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득이
한만수 장편소설
한만수 장편소설 『천득이』. 키가 백오십 센티 정도도 안 되어 보이는 쪼그랑망태 노파는 반질반질 윤이 나는 딱총나무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햇볕에 그을린 얼굴은 그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주름살이 쪼글쪼글했고, 눈은 쥐눈처럼 작았다. 바짝 마른 옥수수수염 같은 머리카락은 파마를 했던 흔적이 있었는데 꽁지머리를 하고 있었다. 빨랫줄에 널려서 일 년쯤은 비바람을 원도 한도 없이 맞은 것 같은 블라우스는 매미 허물 같았고, 무명치마는 달랑 끌어올려 입은 탓에 무릎뼈가 훤하게 드러났다. 흰색 양말에 파란색 고무슬리퍼를 신은 그녀 뒤에는 키가 2미터가 넘어 보이는 구 척 장신의 우람한 사내가 두 팔을 길게 늘어트리고 구부정한 자세로 노파를 따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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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1 변동시장에 천득이가 나타났다
키가 백오십 센티 정도도 안 되어 보이는 쪼그랑망태 노파는 반질반질 윤이 나는 딱총나무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햇볕에 그을린 얼굴은 그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주름살이 쪼글쪼글했고, 눈은 쥐눈처럼 작았다. 바짝 마른 옥수수수염 같은 머리카락은 파마를 했던 흔적이 있었는데 꽁지머리를 하고 있었다. 빨랫줄에 널려서 일 년쯤은 비바람을 원도 한도 없이 맞은 것 같은 블라우스는 매미 허물 같았고, 무명치마는 달랑 끌어올려 입은 탓에 무릎뼈가 훤하게 드러났다. 흰색 양말에 파란색 고무슬리퍼를 신은 그녀 뒤에는 키가 2미터가 넘어 보이는 구 척 장신의 우람한 사내가 두 팔을 길게 늘어트리고 구부정한 자세로 노파를 따라오고 있다.
노파와 동행하고 있는 사내는 멀리 시장 끝에서 발뒤꿈치를 들지 않아도 한눈에 띌 만큼 키가 컸다. 사내는 전봇대처럼 키만 큰 것이 아니고 덩치도 우람해서 삼국지에 나오는 항우나 관우가 재림한 것은 아닌지, 다시 눈을 씻고 쳐다봐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사내의 자세는 언월도를 휘두르거나 반월도로 바람을 가르며 용맹스럽게 적진을 향하여 말을 타고 달리는 장수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덩치는 엄청나게 컸으나 어깨뼈가 툭 튀어나온 팔은 지나치게 길었고, 엉덩이는 오리처럼 툭 튀어나와서 몸 전체가 묘하게 비대칭을 이루고 있었다. 그의 모습은 마구간이나 청소하고, 병사들의 밥을 지을 수 있도록 물지게나 지고 다닐 정도로 볼품없다 못해 기묘하기까지 했다.
천득이의 등장이다!
2 천득이, 욕망으로 가득한 비루한 삶을 걷어차다
"천득이여. 천득이. 내…… 이름 황천득."
천득이 뒷짐을 진 채 턱 버티고 서서 제법 덩치가 단단해 보이는 생선가게 주인을 바라보며 히죽 웃었다.
"아…… 천득 씨?"
"내참! 처…… 천득 씨가 아니고 그냥 천득이란 말여. 천득이."
"잘 알아들었습니다. 천득 씨."
생선가게 주인은 천득이 좀 모자란다는 정보를 입수하지 못했다. 천득이 코웃음을 치자 주눅 들어서 애매하게 웃으며 괜히 손바닥을 슥슥 비볐다.
"드…… 등신이구먼 천득 씨가 아니고. 천득이란 말여."
"아……! 네…… 처…… 천득 씨."
천득이는 변동시장이라는 무대를 배경으로 시장 상인들의 일을 도와가며 '천 원만 달라'고 외치며 늙은 어머니와 살아가는 어린아이의 정신 연령을 지닌 바보로 등장한다. 시장 상인들은 이러한 천득이를 이용하여 푼돈인 '천 원'을 쥐어주며 온갖 허드렛일을 시켜 가며 자신들의 이익을 채워간다. 그러나 자신들의 힘이 아닌 천득이의 힘을 이용하여 편하게 지내다 어느 순간부터는 천득이 없이는 시장이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서부터 자신들이 이용한다고 믿었던 천득이에게 되레 종속되고 마는 상황에 처해진다.
대하장편소설 ?금강?(전15권)의 작가 한만수는 한 편의 블랙코미디라고 할 수 있는 ?천득이?를 통해 순수함을 잃은 욕망의 시대에 천득이를 통해 일침을 가한다.
목차
목차
선어부비취
양자택일
호시탐탐
유아독존
무아지경
견물생심
동상이몽
노심초사
소탐대실
적막강산
작가의 말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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