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향기(99m story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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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미터 굴뚝 위, 아이는 방울토마토 한 포기를 품고 세상에 맞서기로 했다.
하늘과 땅 사이, 절망과 고립이 맞닿은 그곳에서 한 노동자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된다. 어른이 된 지 오래지만 작품 내내 '아이'라 불리는 주인공 명희는, 비정규직 정리해고에 맞서 35미터 높이의 공장 굴뚝 위에서 10개월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해고 노동자다. 세상과 단절된 채 위태롭게 매달린 한 평 남짓한 허공, 그 삭막한 굴뚝 위에서 명희를 버티게 하는 것은 냉면 그릇에 심어 애지중지 키운 방울토마토 '방울이'와 그 열매의 향기가 불러오는 지나간 시절의 기억이다.
방울토마토의 향긋한 내음을 매개로 명희는 유년의 터전이었던 지리산 자락 구례 석산골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그 기억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난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빨갱이'라는 낙인에 떠밀려 세상 끝 변방으로 숨어들어야 했던 외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아이 자신의 삶을 비춘다. 소설은 굴뚝 위의 '지금'과 석산골의 '그때'를 교차시키며, 한 개인이 가혹한 현실의 파고를 어떻게 견디고 마주하는지를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듯 세밀하고 생생하게 그려낸다.
하늘과 땅 사이, 절망과 고립이 맞닿은 그곳에서 한 노동자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된다. 어른이 된 지 오래지만 작품 내내 '아이'라 불리는 주인공 명희는, 비정규직 정리해고에 맞서 35미터 높이의 공장 굴뚝 위에서 10개월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해고 노동자다. 세상과 단절된 채 위태롭게 매달린 한 평 남짓한 허공, 그 삭막한 굴뚝 위에서 명희를 버티게 하는 것은 냉면 그릇에 심어 애지중지 키운 방울토마토 '방울이'와 그 열매의 향기가 불러오는 지나간 시절의 기억이다.
방울토마토의 향긋한 내음을 매개로 명희는 유년의 터전이었던 지리산 자락 구례 석산골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그 기억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난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빨갱이'라는 낙인에 떠밀려 세상 끝 변방으로 숨어들어야 했던 외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아이 자신의 삶을 비춘다. 소설은 굴뚝 위의 '지금'과 석산골의 '그때'를 교차시키며, 한 개인이 가혹한 현실의 파고를 어떻게 견디고 마주하는지를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듯 세밀하고 생생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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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오늘의 나에게 내일을 그리게 하는 지나온 시절의 향기
『시절향기』의 가장 큰 매력은 30여 년간 촬영감독으로 영화 현장을 누빈 작가의 독보적인 시각적 장악력이다. 35미터 허공에 고립된 공장 굴뚝과 지리산 석산골의 짙푸른 풍경, 섬진강 서시천의 물비늘과 만복대 억새 군락이 한 편의 웰메이드 다큐멘터리처럼 교차하며 독자를 이야기 속 현장 한가운데로 이끈다.
주인공이 이미 성인이 되었음에도 시종일관 '아이'로 불리는 것은 이 소설의 핵심 장치다.
옛이야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어린이처럼 거짓을 거짓이라 말하고 진실을 진실로 증언하는, 정직하고 투명한 시선으로 부조리한 세계에 맞섰던 이들을 대변하는 이름이자, 주인공을 버티게 하는 정체성의 뿌리가 유년의 기억에 닿아 있음을 드러내는 상징적 호명이다.
작품은 1980년 5월 광주와 살아남은 가족에게 씌워진 '빨갱이'라는 낙인, 지리산 깊은 산골 화전민이 떠난 터에서 모질게 이어간 삶, 외환위기와 가문의 몰락, 그리고 정리해고와 고공농성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상흔들을 한 가족의 삶에 촘촘히 새겨 넣는다.
그러나 소설이 끝내 무게 중심을 두는 것은 덤덤히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힘이다. 극단적 양극화와 혐오, 강자독식의 현실 속에서 내일을 마주할 힘은 다름 아닌 지나온 시절의 기억에서 비롯된다. 고공농성장에서 키워낸 방울토마토가 되살리는 기억의 끈은 '아이'를 탯줄처럼 단단히 붙잡아주며 거친 현실 앞에서도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도록 이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마음속 깊이 새겨진 저마다의 가슴속에 새겨진 '시절향기'를 발견하고 이 팍팍한 시대를 꿋꿋하게 건너갈 든든한 힘을 얻게 될 것이다.
99m 시리즈 : 우리가 쓴 이야기, 당신이 완성할 시간(minutes)과 거리(meters)
아무리 재미있고 매력적인 이야기라도 때로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어딘가에 묻히곤 한다.
애니메이션 작가의 스케치북 한 귀퉁이에, 영화감독이 몇 번이고 고쳐 쓰다 서랍 속에 넣어둔 시나리오 속에, PD의 기획안 파일 속에, 배우가 대사를 곱씹으며 밑줄 그은 낡은 대본 속에, 그리고 작가가 언젠가 완성하리라 다짐하며 적어둔 오랜 메모 속에……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의 손끝에서 태어났지만, 정작 프레임 안에는 담기지 못한 귀한 이야기들이 있다. 99m 시리즈는 바로 그 이야기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어 세상과 연결하는 작업이다. 스크린에 미처 담기지 못한 이야기, 혹은 그 너머의 숨겨진 서사를 '소설'이라는 또 다른 그릇에 담아 완성한다.
한 편의 잘 만든 영화를 보고 나면 러닝타임과 상관없이 가슴 깊이 남는 긴 여운이 있다.
99m 시리즈가 지향하는 것 역시 바로 그 밀도 높은 몰입의 감각이다. 마치 영화 한 편을 감상하듯 숨 막히게 빠져드는 99분(minutes), 그것이 '99m'이 품은 첫 번째 의미다. 그리고 남은 1m. 아무리 뛰어난 이야기라도 그 마지막 순간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독자의 몫이다. 작가와 편집자가 정성껏 다듬어 올린 99m의 이야기 위에 읽는 이의 상상과 해석이 더해지는 마지막 1미터(meter). 비로소 100m라는 하나의 온전한 스토리가 되어 세상에 가닿게 된다.
영상 언어로 태어나 소설로 피어난 이야기. 그 이야기의 마지막 1m를 채울 준비가 되었다면, 지금 99m 시리즈의 첫 페이지를 펼쳐보길 바란다.
『시절향기』의 가장 큰 매력은 30여 년간 촬영감독으로 영화 현장을 누빈 작가의 독보적인 시각적 장악력이다. 35미터 허공에 고립된 공장 굴뚝과 지리산 석산골의 짙푸른 풍경, 섬진강 서시천의 물비늘과 만복대 억새 군락이 한 편의 웰메이드 다큐멘터리처럼 교차하며 독자를 이야기 속 현장 한가운데로 이끈다.
주인공이 이미 성인이 되었음에도 시종일관 '아이'로 불리는 것은 이 소설의 핵심 장치다.
옛이야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어린이처럼 거짓을 거짓이라 말하고 진실을 진실로 증언하는, 정직하고 투명한 시선으로 부조리한 세계에 맞섰던 이들을 대변하는 이름이자, 주인공을 버티게 하는 정체성의 뿌리가 유년의 기억에 닿아 있음을 드러내는 상징적 호명이다.
작품은 1980년 5월 광주와 살아남은 가족에게 씌워진 '빨갱이'라는 낙인, 지리산 깊은 산골 화전민이 떠난 터에서 모질게 이어간 삶, 외환위기와 가문의 몰락, 그리고 정리해고와 고공농성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상흔들을 한 가족의 삶에 촘촘히 새겨 넣는다.
그러나 소설이 끝내 무게 중심을 두는 것은 덤덤히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힘이다. 극단적 양극화와 혐오, 강자독식의 현실 속에서 내일을 마주할 힘은 다름 아닌 지나온 시절의 기억에서 비롯된다. 고공농성장에서 키워낸 방울토마토가 되살리는 기억의 끈은 '아이'를 탯줄처럼 단단히 붙잡아주며 거친 현실 앞에서도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도록 이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마음속 깊이 새겨진 저마다의 가슴속에 새겨진 '시절향기'를 발견하고 이 팍팍한 시대를 꿋꿋하게 건너갈 든든한 힘을 얻게 될 것이다.
99m 시리즈 : 우리가 쓴 이야기, 당신이 완성할 시간(minutes)과 거리(meters)
아무리 재미있고 매력적인 이야기라도 때로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어딘가에 묻히곤 한다.
애니메이션 작가의 스케치북 한 귀퉁이에, 영화감독이 몇 번이고 고쳐 쓰다 서랍 속에 넣어둔 시나리오 속에, PD의 기획안 파일 속에, 배우가 대사를 곱씹으며 밑줄 그은 낡은 대본 속에, 그리고 작가가 언젠가 완성하리라 다짐하며 적어둔 오랜 메모 속에……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의 손끝에서 태어났지만, 정작 프레임 안에는 담기지 못한 귀한 이야기들이 있다. 99m 시리즈는 바로 그 이야기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어 세상과 연결하는 작업이다. 스크린에 미처 담기지 못한 이야기, 혹은 그 너머의 숨겨진 서사를 '소설'이라는 또 다른 그릇에 담아 완성한다.
한 편의 잘 만든 영화를 보고 나면 러닝타임과 상관없이 가슴 깊이 남는 긴 여운이 있다.
99m 시리즈가 지향하는 것 역시 바로 그 밀도 높은 몰입의 감각이다. 마치 영화 한 편을 감상하듯 숨 막히게 빠져드는 99분(minutes), 그것이 '99m'이 품은 첫 번째 의미다. 그리고 남은 1m. 아무리 뛰어난 이야기라도 그 마지막 순간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독자의 몫이다. 작가와 편집자가 정성껏 다듬어 올린 99m의 이야기 위에 읽는 이의 상상과 해석이 더해지는 마지막 1미터(meter). 비로소 100m라는 하나의 온전한 스토리가 되어 세상에 가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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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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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시절향기 (본문)
작가의 말
시절향기 (본문)
저자
저자
구연모 서른 해 동안 영화 현장을 누빈 촬영감독이다. 1996년 영화 《꽃을 든 남자》의 촬영 스태프로 영화계에 입문한 뒤, 2004년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을 통해 촬영감독으로 입봉했다. 이후 영화, 드라마, 광고 등 다양한 현장에서 온갖 파란과 풍파를 겪으며 자신만의 철학과 통찰로 삶의 궤적을 그려왔다. 그에게 촬영은 단순한 생업을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이자 시대를 관통하는 마법 같은 렌즈였다. "손을 움직이지 않으면 영혼이 잠식당한다"는 생각으로 오래 묵혀두었던 서사의 조각들을 그러모아 『시절향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팍팍한 삶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바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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