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형 근대가족
『일본형 근대가족』에서 저자는 우리가 가족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짚어 가면서 포문을 연다. 흔히 전근대는 대가족이었으며 현대는 핵가족이라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공업화 이전은 대가족제도였을 것이라는 점, 가족은 대규모에서 소규모로 변화했다는 신념, 공업화의 과정이 핵가족을 야기했다는 가정, 세계 어디서나 예전에 자급자족하던 자연적 세대 경제가 일반적이었다는 이론, 공업화 이전의 세대가 재생산 단위인 동시에 생산 단위였다고 알고 있는데, 저자는 다섯 가지 모두 잘못된 가정이라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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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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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차사회의 포스트 근대가족까지 일본형 근대가족을 심층 해부한다
'근대가족'론은 '가족'을 상대화했으나, 나는 또 하나 상대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일본'이다. 1980년대까지 일본의 근대는 '특수'하다는 둥, 이미 '포스트모던'을 맞이하고 있다는 둥, 아직 '전근대'이고 '봉건적'이며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인식되어 있었다. 그 '전근대성'이나 '특수성'을 대표한 것이 '일본의 가족'이며 '이에家'였다.
그러나 '근대가족'으로 눈을 돌려보면, 일본의 근대가족은 특별히 '특수하지도', '뒤쳐지지도' 않았다. 합리적인 시민사회의 영역과 달리 원래 가족은 '감정'이 할당된 영역이다. '감정'의 표면적인 비합리성에 발목을 잡히게 되나, 원래 '모성'이라든지 '연애'라는 애정이 만들어진 것은 근대 이후이며, 사적 영역인 가족의 비합리성은 매우 '근대적'이다. 근대에는 시민 영역과 가족 영역이 분명히 분리되어 각각 '공'과 '사'라는 이름이 붙여져 서로 정반대의 규범이 할당되었다. 〈저자의 말에서〉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우에노 치즈코上野 千鶴子 교수의 도쿄대 첫 제자이다. 예전엔 제자였지만 지금은 함께 학계를 이끄는 어엿한 동료로서, 일본 여성학계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학자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가족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짚어 가면서 포문을 연다. 흔히 전근대는 대가족이었으며 현대는 핵가족이라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피터 라슬렛Peter Laslett의 연구에서 밝혀졌듯이, 공업화 이전은 대가족제도였을 것이라는 점, 가족은 대규모에서 소규모로 변화했다는 신념, 공업화의 과정이 핵가족을 야기했다는 가정, 세계 어디서나 예전에 자급자족하던 자연적 세대 경제가 일반적이었다는 이론, 공업화 이전의 세대가 재생산 단위인 동시에 생산 단위였다고 알고 있는데, 저자는 다섯 가지 모두 잘못된 가정이라고 역설한다. 〈옮긴이의 말에서〉
* 책속으로 추가 *
4장에서는 '이에'에 대해 살펴본다. 일본의 가족사회학 문제구성의 특징은 첫째로 그 문제의 중심에 '이에家'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족사회학에서 행하는 일반적인 구분의 하나로 '현대가족'론과 '전통가족'론이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하나의 분기점으로 하여 전후 '이에'가 일소되어 새로운 '가족'이 탄생했다는, '이에로부터 가족으로'라는 변동론에 근거하여 새로운 전후의 '가족'을 논하는 것이 '현대가족'론이다. 이에 비하여, 종전 후 '이에'가 일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전, 전후에 연속되는 전통적인 '일본의 가족'인 '이에'나, '이에'로 대표되는 일본문화가 존재하고 있다는 문화론에 의거하는 것이 '전통가족'론이다. 양자는 얼핏 보면 정반대인 것 같으면서도 '이에'로부터의 일탈, 혹은 '이에'의 연속성을 찾는 등 '이에'를 논의의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근대가족'론은 '구미' 자체가 '근대'를 대표한다고 생각되어 온 종래의 '근대'관에 대한 반성 ㅡ즉 '근대' 그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다ㅡ 이며, 이것을 통하여 '일본의 가족'의 '특수성'이나 '전근대성'의 상대화가 가능해진다. 이것을 근거로 '이에'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는 이후 우리들이 이어받아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서도 일본의 가족사회학에서 어떻게 '이에'나 '가족'이라는 개념이 구축되어 왔는지를 살펴보는 일종의 구축주의적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5장에서는 가부장제에 대해 살펴본다. 가부장제라는 개념은 지금은 상당히 구태의연한 개념이라고 생각될지 모른다. 일본의 전후 사회과학, 특히 가족사회학에서 가부장제, 그 발전형태로서의 가산家産제, 봉건제, 가장적 가족 등은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또한 가부장제는 페미니즘에서도 남성에 의한 여성의 지배를 가리키는 열쇠와도 같은 개념이다. 그러나 현재 가부장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라 생각될지도 모르겠다.
전후 일본의 사회과학에서 가부장제 개념은 큰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가부장제로부터의 이탈을 목표로 하여 미국식 '민주화'가 지향되는 등 미·소의 냉전 붕괴 후 일본에서는 큰 의미를 가지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가부장제 개념은 제2물결 페미니즘의 이론적 성과이다. 제2물결 페미니즘이란 20세기 초두 부인참정권 등의 권리를 획득하는 것에 의해 여성이 해방될 것이라고 생각한 자유(주의적) 여성해방론이나, 사회주의의 실현과 여성의 해방이 함께 한다고 본 사회주의 여성해방론 등으로 대표되는 제1물결 페미니즘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일본에서는 1968년의 학생운동 이후 여성해방운동, 특히 우먼 리브ウ"[マン"Eリブ 등의 운동이나 사상 실천을, 제1물결 페미니즘과 구별하여 제2물결 페미니즘이라 부른다. 사회학에서도 전전과 전후의 가부장제 개념은 일관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 베버의 가부장제 개념을 이용하여 문제를 설정한 것은 전후라는 점 그리고 그 문제설정이 구민법에서 만들어져 일상적으로 사용되었던 가부장제의 용어법을 크게 확산시켰다는 점 등으로 압축될 수 있다.
6장에서는 '핵가족'이라는 개념이 어떠한 문제설정 속에서 발생하고, 어떠한 의미를 가지며,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핵가족'은 문화인류학인 조지 P. 머독George P. Murdock의 『핵심가족』(1949)에서 사용된 개념으로, 'Nuclear Family'의 번역어이다. 당초에는 '핵심가족', '핵적가족', '중핵가족' 등으로 번역되었던 학술용어로서, 1958~59년경까지는 번역어가 통일되지 않았었다. 즉 그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1960년도 국세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일본의 핵가족률이 비록 몇 %에 지나지 않았지만, 상승하여 '핵가족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되자, '핵가족'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학술용어의 틀을 벗어나게 된다.
핵가족이라는 개념은 분명히 '이에'로부터의 해방을 달성하였다. 그러나 해방을 약속했었던 개념은 유토피아가 아니었다. 이번에는 '핵가족'이라는 다른 가족상, '부모와 자식으로 구성되는 가족'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가치를 만들게 되었다. 또한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성역할이야말로 적합하며 기능적이라는 이유로, 가족 내에 발생하는 억압이나 불평등을 문제화하는 회로를 차단해버렸다.
물론 핵가족만이 칭송된 것만은 아니다. 핵가족은 불안정하며 다양한 인간관계가 존재하는 예전의 확대가족이야말로 안정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확대가족과 핵가족과 관련된 주장들은 항상 길항하는 긴장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또한 핵가족의 가치를 긍정하는 마츠바라 자신도 같은 책에서 '핵가족의 교육이 가져온 일그러짐'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육아의 책임이 어머니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핵가족론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이에'를 비판하는 '핵가족'도 억압적인 가족상이 아닐까에 대한 의문은 가족사회학 등의 학문 분야에서는 좀처럼 제기되지 않았다. 그러나 베티 프리단Betty Friedan의 『여성의 신화』나 일본의 우먼 리브 운동 등 학문 밖에서는 60년대부터 핵가족 비판이 시작되었다. 핵가족론은 실은 구축과 동시에 붕괴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목차
목차
1부 일본형 근대가족
1장 근대가족의 형성
1. 가족은 만들어진 것인가?/ 2. 만들어진 '가족'/ 3. '근대가족'의 성립/ 4. 근대가족의 규범/ 5. 부부 인연의 규범=낭만적 사랑 이데올로기/ 6. 모자 간 인연의 규범=모성 이데올로기/ 7. 가족 집단성의 규범=가정 이데올로기
2장 시스템으로서의 근대가족
1. 가족과 사회/ 2. '가족'으로부터의 해방
3장 일본형 근대가족의 변형
1. 근대가족이란 무엇인가?/ 2. 일본형 근대가족이란 무엇인가?/ 3. 가족의 변용/ 4. 가족의 변용과 사회
2부 가족의 근대와 일본
4장 가족사회학에서의 '이에家'
1. 일본의 가족사회학의 문제구성/ 2. 가족사회학의 전후 문제설정/ 3. 전후의 가족론/ 4. 1960년대 이후의 전개
5장 가부장제를 둘러싸고
1. 가부장제란 무엇인가?/ 2. 가부장제 개념과 제2물결 페미니즘/ 3. 가부장제는 어떻게 인식되었는가?
4. 사회학은 가부장제의 무엇을 문제시하고 있는가?/ 5. 페미니즘은 가부장제의 무엇을 문제시하고 있는가?/ 6. 가부장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6장 핵가족이라는 문제
1. 핵가족이라는 단어/ 2. 왜 '핵가족'이 유행했는가?/ 3. '이에로부터 가족으로'?/ 4. '핵가족'은 이상적인 가족인가?
후기/ 참고문헌/ 초출일람/ 색 인
저자
저자
주요 저서로 『女性?/男性?』(岩波書店, 2009), 『上野千鶴子に挑む』(編著, 勁草書房, 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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