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암에서 바티칸까지
정동채의 종교순례
정동채의 종교순례 『봉정암에서 바티칸까지』. 동·서양 종교를 두루 순례하고 방문하며 마음으로 걷고, 믿음으로 걸었던 순례의 기록을 담아낸 책이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마음으로 걷고 믿음으로 걸었던 순례의 기록
국회의원 3선, 김대중 ㆍ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이 시대의 정치일선에 서 있었던 정동채 전 문화부 장관의 종교순례기. 현역 정치인으로서의 자리를 떠나, '자연인'으로 '종교인'으로 마음의 길을 따라, 내려놓음의 길을 따라, 믿음의 길을 따라 떠난 순례길에서의 단상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떠난 성지 순례, 마음 내려놓는 수행을 하러 떠난 사찰 순례와 선 수행 체험, 은둔의 불국토 부탄 왕국에서 찾은 가난하지만 해맑은 미소, 믿음의 고향 바티칸에서 교황을 알현했던 기억, 김수환 추기경과 법정 스님을 뵈었던 일화, 절해고도에 자리 잡은 수비아코 수도원 방문의 기억, 기독교 성지 순례, 알함브라 궁전과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되짚어본 이슬람 등이 그것이다. 여느 순례기와는 다른 지점도 있다. 바로 달라이 라마에서 틱낫한 스님, 서옹 스님과 대행 스님, 송담 스님과 청화 스님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선지식, 살아 있는 부처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록이다. 순례는 바로 자신의 진면목을 만나는 것이고, 또한 스승을 만나는 것이라는 그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여행기처럼 가볍게 써내려갔지만 동 ㆍ 서양 종교를 아울러 종교 평화를 꿈꾸는 그의 글은 웅숭깊다. 저자는 선교 ㆍ 포교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이념이나 교리를 강제해왔고, 폭력과 살육을 신의 이름으로 거리낌 없이 자행했던 역사를 잘 알고 있다. 또한 오늘날에도 이러한 종교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아파한다. 그래서 이 시대 종교의 자리를 묻는 그의 종교 순례기는 기실 정치가로서의 고민과도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그는 "종교는 어떤 국제기구들보다 세계 평화와 환경 보호에 앞장서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 군대가 전쟁과 폭력을 멈추게 할 수 없고 강대국들이 평화와 환경을 지켜낼 수 없기 때문이다. 오직 종교인들의 양심이 모아져야 가능한 일이다. 이제 각각의 종교들은 개인의 구원과 성화, 해탈을 기반으로, 인간 존엄을 위한 대승적 차원으로 자신의 목표와 활동들을 진전시켜야 한다"며 종교가 담당해야 할 역할, 정치가 해내지 못하는 영역에 대해 모색한다.
저자는 가톨릭 신자이다. 법정 스님이 농담처럼 던지신 "요즈음 천불종 신자들(천주교 신자이며 불교에 관심을 두는 종교인들)이 늘어난다면서요"라는 말을 예로 들으며, 자신의 종교 정체성에 대해 말한다. 믿음으로는 하느님과 예수님을 따르고, 수행하는 법으로는 불교의 내려놓움, 비움을 배운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기독교에서 믿는 하나님과 불교에서 가르치는 '진여불성', '진공묘유'가 결국은 같은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적멸보궁 순례길에서 봉정암에 올랐던 기억은 그의 종교관을 잘 보여준다.
"안개비에 젖은 적멸보궁 사리탑에 마주 섰다. 부처님 뼛조각을 모신 성스러운 곳. 머리를 덜어내고, 마음을 씻어내고, 가슴을 털어내는 기도. 탐진치(貪瞋痴) 삼독에서 벗어나기를 소원했다. 털썩 주저앉았다. 내가 나를 보니 이거 순전히 욕심덩어리인 게 아닌가? 여기까지 기다시피 올라온 것도 무얼 바랐던 것이 사실이었다. '적멸보궁 세 곳을 둘러보면 복이 어떻고…' 하는 소리에 솔깃했던 것이다. 장관을 하고 있으니 계속 승승장구, 대운이 활짝 피도록 기도하려고 여기에 선 것이다. 아서라. 복 달라는 기도는 언제든 어느 곳에서든 하면 되는 것이니 제발 여기에서만큼은 제대로 정신을 차려보고 싶었다. 늘 중얼거렸던 삼법인(三法印) 화두를 올렸다. … 시간이 얼마만큼 흘렀는지 몰랐다. 한여름이었지만 1,200미터 고지에는 한기가 돌았다. 으스스함이 느껴져 몸을 일으켰다. 부처님 뼛조각에 절할 것이 아니라 그 가르침에 머리 숙이는 것이 바로 된 절이란 걸 깨달았다. 법당에 모셔진 부처님상이 부처님이 아니라 내 마음 안에 고이 모셔진 가르침이 부처님인 것이다."(본문 246-248쪽 요약)
저자가 국회의원으로 일할 때,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은 복잡했다고 한다. 십자가에 불상, 성모 마리아와 미륵보살상, 스님 휘호, 목탁과 염주가 이곳저곳에 있었고, 가끔은 향을 피우기도 했다고 한다. 그곳을 찾아온 사람들이 "예수를 믿습니까, 부처를 믿습니까?" 하고 물을 때 저자의 대답은 이렇다. "예수님은 믿고 부처님은 공경한다." 각자 믿고 따르는 분이 다를 뿐이지, 결국 진리는 같다는 것이다.
그는 순례기의 마지막에 자신의 삶의 자리로 돌아가는 화두를 던진다. '나'를 버리는 정치, '무아'의 정치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반문을 하며 예수 그리스도뿐 아니라 김대중 ㆍ 노무현 두 분 대통령의 삶을 다시 돌아본다. 그리고 그들의 삶이 제 자신을 온전히 놓아낸 '무아'의 삶을 사신 삶이라 회고하며, 그 "멀고도 길고도 힘든 길을 가만히 따를 뿐"이라고, 종교 순례길에서 배운 삶의 정치 철학을 가만히 피력한다.
목차
목차
순례의 길을 나서며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성지 순례
제1부 / 마음으로 걷는 순례길 - 동양종교 순례
1장. 은둔의 불국토 부탄 왕국
불행이 법으로 금지된 나라
밀교의 성지, 탁상 사원
승려와 철학자
환생, 뿌린 대로 거두는 삶
사바세계의 마지막 불국토
2장. 달라이 라마와 틱낫한 스님
부처의 환생, 달라이 라마
'마음 다함'의 수행, 틱낫한 스님
3장. 사찰 순례와 수행 체험
다선일여의 도량, 대흥사 일지암
서슬 퍼런 수행도량, 문경 봉암사
수처작주의 가르침, 정토수련원
5대 적멸보궁 순례
4장. 내가 만난 큰 스님
참사람(무위진인) 서옹 스님
여장부 대행 스님
나에게 이름 주신, 송담 스님
내 마음의 부처, 청화 스님
5장. 우리 문화와 불교사상
불교와 우리 문화
반야심경과 금강경
불교와 진화론
6장. 동양과 서양의 만남, 천도교
퇴계의 성리학과 동학의 상제사상
천도교와 그리스도교
제2부 / 따름으로 걷는 순례길 - 서양종교 순례
1장. 예루살렘, 갈릴리, 요르단의 성지
화해와 상생의 도시, 예루살렘
갈릴리 호수와 인근 성지
요르단 강 지역과 이집트 카이로의 성지
2장. 바티칸
교황 베네딕트 16세이 즉위식을 가다
바티칸과 종교개혁의 역사
3장. 동방정교회와 소피아 성당
동방정교회와 그리스도교 분열의 역사
종교 공존의 상징, 소피아 성당
4장. 수도원 순례
베네딕트 성인과 수비아코 수도원
왜관 베네딕도 수도원 체험
5장. 유대교에서 만난 민족의 고난과 구원의 메시아니즘
유대교를 알아야만 하는 이유
유대교와 유대인의 역사
6장. 같은 조상 아브라함의 종교, 이슬람
한남동 모스크를 방문하다
이슬람의 탄생
유럽 속의 이슬람
순례를 마치며
- 동 ㆍ 서양 종교의 만남에서 종교 평화를 꿈꾸다
에필로그 - '나'를 버리는 정치
저자
저자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