中'에 대해 살펴보자. 문예에서 중은 아름다움과 도덕에 밀접하게 관련되며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덕은 바로 격정이나 행동과 관련되는 것이다. 그 중에 정도가 지나치면 실패한 형식이고 부족하더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중간은 칭찬을 받을 뿐만 아니라 성공한 형식이다. 그리고 칭찬을 받고 성공을 거두면, 그것이 모두 미덕의 특성이다. 이 때문에 미덕이 중용의 도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파악한 바와 마찬가지로 그것은 중간(사이)에 있는 것을 목적으로 삼기 때문이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본문 199쪽)
아리스토텔레스가 긍정한 중용은 도덕에서 말하는 미덕으로 곧 선이다. 동아시아 미학에서도 중용을 이와 같이 취급했으며 『논어』와 『예기』에서 그 전례를 찾을 수 있다. "중용의 덕은 참으로 더 말할 나위가 없구나! 하지만 백성들은 이에 등한시한 게 참 오래되었다." "지나침과 미치지 못함은 같다." "문제의 두 극단을 다잡고 그 중간을 백성에게 적용해야 한다." "중용(중도)에 따라 처신하는 사람을 찾아서 더불어 지내지 못한다면, 나는 반드시 광자(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나 견자(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사람)와 함께 하겠지? 광자는 진취적이고 견자는 절대로 하지 않은 일이 있다." 이처럼 중용을 윤리의 미덕으로 간주하는 것은 동아시아와 고대 그리스 모두 일치한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미덕을 구현하는 사람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의 미덕을 노예사회에서 적절한 재산을 가진 자유인의 도덕 준칙으로 생각했다.
어떤 국가든지 예외 없이 모두 세 가지의 계급이 있다. 첫 번째 계급은 충분히 부유하고 두 번째 계급은 너무나도 가난하며 마지막 계급은 그 중간에 있다. 중용의 적절함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면, 분명히 적절한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생활 속에서 사람은 합리적인 원칙을 따르기가 가장 쉽기 때문이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본문 201쪽)
동아시아 미학에서 중은 늘 예와 연결되어 있고, 중인 것과 중이 아닌 것의 구별은 모두 예에 따라 판별되었다.
중은 예가 아니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일주서』
예는 중을 마름질하는 바탕이다. 『예기』
(본문 202쪽)
동아시아 미학에서 예에 맞는 것은 중이고 예에 맞지 않는 것은 비딱한 것이다. 동아시아 미학에서 중과 가장 가까운 개념은 올바르다 · 용마루 · 알맞음 · 고르다 등이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예와 관련된다. 결국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가 칭찬한 중용의 미덕은 노예주 계급 중에서 자유민 계층의 속성을 체현한 것인 반면, 동아시아에서는 중을 예의 원칙으로 간주했다.
■ 동아시아 미학의 24개 핵심 키워드 요약
1. 문질文質 : 문은 형식이고 현상이며, 질은 내용이고 본질이다.
2. 성정性情 : 하늘로부터 타고 난 것이 본성이고, 본성이 외부 사물에 자극을 받아
반응하여 욕망이 생겨나고, 그 욕망으로부터 구체적인 감정이 생겨난다.
3. 예악禮樂 : 예는 신체 동작으로 표현되고, 악은 심리 활동으로 드러난다.
4. 중화中和 : 중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예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며, 화는 다른
등급의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어 협력하고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다.
5. 은현隱顯 : 은은 변화가 많고 완곡하며 너그럽고 함축적인 것이며, 현은 명백하고
뚜렷하며 넉넉하고 시원시원한 것이다.
6. 충신忠信 : 충은 충성스럽고 거짓을 하지 않는 것이며, 신은 믿음이 있어 변하지 않는
것이다.
7. 형신形神 : 형은 몸이고 땅이며, 신은 정신이고 하늘이다.
8. 기미氣味 : 기는 사람의 혈기 · 호흡 · 생명이며, 미는 사람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음식
이다. 기는 우주의 근원이며, 미는 감각적인 물질의 구체적인 속성이다.
9. 강유剛柔 : 강은 양이고 굳셈이며, 유는 음이고 부드러움이다.
10. 동정動靜 : 예는 고요하고 정적이며, 악은 움직이며 동적이다.
11. 청탁淸濁 : 하늘은 양이고 청인데, 맑은 것은 가벼우므로 위에 자리 잡는다. 땅은 음이
고 탁인데, 흐린 것은 무거우므로 아래에 자리 잡는다.
12. 허실虛實 : 있는 것은 실이며 없는 것은 허이다. 양은 차있고 발산하며, 음은 비어있으
며 수용한다.
목차
목차
한국어판 저자 서문
역자 서문
머리말
제1부 주나라 시대의 예禮와 문예사상
제1장 이끄는 글
제2장 문文과 질質 [형식과 내용, 꾸밈새와 본바탕, 화려미와 소박미]
제3장 성性과 정情 [본성과 감정]
제4장 예禮와 악樂 [몸과 정신, 거리두기와 가까이하기, 억제와 발산]
제5장 중中과 화和 [들어맞음과 어울림]
제6장 은隱과 현顯 ― 상 [숨김과 드러냄(또는 암시와 명시, 간접 표현과 직접 표현)]
제7장 은隱과 현顯 ― 하 [숨김과 드러냄(또는 암시와 명시, 간접 표현과 직접 표현)]
제8장 충忠과 신信 [충실과 신뢰]
제2부 주나라의 음양학설과 문예사상
제9장 이끄는 글
제10장 형形과 신神 [몸과 정신]
제11장 기氣와 미味 [기와 맛]
제12장 강剛과 유柔 [굳셈과 부드러움]
제13장 동動과 정靜 [움직임과 고요함]
제14장 청淸과 탁濁 [맑음과 흐림]
제15장 허虛와 실實 [비어있음과 차있음]
결론
부록 순자와 여불위의 『악기』 개조
저자 후기
저자 참고문헌
역자 참고문헌
인명 찾아보기
역자 서문
머리말
제1부 주나라 시대의 예禮와 문예사상
제1장 이끄는 글
제2장 문文과 질質 [형식과 내용, 꾸밈새와 본바탕, 화려미와 소박미]
제3장 성性과 정情 [본성과 감정]
제4장 예禮와 악樂 [몸과 정신, 거리두기와 가까이하기, 억제와 발산]
제5장 중中과 화和 [들어맞음과 어울림]
제6장 은隱과 현顯 ― 상 [숨김과 드러냄(또는 암시와 명시, 간접 표현과 직접 표현)]
제7장 은隱과 현顯 ― 하 [숨김과 드러냄(또는 암시와 명시, 간접 표현과 직접 표현)]
제8장 충忠과 신信 [충실과 신뢰]
제2부 주나라의 음양학설과 문예사상
제9장 이끄는 글
제10장 형形과 신神 [몸과 정신]
제11장 기氣와 미味 [기와 맛]
제12장 강剛과 유柔 [굳셈과 부드러움]
제13장 동動과 정靜 [움직임과 고요함]
제14장 청淸과 탁濁 [맑음과 흐림]
제15장 허虛와 실實 [비어있음과 차있음]
결론
부록 순자와 여불위의 『악기』 개조
저자 후기
저자 참고문헌
역자 참고문헌
인명 찾아보기
저자
저자
리빙하이
저자 리빙하이(李炳海, 1946 ~ )는 지린吉林성 롱징龍井 출신으로 고전문학 전문가다. 1970년에 베이징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1981년에 둥베이東北사범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1986년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8~2003년에 둥베이사범대학교 강사, 부교수, 교수, 중문과 주임을 지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중국런민人民대학교 문학원 교수 및 박사논문 지도교수를 담당하고 있다. 1991년에 국가교육위원회와 국무원학위위원회로부터 '뛰어난 공헌을 한 중국박사학위 취득자'라는 칭호를 받았다. 그는 『주역』, 『주례』, 『노자』에 정통하고 중국에서 선진양한문학, 도가문학, 민족문학, 고대사부詞賦 연구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여 년에 걸쳐 10권의 책과 200여 편의 논문을 쓸 정도로 왕성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도가와 도가문학 道家與道家文學』(둥베이사범대학교출판사, 1992), 『주대문예사상개관 周代文藝思想槪觀』(둥베이사범대학교출판사, 1993), 『부족문화와 선진문학 部族文化與先秦文學』(고등교육출판사, 1995), 『민족융합과 중국고대문학 民族融合與中國古代文學』(둥베이사범대학교출판사, 1997), 『한대 문학의 정리 세계 漢代文學的情理世界』(둥베이사범대학교출판사, 2000), 『당대 변경시 연구 唐代邊境詩傳』(지린인민출판사, 2000), 『황종대려의 음: 고대 사부의 원문 해석 黃鐘大呂的音: 古代詞賦的文本闡釋』(지린인민출판사, 2001)이 있다. 중국의 교육부 21세기 교재인 『중국문학사』의 편찬에 참여해서 진한 부분의 주편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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