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마
배병근 장편소설
배병근의 첫 장편소설 『카르마』. 산스크리트어로 '업業'이라는 뜻을 지닌 제목 '카르마'와 같이 저자는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관계의 업에 관한 내용을 소설 속에 가공 없는 날것의 이야기가 그대로 담아냈다. 우리네 사는 모습, 대문 너머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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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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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은 보이지 않는 칼이 되어 여자와 주위의 모든 것을 베어버렸다.
이 일을 어쩐단 말인가. 녀석이 죽은 것은 아직 반신반의지만 장례식장으로 가는 두어 시간동안 점차 낙심 쪽으로 기운다. 아버지를 닮아서 통 대화가 없다가 최근에야 성적도 상위로 오르고 그래서인지 대화가 잦아졌다면서 보기 드물게 좋아했는데 유일한 희망이 사라지고 말았다.
-여름날의 레퀴엠 中
처가의 몰락은 한편으로 시원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섭섭하였다. 친정이 잘 사니까 그를 빙자하여 거들먹거린 마누라 콧대가 납작해질 것이며 도와주는 쪽은 많아도 받는 쪽은 적다고 느끼기 때문인지 소소한 도움은 될망정 쓸 만한 도움이 되지 않았으니 결과적으로 여자 간덩이만 잔뜩 키워 놓았다. 그러나 이제 망해 버렸으니 오히려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부담도 없지 않다 … (중략) …친정이 망했어도 여자는 잔치마당을 떠날 줄 몰랐다. 내일이라고는 없는 오늘만의 삶에서 남편 주머니를 최대한 털어내는 것이 사는 낙이었다. 하지만 월급이 투명하게 통장으로 지급되어 한 푼도 외수없게 만들었으니 딴 주머니를 찬다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며 은행 이자, 공과금, 학비, 생활비를 제하면 허리띠를 졸라매도 빠듯한데 이런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한눈판다는 억지를 쓰며 여자는 볶았다. 무슨 여윳돈이 있어 바람을 피운단 말인가.
-의심암귀 中
얼토당토않은 망상일망정 계속 지껄이면 그럴지도 모른다면서 여자를 동정하는 직원도 있을 것이며 간부라는 품위유지에 치명적인 약점일 수 있다. 남편이 불륜이라면서 경찰서 마당에서 떠벌리는 여자.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면 의부증 환자의 과대망상이라고 변명하거나 언어도단이라고 항변할 엄두를 내지 못 한 채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사직서를 내야 한다. 사람 그렇게 안 보았는데 형편없는 작자라는 오해는 그들 가슴에 남을 것이며 공든 탑은 한꺼번에 무너진다.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노시보 효과 中
그런데 아무리 머리를 짜도 좋은 수가 떠오르지 않자 행동으로 옮긴다. 안 보면 그만이지. 남편도 증오하지만 제 서방 놓아두고 외간 남자와 놀아난 화냥도 용서할 수 없는 패륜족속이다… (중략) …카페인이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한 잔 이상 마시지 않으니 커피 한 잔 시키고 몇 시간씩 주인이나 레지 눈치 보는 것도 낯 뜨거운 일이어서 아무 음료나 주문해 마시는 척 하다가 화장실에 가서 뱉었다.
-딴솥 밥 中
그렇게 미덥지 않으면 등산도 함께 다니라고 가시 돋친 말을 하여도 그뿐이다. 산에도 함께 안 다닌다, 혼자 간 남편은 믿을 수 없다, 대체 어쩌란 말인가. 집에 붙잡아 두고 피를 말려죽일 셈인가? 때린 자는 잊어도 맞은 사람은 잊지 못 하는 법. 여자는 가학에 맛을 들였지만 피학자는 고통의 나날이다.
-노는 연습 中
여자는 지금도 자신이 저지른 간접살인을 부정하기 위하여 아들의 자살을 인정하지 않는다. 누군가 살해하여 강에 버렸으리라. 어머니의 주사를 견디지 못 하고 자살한다면 세상에 살아남을 자식이 얼마나 될 것이냐. 어차피 끊어진 목숨 시체를 보았자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이니 안 보기를 잘하였지.
-투기망상 中
체면과 품위는 그처럼 관내 직원들의 한담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남세스러워 더는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되었다. 여자는 취중의 일이었다고 술 탓으로 돌리거나 사과는 물론 반성도 없다. 남편과 놀아난 년이라고 무던히도 으르렁거렸으니 속이 후련하면 후련했지 잘못은 조금도 없다. 사과한대서 저쪽이 용서할 리 없으며 두 여자의 앙심은 어떻게든 결판이 나야하는데 억울한 여인이 공권력에 호소한 것은 정당한 인권 수호였다. 싸움은 이제 고소로 번져 더 고약하게 되었다.
-샌드백은 어디로 中
배병근의 첫 장편소설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업業'이라는 뜻을 지닌 제목과 같이 소설은 저자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관계의 업에 관한 내용을 담아냈다. 대문 너머 사연 없는 집이 없다는 말처럼 가공 없는 날것의 이야기가 그대로 펼쳐진다. 화자의 눈으로 본 드라마 못지않게 다양한 인간관계의 모습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우리네 사는 모습, 대문 너머의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목차
목차
2. 의심암귀 P47
3. 노시보 효과 P84
4. 딴솥 밥 P123
5. 노는 연습 P157
6. 투기망상 P205
7. 샌드백은 어디로 P261
가설 P312
후기 P315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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