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연구
지배체제와 지도자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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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학자들도 풀지 못한 '블랙박스', 마침내 열리다
시진핑이라는 이름은 매일 뉴스에 오르내린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어떤 인물이며 14억의 제국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수많은 학자와 언론조차 겉핥기와 소문에 머물렀던 데에는 네 개의 높은 벽이 있었다. 극심한 정보 통제와 내부 자료 접근의 한계, 수많은 참모의 손을 거친 연설문에서 시진핑 본인의 진심을 발라내기 어렵다는 점, 소문만 무성한 불투명한 권력 정치, 그리고 우리와 전혀 다른 역사·문화를 지닌 중국 정치를 설득력 있게 옮겨낼 고도의 '정치적 번역'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그 불가능에 가까운 벽을 뚫어낸 결과물이다. 그 집요함은 단 하나의 숫자로 증명된다. 일본어 원서 652쪽 가운데 인용 출처 목록만 무려 132쪽, 책의 5분의 1에 달한다. 일반인은 접근조차 어려운 당과 군의 내부 자료와 방대한 실증 데이터를 끝까지 추적하고 교차 검증한 결과다. 게다가 저자는 권력을 잡은 뒤 쏟아진 찬양성 회고록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시진핑이 각 근무지에 재직하던 '바로 그 시점'의 동시대 1차 사료에 거의 전적으로 의거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자료와 미화된 회고록에 기대어 온 기존의 시진핑 책들과, 이 책이 근본적으로 갈라서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시진핑이라는 이름은 매일 뉴스에 오르내린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어떤 인물이며 14억의 제국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수많은 학자와 언론조차 겉핥기와 소문에 머물렀던 데에는 네 개의 높은 벽이 있었다. 극심한 정보 통제와 내부 자료 접근의 한계, 수많은 참모의 손을 거친 연설문에서 시진핑 본인의 진심을 발라내기 어렵다는 점, 소문만 무성한 불투명한 권력 정치, 그리고 우리와 전혀 다른 역사·문화를 지닌 중국 정치를 설득력 있게 옮겨낼 고도의 '정치적 번역'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 책은 그 불가능에 가까운 벽을 뚫어낸 결과물이다. 그 집요함은 단 하나의 숫자로 증명된다. 일본어 원서 652쪽 가운데 인용 출처 목록만 무려 132쪽, 책의 5분의 1에 달한다. 일반인은 접근조차 어려운 당과 군의 내부 자료와 방대한 실증 데이터를 끝까지 추적하고 교차 검증한 결과다. 게다가 저자는 권력을 잡은 뒤 쏟아진 찬양성 회고록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시진핑이 각 근무지에 재직하던 '바로 그 시점'의 동시대 1차 사료에 거의 전적으로 의거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자료와 미화된 회고록에 기대어 온 기존의 시진핑 책들과, 이 책이 근본적으로 갈라서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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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일본 방위성·외무성이 먼저 알아본 '대체 불가능한 필독서'
저자 스즈키 다카시 교수는 전작 『중국공산당의 지배와 권력』으로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아시아경제연구소의 '발전도상국 연구장려상'을 받은 중국 정치 연구의 최고 권위자다. 『시진핑 연구』는 출간 직후 일본 최고 권위의 학술상 중 하나인 제37회 아시아·태평양상 대상을 거머쥐었다. 고쿠분 료세이 전 방위대학교 교장은 세계에 앞서 시진핑의 권력 장악과 정치 철학을 철저한 자료 독파로 증명해 낸 학술서라며 극찬했고, 마이니치 신문은 현대 중국 정치라는 '블랙박스'를 방대한 사료와 치밀한 실증으로 해부해 일인 지배 체제가 구축되는 제도적 메커니즘을 명쾌하게 규명해 낸 역작이라 평했다. 일본 외무성 공식 저널 『외교(外交)』에까지 비중 있게 소개되며, 이 책은 일본 방위성·외무성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서 대중국 전략 수립을 위한 '대체 불가능한 필독서'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학술서인데, 『죠죠의 기묘한 모험』처럼 읽힌다
팩트로 무장한 글은 자칫 지루해지기 쉽다. 저자는 여기서 파격을 감행했다. 그는 현대 일본 만화의 거장 아라키 히로히코의 『죠죠의 기묘한 모험』 작법을 정치인 평전에 그대로 이식했다고 고백한다. 만화의 4대 구조 - 캐릭터, 스토리, 세계관, 테마 - 를 시진핑 연구에 적용한 것이다. 태자당이라는 든든한 배경에도 25년간 지방을 구르며 발톱을 숨긴 복합적 캐릭터, 은밀한 민주생활회에서 2인자들을 무릎 꿇린 권력 투쟁의 스토리, 우리와는 전혀 다른 생존 법칙이 지배하는 공산당의 살벌한 세계관, 그 안에서 이기기 위한 무자비한 처세술과 리더십이라는 테마가 어우러져 한 편의 거대한 스릴러가 된다. 나아가 저자는 타인을 책으로 만들어 그 기억을 읽어내는 만화 속 캐릭터 키시베 로한처럼, 방대한 내부 기밀 사료를 통해 시진핑의 머릿속과 본심을 그야말로 투시해 냈다.
[현재를 읽는 렌즈] 트럼프의 대중 강수, 그 이면의 논리
이 책에 트럼프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을 덮고 나면, 지금 미국이 중국을 향해 던지는 강수들이 전혀 다르게 읽히기 시작한다. 관세와 기술 봉쇄, 동맹 재편으로 이어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정책을 두고 "무모하다"거나 "예측 불가능하다"는 평이 쏟아진다. 하지만 상대의 계산법을 알면 그 대응의 이유가 보인다.
시진핑의 '4단계 우선순위'와 '동아시아 근대사의 총결산'이라는 청사진을 이해하고 나면, 미국의 강경 기조가 왜 그토록 집요하고 전방위적인지 그 이면의 논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시진핑을 읽는 일은 결국 지금 세계가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를 읽는 일이다. 이 책이 오늘의 뉴스를 해독하는 렌즈가 되는 이유다.
비즈니스맨과 중견 간부를 위한 '현대 중국판 군주론'
이 책은 정치학 학술서이면서, 동시에 대놓고 기업 경영자와 CEO를 꿈꾸는 직장인을 겨냥한다. 저자는 제7장에서 정치학의 연구 성과와 경영학의 리더십 이론을 접목해, 현존하는 정치가를 모델로 삼은 '현대 중국판 군주론'을 써 내려간다고 밝힌다. 그의 시선에서 중국 정치는 낯선 이념 투쟁이 아니라 익숙한 이사회와 승진 경쟁의 언어로 되살아난다. 이를테면 내부 승진 출신의 대표이사가 경영(management)과 지배구조(governance)를 동시에 틀어쥐면 '감시하는 자'와 '감시받는 자'가 하나가 되는 모순이 생기는데, 저자는 이 일본형(내부 승진) 경영자의 리스크가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자에게도 상당 부분 들어맞는다고 짚는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stakeholder)를 조율하는 것이 경영자의 최대 과제이자 정치가의 본래 임무라는 통찰은, 시진핑의 권력을 읽는 완전히 새로운 렌즈를 건넨다.
그가 이상으로 삼는 리더의 상(像)은 특히 오싹하다. 원칙 없이 좋은 게 좋다며 넘어가는 '착한 상사(호호선생)'가 아니라, 부하에게 시의적절하게 압력을 높이고 줄여 조직을 늘 팽팽한 긴장 상태로 유지하는 '압력 조절기'다.
"유정에 압력이 없으면 석유가 나오지 않는다. 사람도 압력이 없으면 마음이 붕 떠서 나태해진다."
25년간 지방을 구르며 살아남은 그의 생존 법칙과 부하를 쥐어짜는 '압박형 리더십'은, 출세를 꿈꾸는 직장인에게 시중의 처세서나 역사 소설과는 전혀 다른 결의 실전 교본으로 읽힌다.
권력의 기원 - '쿠데타의 트라우마'를 당사자의 입으로 읽다
시진핑이 명목상의 후계자에서 실질적 최고 실력자로 거듭나는 과정은 순탄한 승계가 아니었다. 생사가 걸린 권력 투쟁의 결과물이었다. 저우융캉·보시라이·링지화 등 전임 지도부 실세들의 정변 시도는, 시진핑 자신이 당 내부 강연에서 직접 언급한 육성 자료를 통해 그 실체를 드러낸다.
"저우융캉, 보시라이, 링지화 등은 정치적 야심이 비대하여 무수한 흉계를 꾸몄으며, 급기야 일부 동지들을 통제하고 신병을 구속하려는 음모까지 획책했다."
저자는 이 사건이 시진핑에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고, 취임 직후의 전례 없는 반부패 캠페인과 피의 숙청을 밀어붙인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정적을 제거한 뒤 그는 나머지 간부들을 굴복시키는 데 '민주생활회(民主生活會)'를 활용했다. 참석한 고위 간부들은 시진핑 개인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육성으로 맹세하고, 해마다 자신의 충성도를 자아비판 형식의 문서로 제출해야 했다. 사건의 개요가 아니라 그 사건을 겪은 자의 내면을 읽어낸다는 점에서, 이 대목은 중국 엘리트 정치가 신사적 합의가 아니라 냉혹한 생존 투쟁임을 서늘하게 증언한다.
그의 다음 수를 읽는 열쇠 - '절대 4단계 우선순위'
이 책이 밝혀낸 가장 실용적인 통찰은, 시진핑이 정치적 결정을 내릴 때 늘 같은 순서를 따른다는 것이다. 첫째는 자신과 가족의 안전, 그리고 개인 권력의 유지와 강화다. 둘째는 서구 사상 유입에 의한 '평화적 체제 전복(화평연변)'을 막고 공산당 일당 지배를 영속화하는 것이다. 셋째가 미국을 넘어서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고, 넷째가 비로소 대만 통일이다.
저자는 이 책이 예언서는 아니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러나 이 우선순위를 전제로, 그가 결코 택하지 않을 최악의 수를 하나씩 지워나가는 '소거법'을 적용하면 그의 다음 선택을 상당 부분 가늠할 수 있다. 이를테면 대만 무력 침공(4순위)이 자신의 권력 유지(1순위)를 위협하는 순간, 그는 전쟁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시진핑의 머릿속 계산법을 알면 대만해협의 시나리오를 감정이 아니라 논리로 예측할 수 있다.
마오쩌둥의 그림자, 그러나 정반대의 길
많은 책이 2012년 이후의 강압적 통치만 보고 그를 '제2의 마오쩌둥'이라 부른다. 이 책은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간다. 문화대혁명이 터졌을 때 시진핑의 나이는 겨우 열다섯이었다. 반동분자의 자식으로 몰린 소년은 "백 번의 총살이면 충분하다"는 협박과 심문에 시달렸고, 살아남기 위해 매일 밤을 새워 마오 주석 어록을 외워야 했다. 저자는 마오쩌둥 사상이 시진핑에게 어른이 되어 권력을 위해 고른 '정치적 도구'가 아니라, 열다섯 소년 시절부터 온몸에 각인된 '원체험(原體驗)'임을 입증한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통찰은 그다음에 있다. 뿌리는 마오에게 닿아 있어도, 통치의 방식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마오쩌둥은 관료제를 불신해 홍위병 같은 '대중 운동'으로 사회를 뒤엎었지만, 시진핑은 바로 그 대중 운동을 극도로 혐오하고 두려워한다. 그는 철저한 관료 정치가로서 기율검사·사법·감찰이라는 시스템 자체를 무기 삼아 당원을 옥죄고, 빅데이터와 건강 코드를 앞세운 '디지털 레닌주의(전자 독재)'로 인민의 일상을 세련되게 통제한다. '제2의 마오쩌둥'이라는 게으른 딱지가 왜 절반만 맞는지, 이 책은 정확히 보여준다.
대만해협의 불길, 그리고 한반도
시진핑의 대만 집착은 단순한 영토 분쟁이나 미국과의 패권 다툼을 넘어, 굴욕의 근대사에 대한 '역사적 복수'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의 뇌리 속에서 대만 문제의 기원은 1894년 청일전쟁의 참패와 북양함대의 궤멸, 그리고 시모노세키 조약에 따른 대만·펑후 제도의 할양에 있다. 그는 군 간부들 앞에서 "가슴 깊이 상처를 남기는 뼈아픈 기억"이라며 분노를 드러내 왔다. 특히 대만과 마주한 푸젠성에서 보낸 17년 동안, 그는 근대 계몽사상가 옌푸(嚴復)의 궤적을 쫓으며 일본의 류큐(오키나와) 강제 병합과 청일전쟁의 치욕을 자신의 원체험처럼 각인했다. 그에게 대만 통일은 잃어버린 섬 하나를 되찾는 일이 아니라, 제1도련선을 돌파해 미국과 일본이 구축한 동아시아 질서를 통째로 뒤엎는 '동아시아 근대사의 총결산'이다.
문제는 그 총결산이 대만 안에서 얌전히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위기가 센카쿠·오키나와·일본 본토, 나아가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동북아시아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이 구상은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아편전쟁 이전의 판도를 되찾는다는 것은 곧, 그 시절 중국의 조공국이었던 조선, 즉 한반도까지 중국 중심의 질서 안으로 되돌린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시진핑과 중국이 꿈꾸는 '동아시아 근대사의 총결산'이란 바로 이런 그림이며, 대만해협의 위기를 "남의 일"로 여기는 것이 위험한 착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에 대한 이해는 이제 당국자뿐 아니라 일반 한국인에게도 절박한 생존의 문제다.
우주를 향한 야망 - '위대함·편리함·부'를 한꺼번에 강화하는 전장
시진핑의 시선은 지상에만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그가 우주 개발을 단순한 과학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체제 유지, 강대국 도약을 한꺼번에 떠받치는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음에 주목한다. 실제로 시진핑은 '우주강국(航天强國)' 건설을 국가 목표로 못 박고,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탐사선을 내려보내고(창어 4호) 자체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을 완공했으며, 2035년 월면 기지 완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15년 발표한 핵심 산업 고도화 전략 '중국 제조 2025'에도 항공우주는 제조업 중점 육성 분야로 명시돼 있다.
우주가 특별한 이유는, 그것이 시진핑 지배 체제의 정당성을 떠받치는 세 기둥 - '위대함', '편리함', '부(富)' - 를 동시에 강화하기 때문이다. 달 탐사와 유인 우주 비행은 국위를 선양해 '위대함'을 과시하고, 위성·통신 인프라는 6G 시대의 '편리함'을 앞당기며, 군민융합(군사·민간 겸용 기술)은 새로운 산업과 '부'를 창출한다. 하나의 로켓이 세 개의 정통성을 한꺼번에 쏘아 올리는 셈이다.
그래서 우주는 곧 지상의 패권 전략과 한 몸이다. 시진핑 지도부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주도하는 '스타링크'를 우주의 전략 자원(궤도·주파수)을 독점하려는 시도로 경계하며, '중국판 스타링크' 위성망의 조기 구축과 초소형 위성을 활용한 대(對)위성 무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 집념의 뿌리는 마오쩌둥에게 닿는다. "우리도 인공위성을 만들어야 한다"던 1970년 마오의 어록, 곧 남을 추종하지 않는 자주적 첨단 기술 개발의 의지를 시진핑은 취임 이후 같은 취지로 되풀이하며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의 청사진 위에 올려놓고 있다.
곪아가는 100년 정당 - 위선과 노화
마르크스와 마오쩌둥을 여전히 앞세우지만, 공산당의 창당 명분은 이미 텅 비어 있다. 전체 당원 가운데 '노동자'는 7%에도 미치지 못하고, 2019년을 기점으로 화이트칼라 집단이 노동자·농민을 앞질렀다. 노동자를 위한다던 정당이 엘리트만의 이너서클(Inner Circle)로 굳어진 것이다. 게다가 이 거대한 조직은 안에서부터 늙어가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당원의 약 28%가 61세 이상으로, 정년 관행을 스스로 깨뜨린 시진핑이 일반 당원에게만 정년을 강요하기 어려운 탓에 청년이 올라설 사다리마저 사라지고 있다. 겉으로는 철옹성 같은 체제가 안에서 어떻게 곪아가는지를 통계로 정확히 겨눈다.
군부를 묶어두는 것은 충성심이 아니라 공포다
시진핑이 군을 장악한 비결을 저자는 충성심이 아니라 '생존에 대한 원초적 공포'에서 찾는다. 공산당 지도가 무너지고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면 군인들부터 가장 먼저 숙청 대상이 된다는 논리다.
"적대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반드시 우리 군대부터 가장 먼저 피의 숙청 대상으로 삼을 것이다. 가죽이 없는데 털이 어디에 붙어 있겠는가!"
체제와 군의 운명을 하나로 묶어버리는 이 살벌한 결속의 논리는, 독재자가 어떻게 거대한 조직을 운명 공동체로 옭아매는지를 마피아 영화 같은 긴장감으로 보여준다.
'드러눕는' 청년들과, 이를 호통치는 가부장
한국의 'N포 세대'처럼 중국 청년들도 과도한 경쟁(네이쥐안·??)에 지쳐 아예 경쟁을 포기하고 드러눕는 길(탕핑·?平)을 택한다. 시진핑은 이를 개인의 번아웃이 아니라 '중화민족의 과업을 방해하는 나태'로 여긴다. 저자는 그가 개인과 가족의 사적 영역까지 파고드는 부권주의적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웠다고 본다. 풍요에 안주해 나약해진 자식·손자의 엉덩이를 때려가며 가르치려 드는 맹렬 세대 아버지의 모습이다. '무기력한 청년 대(對) 야망에 찬 가부장 독재자'라는 구도는 우리 시대와도 겹쳐 읽힌다.
"제2의 고르바초프는 없다" - 붕괴에 대한 병적 공포
무소불위처럼 보이는 시진핑의 가장 깊은 내면에는 '소련처럼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서방이 무기도 포연도 없이 벌이는 '화평연변'과 '컬러 혁명'을 "네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 생사의 투쟁으로 규정한다. 소련을 무너뜨린 고르바초프는 그에게 '당을 망치고 나라를 망친(망당망국)' 원흉이자, 결코 되풀이해선 안 될 반면교사다. 이 공포는 그의 언어에도 새겨져 있다. 덩샤오핑 시대 이후 자취를 감췄던 '투쟁(鬪爭)'이라는 단어가 2022년 20차 당 대회 정치보고에서만 22회나 부활했다. 그 집착의 뿌리가 강함이 아니라 두려움에 있다는 통찰이야말로, 이 책이 건네는 가장 서늘한 관점이다.
어디부터 읽어도 좋다 - 거대한 미지수 중국을 푸는 '마스터키'
저자가 밝혔듯 이 책의 각 장은 독립적으로 완결돼 있어, 흥미가 가는 장부터 펼쳐도 무방하다. 대중국 전략을 짜야 하는 당국자에게는 미래를 내다보는 분석 도구로, 출세를 꿈꾸는 직장인에게는 치열한 조직 생존의 스릴러로, 중국 시장의 기회를 노리는 비즈니스맨에게는 리스크를 관리하고 거시적 판단을 내리게 하는 전략 지침서로 읽힌다. 거대한 미지수 중국을 푸는 마스터키 - 이 책은 실용적인 무기와 읽는 재미를 동시에 독자에게 건넨다.
저자 스즈키 다카시 교수는 전작 『중국공산당의 지배와 권력』으로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아시아경제연구소의 '발전도상국 연구장려상'을 받은 중국 정치 연구의 최고 권위자다. 『시진핑 연구』는 출간 직후 일본 최고 권위의 학술상 중 하나인 제37회 아시아·태평양상 대상을 거머쥐었다. 고쿠분 료세이 전 방위대학교 교장은 세계에 앞서 시진핑의 권력 장악과 정치 철학을 철저한 자료 독파로 증명해 낸 학술서라며 극찬했고, 마이니치 신문은 현대 중국 정치라는 '블랙박스'를 방대한 사료와 치밀한 실증으로 해부해 일인 지배 체제가 구축되는 제도적 메커니즘을 명쾌하게 규명해 낸 역작이라 평했다. 일본 외무성 공식 저널 『외교(外交)』에까지 비중 있게 소개되며, 이 책은 일본 방위성·외무성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서 대중국 전략 수립을 위한 '대체 불가능한 필독서'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학술서인데, 『죠죠의 기묘한 모험』처럼 읽힌다
팩트로 무장한 글은 자칫 지루해지기 쉽다. 저자는 여기서 파격을 감행했다. 그는 현대 일본 만화의 거장 아라키 히로히코의 『죠죠의 기묘한 모험』 작법을 정치인 평전에 그대로 이식했다고 고백한다. 만화의 4대 구조 - 캐릭터, 스토리, 세계관, 테마 - 를 시진핑 연구에 적용한 것이다. 태자당이라는 든든한 배경에도 25년간 지방을 구르며 발톱을 숨긴 복합적 캐릭터, 은밀한 민주생활회에서 2인자들을 무릎 꿇린 권력 투쟁의 스토리, 우리와는 전혀 다른 생존 법칙이 지배하는 공산당의 살벌한 세계관, 그 안에서 이기기 위한 무자비한 처세술과 리더십이라는 테마가 어우러져 한 편의 거대한 스릴러가 된다. 나아가 저자는 타인을 책으로 만들어 그 기억을 읽어내는 만화 속 캐릭터 키시베 로한처럼, 방대한 내부 기밀 사료를 통해 시진핑의 머릿속과 본심을 그야말로 투시해 냈다.
[현재를 읽는 렌즈] 트럼프의 대중 강수, 그 이면의 논리
이 책에 트럼프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을 덮고 나면, 지금 미국이 중국을 향해 던지는 강수들이 전혀 다르게 읽히기 시작한다. 관세와 기술 봉쇄, 동맹 재편으로 이어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정책을 두고 "무모하다"거나 "예측 불가능하다"는 평이 쏟아진다. 하지만 상대의 계산법을 알면 그 대응의 이유가 보인다.
시진핑의 '4단계 우선순위'와 '동아시아 근대사의 총결산'이라는 청사진을 이해하고 나면, 미국의 강경 기조가 왜 그토록 집요하고 전방위적인지 그 이면의 논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시진핑을 읽는 일은 결국 지금 세계가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를 읽는 일이다. 이 책이 오늘의 뉴스를 해독하는 렌즈가 되는 이유다.
비즈니스맨과 중견 간부를 위한 '현대 중국판 군주론'
이 책은 정치학 학술서이면서, 동시에 대놓고 기업 경영자와 CEO를 꿈꾸는 직장인을 겨냥한다. 저자는 제7장에서 정치학의 연구 성과와 경영학의 리더십 이론을 접목해, 현존하는 정치가를 모델로 삼은 '현대 중국판 군주론'을 써 내려간다고 밝힌다. 그의 시선에서 중국 정치는 낯선 이념 투쟁이 아니라 익숙한 이사회와 승진 경쟁의 언어로 되살아난다. 이를테면 내부 승진 출신의 대표이사가 경영(management)과 지배구조(governance)를 동시에 틀어쥐면 '감시하는 자'와 '감시받는 자'가 하나가 되는 모순이 생기는데, 저자는 이 일본형(내부 승진) 경영자의 리스크가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자에게도 상당 부분 들어맞는다고 짚는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stakeholder)를 조율하는 것이 경영자의 최대 과제이자 정치가의 본래 임무라는 통찰은, 시진핑의 권력을 읽는 완전히 새로운 렌즈를 건넨다.
그가 이상으로 삼는 리더의 상(像)은 특히 오싹하다. 원칙 없이 좋은 게 좋다며 넘어가는 '착한 상사(호호선생)'가 아니라, 부하에게 시의적절하게 압력을 높이고 줄여 조직을 늘 팽팽한 긴장 상태로 유지하는 '압력 조절기'다.
"유정에 압력이 없으면 석유가 나오지 않는다. 사람도 압력이 없으면 마음이 붕 떠서 나태해진다."
25년간 지방을 구르며 살아남은 그의 생존 법칙과 부하를 쥐어짜는 '압박형 리더십'은, 출세를 꿈꾸는 직장인에게 시중의 처세서나 역사 소설과는 전혀 다른 결의 실전 교본으로 읽힌다.
권력의 기원 - '쿠데타의 트라우마'를 당사자의 입으로 읽다
시진핑이 명목상의 후계자에서 실질적 최고 실력자로 거듭나는 과정은 순탄한 승계가 아니었다. 생사가 걸린 권력 투쟁의 결과물이었다. 저우융캉·보시라이·링지화 등 전임 지도부 실세들의 정변 시도는, 시진핑 자신이 당 내부 강연에서 직접 언급한 육성 자료를 통해 그 실체를 드러낸다.
"저우융캉, 보시라이, 링지화 등은 정치적 야심이 비대하여 무수한 흉계를 꾸몄으며, 급기야 일부 동지들을 통제하고 신병을 구속하려는 음모까지 획책했다."
저자는 이 사건이 시진핑에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겼고, 취임 직후의 전례 없는 반부패 캠페인과 피의 숙청을 밀어붙인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정적을 제거한 뒤 그는 나머지 간부들을 굴복시키는 데 '민주생활회(民主生活會)'를 활용했다. 참석한 고위 간부들은 시진핑 개인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육성으로 맹세하고, 해마다 자신의 충성도를 자아비판 형식의 문서로 제출해야 했다. 사건의 개요가 아니라 그 사건을 겪은 자의 내면을 읽어낸다는 점에서, 이 대목은 중국 엘리트 정치가 신사적 합의가 아니라 냉혹한 생존 투쟁임을 서늘하게 증언한다.
그의 다음 수를 읽는 열쇠 - '절대 4단계 우선순위'
이 책이 밝혀낸 가장 실용적인 통찰은, 시진핑이 정치적 결정을 내릴 때 늘 같은 순서를 따른다는 것이다. 첫째는 자신과 가족의 안전, 그리고 개인 권력의 유지와 강화다. 둘째는 서구 사상 유입에 의한 '평화적 체제 전복(화평연변)'을 막고 공산당 일당 지배를 영속화하는 것이다. 셋째가 미국을 넘어서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고, 넷째가 비로소 대만 통일이다.
저자는 이 책이 예언서는 아니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그러나 이 우선순위를 전제로, 그가 결코 택하지 않을 최악의 수를 하나씩 지워나가는 '소거법'을 적용하면 그의 다음 선택을 상당 부분 가늠할 수 있다. 이를테면 대만 무력 침공(4순위)이 자신의 권력 유지(1순위)를 위협하는 순간, 그는 전쟁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시진핑의 머릿속 계산법을 알면 대만해협의 시나리오를 감정이 아니라 논리로 예측할 수 있다.
마오쩌둥의 그림자, 그러나 정반대의 길
많은 책이 2012년 이후의 강압적 통치만 보고 그를 '제2의 마오쩌둥'이라 부른다. 이 책은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간다. 문화대혁명이 터졌을 때 시진핑의 나이는 겨우 열다섯이었다. 반동분자의 자식으로 몰린 소년은 "백 번의 총살이면 충분하다"는 협박과 심문에 시달렸고, 살아남기 위해 매일 밤을 새워 마오 주석 어록을 외워야 했다. 저자는 마오쩌둥 사상이 시진핑에게 어른이 되어 권력을 위해 고른 '정치적 도구'가 아니라, 열다섯 소년 시절부터 온몸에 각인된 '원체험(原體驗)'임을 입증한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통찰은 그다음에 있다. 뿌리는 마오에게 닿아 있어도, 통치의 방식은 정반대라는 것이다. 마오쩌둥은 관료제를 불신해 홍위병 같은 '대중 운동'으로 사회를 뒤엎었지만, 시진핑은 바로 그 대중 운동을 극도로 혐오하고 두려워한다. 그는 철저한 관료 정치가로서 기율검사·사법·감찰이라는 시스템 자체를 무기 삼아 당원을 옥죄고, 빅데이터와 건강 코드를 앞세운 '디지털 레닌주의(전자 독재)'로 인민의 일상을 세련되게 통제한다. '제2의 마오쩌둥'이라는 게으른 딱지가 왜 절반만 맞는지, 이 책은 정확히 보여준다.
대만해협의 불길, 그리고 한반도
시진핑의 대만 집착은 단순한 영토 분쟁이나 미국과의 패권 다툼을 넘어, 굴욕의 근대사에 대한 '역사적 복수'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의 뇌리 속에서 대만 문제의 기원은 1894년 청일전쟁의 참패와 북양함대의 궤멸, 그리고 시모노세키 조약에 따른 대만·펑후 제도의 할양에 있다. 그는 군 간부들 앞에서 "가슴 깊이 상처를 남기는 뼈아픈 기억"이라며 분노를 드러내 왔다. 특히 대만과 마주한 푸젠성에서 보낸 17년 동안, 그는 근대 계몽사상가 옌푸(嚴復)의 궤적을 쫓으며 일본의 류큐(오키나와) 강제 병합과 청일전쟁의 치욕을 자신의 원체험처럼 각인했다. 그에게 대만 통일은 잃어버린 섬 하나를 되찾는 일이 아니라, 제1도련선을 돌파해 미국과 일본이 구축한 동아시아 질서를 통째로 뒤엎는 '동아시아 근대사의 총결산'이다.
문제는 그 총결산이 대만 안에서 얌전히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위기가 센카쿠·오키나와·일본 본토, 나아가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동북아시아 전체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이 구상은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아편전쟁 이전의 판도를 되찾는다는 것은 곧, 그 시절 중국의 조공국이었던 조선, 즉 한반도까지 중국 중심의 질서 안으로 되돌린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시진핑과 중국이 꿈꾸는 '동아시아 근대사의 총결산'이란 바로 이런 그림이며, 대만해협의 위기를 "남의 일"로 여기는 것이 위험한 착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에 대한 이해는 이제 당국자뿐 아니라 일반 한국인에게도 절박한 생존의 문제다.
우주를 향한 야망 - '위대함·편리함·부'를 한꺼번에 강화하는 전장
시진핑의 시선은 지상에만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그가 우주 개발을 단순한 과학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가 안보와 체제 유지, 강대국 도약을 한꺼번에 떠받치는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음에 주목한다. 실제로 시진핑은 '우주강국(航天强國)' 건설을 국가 목표로 못 박고,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탐사선을 내려보내고(창어 4호) 자체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을 완공했으며, 2035년 월면 기지 완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15년 발표한 핵심 산업 고도화 전략 '중국 제조 2025'에도 항공우주는 제조업 중점 육성 분야로 명시돼 있다.
우주가 특별한 이유는, 그것이 시진핑 지배 체제의 정당성을 떠받치는 세 기둥 - '위대함', '편리함', '부(富)' - 를 동시에 강화하기 때문이다. 달 탐사와 유인 우주 비행은 국위를 선양해 '위대함'을 과시하고, 위성·통신 인프라는 6G 시대의 '편리함'을 앞당기며, 군민융합(군사·민간 겸용 기술)은 새로운 산업과 '부'를 창출한다. 하나의 로켓이 세 개의 정통성을 한꺼번에 쏘아 올리는 셈이다.
그래서 우주는 곧 지상의 패권 전략과 한 몸이다. 시진핑 지도부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주도하는 '스타링크'를 우주의 전략 자원(궤도·주파수)을 독점하려는 시도로 경계하며, '중국판 스타링크' 위성망의 조기 구축과 초소형 위성을 활용한 대(對)위성 무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 집념의 뿌리는 마오쩌둥에게 닿는다. "우리도 인공위성을 만들어야 한다"던 1970년 마오의 어록, 곧 남을 추종하지 않는 자주적 첨단 기술 개발의 의지를 시진핑은 취임 이후 같은 취지로 되풀이하며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의 청사진 위에 올려놓고 있다.
곪아가는 100년 정당 - 위선과 노화
마르크스와 마오쩌둥을 여전히 앞세우지만, 공산당의 창당 명분은 이미 텅 비어 있다. 전체 당원 가운데 '노동자'는 7%에도 미치지 못하고, 2019년을 기점으로 화이트칼라 집단이 노동자·농민을 앞질렀다. 노동자를 위한다던 정당이 엘리트만의 이너서클(Inner Circle)로 굳어진 것이다. 게다가 이 거대한 조직은 안에서부터 늙어가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당원의 약 28%가 61세 이상으로, 정년 관행을 스스로 깨뜨린 시진핑이 일반 당원에게만 정년을 강요하기 어려운 탓에 청년이 올라설 사다리마저 사라지고 있다. 겉으로는 철옹성 같은 체제가 안에서 어떻게 곪아가는지를 통계로 정확히 겨눈다.
군부를 묶어두는 것은 충성심이 아니라 공포다
시진핑이 군을 장악한 비결을 저자는 충성심이 아니라 '생존에 대한 원초적 공포'에서 찾는다. 공산당 지도가 무너지고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면 군인들부터 가장 먼저 숙청 대상이 된다는 논리다.
"적대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반드시 우리 군대부터 가장 먼저 피의 숙청 대상으로 삼을 것이다. 가죽이 없는데 털이 어디에 붙어 있겠는가!"
체제와 군의 운명을 하나로 묶어버리는 이 살벌한 결속의 논리는, 독재자가 어떻게 거대한 조직을 운명 공동체로 옭아매는지를 마피아 영화 같은 긴장감으로 보여준다.
'드러눕는' 청년들과, 이를 호통치는 가부장
한국의 'N포 세대'처럼 중국 청년들도 과도한 경쟁(네이쥐안·??)에 지쳐 아예 경쟁을 포기하고 드러눕는 길(탕핑·?平)을 택한다. 시진핑은 이를 개인의 번아웃이 아니라 '중화민족의 과업을 방해하는 나태'로 여긴다. 저자는 그가 개인과 가족의 사적 영역까지 파고드는 부권주의적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웠다고 본다. 풍요에 안주해 나약해진 자식·손자의 엉덩이를 때려가며 가르치려 드는 맹렬 세대 아버지의 모습이다. '무기력한 청년 대(對) 야망에 찬 가부장 독재자'라는 구도는 우리 시대와도 겹쳐 읽힌다.
"제2의 고르바초프는 없다" - 붕괴에 대한 병적 공포
무소불위처럼 보이는 시진핑의 가장 깊은 내면에는 '소련처럼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서방이 무기도 포연도 없이 벌이는 '화평연변'과 '컬러 혁명'을 "네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 생사의 투쟁으로 규정한다. 소련을 무너뜨린 고르바초프는 그에게 '당을 망치고 나라를 망친(망당망국)' 원흉이자, 결코 되풀이해선 안 될 반면교사다. 이 공포는 그의 언어에도 새겨져 있다. 덩샤오핑 시대 이후 자취를 감췄던 '투쟁(鬪爭)'이라는 단어가 2022년 20차 당 대회 정치보고에서만 22회나 부활했다. 그 집착의 뿌리가 강함이 아니라 두려움에 있다는 통찰이야말로, 이 책이 건네는 가장 서늘한 관점이다.
어디부터 읽어도 좋다 - 거대한 미지수 중국을 푸는 '마스터키'
저자가 밝혔듯 이 책의 각 장은 독립적으로 완결돼 있어, 흥미가 가는 장부터 펼쳐도 무방하다. 대중국 전략을 짜야 하는 당국자에게는 미래를 내다보는 분석 도구로, 출세를 꿈꾸는 직장인에게는 치열한 조직 생존의 스릴러로, 중국 시장의 기회를 노리는 비즈니스맨에게는 리스크를 관리하고 거시적 판단을 내리게 하는 전략 지침서로 읽힌다. 거대한 미지수 중국을 푸는 마스터키 - 이 책은 실용적인 무기와 읽는 재미를 동시에 독자에게 건넨다.
목차
목차
저자 한국어판 서문
역자 서문
서장 '문제'로서의 시진핑
1. 이 책의 과제: '시진핑 시대의 정치' 전체 모습을 탐구하기 (최고 지도자, 지배 체제, 사회와의 관계)
2. 시대 상황과 지도자에 대한 분석 관점
3. 시진핑 연구의 동향, 주요 선행 업적의 소개와 비판적 검토
4. 이 책의 특징과 독창성: 분석, 서술, 자료
5. 이 책의 구성과 각 장의 개요
I. 시진핑체제란 무엇인가?
제1장 시진핑 시대의 지배와 중국의 자유, 민주주의의 현주소
머리말
1. 정치의 사유와 행동에서 보는 역사적 연속성: 혁명당, 피해의식과 상실감, 역사의 설욕 ·
2. 현대 중국 정치사에서의 시진핑 체제의 위치
3. 시진핑 시대의 지배 정통성과 '디지털 레닌주의'
4. 시진핑 시대의 자유와 민주주의
5. 글로벌 파워로서의 존재감과 인권을 둘러싼 국제 대립
맺음말: 중국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직면한 과제
제2장 '노동자'와 결별하는 '전위'
머리말
1. 당원 통계의 특징과 방법론적 한계, 그리고 논의의 전제
2. 시진핑 시대의 당세 발전
3. 당원 집단의 조직 구성 변화와 그 추세
맺음말: '이중의 배신'과 이름뿐인 '노동자의 당' 중국공산당
제3장 '패거리'의 정치학
머리말
1. 러시아형 권위주의와 푸틴 체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의 연구 동향
2.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싼 중국의 학습 상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후의 연구 동향
맺음말: 미국과 러시아에 의한 중국 협공의 악몽, 그리고 중러 지도자 간의 상호 불신
II. 시진핑은 어떤 리더인가 - 과거, 현재, 미래
제4장 '지배 체제의 적자(嫡子)'의 정치적 이력
머리말: 시진핑의 '과거'와 중국 정치의 '미래', 중국 정치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
1. 자료와 분석의 시각, 해석의 유의점
2. 시진핑 정치관의 일관성: 지배와 지도 스타일의 핵심
3. 정치가로서의 성장과 정치적 인식·행동의 변천: 근무지와 직위에 따른 변화와 발전
맺음말: 리더로서의 연속과 단절, 지방 지도자 시대의 '권력에의 의지'
제5장 중국공산당 '영수(領袖)'호칭 연구
머리말
1. '영수' 부활의 조짐과 개인 숭배의 우려
2. 정치 문서에서의 '영수' 사용 상황과 그 정치적 의미
3. '신시대'의 정치적 퇴행과 당 주석제 부활
맺음말: 배회하는 '영수'의 망령
제6장 '어록의 세계'와 '투쟁'의 화신(化身)
머리말: 마오쩌둥 없는 중국의 「마오쩌둥 사상」과 마오쩌둥 사상
1. 분석 방법과 시각, 그리고 해석의 유의점
2. 『마오쩌둥 어록』과 문화대혁명기의 정치 사회
3. 시진핑 안의 마오쩌둥 사상
4. 시대정신으로서의 '투쟁'
맺음말: 시진핑 사상 학습과 '세 번째 만년의 과오'
제7장 '최고 실력자'의 탄생
머리말: 리더의 '권력 의지'와 지도권 쟁취를 위한 투쟁
1. 중국 정치 연구와 경영학의 리더십론
2. 〈최고 실력자〉로의 승부와 비약
맺음말: 정어일존(定於一尊)의 '최고 실력자'로의 변모, 당 주석제 부활의 힌트
제8장 '중화민족의 아버지'를 목표로 하는 시진핑, '제2의 브레즈네프'인가
'제2의 푸틴'인가
머리말
1. 제도에 의한 집권, 집권을 통한 시스템 변혁
2.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둘러싼 시진핑의 정치적 사유
3. '가족과 개인의 시대'에서의 부권주의적(父?主義的) 리더십
4. '시진핑 시대' 정치 발전의 향방
맺음말: '시진핑 시대'에 있어서 시진핑 개인과 지배 체제의 리스크
제9장 대만 사태와 '동아시아 근대사 총결산'의 가능성
머리말
1. 시진핑 정권의 대만 정책 특징과 논리
2.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서 차지하는 대만의 함의(含意)
3. 대만 정책의 '근원적 배경'이자 인식의 '심층(深層)'이 된 푸젠성 시대
맺음말: '동아시아 근대사의 총결산' 가능성
종장(終章) 시진핑 시대 중국 정치의 미래와 일본의 대만 전략
1. 시진핑 연구의 중간 결산과 보완
2. 권력의 전통으로 회귀하는 중국 정치
3. 대만 해협 분쟁 예방을 위한 일본의 정치 전략
후기
역자 서문
서장 '문제'로서의 시진핑
1. 이 책의 과제: '시진핑 시대의 정치' 전체 모습을 탐구하기 (최고 지도자, 지배 체제, 사회와의 관계)
2. 시대 상황과 지도자에 대한 분석 관점
3. 시진핑 연구의 동향, 주요 선행 업적의 소개와 비판적 검토
4. 이 책의 특징과 독창성: 분석, 서술, 자료
5. 이 책의 구성과 각 장의 개요
I. 시진핑체제란 무엇인가?
제1장 시진핑 시대의 지배와 중국의 자유, 민주주의의 현주소
머리말
1. 정치의 사유와 행동에서 보는 역사적 연속성: 혁명당, 피해의식과 상실감, 역사의 설욕 ·
2. 현대 중국 정치사에서의 시진핑 체제의 위치
3. 시진핑 시대의 지배 정통성과 '디지털 레닌주의'
4. 시진핑 시대의 자유와 민주주의
5. 글로벌 파워로서의 존재감과 인권을 둘러싼 국제 대립
맺음말: 중국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직면한 과제
제2장 '노동자'와 결별하는 '전위'
머리말
1. 당원 통계의 특징과 방법론적 한계, 그리고 논의의 전제
2. 시진핑 시대의 당세 발전
3. 당원 집단의 조직 구성 변화와 그 추세
맺음말: '이중의 배신'과 이름뿐인 '노동자의 당' 중국공산당
제3장 '패거리'의 정치학
머리말
1. 러시아형 권위주의와 푸틴 체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의 연구 동향
2.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싼 중국의 학습 상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후의 연구 동향
맺음말: 미국과 러시아에 의한 중국 협공의 악몽, 그리고 중러 지도자 간의 상호 불신
II. 시진핑은 어떤 리더인가 - 과거, 현재, 미래
제4장 '지배 체제의 적자(嫡子)'의 정치적 이력
머리말: 시진핑의 '과거'와 중국 정치의 '미래', 중국 정치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
1. 자료와 분석의 시각, 해석의 유의점
2. 시진핑 정치관의 일관성: 지배와 지도 스타일의 핵심
3. 정치가로서의 성장과 정치적 인식·행동의 변천: 근무지와 직위에 따른 변화와 발전
맺음말: 리더로서의 연속과 단절, 지방 지도자 시대의 '권력에의 의지'
제5장 중국공산당 '영수(領袖)'호칭 연구
머리말
1. '영수' 부활의 조짐과 개인 숭배의 우려
2. 정치 문서에서의 '영수' 사용 상황과 그 정치적 의미
3. '신시대'의 정치적 퇴행과 당 주석제 부활
맺음말: 배회하는 '영수'의 망령
제6장 '어록의 세계'와 '투쟁'의 화신(化身)
머리말: 마오쩌둥 없는 중국의 「마오쩌둥 사상」과 마오쩌둥 사상
1. 분석 방법과 시각, 그리고 해석의 유의점
2. 『마오쩌둥 어록』과 문화대혁명기의 정치 사회
3. 시진핑 안의 마오쩌둥 사상
4. 시대정신으로서의 '투쟁'
맺음말: 시진핑 사상 학습과 '세 번째 만년의 과오'
제7장 '최고 실력자'의 탄생
머리말: 리더의 '권력 의지'와 지도권 쟁취를 위한 투쟁
1. 중국 정치 연구와 경영학의 리더십론
2. 〈최고 실력자〉로의 승부와 비약
맺음말: 정어일존(定於一尊)의 '최고 실력자'로의 변모, 당 주석제 부활의 힌트
제8장 '중화민족의 아버지'를 목표로 하는 시진핑, '제2의 브레즈네프'인가
'제2의 푸틴'인가
머리말
1. 제도에 의한 집권, 집권을 통한 시스템 변혁
2.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둘러싼 시진핑의 정치적 사유
3. '가족과 개인의 시대'에서의 부권주의적(父?主義的) 리더십
4. '시진핑 시대' 정치 발전의 향방
맺음말: '시진핑 시대'에 있어서 시진핑 개인과 지배 체제의 리스크
제9장 대만 사태와 '동아시아 근대사 총결산'의 가능성
머리말
1. 시진핑 정권의 대만 정책 특징과 논리
2.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서 차지하는 대만의 함의(含意)
3. 대만 정책의 '근원적 배경'이자 인식의 '심층(深層)'이 된 푸젠성 시대
맺음말: '동아시아 근대사의 총결산' 가능성
종장(終章) 시진핑 시대 중국 정치의 미래와 일본의 대만 전략
1. 시진핑 연구의 중간 결산과 보완
2. 권력의 전통으로 회귀하는 중국 정치
3. 대만 해협 분쟁 예방을 위한 일본의 정치 전략
후기
저자
저자
스즈키 다카시 (鈴木隆)
1973년 시즈오카현 출생.
다이토문화대학 동양연구소 교수.
정치학·중국정치 전공. 법학 박사(게이오대학).
일본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아이치현립대학 외국어학부 준교수 역임. 2023년 4월부터 현직.
저서로 『중국공산당의 지배와 권력』(게이오대학출판회, 2012년 / 제34회 개발도상국연구장려상 수상). 공저로 『유라시아의 자화상』(PHP연구소, 2023년), 『시진핑의 중국』(도쿄대학출판회, 2022년), 『아시아의 평화와 거버넌스』(유신당고문사, 2022년), 『어서 오세요 중화세계로』(소화당, 2022년). 그 외 저서·논문 다수.
1973년 시즈오카현 출생.
다이토문화대학 동양연구소 교수.
정치학·중국정치 전공. 법학 박사(게이오대학).
일본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아이치현립대학 외국어학부 준교수 역임. 2023년 4월부터 현직.
저서로 『중국공산당의 지배와 권력』(게이오대학출판회, 2012년 / 제34회 개발도상국연구장려상 수상). 공저로 『유라시아의 자화상』(PHP연구소, 2023년), 『시진핑의 중국』(도쿄대학출판회, 2022년), 『아시아의 평화와 거버넌스』(유신당고문사, 2022년), 『어서 오세요 중화세계로』(소화당, 2022년). 그 외 저서·논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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