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삼중 신학
『바울의 삼중 신학』은 버지니아유니온 대학에서 신약성서와 초기 기독교 역사를 가르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우진성 교수의 첫 번째 한국어판 도서다. 서문에서 밝혔듯 저자는 성서 연구에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물음표로부터 시작하는 독법은 여러 각도에서 바울을 다시 보게끔 하고, 이런 사유 속에서 드러나는 바울의 신학은 ‘믿음’을 엄격히 반추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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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버지니아유니온 대학의 김영석 교수는 총 세 권의 바울 연구서를 펴냈는데, 이 책은 그 가운데 가장 총론적인 저서다. 그는 이제까지의 바울 연구 경향을 다섯 가지로 구분하면서, 그 연구들이 중요한 성과를 냈음에도 공통으로 갖는 한계를 지적한다. 바로 윤리가 신학과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바울을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별개가 된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 책은 '하느님의 의', '그리스도의 신실함', '그리스도의 몸(인 우리)'이라는 바울의 핵심적인 세 키워드가 하나로 맞물리고 있는 의미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그리고 '삼중 복음'이 하나로 만나는 지점에서 신학과 윤리의 융합을 가능하게 하는 바울의 핵심 의미를 도출한다.
저자는 미국에서 가장 활동적인 한국계 신학자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독자들은 그를 거의 알지 못하지만, 독창적 바울 해석을 시도하는 이 책이 한국 신학계에 김영석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문지방이 되리라 믿는다. ― 김진호(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리부팅 바울』 저자)
'물음표'로부터 시작하는 바울 읽기
『바울의 삼중 신학』은 버지니아유니온 대학에서 신약성서와 초기 기독교 역사를 가르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우진성 교수의 첫 번째 한국어판 도서다. 서문에서 밝혔듯 저자는 성서 연구에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물음표로부터 시작하는 독법은 여러 각도에서 바울을 다시 보게끔 하고, 이런 사유 속에서 드러나는 바울의 신학은 '믿음'을 엄격히 반추하게 한다.
저자는 바울의 신학을 '하나님-그리스도-믿는 자'라는 틀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주장을 펼치기 전에 바울이 어떻게 해석되어 왔는지부터 차근차근 톺아 본다. 먼저 기존의 해석을 다섯 가지 범주로 나눈다. 법정적 구원의 관점, 사회과학적 관점, '새 관점', 묵시 신학적 접근, 정치적·이데올로기적 독법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 다섯 가지 독법의 대표적인 얼굴들을 소개하면서 각각의 주장과 장단점들을 설명한다. 예컨대 법정적 구원의 관점은 예수의 죽음이 "하나님의 정의"를 만족시켜 인간들의 죄를 씻어 냈다고 여긴다. 이른바 '대속 만족론', '형벌 대리론'이다. 이 같은 관점은 믿는 자로 하여금 예수의 희생정신을 통감하게 해 더욱 뜨거운 믿음을 이끌어 낸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하나님의 정의를 개인적 차원으로 축소시킨다는 단점이 있다. 말하자면 예수는 인간의 죄를 사하기 위한 희생 제물일 뿐이고 믿는 자는 아무런 대가 없이 그 효력을 누리는 수동적인 존재로 한정되는 것이다. 저자는 법정적 구원의 관점을 포함한 다섯 가지 독법 모두가 같은 약점, 즉 하나님, 그리스도, 믿는 자라는 세 주체의 역동성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바울서신을 둘러싸고 들끓는 논쟁을 담다
이 책은 무척 체계적이며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다. 바울을 제대로 이해하고자 하는 탐구 정신에 가득 찬 독자라면 이 점이 무척 큰 미덕으로 다가갈 것이다. 저자는 바울의 삼중 신학을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교회를 핍박하던 바리새파에서 예수의 사도로 탈바꿈한 바울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바울의 삶과 그 당시의 사회적·문화적 상황을 가장 잘 전달하는 문서는 바울이 쓴 일곱 통의 편지다. 저자는 "하나님의 의", "그리스도의 믿음",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세 가지 주제어가 각각의 바울 서신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세세하게 분석해 풀어낸다.
로마서 7장 4절에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말미암아 율법에 대해서는 죽임을 당했습니다."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율법'은 모세의 율법이 아니라, 율법이 하나님의 법이 되지 못하게 가로막는 특정한 행위를 가리킨다. 이 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바울의 과거에서 유추할 수 있다. 하나님을 열렬히 따르던 바리새파 바울의 사상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핍박으로 귀결됐다. 후에 그리스도를 만난 바울은 자신의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반성하며, 하나님의 의를 추구하기보다 "자기 자신들의 의"를 추구하는 유대인들이 문제라는 점을 깨닫는다. 이렇게 보자면 방금 소개한 로마서 7장 4절은 '사랑의 율법을 세운 하나님의 원칙을 막는 율법에 대해 죽었음'을 선언하는 구절이다. 더불어 여기 등장하는 "그리스도의 몸"은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의 몸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몸 때문에 율법에 대해 죽는" 삶은 다름 아닌 그리스도처럼 죽는 삶이다. 바울은 믿는 자들을 향해 하나님을 위해 살고자 한다면 죽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것은 로마서 6장 11절의 "죄에 대해서는 죽은 사람이요, 하나님을 위해서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구절과 자연스레 연결된다.
한편 갈라디아서 2장 16절에 나타나는 "율법의 행위erga nomou"라는 표현 또한 신학자들의 날선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지점이다. NIV 성경은 이를 "율법을 지키는 것"으로 의역해 실었다. 이 번역을 따르는 사람들은 "율법을 행하는 행위로 의롭게 되는 것"이라는 구절이 유대 율법주의를 뜻한다고 이해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율법의 행위'는 율법 전체를 의미하지도, 율법을 지키는 행위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바울이 지적한 율법의 진짜 문제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의를 구현하지 못한 데 있다면서 바울서신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새롭게 번역해 낸다.
진정한 믿음을 구현하는 바울의 삼중 신학
바울의 삼중 신학 사상이 가장 명료하게 드러나는 부분은 로마서 3장 22절이다. "하나님의 의[하나님이 행하신 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예수 그리스도가 보여 준 믿음]을 통하여 오는 것인데, 모든 믿는 사람[믿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에 참여하는 믿음]에게 미칩니다." 저자는 이 구절을 소개하며 하나님의 의에 담긴 포용성과 믿는 자의 능동적인 태도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아무리 하나님의 의가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드러났다 해도, 믿는 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어떤 변화도 생기지 않는다. 믿는 자는 타자를 위해 희생의 길을 걸어야 한다. 타자의 고통에 동참해 찢어지는 마음으로 십자가를 짊어져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그리스도-믿는 자라는 삼중 신학을 구현하는 진정한 믿음이다.
『바울의 삼중 신학』은 바울서신에 나타난 삼중 신학 사상을 집요할 만큼 논증해 설득력을 쟁취한다. 물론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바울을 해석하는 하나의 독법일 뿐 진리는 아니다. 그러나 저자의 독창적인 관점이 한국에도 소개되기를 바라는 주변 신학자들의 소망으로 이 책의 출간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상기하면『바울의 삼중 신학』이 보여주는 새로운 바울 읽기가 한국 신학계에 신선한 담론을 형성하는 데 일조하리라 기대된다.
책속으로 추가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가 해체의 상징이라면 [고린도전서] 4장 16절의 본받음은 단순히 바울의 성품이나 그를 흉내 내라는 메시지가 아니다. 십자가가 가져다 준 해체-재건의 메시지에 중심을 둔, 새로운 삶의 방식을 고린도 교인들에게 되새겨 주는 구절이다. 힘과 영광에 대한 고린도 교인들의 이기적인 추구만 해체된 것이 아니다. 바울이 스스로를 이해하는 방식도 해체돼, 자신의 십자가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15장 31절에서 "나는 날마다 죽습니다!"라고, 15장 9절에서는 "나는 사도들 가운데서 가장 작은 사도입니다. 나는 사도라고 불릴 만한 자격도 없습니다"라고 고백한 것이다. 바울은 이렇게 스스로를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여겼다. 그런데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는 전 세계에 미치기 때문에, 이 영향은 바울과 고린도 교회를 넘어 퍼져 간다. 동시에 이 해체의 메시지는 모든 사람을 위한 새로운 공동체, 사랑하는 공동체를 건설하기 시작한다. (252~253쪽)
바울에게 신학과 윤리는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바울에게 신학은 곧 윤리고, 윤리는 곧 신학이다. 하나님, 그리스도, 믿는 자들이라는 세 주체가 바울의 신학과 윤리를 구성한다. 이를 풀어내면 바울의 신학에서 하나님은 유일하신 하나님이고, 이는 유대 신학적 관점에서 온 것이다. 그리스도는 이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신실한 순종으로 살아 내셨다. 그리스도의 신실함을 보신 하나님께서는 과거에 인간이 지은 모든 죄를 너그럽게 보아주시고(롬 3:21~26) 새로운 시간으로 인도하신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시간과 창조는 그리스도께서 인간을 위해 행하신 것을 믿는 자들에게 무조건 보장되지는 않는다. 오직 그리스도의 믿음, 그리스도의 죽음에 참여하는 자들만이 이를 경험할 수 있다. (262쪽)
목차
목차
서문
들어가며
1장 바울은 어떻게 해석되어 왔는가?
ㆍ 법정적 구원의 관점
ㆍ 사회과학적 혹은 사회학적 접근
ㆍ 바울에 대한 '새 관점'
ㆍ 묵시 신학적 접근
ㆍ 정치적·이데올로기적 읽기
ㆍ 요약
2장 바울의 삼중 신학을 향하여
ㆍ 바울의 삶
ㆍ 바울 신학의 중심 이슈와 바울의 해결책: 율법, 죄, 생명에 대하여
ㆍ "그리스도의 몸으로 말미암아 율법에 대해서는 죽임을 당했습니다."
ㆍ "그리스도는 율법의 끝마침이 되셔서"
ㆍ "율법의 행위"
ㆍ 요약
3장 바울의 삼중 신학
ㆍ 하나님의 의, 그리스도의 믿음, 믿는 자들이 이룬 "그리스도의 몸"
ㆍ 고린도전서에 나타난 삼중 신학 둘러보기
ㆍ 로마서에 나타난 삼중 신학 둘러보기
ㆍ 갈라디아서에 나타난 삼중 신학 둘러보기
ㆍ 요약
4장 "하나님의 의"
ㆍ 하나님의 의는 어떻게 이해되어 왔는가?
ㆍ 구약성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의"
ㆍ 제2성전 유대교와 디아스포라 경험 안의 "하나님의 의"
ㆍ 로마 제국의 의/정의
ㆍ 바울과 "하나님의 의"
ㆍ 바울서신에 나타난 "하나님의 의"
ㆍ 로마서 1장 16~17절과 3장 21~26절에 나타난 "하나님의 의"
ㆍ "하나님의 의", 하나님의 복음
ㆍ "하나님의 의", 하나님의 결정적인 역사 개입
ㆍ 요약
5장 "그리스도의 믿음"
ㆍ 바울서신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믿음"
ㆍ 구약성서에 나타난 메시아
ㆍ 제2성전 유대교와 디아스포라 경험 속에서의 메시아
ㆍ 그리스-로마 제국에서의 메시아
ㆍ 바울과 "그리스도의 믿음"
ㆍ 바울서신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믿음"
ㆍ Pistis Christou 요약
ㆍ 요약
6장 믿는 자들이 이룬 "그리스도의 몸"
ㆍ 바울서신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몸"
ㆍ 구약성서에 나타난 인간 문제
ㆍ 제2성전 유대주의와 디아스포라 경험 속에 나타난 인간 문제
ㆍ 그리스-로마 시대의 인간 문제
ㆍ 바울과 "그리스도의 몸"
ㆍ 바울서신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몸"
ㆍ 고린도전서 12장 12~27절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몸"
ㆍ 요약
7장 그리스도를 "본받음"
ㆍ 헬라 전통 안의 미메시스
ㆍ 미메시스와 바울
ㆍ 본받음의 해석 방식
ㆍ 고린도전서 4장 16절과 11장 1절에 나타난 "본받는 사람들"
ㆍ 요약
8장 오늘날 바울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ㆍ 바울 신학 요약
참고 문헌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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