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달팽이
반목수ㆍ반농부의 시적일상 | 이동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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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가진 듯 사는 세상이지만 어느 쪽이든 부족하고 아픈 구석은 모두 있게 마련이다. 지나치지 않고 마음 다해 보아주는 눈길이 때로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살만한 세상이 되어가기도 한다.
‘민달팽이’와 함께 출간된 산문집 ‘낮달’에서 시인은 주말학교를 운영하며 지치고 상처받은 아이들의 자존감을 일깨워주는 일에 마음을 다하는 모습이 보인다.
드러내지 않고도 낮은 곳을 굽어보고 위하는 삶. 시인은 물과 바람, 하늘과 땅 그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보지 않는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야 함을 말하는 그의 시는 말 그대로 생태 인문학이다. 어쩌면 바삐 돌아가는 현대인의 필수 항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민달팽이’와 함께 출간된 산문집 ‘낮달’에서 시인은 주말학교를 운영하며 지치고 상처받은 아이들의 자존감을 일깨워주는 일에 마음을 다하는 모습이 보인다.
드러내지 않고도 낮은 곳을 굽어보고 위하는 삶. 시인은 물과 바람, 하늘과 땅 그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보지 않는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야 함을 말하는 그의 시는 말 그대로 생태 인문학이다. 어쩌면 바삐 돌아가는 현대인의 필수 항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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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첫 시집 〈생각의 끝은 늘 길에 닿아 있다〉는 태풍의 한 가운데에서 쓴 시들이었고 이번 시집의 글들은 태풍이 지나고 난 뒤의 정적 속에서 쓴 시들이다. 집 짓는 현장에서 등짐을 지며 노가다 밥상의 인연을 노래했다. 행인서원 텃밭에서 허리 숙여 삽질하고 무릎 굽혀 호미질하며 얻은 시들이다. 마음 다친 아이들의 손을 잡으며 가슴앓이를 하는 마음이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발로의 여행이 아니라 머리와 가슴, 손발이 하나가 되는 온전한 인간이기를 갈구하는 일이다. 이번 시집의 시들은 지난 십여 년의 시간을 점점이 찍어 놓은 발자국이다. 별일 없는 날들을 별일 있게 만든 '자아'이다.
-여는 글에서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한낮 한밤을 적신 폭우에 / 어적 난 석축을 이고 있는 / 밑돌에서 쪼개진 받침돌. / 무너진 삶을 버티고 선 / 기적 같은 의지를 본다.
부분만 고칠 건지 / 다 들어내고 다시 쌓을 건지 / 상처를 딛고 서는 방법도 다르다. / 무리가 있더라도 / 들어내고 다시 쌓는 것이 맞지.
한 번 어긋난 것은 / 언제든 다시 어긋날 수 있음을 / 그리하면 /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 살아지는 것이 삶인데.
사는 것처럼 사는 때보다 / 살아지는 때가 더 많아 / 그저 살아지다 보면 / 어느샌가 / 사는 것처럼 사는 날도 오리니.
첫 번째 마당〈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갇히지 말아야지
누워 / 천장의 둥근 형광등을 본다. / 투명 아크릴판 위에 / 시체들이 즐비하다. / 불빛의 유혹을 뿌리
치지 못 하고 / 기어들어 갔지. / 죽을 자리인걸 / 몰랐지.
검은 점박이 붉은 무당벌레가/지난 늦가을 새까맣게 벽에 붙더니 /그중에 집 안으로 들어온 놈들 /동
면 끝에 봄을 맞았건만 /어찌하랴/살자고 들어 온 곳에 갇혔구나.
봄기운에 종종걸음치며 / 길을 찾지만, 그저 맴돌 뿐 / 그곳이 무덤인 줄 모르면서 / 한 놈 한 놈 기
어드는구나. / 어찌 해보지 못하는 운명처럼 / 갇혀 버둥거리는 모습
누워 /중얼거린다. /갇히지 말아야지…….
두 번째 마당〈 갇히지 말아야지 〉
어느 날, 문득
버리지 못했다 / 언젠간 쓸모가 있을 것이라고 / 쌓아두고 쌓아두었다. / 어느새 짐으로 다가왔다.
가슴이 답답하고 발은 무거워졌다 / 버려야지 버려야지 / 짬짬이/버리고 버리고 또 버렸다.
가벼워지는가 했는데 / 빈자리에 / 짐들이 다시 쌓여갔다. /생존을 위한 모든 것들이 버거웠다.
삼시 세끼 먹는 일도 / 명분에 따른 삶도 / 그저 저지레 해 놓은 난장판 같아 / 사는 일이 무서워졌다.
세 번째 마당〈 어느 날 문득 〉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발로의 여행이 아니라 머리와 가슴, 손발이 하나가 되는 온전한 인간이기를 갈구하는 일이다. 이번 시집의 시들은 지난 십여 년의 시간을 점점이 찍어 놓은 발자국이다. 별일 없는 날들을 별일 있게 만든 '자아'이다.
-여는 글에서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한낮 한밤을 적신 폭우에 / 어적 난 석축을 이고 있는 / 밑돌에서 쪼개진 받침돌. / 무너진 삶을 버티고 선 / 기적 같은 의지를 본다.
부분만 고칠 건지 / 다 들어내고 다시 쌓을 건지 / 상처를 딛고 서는 방법도 다르다. / 무리가 있더라도 / 들어내고 다시 쌓는 것이 맞지.
한 번 어긋난 것은 / 언제든 다시 어긋날 수 있음을 / 그리하면 /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 살아지는 것이 삶인데.
사는 것처럼 사는 때보다 / 살아지는 때가 더 많아 / 그저 살아지다 보면 / 어느샌가 / 사는 것처럼 사는 날도 오리니.
첫 번째 마당〈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갇히지 말아야지
누워 / 천장의 둥근 형광등을 본다. / 투명 아크릴판 위에 / 시체들이 즐비하다. / 불빛의 유혹을 뿌리
치지 못 하고 / 기어들어 갔지. / 죽을 자리인걸 / 몰랐지.
검은 점박이 붉은 무당벌레가/지난 늦가을 새까맣게 벽에 붙더니 /그중에 집 안으로 들어온 놈들 /동
면 끝에 봄을 맞았건만 /어찌하랴/살자고 들어 온 곳에 갇혔구나.
봄기운에 종종걸음치며 / 길을 찾지만, 그저 맴돌 뿐 / 그곳이 무덤인 줄 모르면서 / 한 놈 한 놈 기
어드는구나. / 어찌 해보지 못하는 운명처럼 / 갇혀 버둥거리는 모습
누워 /중얼거린다. /갇히지 말아야지…….
두 번째 마당〈 갇히지 말아야지 〉
어느 날, 문득
버리지 못했다 / 언젠간 쓸모가 있을 것이라고 / 쌓아두고 쌓아두었다. / 어느새 짐으로 다가왔다.
가슴이 답답하고 발은 무거워졌다 / 버려야지 버려야지 / 짬짬이/버리고 버리고 또 버렸다.
가벼워지는가 했는데 / 빈자리에 / 짐들이 다시 쌓여갔다. /생존을 위한 모든 것들이 버거웠다.
삼시 세끼 먹는 일도 / 명분에 따른 삶도 / 그저 저지레 해 놓은 난장판 같아 / 사는 일이 무서워졌다.
세 번째 마당〈 어느 날 문득 〉
목차
목차
여는 글: 세상을 위로하며
첫 번째 마당
1 더 낮은 곳으로
문 열어줘/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물오른 나무, 산/ 첫 마음같이/ 더 낮은 곳으로/ 추녀 끝 둥지/ 내가 다시 '나'가 되던 날/ 사는 일이 다 그래/ 여름날의 느티나무/늦가을 언저리에/ 철새가 나는 아침/ 가거라. 오거라
2 그늘막
나뭇짐/ 내 마음이…/ 어린나무를 심으며/ 이 순간/ 그늘막/ 여름 그리고 가을/ 나무와의 대화/ 농부는/ 사는 법/ 그놈/ 지식과 지혜/ 둘 다야/ 연못가에서/ 친구/ 그런 사랑/ 어떤 만남
3 봄날의 배롱나무
나무 이발/ 나는 오늘도 작아진다/ 추녀 곡 잡듯이/ 그냥/ 달무리 진 밤/ 무당벌레와 노린재/ 오십 고개/ 집 짓는 이/ 나이 '쉰'의 詩/ 봄날의 배롱나무/ '불' 이야기/ 마음이 닿으면/ 메주를 만들며/ 겨울에도 나무는/ 겨울 사내 이야기
두 번째 마당
1 물의 길
나를 위한 위로/ 연장/ 저 달 속에 내 마음이 있어/ 소나기 내리던 날/ 소나기 내리던 날/ 강가에서/ 8월, 복더위에/ 물의 길 - 봄/ 물의 길 - 여름/ 물의 길 - 가을/ 물의 길 - 겨울/ 텃밭에서의 기도/ 술 술 술/ 무당개구리와 참개구리/ 우린 알고 있지
2 환영(幻影)
새해 첫날의 단상/ 환영(幻影)/ 매달린 메주를 보며/ 몸이 말한다/ 革命(혁명)/ 망우리/ 겨울 풍경/ 못 믿을 '말'/ '문'이냐, '벽'이냐/ 시인의 소명/ 전사/ 민심/ 밑불/ 봄 눈 오시던 날/ 문득
3 갇히지 말아야지
나무를 붙잡고/ 여행/ 갇히지 말아야지/ 지게질/ 잘렸어도/ 사는 의미/ 내 이제는/ 손바닥 선인장/ 시간이 흘러도/ 옹이/ 물꼬/ 명자야. 미자야./ 수련 꽃이 피던 날
4 산다는 건
천년초 사랑/ 개와 고양이/ 가을 앓이/ '적막이 내리 쌓이는 것이 눈'이라 하잖나/ 가고 오는 길/ 불 앞에서/ 산다는 건/ 生의 가을 녘/ 無我의 경지/ 眞人(진인)/ 축복/ 연과 수련/ 내 맘처럼 소나기가/
어느 순간/ 지는 해를 바라보며
세 번째 마당
1 밭으로 간다
새해를 맞으며/ 생각해보니/ 하루의 행복/ 산모기/ 이별에 대하여/ 소망하는 집/ 소낙비로는 목말라/ 망초 망초 개망초/ 목마르게 기다렸다/ 밭으로 간다/ 들의 평등/ 거죽을 벗다/ 정직/ 깔따구/ 거미-줄/ 홀로 선 나무
2 인생 사계
꽃/ 기다림/ 가을밤/ 사라지고 남은 것/ 최선(最善)/ 초승달/ 다행/ 노동은 나의 힘/ 개복숭아 꽃/ 인생 사계/ 문/ 어미 닭/ 가르치는 이, 농부의 마음이어야
3 어느 날, 문득
비 그친 연못 앞에서/ 신화/ 마음의 평화/ 땅콩/ 바람 앞에 서다/ 추석, 달 밝은 밤에/ 혜화 장터/ 별들이 내게로 온 날/ 어느 날, 문득/ 안개/ 선(線)/ 바람이 분다/ 민달팽이
첫 번째 마당
1 더 낮은 곳으로
문 열어줘/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물오른 나무, 산/ 첫 마음같이/ 더 낮은 곳으로/ 추녀 끝 둥지/ 내가 다시 '나'가 되던 날/ 사는 일이 다 그래/ 여름날의 느티나무/늦가을 언저리에/ 철새가 나는 아침/ 가거라. 오거라
2 그늘막
나뭇짐/ 내 마음이…/ 어린나무를 심으며/ 이 순간/ 그늘막/ 여름 그리고 가을/ 나무와의 대화/ 농부는/ 사는 법/ 그놈/ 지식과 지혜/ 둘 다야/ 연못가에서/ 친구/ 그런 사랑/ 어떤 만남
3 봄날의 배롱나무
나무 이발/ 나는 오늘도 작아진다/ 추녀 곡 잡듯이/ 그냥/ 달무리 진 밤/ 무당벌레와 노린재/ 오십 고개/ 집 짓는 이/ 나이 '쉰'의 詩/ 봄날의 배롱나무/ '불' 이야기/ 마음이 닿으면/ 메주를 만들며/ 겨울에도 나무는/ 겨울 사내 이야기
두 번째 마당
1 물의 길
나를 위한 위로/ 연장/ 저 달 속에 내 마음이 있어/ 소나기 내리던 날/ 소나기 내리던 날/ 강가에서/ 8월, 복더위에/ 물의 길 - 봄/ 물의 길 - 여름/ 물의 길 - 가을/ 물의 길 - 겨울/ 텃밭에서의 기도/ 술 술 술/ 무당개구리와 참개구리/ 우린 알고 있지
2 환영(幻影)
새해 첫날의 단상/ 환영(幻影)/ 매달린 메주를 보며/ 몸이 말한다/ 革命(혁명)/ 망우리/ 겨울 풍경/ 못 믿을 '말'/ '문'이냐, '벽'이냐/ 시인의 소명/ 전사/ 민심/ 밑불/ 봄 눈 오시던 날/ 문득
3 갇히지 말아야지
나무를 붙잡고/ 여행/ 갇히지 말아야지/ 지게질/ 잘렸어도/ 사는 의미/ 내 이제는/ 손바닥 선인장/ 시간이 흘러도/ 옹이/ 물꼬/ 명자야. 미자야./ 수련 꽃이 피던 날
4 산다는 건
천년초 사랑/ 개와 고양이/ 가을 앓이/ '적막이 내리 쌓이는 것이 눈'이라 하잖나/ 가고 오는 길/ 불 앞에서/ 산다는 건/ 生의 가을 녘/ 無我의 경지/ 眞人(진인)/ 축복/ 연과 수련/ 내 맘처럼 소나기가/
어느 순간/ 지는 해를 바라보며
세 번째 마당
1 밭으로 간다
새해를 맞으며/ 생각해보니/ 하루의 행복/ 산모기/ 이별에 대하여/ 소망하는 집/ 소낙비로는 목말라/ 망초 망초 개망초/ 목마르게 기다렸다/ 밭으로 간다/ 들의 평등/ 거죽을 벗다/ 정직/ 깔따구/ 거미-줄/ 홀로 선 나무
2 인생 사계
꽃/ 기다림/ 가을밤/ 사라지고 남은 것/ 최선(最善)/ 초승달/ 다행/ 노동은 나의 힘/ 개복숭아 꽃/ 인생 사계/ 문/ 어미 닭/ 가르치는 이, 농부의 마음이어야
3 어느 날, 문득
비 그친 연못 앞에서/ 신화/ 마음의 평화/ 땅콩/ 바람 앞에 서다/ 추석, 달 밝은 밤에/ 혜화 장터/ 별들이 내게로 온 날/ 어느 날, 문득/ 안개/ 선(線)/ 바람이 분다/ 민달팽이
저자
저자
이동일
1963년. 용인 출생
스무 살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시'가 자신의 삶을 떠밀고 왔음을 감사하고 있다. 운동가ㆍ건축가ㆍ수필가ㆍ시인으로 불리기도 하고, 사장ㆍ대표ㆍ원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강사ㆍ쌤으로 불리기도 하고, 요즘은 아저씨를 넘어 할아버지라 불리기도 한다. 그 중에 가장 듣기 좋은 말이 목수나 농사꾼이라는 말이다. 전문적 기술은 없으나 半(반)목수, 半(반)농부가 되었고, 그에 힘입어 半(반)선생으로 살고 있다. 말이 '시'처럼 아름답고, 시가 '글'처럼 정직하며, 글이 '삶'을 비추는 나침판이 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아름다운 삶일까 꿈꾸며 살고 있다.
스무 살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시'가 자신의 삶을 떠밀고 왔음을 감사하고 있다. 운동가ㆍ건축가ㆍ수필가ㆍ시인으로 불리기도 하고, 사장ㆍ대표ㆍ원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강사ㆍ쌤으로 불리기도 하고, 요즘은 아저씨를 넘어 할아버지라 불리기도 한다. 그 중에 가장 듣기 좋은 말이 목수나 농사꾼이라는 말이다. 전문적 기술은 없으나 半(반)목수, 半(반)농부가 되었고, 그에 힘입어 半(반)선생으로 살고 있다. 말이 '시'처럼 아름답고, 시가 '글'처럼 정직하며, 글이 '삶'을 비추는 나침판이 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아름다운 삶일까 꿈꾸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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