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글 그리고 세상 2
한자의 어원으로 보는 우리말 우리글
『말, 글 그리고 세상』제2권. 최초의 자전 '설문해자'를 토대로 어원을 밝힌 책이다. 설문해자 540 부수를 기본으로 한자가 생겨간 이력을 알기 쉽게 풀이했으며 한자의 생성 원리와 부수에서 파생된 글자까지 설명해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게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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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설문해자》에 나오는 540부수 중 지금은 쓰이지 않는 부수나 중요도가 덜한 부수를 빼고 1권에서는 한 일(一)부터 밥 식(食)까지 140자를 다뤘고, 이번에 발간된 2권에서는 모일 집(?)부터 말 물(勿)까지 128자를 풀이했다.
부수 글자를 알면 한자가 보인다
한자를 제대로 알려면 부수 글자를 알아야 한다. 기본적인 부수 글자에서 많은 글자가 파생되어 나오기 때문이다.
부수 글자의 모양, 소리, 뜻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 그 구성 원리, 역사적 배경, 철학적 의미를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부수에서 파생된 글자들을 제시함으로써 한자를 한 글자 한 글자 외우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부수 글자 '?'(천천히 걸을 쇠)는,
……두 발로 걸어가는 모양에다가 한 획을 종아리에 비껴 그어 그 뜻을 '천천히 걷다'는 뜻으로 삼은 글자가 곧 '?'(천천히 걸을 쇠)이다. 이렇게 걸을 때에는 자연히 고개를 끄덕이기 마련이기 때문에 '?' 위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양을 본뜬 '允'(고개를 끄덕이는 모양)을 붙여 '천천히 나가다'는 뜻으로 썼다.
따라서 '俊'(나갈 준)은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앞서 나간 사람이라는 뜻이며, '駿'(천리마 준)은 다른 말들보다 달리는 능력이 훨씬 뛰어난 천리마를 뜻하며, '畯'(농부 준)은 매일 밭으로 나아가 농사짓는 농부를 말하고 또는 '농사의 신'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어떤 공사를 다 이뤘을 때를 일러 '竣工'(준공)이라 말하는데 이런 때의 '竣'(마칠 준)은 공사를 진행하다가 드디어 마쳤기 때문에 '가다'는 뜻에 드디어 '서다'(立)는 글자를 덧붙인 글자다.
'?'(언덕 릉)은 좌우로 나뉘어 파인 그 위에 흙이 우뚝 솟아 천천히 오를 수 있는 땅의 모양을 말하니 자연히 '언덕'이라는 뜻이 될 수밖에 없다. '稜'(모서리 릉)은 본디 곡식을 심는 논밭의 경계를 뜻한 글자로 이 또한 논두렁 밭두렁으로 논밭과는 달리 약간의 언덕을 이룬 '모서리'라는 말이다.
또 '綾'(비단 릉)은 같은 비단 중에서도 예사로운 비단이 아니라 불룩한 무늬를 놓은 고운 비단이라는 말이며, '菱'(마름 릉)은 흔히 물속에서 잘 자라는 가시 돋친 모난 식물로 '마름'을 말하며, '凌'(깔볼 릉)은 남을 대하는 태도가 얼음처럼 차갑고도 모난 꼴을 뜻한 글자다.
산의 형세를 나타낼 때 쓰이는 '峻'(험준할 준)과 '?'(험준할 릉)이라는 글자들은 다 같이 보통 산세가 엉뚱하게 높이 치솟아 감히 오르기 어려운 상태를 두고 형용한 글자다.……(48~49쪽)
……꽃이나 열매가 늘어져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가 곧 '垂'(늘어질 수)이다. …… 마치 활짝 떴던 눈을 살며시 감은 채 축 늘어진 지는 꽃의 모양을 일러 꽃이 오므라진다는 뜻으로 '睡'(꽃이 오므라지는 모양 수)라 하였다. 피곤한 나머지 눈 뚜껑이 살며시 내려 쳐져 졸음으로 옮겨지는 상태를 '睡'(졸 수)라 하는 것과도 같다.
아무튼 '垂'는 '늘어지다'는 뜻이기 때문에 '口'(입 구)를 붙이면 '唾'(침 뱉을 타)가 되고, '手'(손 수)를 붙이면 자식을 가르치기 위해 매를 때린다는 뜻으로 '?'(종아리 칠 추)가 되며, '竹'(대 죽)을 붙이면 매로 쓰는 채찍을 뜻하여 '?'(채찍 추)가 된다.
나아가 '金'(쇠 금)을 붙이면 무게를 가늠하기 위해 만든 저울에 붙는 쇳덩어리를 뜻하여 '錘'(저울 추)가 되고……(85쪽)
문자는 역사를 담고 있다
대표적 상형문자인 한자에서 말은 소리요, 글은 그림이며, 뜻은 마음이다.
우리말 가운데 많은 부분이 한자어로 구성돼 있으니 한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정확한 개념을 파악할 수 없다.
이 책이 단순히 어휘 해설에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세상살이에 대한 이치까지 통찰하고 있는 것은 한자, 곧 문자의 시작이 인문학의 시작과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있다'는 말은 '없다'는 말과 상대되는 말로 여겨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사냥시대에는 '있다'는 말은 사냥감을 잡아 내 손안에 있다는 말로 사냥감을 놓쳐 '잃었다'는 말과 상대가 되는 말이었다.
그래서 '있다'는 말은 내 손으로 사냥한 먹이를 가졌다는 말로서 '소유했음'을 뜻하기 때문에 '손'에 고기를 지녔다는 뜻에서 '又'(또 우; 또한 오른손을 나타냄)에 '肉'(고기 육)을 덧붙여 '有'(있을 유)라 했다. 즉, 有는 '所有의 有'였다.
이와는 달리 '잃었다'는 뜻은 손에서 일단 벗어났다는 뜻이기 때문에 '手'(손 수)에서 벗어났음을 뜻하는 '삐침'을 두어 '失'(잃을 실)이라 하였다. 손에서 벗어난다는 뜻은 손아귀 안에 들지 않고 손목 밖으로 벗어난 것이므로 삐침을 제외한 나머지 표현은 '手'가 변형된 것이다.
따라서 본디 '有'와 상대되는 글자는 '無'가 아닌 '失'이었는데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失'과 상대되는 글자는 '得'이요, '有'와 상대되는 글자는 '無'로 쓰이게 되었다. 그 까닭은 '有'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기 시작한 때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소박한 원시 사냥시대를 지나 나라의 형태가 갖추어지게 되고 자연과학적인 관심이 높아지게 되자 '有'에서의 '月'은 '고기'라는 뜻이 아니라 '달'을 뜻한 것이라고 풀어 '有'는 달을 손으로 가리듯, 월식 그 자체를 뜻한 글자로 쓰임이 바뀌기도 하였다.
이렇게 '有'에 대한 풀이가 달라지자 '有'는 '失'과 상대되는 글자가 아니라 '無'와 상대되는 글자로 쓰이게 되었다. 그렇다고 하여 본디 뜻인 소유의 유를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有는 곧 만유의 유로 만유의 근원이 되는 무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파악된 것은 글자 운용에 한층 철학적 의미가 깊어진 것이다.……(120~121쪽)
이 책에 실린 128편의 글을 차근차근 읽어가다 보면 글을 읽는 재미와 함께 풍부한 인문학 지식을 얻으면서 한자의 정확한 개념이 머릿속에 자리 잡는다
대대로 한학을 공부한 집안에서 태어나 줄곧 연구와 강의에 매진해 온 필자의 해박한 지식과 오랜 강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동양학 연구자, 국어와 한자 연구자, 교사,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이다.
설문해자 나머지 부수에 관해 정리한 3편도 곧 나올 예정이다.
이 책의 특징
- 설문해자 540 부수를 기본으로 한자를 풀이
- 한자가 생겨난 이력을 알기 쉽게 풀이
- 한자를 만들어 낸 원리를 설명
- 부수에서 파생된 한자를 설명해 어휘력 향상
- 동양고전의 원문, 고사, 사자성어 등을 덧붙여 예를 들음
- 똑같은 우리말로 쓰일 때에 그 의미가 어떻게 다른지 구분해 설명
- 한자를 통해 세상살이의 이치를 철학적으로 풀이
설문해자(說文解字)란?
후한(後漢) 때의 경전(經典)학자이자 문자학자인 허신(許愼)이 편찬한 세계 최초의 자전(字典). 최초로 부수의 개념을 창안해 계통별로 540개 부수로 분류하고 이에 따라 당시 한자 9,353자를 체계적으로 분류했다. 한자의 구성 원리인 육서(六書: 상형, 지사, 회의, 형성, 전주, 가차)의 법칙으로 한자의 구조를 설명했다. 이후 간행된 모든 자전들은 《설문해자》를 기본으로 삼고 있어 한자권 문자학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목차
목차
? (모일 집) 밑바탕과 좌우가 어울려 모여진 모양
會 (모일 회) 시루 위의 증기가 올라 모인 모양
倉 (창고 창) 지붕과 창문과 그리고 저장된 물건
入 (들 입) 지하수 향해 깊이 파들어 가는 모습
缶 (장군 부) 배가 불룩하고 목이 좁은 아가리로 된 병의 모양
矢 (화살 시) 찌르는 촉이 달린 살의 모양
高 (높을 고) 이 층 이상의 높은 집의 모양
? (먼 데 경) 산림 밖의 먼 곳을 나타냄
郭 (성곽 곽)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성곽의 모양
京 (서울 경) 높다란 집이 즐비한 서울을 뜻함
厚 (두터울 후) 자손이 제사상에 제물을 두터히 바침
? (가득할 복) 높고도 너비가 넓은 그릇을 본뜬 모양
?
?
? (빛날 삼) 털 장식의 무늬를 그대로 본뜬 것
文 (글월 문) 획을 교차하여 놓은 무늬
司 (맡을 사) 입으로 명령을 받아 수행하는 이
印 (도장 인) 집정자가 지니는 신물
色 (색 색)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색
? (임금 벽) 죄를 징벌하는 형벌로 다스리는 임금
包 (포태 포) 어미의 배 속에 아이가 든 모양
苟 (삼가할 구) 羊과 包와 口를 합쳐 말을 삼가다는 뜻
鬼 (귀신 귀) 사람이 죽어 돌아간 것
山 (뫼 산) 기운이 널리 흩어져 있고 생물이 의지하는 산
? (언덕 한) 평지보다 높은 언덕을 이르는 모양
石 (돌 석) 언덕 아래에 떨어져 굴러다니는 돌 모양
長 (길 장) 몸에서 계속 자라는 머리털의 모양
勿 (말 물) 고을을 알리는 깃발의 모양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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