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중용(인토르체타의)(흥본(비판정본) 2)(양장본 Hardcover)
1657년 시칠리아 출신의 예수회 신부 프로스페로 인토르체타는 필립 쿠플레를 비롯한 예수회의 여러 신부들과 함께 중국으로 출발한다. 이들은 왜 중국으로 갔으며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들었는가? 그 해답을 찾는 과정의 일부가 이 책에 녹아 있다. 인토르체타는 1669년 유교의 핵심 경전인 자사(子思)의 〈중용(中庸)〉을 라틴어로 번역하여 출판했다. 인토르체타의 번역을 바탕으로 쿠플레는 1687년 〈중국인 철학자 공자(Philosophus Sinarum, Confucius)〉를 펴낸다. 이 책을 시작으로 동양과 서양의 사유체계가 본격적으로 비교되었으며, 그런 이유로 현재 사상교류 연구의 대부분이 〈중국인 철학자 공자〉만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쿠플레가 〈중국인 철학자 공자〉를 편집하면서 인토르체타의 번역과 주해를 상당 부분 편집했기 때문에 원전의 새로운 연구가 필요하다. 인토르체타의 〈라틴어 중용〉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서양고전문헌학자 안재원을 통해 비판정본 작업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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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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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비판정본이다
이 책이 판독한 원전 문헌은 파리 국립도서관(BNF)에 소장되어 있는 Par. Lat. Cod. 6277이다(파리에 소장되어 있는 라틴어로 된 필사본 6277번을 뜻한다). 이 필사본이 전하는 중용 원문을 검증하고, 다른 문헌과 비교하는 비판장치를 달아서 만든 초판본(editio princeps)이 이번에 출간하는 〈라틴어 중용〉이다. 문헌학적으로, 인토르체타의 〈라틴어 중용〉은 세계 최초의 비판정본(editio critica)이다. 인토르체타의 〈라틴어 중용〉은 서양에서도 아직 비판정본이 출판되지 않았다. 동서 문헌 교류와 비교 연구를 수행하는 데 학문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원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비판정본 〈라틴어 중용〉은 학술적인 가치가 있다. 관련 분야의 연구자들과 다른 분야의 학자들도 안전하게 인용할 수 있는 표준적인 텍스트를 제시하였다는 점도 중요하다. 사실, 〈라틴어 중용〉은 필립 쿠플레가 1687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루이 14세의 허가를 받아서 출판한 〈중국인 철학자 공자(Philosophus Sinarum, Confucius)〉에 수록된 〈중국의 학문: 두 번째 책(Scientiae Sinicae: Liber Secundus)〉이라는 서명으로 출판되었다. 하지만, 필립 쿠플레는 책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편집 의도에 따라 인토르체타의 원문을 삭제하거나 바꾸었다. 이 책은 쿠플레가 편집하기 이전의 인토르체타 원문을 되살려낸다. 그리하여 엄밀한 판독을 통해 동양의 역사와 사상을 바라보는 인토르체타의 생각과 관점이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도 〈라틴어 중용〉의 학문적인 기여이다. 또한 같은 예수회 소속의 신부들이었지만 인토르체타와 쿠플레 두 사람의 생각과 관점이 어떻게 다른지도 제시하였다.
서양의 근세 사상 형성에 참여하다
정치-종교적으로, 〈라틴어 중용〉은 명말 청초에 활동한 예수회 신부들과 중국의 관료와 학자들 사이에 벌어진 갈등과 논쟁의 결과물이다. 그 갈등을 전례 논쟁이라고 부른다. 전례 논쟁은 중국의 조상 숭배와 공자에 대한 문묘 제례를 어떻게 이해할지에 대한 해석 다툼이었다. 이 다툼은 복합적인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한편으로 중국의 학자들과 서양의 신부들 사이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서양의 학자들과 교파들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 전례 논쟁은 17세기 동양과 서양에서 벌어진 세계사적인 논제였다. 이런 논쟁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여 나온 책이 〈라틴어 중용〉이다. 이 논쟁 과정에서 예수회의 선교 전략이 적응주의에서 색은주의로 전환하고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상고 시대 중국의 핵심 경전인 〈역경〉, 〈시경〉, 〈서경〉에서 예수 그리스도 이전의 자연 종교의 속성을 추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양사상에서도 그리스도교의 원형적인 맹아를 찾을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서 그리스도교를 전파하려고 시도한 전략이 색은주의이다. 이와 같은 선교 노선의 전환을 통해서 서양 신부들의 동양 유교사상에 대한 이해는 깊어지고 넓어진다. 그들의 이해는 17세기 말과 18세기 초에 활약한 서양의 지식인들과 철학자들에게 크게 영향을 끼친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계몽사상가인 크리스티안 볼프와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와 같은 철학자를 들 수 있다. 라이프니츠의 〈역경〉 연구는 예수회 신부들의 선교 노선이 전환되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그 노선 전환의 단초를 제공한 책이 인토르체타의 〈라틴어 중용〉이다.
융합의 텍스트이다
비교학적으로 〈라틴어 중용〉은 동양의 인간이해와 세계이해를 예수회 신부인 인토르체타가 어떻게 바라보는지 담고 있다. 인간 이해와 관련해서, 예컨대 인토르체타는 인간의 본성(natura)을 이성(ratio)으로 파악한다. 그런데 그 본성의 실체를 이성으로 놓는 것은 전형적으로 서양학자의 시선에서 나온 것으로, 여기에는 인토르체타가 활동했던 17세기 서양철학의 이성연구와 논쟁이 상당히 반영된 것이다. 세계이해와 관련해서 이를테면 인토르체타는 〈중용〉의 도(道) 개념을 귀신(spiritus) 개념으로 이해하고, 이를 한편으로는 인간 이성과 매개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물 세계의 현실태이자 완성태로 이해한다. 전자를 중용으로, 후자를 중화라고 부른다. 이에 따르면, 세계는, 즉 하늘과 땅과 사람은 하나의 원리에 의해서 묶여 있고 그 원리로 작용하고 순환하며 살아있는 하나의 유기체이다. 이와 같은 세계 이해는 약간 복잡하지만 한편으로는 서양 고대 스토아 철학의 영향을 받은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리스도교의 하나님에 대한 관점도 반영된 것이다. 이처럼 〈라틴어 중용〉은 융합적인 성격을 지닌 텍스트이다.
동서 문명의 차이를 넘어 소통하고 교류하며 융합으로 나아가는 이해와 통찰의 길을 열다
〈라틴어 중용〉은 한자 개념을 라틴어와 직접 연결시켜준다는 점에서 유교 문헌과 서양 고중세 문헌을 맞대응시켜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자 개념이 서양의 근세어인 영어, 불어나 독일어를 경유하지 않고 서양 고중세의 언어인 라틴어 개념을 만난다는 점에서 서양의 고대와 중세 시대의 인간과 세계의 이해를 동양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라틴어 중용〉은 학술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라틴어 중용〉은 유교 문헌의 독해와 해석에도 요청되는 현대화와 세계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물론 동양 문헌에 대한 해석이 전통적인 관점과 방식에 따라서 읽고 풀이하는 것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세계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소위 동양 경전을 한자문화권 밖으로 유통하고 확산시키려 할 때 요구되는 번역과 해석의 관점을 보편화해야 한다는 요청에 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라틴어 중용〉에 사용된 라틴어 개념들은 그 요청에 어느 정도 응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떤 경우는 원문의 본래 의미와 취지와는 상관없이 오해와 오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이와 같은 비교 기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라틴어 중용〉은 유교 경전의 해석에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유교의 현대화와 세계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여기에 〈라틴어 중용〉은 특히 코로나19 시대 이후에 가속화되는 미·중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갈등의 저변에 깔린 동양 문명과 서양 문명의 충돌, 즉 문명 전쟁 혹은 가치 전쟁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동양인이 중시하는 삶의 방식(modus vivendi)을 규정하는 〈중용〉을 서양인이 좋아하는 삶의 방식을 규정하는 개념과 술어들로 옮겨 심어놓은 책이 〈라틴어 중용〉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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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정본 및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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