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그 먼 길(우리시대의 논리 15)
우리 사회 아시아인의 이주 노동 귀환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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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이주민의 노동과 삶, 그리고 귀환의 기록!
우리 사회 아시아인의 이주 노동 귀환을 적다『이주, 그 먼 길』. 시인이자 이주 인민 활동가로 오랜 시간 활동했던 저자 이세기가 2005년부터 ‘한국이주인권센터’와 ‘아시아 이주 문화 공간 오늘’에서 이주노동자, 이주민과 함께하면서 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귀환 이주노동자를 만나는 글로 시작하여, 귀환 이주노동자가 한국 사회에 살다가 자진 출국, 부적응, 강제 추방 등의 사유로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 사연들을 들려준다. 이를 통해 한국 사회가 직면한 오늘의 이주 문제와 이주민들이 보는 한국 사회의 문제를 세세하게 짚어냈다. 더불어 한 명의 이주노동자, 이주민이 어딘가를 떠나와, 한국에서 일하고 생활하다가 정착하거나 되돌아가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보여준다.
우리 사회 아시아인의 이주 노동 귀환을 적다『이주, 그 먼 길』. 시인이자 이주 인민 활동가로 오랜 시간 활동했던 저자 이세기가 2005년부터 ‘한국이주인권센터’와 ‘아시아 이주 문화 공간 오늘’에서 이주노동자, 이주민과 함께하면서 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귀환 이주노동자를 만나는 글로 시작하여, 귀환 이주노동자가 한국 사회에 살다가 자진 출국, 부적응, 강제 추방 등의 사유로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 사연들을 들려준다. 이를 통해 한국 사회가 직면한 오늘의 이주 문제와 이주민들이 보는 한국 사회의 문제를 세세하게 짚어냈다. 더불어 한 명의 이주노동자, 이주민이 어딘가를 떠나와, 한국에서 일하고 생활하다가 정착하거나 되돌아가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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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주, 현대 민주주의의 최대 난제
이주민 출신 이자스민 씨와 탈북자 출신 조명철 씨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이는 한국 사회의 이주자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실제의 이주 문제가 어떤지를 살피는 데는 좀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물론 이주 문제는 한국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의 여러 이민 국가에서 이미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으나, 쉽사리 대안을 마련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이주 문제는 한 사회가 가장 정직하게 들여다보지 못한 채 외면하기 쉬운 문제라고도 볼 수 있을 텐데, 이는 우리 사회가 2만3천여 명에 이르는 국내 탈북자(통일부 통계)와 60만여 명에 이르는 자이니치在日(일본 입국관리국의 2007년 말 기준 통계)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해법 마련의 어려움과 별개로, 문제를 온전히 파악하려는 시도는 논의를 위한 좋은 출발점이다.
이 책은 귀환 이주노동자를 만나는 글로 시작한다. 그동안 한국 사회 안의 이주노동과 이주의 참상을 전하는 글들은 종종 있었지만, 귀환 이주노동자, 즉 한국 사회에 살다가 자진 출국, 부적응, 강제 추방 등의 사유로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 이들을 충분히 살피지는 못했다. 이들이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살피고, 이를 통해 전 세계적 이주 자체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것은, 이주 현상을 근본적으로 살피게 하는 한편, 한국 사회가 이주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여기에 주목해, 한 명의 이주노동자, 이주민이 '어딘가를 떠나와, 한국에서 일하고 생활하다가, 정착하거나 되돌아가는 모습'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드러내고자 했다. 시인이자 이주 인권 활동가로 오랜 시간 활동했던 저자는, 우리 사회 이주노동자와 이주민을 미화하거나, 그 반대로 투사로 그려내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 그리고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찾아온 그들이, 자신을 환대하지만은 않는 한국 사회에서 겪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받아 적으며, '우리 모두는 이주민'이라는 사실을 담담히 전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너희 나라로 가."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126만 명에 이른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들 가운데 40명 중 1명이다. 이주노동자는 국내 임금노동자의 4퍼센트인 60만여 명, 다문화 가정은 18만 가구에 이른다. 결혼 이주자는 14만여 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한 해 동안 이뤄지는 국제결혼은 한국 내 전체 결혼의 13퍼센트를 차지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50년에 결혼 이민자와 그 자녀가 216만 명을 넘어서고, 총인구 대비 비중이 5.11퍼센트에 이르게 되어 한국 또한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로 이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수의 이주민이 우리 가까이에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은 일터에서, 길거리나 시장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너희 나라로 가."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20대 초반에 한국에 왔다가 30대 중반이 된 숙련 노동자에게,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정착의 꿈을 꾸는 이주민에게, 한국에서 태어나자마자 무국적자가 되었지만 어느덧 취학연령에 이른 아이에게, 돌아갈 수 있는 '너희 나라'는 어디일까.
고용허가제 체류 기간 연장에 담긴 의미
1991년 산업 연수제가 시행된 이래 이주노동자가 본격적으로 한국에 온 지 20여 년이 지났다. 2004년 도입된 고용허가제가 2007년 폐지된 산업 연수제를 대체하면서 이주노동 정책은 일원화되었고, 최근까지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고용허가제 개정안이 마련되어 왔다. 추가 체류 기간이 논의되는 것은 한국의 산업 현실에서 숙련된 이주노동자의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이주노동자 체류가 장기화될수록 취업국 사회로 자연스럽게 통합될 수 있다고 일반적으로 인식한다. 실제로 많은 국가에서 장기간 체류한 이주노동자에게 영주권이나 국적을 취득할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한국의 이주 관련 정책에는 이런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채, 이주노동자를 '산업 인력'으로만 간주해 '단기 순환 체류' 기조를 유지한다.
권리 없는 노동, 정주할 수 없는 삶
불안정한 처지에 놓인 이들은 대개 최저임금이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 내몰려 만성적인 임금 체불과 퇴직금 미지급 문제를 겪고(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외국인 근로자 임금 체불 신고액은 총 3,562개 사업장, 211억9천만 원에 이른다), 산업재해를 당한 뒤에도 적절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한다(2011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주노동자 등의 의료 지원에 관한 보건복지부 예산 33억6천만 원 가운데 25.6퍼센트인 8억6천만 원이 삭감되었다). '불법체류'를 단속하는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쫓기다 목숨을 잃기도 한다(가장 최근에는 지난 3월 27일 동해시에서 중국 출신 이주노동자 한 명이 단속을 피하다 변사체로 발견됐다). 2009년 10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서 발간한 이주노동자 보고서의 제목은 「일회용 노동자」였다.
귀화를 전제로 한 동화주의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주민을 있는 그대로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 시민권을 보장하고, 이주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그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동권을 부여하며(이주노조는 여전히 허가받지 못한 상태로 대법원에 관련 소송이 계류된 채 '법외 노조'로 남아 있다), 국적에 구애받지 않고 이주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적절한 참정권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배제와 차별, 일방적인 통합이 계속된다면 우리 사회 안에 또 하나의 '게토'가 만들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 사회가 직면한 오늘의 이주 문제, 그리고 이주민들이 보는 한국 사회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일은 더는 늦출 수 없는 중대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이를 확인하는 데에 긴요한 '한국 사회 임상 분석'을 제공한다.
다문화를 인정하지 않는 동화 정책?
2009년 사회통합위원회가 발족했다. 한국 귀화를 원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 통합 이수제 또한 같은 해 시행되었다. 다문화 가족의 정착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다문화가족센터는 전국에 201개소가 설치되었다(2011년 12월 29일 현재). 온정주의가 바탕에 깔렸더라도 이주민의 한국 사회 적응을 실질적으로 돕는 시도는 필요하다. 다만 이주민들이 지닌 문화를 존중하고 이를 배우려는 다문화적 접근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한쪽의 문화만 일방적으로 주입시킬 뿐이라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영어'를 쓰지 않는 국가의 언어가 무시되고, '음식 문화'에서만 다문화가 구현된다는 말이 있을 만큼, 현재 한국의 다문화주의는 온전히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펼쳐지는 동화주의 정책은, 이주민이 대표하는 문화적 자산을 얻는 대신, 한 명의 '2등 한국 시민'을 만드는 데 그친다.
파키스탄 이주노동자에게서 전화 한 통이 왔다. 인천 남동 공단에서 모임이 있는데 함께할지를 묻는다. 좋다고 답한 뒤 찾아가는 공단 길은 어둠으로 가득하다. 회합 장소인 공장 기숙사에 들어서자 카오스처럼 벗어 놓은 얽히고설킨 신발이 자못 절경이다. 저것이 바로 삶이라면 그야말로 극적이다. 라호르에서, 카라치에서, 이슬라마바드에서 신발이 끌고 왔을 이주의 길이 불현듯 궁금했다.
___2부 "굿다하 피스!"
실상 이주노동은 환상과 같은 것이라서 어느 정도 돈을 모으면 삶이 연장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앞날이 막막할 정도의 절망이 찾아온다. '완전한 귀환'은 "많이 벌고, 많이 아껴서 모국의 가족들에게 더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라는 이주노동자의 목적이 달성된 경우다. 하지만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귀환한 이후 가족과 결합하고 지역사회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에 직면한다. 시내 중심에는 트라이시클의 행렬이 끝이 없다. 매캐한 매연을 내뿜으며 사람들의 발이 되는 트라이시클 운전이, 이곳에서 직업을 창출하는 유일한 일처럼 보인다.
___1부 "뫼비우스의 끈"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는 성장 배경과 환경을 봤을 때 그나마 선택받은 이들이다. 하지만 노동에는 선택이 없다. 한 집안의 가장, 남편, 아버지로서 이주노동을 가는 것이 아니라, 사출직 노동자, 가구 배달 기사, 일용직 건설 노동자, 야간 일을 전담하는 노동자로 가는 것이다. 그가 그 나라에서 어떤 신분이었는지, 성장 배경이 어떻고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지시에 따르고 복종하는 건강한 노동력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___1부 "뫼비우스의 끈", 2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고향으로 귀환해 조그만 의류 공장을 차리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자고 일어나 몇 발자국만 가면 공장 작업장이고 일이 끝나 또 몇 발자국 떼면 방이었지만, 그는 꿈이 있어 행복했다. 일주일씩 주야 맞교대로 하루에 열두 시간 일해야 했지만, 그는 불평하지 않았다. 몸은 쇳가루 때문에 늘 알레르기에 시달리고 하루에도 여러 차례 생산량 독촉을 받으면서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일했다. 여기에서 밀리면 갈 곳이 없었다. 어렵게 온 이주노동이기에 뼈가 녹아내리는 한이 있어도 참아야 했다.
___2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몸이 아파도 병원은 엄두도 못 낸다. 친구를 만나고 싶어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 비싼 택시비를 내고 가야 한다. 한국인에게 폭행을 당해도 경찰서에 갈 수가 없다. 모국어로 쓰인 책 한 권도, 신문 한 장도 구경하지 못한다. 번 돈을 고향에 송금하기 위해 살아갈 뿐이다. 생활하는 방은 단출하다. 간단한 취사도구와 카펫만이 세간의 전부다. 방 안의 풍경은 그가 언제든지 이곳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___2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온종일 방 안에서 놀아요. 밤이면 가끔 산책을 나가요."
네 살 된 돈나린의 하루를 물으니 이렇게 대답했다. 돈 씨 부부는 한국 생활 9년째를 맞고 있다. 부인인 린 씨가 산업 연수생으로 먼저 한국에 왔다. 그리고 얼마 뒤 남편이 고용허가제로 들어왔다. 그 사이 한국에서 둘째 돈나린을 낳았다. 돈나린은 국적이 없다. 태어나자마자 무국적자가 되었다. 필리핀 친정에서 자라고 있는 첫째는 열 살이 되었다. 낳은 지 1년도 안 된 젖먹이를 떼어 놓고 한국에 온 이래 여태껏 헤어져 살고 있다. 때마침 딸과 인터넷으로 메신저를 하고 있기에, "딸 보고 싶지 않아요?" 하고 물으니, 그녀의 눈에 잠시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메신저를 통해 필리핀에 있는 큰딸을 보는 것이 일과라고 한다.
___3부 "파트타임 인생"
"다문화 가정을 꾸려 가기가 너무 힘이 들어요. 우리를 그냥 사람으로 대했으면 좋겠어요."
오성혜 씨는 일본에서 배운 일본어와 방글라데시 출신인 남편의 기술로 생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이주 초기만 하더라도 이들에게는 의욕이 넘쳤다. 자신들의 다문화적 특성이 한국 생활에 빠르게 정착하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을 찾아온 것은 냉대와 편견이었다. 다문화 가정 1세대라고 할 만한 이 부부에게 생활은 곧 싸움이었다. 일자리를 찾는 어려움부터 시작해, 주변의 따가운 편견과도 싸워야 했다.
___3부 "에리카의 꿈"
그의 등 너머로 먼 길을 온 사내가 보인다. 터번과 히잡을 벗고 콧수염까지 깎고는 말끔한 신사복으로 차려입은 사내는, 사방에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광막한 산맥 아래 토담집들만 몇 채 있는 마을을 떠난다. 가방 하나 들고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길을 떠난다. 웃음 띤 얼굴은 이내 잔뜩 긴장해 굳어지고 그가 떠나온 자리마다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 이제 그는 자신이 떠나온 자리로 되돌아가 생활에 묻힐 것이다.
_2부 "진돗개와 야반도주"
이주는 끝이 없는 다람쥐 쳇바퀴 같다. 돌아온 곳의 현실이 또 다른 탈출을 꿈꾸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유일한 생존이자, 삶의 탈출구가 아닌가. 이주의 삶을 통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무엇인가. 불안한 이주의 삶을 통해 무엇이 변화하는가. 그들의 눈빛이 두려움의 눈빛인지, 아니면 새로운 꿈을 향한 눈빛인지 알 수 없는 채로, 나는 스스로 이주노동자가 되어 천천히 공항 출구를 빠져나왔다.
___1부 "이주, 그 먼 길", "뫼비우스의 끈"
이주민 출신 이자스민 씨와 탈북자 출신 조명철 씨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이는 한국 사회의 이주자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실제의 이주 문제가 어떤지를 살피는 데는 좀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물론 이주 문제는 한국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의 여러 이민 국가에서 이미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으나, 쉽사리 대안을 마련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이주 문제는 한 사회가 가장 정직하게 들여다보지 못한 채 외면하기 쉬운 문제라고도 볼 수 있을 텐데, 이는 우리 사회가 2만3천여 명에 이르는 국내 탈북자(통일부 통계)와 60만여 명에 이르는 자이니치在日(일본 입국관리국의 2007년 말 기준 통계)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해법 마련의 어려움과 별개로, 문제를 온전히 파악하려는 시도는 논의를 위한 좋은 출발점이다.
이 책은 귀환 이주노동자를 만나는 글로 시작한다. 그동안 한국 사회 안의 이주노동과 이주의 참상을 전하는 글들은 종종 있었지만, 귀환 이주노동자, 즉 한국 사회에 살다가 자진 출국, 부적응, 강제 추방 등의 사유로 다시 본국으로 돌아간 이들을 충분히 살피지는 못했다. 이들이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살피고, 이를 통해 전 세계적 이주 자체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것은, 이주 현상을 근본적으로 살피게 하는 한편, 한국 사회가 이주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여기에 주목해, 한 명의 이주노동자, 이주민이 '어딘가를 떠나와, 한국에서 일하고 생활하다가, 정착하거나 되돌아가는 모습'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드러내고자 했다. 시인이자 이주 인권 활동가로 오랜 시간 활동했던 저자는, 우리 사회 이주노동자와 이주민을 미화하거나, 그 반대로 투사로 그려내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 그리고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찾아온 그들이, 자신을 환대하지만은 않는 한국 사회에서 겪는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받아 적으며, '우리 모두는 이주민'이라는 사실을 담담히 전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너희 나라로 가."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126만 명에 이른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들 가운데 40명 중 1명이다. 이주노동자는 국내 임금노동자의 4퍼센트인 60만여 명, 다문화 가정은 18만 가구에 이른다. 결혼 이주자는 14만여 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한 해 동안 이뤄지는 국제결혼은 한국 내 전체 결혼의 13퍼센트를 차지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50년에 결혼 이민자와 그 자녀가 216만 명을 넘어서고, 총인구 대비 비중이 5.11퍼센트에 이르게 되어 한국 또한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로 이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수의 이주민이 우리 가까이에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은 일터에서, 길거리나 시장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너희 나라로 가."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20대 초반에 한국에 왔다가 30대 중반이 된 숙련 노동자에게,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정착의 꿈을 꾸는 이주민에게, 한국에서 태어나자마자 무국적자가 되었지만 어느덧 취학연령에 이른 아이에게, 돌아갈 수 있는 '너희 나라'는 어디일까.
고용허가제 체류 기간 연장에 담긴 의미
1991년 산업 연수제가 시행된 이래 이주노동자가 본격적으로 한국에 온 지 20여 년이 지났다. 2004년 도입된 고용허가제가 2007년 폐지된 산업 연수제를 대체하면서 이주노동 정책은 일원화되었고, 최근까지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고용허가제 개정안이 마련되어 왔다. 추가 체류 기간이 논의되는 것은 한국의 산업 현실에서 숙련된 이주노동자의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이주노동자 체류가 장기화될수록 취업국 사회로 자연스럽게 통합될 수 있다고 일반적으로 인식한다. 실제로 많은 국가에서 장기간 체류한 이주노동자에게 영주권이나 국적을 취득할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한국의 이주 관련 정책에는 이런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채, 이주노동자를 '산업 인력'으로만 간주해 '단기 순환 체류' 기조를 유지한다.
권리 없는 노동, 정주할 수 없는 삶
불안정한 처지에 놓인 이들은 대개 최저임금이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 내몰려 만성적인 임금 체불과 퇴직금 미지급 문제를 겪고(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외국인 근로자 임금 체불 신고액은 총 3,562개 사업장, 211억9천만 원에 이른다), 산업재해를 당한 뒤에도 적절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한다(2011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주노동자 등의 의료 지원에 관한 보건복지부 예산 33억6천만 원 가운데 25.6퍼센트인 8억6천만 원이 삭감되었다). '불법체류'를 단속하는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쫓기다 목숨을 잃기도 한다(가장 최근에는 지난 3월 27일 동해시에서 중국 출신 이주노동자 한 명이 단속을 피하다 변사체로 발견됐다). 2009년 10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서 발간한 이주노동자 보고서의 제목은 「일회용 노동자」였다.
귀화를 전제로 한 동화주의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주민을 있는 그대로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 시민권을 보장하고, 이주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그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동권을 부여하며(이주노조는 여전히 허가받지 못한 상태로 대법원에 관련 소송이 계류된 채 '법외 노조'로 남아 있다), 국적에 구애받지 않고 이주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적절한 참정권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배제와 차별, 일방적인 통합이 계속된다면 우리 사회 안에 또 하나의 '게토'가 만들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 사회가 직면한 오늘의 이주 문제, 그리고 이주민들이 보는 한국 사회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일은 더는 늦출 수 없는 중대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이를 확인하는 데에 긴요한 '한국 사회 임상 분석'을 제공한다.
다문화를 인정하지 않는 동화 정책?
2009년 사회통합위원회가 발족했다. 한국 귀화를 원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 통합 이수제 또한 같은 해 시행되었다. 다문화 가족의 정착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다문화가족센터는 전국에 201개소가 설치되었다(2011년 12월 29일 현재). 온정주의가 바탕에 깔렸더라도 이주민의 한국 사회 적응을 실질적으로 돕는 시도는 필요하다. 다만 이주민들이 지닌 문화를 존중하고 이를 배우려는 다문화적 접근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한쪽의 문화만 일방적으로 주입시킬 뿐이라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영어'를 쓰지 않는 국가의 언어가 무시되고, '음식 문화'에서만 다문화가 구현된다는 말이 있을 만큼, 현재 한국의 다문화주의는 온전히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펼쳐지는 동화주의 정책은, 이주민이 대표하는 문화적 자산을 얻는 대신, 한 명의 '2등 한국 시민'을 만드는 데 그친다.
파키스탄 이주노동자에게서 전화 한 통이 왔다. 인천 남동 공단에서 모임이 있는데 함께할지를 묻는다. 좋다고 답한 뒤 찾아가는 공단 길은 어둠으로 가득하다. 회합 장소인 공장 기숙사에 들어서자 카오스처럼 벗어 놓은 얽히고설킨 신발이 자못 절경이다. 저것이 바로 삶이라면 그야말로 극적이다. 라호르에서, 카라치에서, 이슬라마바드에서 신발이 끌고 왔을 이주의 길이 불현듯 궁금했다.
___2부 "굿다하 피스!"
실상 이주노동은 환상과 같은 것이라서 어느 정도 돈을 모으면 삶이 연장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앞날이 막막할 정도의 절망이 찾아온다. '완전한 귀환'은 "많이 벌고, 많이 아껴서 모국의 가족들에게 더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라는 이주노동자의 목적이 달성된 경우다. 하지만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귀환한 이후 가족과 결합하고 지역사회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에 직면한다. 시내 중심에는 트라이시클의 행렬이 끝이 없다. 매캐한 매연을 내뿜으며 사람들의 발이 되는 트라이시클 운전이, 이곳에서 직업을 창출하는 유일한 일처럼 보인다.
___1부 "뫼비우스의 끈"
대부분의 이주노동자는 성장 배경과 환경을 봤을 때 그나마 선택받은 이들이다. 하지만 노동에는 선택이 없다. 한 집안의 가장, 남편, 아버지로서 이주노동을 가는 것이 아니라, 사출직 노동자, 가구 배달 기사, 일용직 건설 노동자, 야간 일을 전담하는 노동자로 가는 것이다. 그가 그 나라에서 어떤 신분이었는지, 성장 배경이 어떻고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지시에 따르고 복종하는 건강한 노동력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___1부 "뫼비우스의 끈", 2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고향으로 귀환해 조그만 의류 공장을 차리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자고 일어나 몇 발자국만 가면 공장 작업장이고 일이 끝나 또 몇 발자국 떼면 방이었지만, 그는 꿈이 있어 행복했다. 일주일씩 주야 맞교대로 하루에 열두 시간 일해야 했지만, 그는 불평하지 않았다. 몸은 쇳가루 때문에 늘 알레르기에 시달리고 하루에도 여러 차례 생산량 독촉을 받으면서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일했다. 여기에서 밀리면 갈 곳이 없었다. 어렵게 온 이주노동이기에 뼈가 녹아내리는 한이 있어도 참아야 했다.
___2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몸이 아파도 병원은 엄두도 못 낸다. 친구를 만나고 싶어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 비싼 택시비를 내고 가야 한다. 한국인에게 폭행을 당해도 경찰서에 갈 수가 없다. 모국어로 쓰인 책 한 권도, 신문 한 장도 구경하지 못한다. 번 돈을 고향에 송금하기 위해 살아갈 뿐이다. 생활하는 방은 단출하다. 간단한 취사도구와 카펫만이 세간의 전부다. 방 안의 풍경은 그가 언제든지 이곳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___2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온종일 방 안에서 놀아요. 밤이면 가끔 산책을 나가요."
네 살 된 돈나린의 하루를 물으니 이렇게 대답했다. 돈 씨 부부는 한국 생활 9년째를 맞고 있다. 부인인 린 씨가 산업 연수생으로 먼저 한국에 왔다. 그리고 얼마 뒤 남편이 고용허가제로 들어왔다. 그 사이 한국에서 둘째 돈나린을 낳았다. 돈나린은 국적이 없다. 태어나자마자 무국적자가 되었다. 필리핀 친정에서 자라고 있는 첫째는 열 살이 되었다. 낳은 지 1년도 안 된 젖먹이를 떼어 놓고 한국에 온 이래 여태껏 헤어져 살고 있다. 때마침 딸과 인터넷으로 메신저를 하고 있기에, "딸 보고 싶지 않아요?" 하고 물으니, 그녀의 눈에 잠시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메신저를 통해 필리핀에 있는 큰딸을 보는 것이 일과라고 한다.
___3부 "파트타임 인생"
"다문화 가정을 꾸려 가기가 너무 힘이 들어요. 우리를 그냥 사람으로 대했으면 좋겠어요."
오성혜 씨는 일본에서 배운 일본어와 방글라데시 출신인 남편의 기술로 생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이주 초기만 하더라도 이들에게는 의욕이 넘쳤다. 자신들의 다문화적 특성이 한국 생활에 빠르게 정착하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을 찾아온 것은 냉대와 편견이었다. 다문화 가정 1세대라고 할 만한 이 부부에게 생활은 곧 싸움이었다. 일자리를 찾는 어려움부터 시작해, 주변의 따가운 편견과도 싸워야 했다.
___3부 "에리카의 꿈"
그의 등 너머로 먼 길을 온 사내가 보인다. 터번과 히잡을 벗고 콧수염까지 깎고는 말끔한 신사복으로 차려입은 사내는, 사방에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광막한 산맥 아래 토담집들만 몇 채 있는 마을을 떠난다. 가방 하나 들고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길을 떠난다. 웃음 띤 얼굴은 이내 잔뜩 긴장해 굳어지고 그가 떠나온 자리마다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 이제 그는 자신이 떠나온 자리로 되돌아가 생활에 묻힐 것이다.
_2부 "진돗개와 야반도주"
이주는 끝이 없는 다람쥐 쳇바퀴 같다. 돌아온 곳의 현실이 또 다른 탈출을 꿈꾸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유일한 생존이자, 삶의 탈출구가 아닌가. 이주의 삶을 통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무엇인가. 불안한 이주의 삶을 통해 무엇이 변화하는가. 그들의 눈빛이 두려움의 눈빛인지, 아니면 새로운 꿈을 향한 눈빛인지 알 수 없는 채로, 나는 스스로 이주노동자가 되어 천천히 공항 출구를 빠져나왔다.
___1부 "이주, 그 먼 길", "뫼비우스의 끈"
목차
목차
저자 서문 33
1부___ 불안한 귀환, 그 후
이주, 그 먼 길 41
뫼비우스의 끈 56
2부___ 선택 없는 노동
헤이, 헤니 73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78
거세되는 영혼 84
우리가 희생양인가 89
굿다하 피스! 95
힘내요, 조안 103
알라여, 이 사람을 끝까지 보호하소서 110
스리랑카에서 온 편지 115
웃자, 웃자, 아르빈 120
베트남 삼형제 126
타슈켄트에서 온 무용수 131
밥 먹었어요, 델로와? 137
진돗개와 야반도주 143
밥그릇 절도범 148
부록: 어디로 가야 하는가 152
3부___ 그림자 없는 삶
자스민의 인생 유전 167
당신, 꿈에 와주세요 173
쉼터로 쫓겨 온 여성들 182
갈 곳 없는 이주 청소년 190
목소리 없는 목소리들 197
에리카의 꿈 205
솔롱고스를 떠나는 아이 212
두 이주민의 세상살이 219
시민 K씨 226
파트타임 인생 234
나는 누구인가 242
수세미 키우는 부부 260
밍굴라바, 뚜라 264
부록: 이주, 새로운 세상을 꿈꾸다 272
에필로그 290
한국 이주 정책 및 이주 인권 운동 연표 294
1부___ 불안한 귀환, 그 후
이주, 그 먼 길 41
뫼비우스의 끈 56
2부___ 선택 없는 노동
헤이, 헤니 73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78
거세되는 영혼 84
우리가 희생양인가 89
굿다하 피스! 95
힘내요, 조안 103
알라여, 이 사람을 끝까지 보호하소서 110
스리랑카에서 온 편지 115
웃자, 웃자, 아르빈 120
베트남 삼형제 126
타슈켄트에서 온 무용수 131
밥 먹었어요, 델로와? 137
진돗개와 야반도주 143
밥그릇 절도범 148
부록: 어디로 가야 하는가 152
3부___ 그림자 없는 삶
자스민의 인생 유전 167
당신, 꿈에 와주세요 173
쉼터로 쫓겨 온 여성들 182
갈 곳 없는 이주 청소년 190
목소리 없는 목소리들 197
에리카의 꿈 205
솔롱고스를 떠나는 아이 212
두 이주민의 세상살이 219
시민 K씨 226
파트타임 인생 234
나는 누구인가 242
수세미 키우는 부부 260
밍굴라바, 뚜라 264
부록: 이주, 새로운 세상을 꿈꾸다 272
에필로그 290
한국 이주 정책 및 이주 인권 운동 연표 294
저자
저자
이세기
저자 이세기는 1963년 덕적군도 문갑도에서 태어나 인천 뭍으로 건너왔다. 1985년부터 세창물산ㆍ신흥목재(우아미가구)ㆍ청호가구 등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해고당했고, 그 후 동일제강과 협신사, 그리고 목공소 등을 전전하며 현장 노동자로 살았다. 1998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았고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시집 「먹염바다」와 「언 손」을 냈다. 이 책에는 시인이며 인권 운동가로 살아온 내력이 오롯이 담겨 있다. 2005년부터 '한국이주인권센터'와 '아시아이주문화공간 오늘'에서 이주노동자, 이주민과 함께하면서 그들의 크고 작은 고통들을 직면하며 받아 적은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이주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므로, 그리고 무엇보다 소박한 꿈을 위한 '오디세이아'의 모험을 함께하는 친구들이므로, 이 기록들은 나와 같거나 다른 이들에 대한 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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