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입김(자꾸자꾸 빛나는 4)
작고 작은 것들을 찾아가는 탁동철과 아이들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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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만들어간 따뜻한 기억들!
작고 작은 것들을 찾아가는 탁동철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하느님의 입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교사 탁동철이 아이들과 날마다 새롭고, 날마다 설레는 날들을 보내며 써내려간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아이들을 처음 만난 날, 저자는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는다. 하고 싶은 게 없고 선생한테 바라는 게 없다던 아이들은 어느 순간 닭장을 짓자고, 연못을 만들자고, 텃밭을 만들자고 보채기 시작했다. 아이들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자기 길을 찾을 수 있게 아이들의 마음을 건드려주고 한 발 물러나서 지켜본 저자가 들려주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작고 작은 것들을 찾아가는 탁동철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하느님의 입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교사 탁동철이 아이들과 날마다 새롭고, 날마다 설레는 날들을 보내며 써내려간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아이들을 처음 만난 날, 저자는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는다. 하고 싶은 게 없고 선생한테 바라는 게 없다던 아이들은 어느 순간 닭장을 짓자고, 연못을 만들자고, 텃밭을 만들자고 보채기 시작했다. 아이들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자기 길을 찾을 수 있게 아이들의 마음을 건드려주고 한 발 물러나서 지켜본 저자가 들려주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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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야기
우리를 다시 설레고 반짝거리게 만드는 이야기
탁동철은 교사다. 그래서 그가 만나는 사람들은 아이들이다. 어깃장 놓고, 심통 부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로운 놀이에 빠져들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 그 아이들 곁에 탁동철이 있다. 아이처럼 삐치고, 심통 부리다가 어느새 슬그머니 옆에 다가서기도 하고, 부러 딴지를 걸어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의지를 활활 불태울 수 있게 만들어 버린다.
아이들을 처음 만난 날, 탁동철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는다. 사자, 코끼리 키우자는 아이도 있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아이들도 있다. 입 벌려 말하는 것도 귀찮고, 종이에 써서 내는 건 더더욱 질색이다. 탁동철은 앞으로 20년 동안 아무것도 안 써도 된다고, 하기 싫으면 안 할 자유가 있다고 말한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속으로는 '두고 보자' 다짐하며.
떡볶이를 만들자고 하는 아이에게는 이렇게 말을 건넨다.
"떡볶이는 쌀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쌀농사 지어요."
"어휴, 논 만들고 벼 키우려면 고생인데. 할 수 없지 뭐. 사람은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야지."
아이가 원하니 힘들지만 마지못해 따라간다는 식이다. 그렇게 탁동철은 아이들과 밭 만들고 논 만들어 쌀 거두고 벼 찧어 기어이 떡볶이를 해 먹는다.
"진로 교육을 해야 한대. 너네는 서울에 가서 할래, 아니면 양양에서 할래."
서울 갈래요, 한다. 그래서 서울을 가기로 했다. 의논을 마치려는데 아이들이 묻는다.
"근데 양양에서는 뭘 해요?"
"양양에 있으면 재미없어. 고기도 잡고 장사도 하고, 지난번에 쌀농사 지은 걸로 떡볶이도 만들고, 김장도 해야 하고, 그냥 고생이지 뭐."
"양양에서 할래요."
아이들은 안다. 제 몸 놀려 움직이는 게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어른들 계획에 따라 버스에 실려 갔다, 실려 오는 게 얼마나 시시한 일인지. 옆 반 동무들이 관광버스 타고 서울로 진로 교육을 떠난 날, 아이들은 제 손으로 거둔 것들을 싸 들고 양양 장날에 가서 장사를 한다. 공부 시간에 멍하게 앉아 있던 아이가 가장 큰 소리로 장사를 하고, 눈이 빛났다. 장터에서 돌아와서는 내년 장사 계획까지 세운다. 장에 내다 팔기 위해 농사 계획까지. 거기다 한술 더 떠서 탁동철에게 내년 담임도 맡으라고 한다.
"너네는 돈 벌었지만, 나는 빈손이야. 고생만 했어. 담임 안 해!"
"탁샘이 무슨 고생을 했다고 그래요! 우리 일할 때 피둥피둥 놀기만 했잖아요!"
"나는 감독……."
하고 싶은 게 없고, 선생한테 바라는 게 없다던 아이들이 닭장 짓자고, 연못 만들자고, 텃밭 만들자고 보채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자기 길을 찾을 수 있게 탁동철은 아이들 마음을 건드려 주고, 한 발 물러나서 지켜본다. 보이지 않게 아이들 곁에 있다.
탁동철은 아이들과 어떤 이야기를 만들려고 할까? 그저 아이들 곁에 있을 뿐인가? 아니다. '교실은 자립을 배우는 곳'이며 '누군가 헤맬 때 같이 헤매고, 훗날 동무들이 애써서 자기를 위해 뭔가를 해 주었다는 따뜻한 기억을 갖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이들 속으로 스며들어 보이지 않는 사람
아이들을 따라 바닥까지 가서 스스로 꽃피고 열매 맺게 하는 사람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탁동철이 놀고 공부하며 어떻게 아이들 속으로 스며들었는지, 33편의 이야기에 잘 담겨 있다.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는지, 아이들을 어떻게 글쓰기와 시 쓰기로 데려오는지,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듯이 자연과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까지. 반 아이들 가운데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며 사랑받은 기억이 없어서 자기 마음을 잃고 다른 아이를 괴롭히며 늘 말썽을 일으키는 아이도 있다. 탁동철은 '이 아이를 미워하는 일은 너무나 쉬운 일이라 조심스럽다' 한다.
명환이는 이제 애들 안 때릴 거라 한다. 술은 고등학교 들어가면 먹고 담배는 스무 살 넘어서 피울 거라고 한다.
"스무 살 되면 취직해서 한 달에 백만 원 받을 거예요. 돈 벌어서 할머니 고생 안 시킬 거예요."
기특해라. 앞을 생각하는 녀석이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다른 아이다. 오늘 짜장면도 학교에서 미운 짓을 해서 그 벌로 먹는 것이다.
탁동철은 하얀 고니가 갈대밭에 스며 앉듯이 아이들 속으로 스민다. 그리고 아이들이 드러나도록 톡톡 건드려서 길을 찾게 돕는다. 어떤 경우에도 가르치려는 목적을 드러내지 않는다. 때로는 음흉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이들은 놀다가 이야기 하다 보면 스스로 탁동철이 숨겨둔 목표(?)로 다가간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을 만나는 일이 벅찬 교사들이나, 아이들을 어떻게 만날지 고민하는 교사나, 아이들과 글을 쓰고 싶은 교사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수업을 더 잘할까 생각이 많은 교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동무가 혹은 길잡이가 되는 책이 있을까?
학교 뒤뜰에 못을 팠다. 한쪽은 얕게 파서 벼를 심고, 한쪽은 깊게 파서 연꽃을 심기로 했다.
모래 뒤집어쓰고, 신발도 치마도 흙 꾸정물에 젖어도 상관없다며 아이들은 열심이다.
억지로 시킨 일이라면 이렇게 할까. 억지로 하는 일이라면 일이 밉겠지. 농사일에 시달린 어릴 적 내 동무들이 어른이 된 지금 농사라면 고개를 내젓는 것처럼. 문제 풀기 공부에 시달린 아이들이 평생 공부와 담을 쌓게 되는 것처럼.
다른 학년 아이들이 연못을 망가뜨린다며 주인 행세를 하려는 아이들에게 한마디 한다.
"니네가 주인 행세하면 주인 아닌 아이들은 도둑같이 나쁜 마음이 될지도 몰라. 밤에 몰래 와서 연못을 망가뜨릴 수도 있어."
"귀한 것일수록 큰 목소리로는 못 지켜. 규칙으로는 못 지켜. 총칼로도 못 지켜."
아이들이 와글와글 비상 대책을 세웠다. 그렇게 해서 학교에는 모두가 주인인 연못이 생겼다.
지연이가 우는 얼굴로 실내화가 없어졌다 한다. 얼마나 속상할까.
"실내화야 기다려 우리가 간다."
실내화를 찾지 못했지만 지연이는 새로 빤 실내화를 신었다. 동무들 성의를 생각해서 일주일 동안 신고 다니겠다 하는데, 성의 같은 거 안 생각해도 된다. 누군가 헤맬 때 같이 헤매며 우리가 의리 있는 인간이란 걸 보여 줄 수 있어 기뻤고, 청소하고 빨래하며 행복했다. 그걸로 됐다.
탁동철은 사물을 볼 때 탁동철이어서 보는 것들이 있다. 탁동철이기 때문에 집어내는 사유가 있다. 놀랍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틈틈이 박혀 있어서 어떤 독자들은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읽고 넘어가 버릴 수도 있을 만큼 낮은 목소리다. 글을 읽는 사람이 놓치지만 않는다면, 그 목소리가 마음에 와서 콕 박힌다. 마치 세상에서 처음 들어 보는 그런 표현이다. 그런데, 그 낮은 목소리에 잠깐 머물러 있다 보면, 어마어마한 것이 보인다. 글을 읽으면서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 든다. 사람들 모두에게 원래 처음부터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처음 발견하는 것 같기도 한 저마다 안에 있는 사람됨의 아름다움.
이 책을 교사나 교육관계자뿐만 아니라, 모든 어른 독자들에게 함께 권하는 까닭이다.
탁동철의 교실에 쏟아진 동무들의 말
"교육 예술가, 수업지도 교과서, 천연기념물……"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이 사람 뭐지?
처음에는 놀라고, 근데 그게 너무 재미있고, 자꾸자꾸 생각을 하게 되고
머릿속에서 탁동철과 아이들이 떠나지 않아."
《하느님의 입김》과 전작 《달려라, 탁샘》을 편집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강원도에서 초등 교사를 하고 있는 박성진 선생은 '탁동철 책을 보면서 최고의 수업지도서'라 했고, 노래를 만드는 노마 씨는 '탁월한 교육 예술가'라고 했다.
지금은 정년퇴임한 부산 이상석 선생(《사랑으로 매긴 성적표》 저자)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희한한 선생, 천연기념물 같기도 하고 좀 덜떨어진 것 같기도 하다가 문득 눈물겹도록 좋은, 천생 선생인 사람'이라고 했다. 모두가 자기 자리에서 탁동철 선생을 만난 느낌일 것이다.
우리 교육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늘 길을 찾으며 헤맸다. 때로는 제도에서. 때로는 정책에서. 또 때로는 먼 북유럽 나라에서, 유태인한테서 배우려고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줄 만한 대안을 발견하지 못한 듯하다. 그만큼 교육의 원형을 찾기가 어려운 까닭이기도 하고, 아이들을 무엇인가 높은 목표로 끌어 올리려는 우리 현실에서는 길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교육의 절망이 어쩔 수 없는 현실처럼 굳어져 가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교사는 교사대로 지쳐 간다.
세상에는 가 볼 만한 여러 가지 길이 있겠지만, 탁동철 선생의 교실도 그 한 가지 길이 되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렸던 교육의 원형이 담겨 있는 이야기이다. 강원도 산골에서 펼쳐지는 작은 교실이 머나먼 북유럽이나 이웃 나라의 화려한 교실보다 더 우리 몸에 맞는 대안이나 희망으로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를 다시 설레고 반짝거리게 만드는 이야기
탁동철은 교사다. 그래서 그가 만나는 사람들은 아이들이다. 어깃장 놓고, 심통 부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로운 놀이에 빠져들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 그 아이들 곁에 탁동철이 있다. 아이처럼 삐치고, 심통 부리다가 어느새 슬그머니 옆에 다가서기도 하고, 부러 딴지를 걸어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의지를 활활 불태울 수 있게 만들어 버린다.
아이들을 처음 만난 날, 탁동철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는다. 사자, 코끼리 키우자는 아이도 있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아이들도 있다. 입 벌려 말하는 것도 귀찮고, 종이에 써서 내는 건 더더욱 질색이다. 탁동철은 앞으로 20년 동안 아무것도 안 써도 된다고, 하기 싫으면 안 할 자유가 있다고 말한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속으로는 '두고 보자' 다짐하며.
떡볶이를 만들자고 하는 아이에게는 이렇게 말을 건넨다.
"떡볶이는 쌀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쌀농사 지어요."
"어휴, 논 만들고 벼 키우려면 고생인데. 할 수 없지 뭐. 사람은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야지."
아이가 원하니 힘들지만 마지못해 따라간다는 식이다. 그렇게 탁동철은 아이들과 밭 만들고 논 만들어 쌀 거두고 벼 찧어 기어이 떡볶이를 해 먹는다.
"진로 교육을 해야 한대. 너네는 서울에 가서 할래, 아니면 양양에서 할래."
서울 갈래요, 한다. 그래서 서울을 가기로 했다. 의논을 마치려는데 아이들이 묻는다.
"근데 양양에서는 뭘 해요?"
"양양에 있으면 재미없어. 고기도 잡고 장사도 하고, 지난번에 쌀농사 지은 걸로 떡볶이도 만들고, 김장도 해야 하고, 그냥 고생이지 뭐."
"양양에서 할래요."
아이들은 안다. 제 몸 놀려 움직이는 게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어른들 계획에 따라 버스에 실려 갔다, 실려 오는 게 얼마나 시시한 일인지. 옆 반 동무들이 관광버스 타고 서울로 진로 교육을 떠난 날, 아이들은 제 손으로 거둔 것들을 싸 들고 양양 장날에 가서 장사를 한다. 공부 시간에 멍하게 앉아 있던 아이가 가장 큰 소리로 장사를 하고, 눈이 빛났다. 장터에서 돌아와서는 내년 장사 계획까지 세운다. 장에 내다 팔기 위해 농사 계획까지. 거기다 한술 더 떠서 탁동철에게 내년 담임도 맡으라고 한다.
"너네는 돈 벌었지만, 나는 빈손이야. 고생만 했어. 담임 안 해!"
"탁샘이 무슨 고생을 했다고 그래요! 우리 일할 때 피둥피둥 놀기만 했잖아요!"
"나는 감독……."
하고 싶은 게 없고, 선생한테 바라는 게 없다던 아이들이 닭장 짓자고, 연못 만들자고, 텃밭 만들자고 보채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자기 길을 찾을 수 있게 탁동철은 아이들 마음을 건드려 주고, 한 발 물러나서 지켜본다. 보이지 않게 아이들 곁에 있다.
탁동철은 아이들과 어떤 이야기를 만들려고 할까? 그저 아이들 곁에 있을 뿐인가? 아니다. '교실은 자립을 배우는 곳'이며 '누군가 헤맬 때 같이 헤매고, 훗날 동무들이 애써서 자기를 위해 뭔가를 해 주었다는 따뜻한 기억을 갖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이들 속으로 스며들어 보이지 않는 사람
아이들을 따라 바닥까지 가서 스스로 꽃피고 열매 맺게 하는 사람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탁동철이 놀고 공부하며 어떻게 아이들 속으로 스며들었는지, 33편의 이야기에 잘 담겨 있다. 아이들을 어떻게 만나는지, 아이들을 어떻게 글쓰기와 시 쓰기로 데려오는지,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듯이 자연과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까지. 반 아이들 가운데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며 사랑받은 기억이 없어서 자기 마음을 잃고 다른 아이를 괴롭히며 늘 말썽을 일으키는 아이도 있다. 탁동철은 '이 아이를 미워하는 일은 너무나 쉬운 일이라 조심스럽다' 한다.
명환이는 이제 애들 안 때릴 거라 한다. 술은 고등학교 들어가면 먹고 담배는 스무 살 넘어서 피울 거라고 한다.
"스무 살 되면 취직해서 한 달에 백만 원 받을 거예요. 돈 벌어서 할머니 고생 안 시킬 거예요."
기특해라. 앞을 생각하는 녀석이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다른 아이다. 오늘 짜장면도 학교에서 미운 짓을 해서 그 벌로 먹는 것이다.
탁동철은 하얀 고니가 갈대밭에 스며 앉듯이 아이들 속으로 스민다. 그리고 아이들이 드러나도록 톡톡 건드려서 길을 찾게 돕는다. 어떤 경우에도 가르치려는 목적을 드러내지 않는다. 때로는 음흉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이들은 놀다가 이야기 하다 보면 스스로 탁동철이 숨겨둔 목표(?)로 다가간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을 만나는 일이 벅찬 교사들이나, 아이들을 어떻게 만날지 고민하는 교사나, 아이들과 글을 쓰고 싶은 교사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수업을 더 잘할까 생각이 많은 교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동무가 혹은 길잡이가 되는 책이 있을까?
학교 뒤뜰에 못을 팠다. 한쪽은 얕게 파서 벼를 심고, 한쪽은 깊게 파서 연꽃을 심기로 했다.
모래 뒤집어쓰고, 신발도 치마도 흙 꾸정물에 젖어도 상관없다며 아이들은 열심이다.
억지로 시킨 일이라면 이렇게 할까. 억지로 하는 일이라면 일이 밉겠지. 농사일에 시달린 어릴 적 내 동무들이 어른이 된 지금 농사라면 고개를 내젓는 것처럼. 문제 풀기 공부에 시달린 아이들이 평생 공부와 담을 쌓게 되는 것처럼.
다른 학년 아이들이 연못을 망가뜨린다며 주인 행세를 하려는 아이들에게 한마디 한다.
"니네가 주인 행세하면 주인 아닌 아이들은 도둑같이 나쁜 마음이 될지도 몰라. 밤에 몰래 와서 연못을 망가뜨릴 수도 있어."
"귀한 것일수록 큰 목소리로는 못 지켜. 규칙으로는 못 지켜. 총칼로도 못 지켜."
아이들이 와글와글 비상 대책을 세웠다. 그렇게 해서 학교에는 모두가 주인인 연못이 생겼다.
지연이가 우는 얼굴로 실내화가 없어졌다 한다. 얼마나 속상할까.
"실내화야 기다려 우리가 간다."
실내화를 찾지 못했지만 지연이는 새로 빤 실내화를 신었다. 동무들 성의를 생각해서 일주일 동안 신고 다니겠다 하는데, 성의 같은 거 안 생각해도 된다. 누군가 헤맬 때 같이 헤매며 우리가 의리 있는 인간이란 걸 보여 줄 수 있어 기뻤고, 청소하고 빨래하며 행복했다. 그걸로 됐다.
탁동철은 사물을 볼 때 탁동철이어서 보는 것들이 있다. 탁동철이기 때문에 집어내는 사유가 있다. 놀랍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틈틈이 박혀 있어서 어떤 독자들은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읽고 넘어가 버릴 수도 있을 만큼 낮은 목소리다. 글을 읽는 사람이 놓치지만 않는다면, 그 목소리가 마음에 와서 콕 박힌다. 마치 세상에서 처음 들어 보는 그런 표현이다. 그런데, 그 낮은 목소리에 잠깐 머물러 있다 보면, 어마어마한 것이 보인다. 글을 읽으면서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 든다. 사람들 모두에게 원래 처음부터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처음 발견하는 것 같기도 한 저마다 안에 있는 사람됨의 아름다움.
이 책을 교사나 교육관계자뿐만 아니라, 모든 어른 독자들에게 함께 권하는 까닭이다.
탁동철의 교실에 쏟아진 동무들의 말
"교육 예술가, 수업지도 교과서, 천연기념물……"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이 사람 뭐지?
처음에는 놀라고, 근데 그게 너무 재미있고, 자꾸자꾸 생각을 하게 되고
머릿속에서 탁동철과 아이들이 떠나지 않아."
《하느님의 입김》과 전작 《달려라, 탁샘》을 편집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강원도에서 초등 교사를 하고 있는 박성진 선생은 '탁동철 책을 보면서 최고의 수업지도서'라 했고, 노래를 만드는 노마 씨는 '탁월한 교육 예술가'라고 했다.
지금은 정년퇴임한 부산 이상석 선생(《사랑으로 매긴 성적표》 저자)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희한한 선생, 천연기념물 같기도 하고 좀 덜떨어진 것 같기도 하다가 문득 눈물겹도록 좋은, 천생 선생인 사람'이라고 했다. 모두가 자기 자리에서 탁동철 선생을 만난 느낌일 것이다.
우리 교육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늘 길을 찾으며 헤맸다. 때로는 제도에서. 때로는 정책에서. 또 때로는 먼 북유럽 나라에서, 유태인한테서 배우려고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줄 만한 대안을 발견하지 못한 듯하다. 그만큼 교육의 원형을 찾기가 어려운 까닭이기도 하고, 아이들을 무엇인가 높은 목표로 끌어 올리려는 우리 현실에서는 길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교육의 절망이 어쩔 수 없는 현실처럼 굳어져 가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교사는 교사대로 지쳐 간다.
세상에는 가 볼 만한 여러 가지 길이 있겠지만, 탁동철 선생의 교실도 그 한 가지 길이 되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렸던 교육의 원형이 담겨 있는 이야기이다. 강원도 산골에서 펼쳐지는 작은 교실이 머나먼 북유럽이나 이웃 나라의 화려한 교실보다 더 우리 몸에 맞는 대안이나 희망으로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목차
목차
하나
선행상
손짓 발짓 눈짓 코짓 귀짓
하느님의 입김
실내화야 어딨니
눈 둥그렇게 뜨고 혀 내밀고 말아서 꼬아
진눈깨비
새글루
둘
20년 동안 안 해도 돼
반장 뽑기
해바라기 꽃밭
닭장 짓기
닭샘
눈 CCTV
눈 CCTV 2.0
화분에 싹, 누가 뽑았을까
우리 학교에는 주인 많은 못이 있다
교무 선생님
찾았다, 달맞이꽃
상어보다는 달룡이
닭 장학금
셋
썩은 감자
계단 훈련
꽉 쥔 숟가락
명환이
정유안 선생님
김상훈 선생님
참 이상도 하지
거상
춤값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솔방울
글쓴이의 말_올해 하는 일
선행상
손짓 발짓 눈짓 코짓 귀짓
하느님의 입김
실내화야 어딨니
눈 둥그렇게 뜨고 혀 내밀고 말아서 꼬아
진눈깨비
새글루
둘
20년 동안 안 해도 돼
반장 뽑기
해바라기 꽃밭
닭장 짓기
닭샘
눈 CCTV
눈 CCTV 2.0
화분에 싹, 누가 뽑았을까
우리 학교에는 주인 많은 못이 있다
교무 선생님
찾았다, 달맞이꽃
상어보다는 달룡이
닭 장학금
셋
썩은 감자
계단 훈련
꽉 쥔 숟가락
명환이
정유안 선생님
김상훈 선생님
참 이상도 하지
거상
춤값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솔방울
글쓴이의 말_올해 하는 일
저자
저자
탁동철
저자 탁동철은 아이들 속으로 스며들어 보이지 않는 사람.
아이들과 함께 잘 놀고 잘 삐치고 아이들에게 야단도 자주 맞는다. 어릴 때 선생님이랑 냇가에 낚시 갔을 때 선생님이 낚지 못한 꺽지를 낚아서 칭찬을 받은 일이 있다. 동철이는 끈기가 있어, 하고. 그때부터 쭉 뭔가를 끈질기게 기다리는 걸 좋아한다. 봄에는 해바라기 씨앗을 묻어 놓고 싹이 나오길 기다리고, 여름에는 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가을에는 씨앗이 여물기를 기다리고, 겨울에는 마른 해바라기 대 위에 쌓일 눈을 기다린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반짝거릴 수 있게 곁에서 보아주고 기다려 주는 걸 가장 잘한다.
1968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났고 춘천교육대학교에서 공부했다. [글과 그림] 동인으로 어린이 시 모음 《까만손》, 산문집 《달려라, 탁샘》을 냈다.
아이들과 함께 잘 놀고 잘 삐치고 아이들에게 야단도 자주 맞는다. 어릴 때 선생님이랑 냇가에 낚시 갔을 때 선생님이 낚지 못한 꺽지를 낚아서 칭찬을 받은 일이 있다. 동철이는 끈기가 있어, 하고. 그때부터 쭉 뭔가를 끈질기게 기다리는 걸 좋아한다. 봄에는 해바라기 씨앗을 묻어 놓고 싹이 나오길 기다리고, 여름에는 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가을에는 씨앗이 여물기를 기다리고, 겨울에는 마른 해바라기 대 위에 쌓일 눈을 기다린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반짝거릴 수 있게 곁에서 보아주고 기다려 주는 걸 가장 잘한다.
1968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났고 춘천교육대학교에서 공부했다. [글과 그림] 동인으로 어린이 시 모음 《까만손》, 산문집 《달려라, 탁샘》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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