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이름으로
최종고 시집
‘시 쓰는 법학자’ 최종고 교수가 방대한 저작 목록에 시집 한 권을 더했다. 『괴테의 이름으로』에는 그가 평생 흠모해 온 독일 문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29~1832)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쓴 시 76편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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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시 쓰는 법학자' 최종고 교수(70. 서울대학교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명예교수, 이하 '최 교수')가 방대한 저작 목록에 시집 한 권을 더했다. 평생 흠모해 온 독일 문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29~1832)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쓴 시 76편을 모았다. 제목도 [괴테의 이름으로(Im Namen von Goethe)].
다작(多作)으로 정평 난 저자다. 어느 해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도서관 목록에 가장 많은 장서를 기여한 저자를 분야별로 뽑아 보았더니 인문에 국문학자 조동일 교수, 사회에 법학자 최종고 교수가 뽑혔다. 이번 책이 몇 번째냐는 물음에는 "나도 몰라. 쌓으면 키는 넘어"란다(네이버 책정보에는 1981년부터 2016권까지 104권이 검색되는데, 이게 다가 아니다).
괴테 자신의 시가 그러했듯 최 교수의 시들도 생활 속 계기가 있을 때마다 단상처럼 적어 내린 '생활시', '기회시'들이다. 운문으로 쓴 일기나 수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한국 문인으로는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의 시들이 그랬다). 인물전기(biography) 연구가답게 [춘원 따라 러시아 기행](2014)이라는 시화집도 낸 적 있는 최 교수다.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유학한 이래 수없이 독일을 드나들며, 기회 날 때마다 괴테의 자취를 좇아 남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프라이부르크 하이델베르크, 북독일의 바이마르 일메나우 브로켄산, 오스트리아 빈(비엔나)과 지금은 프랑스 땅 스트라스부르(슈트라스부르크), 체코 땅 된 카를스바트, 이탈리아 로마까지 훑었다. 괴테를 만나 사모한 화가 안젤리카 카우프만(Angelika Kauffmann)의 고향 스위스 쿠어, 심지어 하와이에 가서도 옛 하와이 국왕이 어전에서 괴테 시를 낭송시켰던 일화를 더듬는다. 독일 유학이나 여행 경험, 독일문학이나 사상에 심취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여행 책 보듯 연이어 튀어나오는 지명과 인명들 틈에서 잠시 책장 넘기기를 멈추고 '나만의 독일' 명상에 빠져 봐도 좋을 터.
그러나 아무래도 시인은 경상도 깡촌 출신 한국사람. 괴테와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스를 한국 땅 안동, 시인의 고향 상주 청리(靑里), 평생의 일터였던 서울대는 물론 서초동 우면산 약수터로 기어이 불러내고, 퇴계 다산 춘원 같은 한국 문인들과 교유케 한다. 괴테를 그보다 13년 연하인 다산과 엮어 [괴테와 다산, 통하다](2007)라는 책을 낸 적도 있는 최 교수다. 이번 시집은 괴테 자신 페르시아(오늘날 이란) 시에 영감을 받아 쓴 [서동(西東) 시집](1814~1818)에 200년 뒤에 바치는 오마주, 21세기 한국판 [서동 시집]이라고나 할까.
바이마르의 괴테 선생 안동 오시면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하회에서 팔순잔치는 안 하셔도
도산서원, 지례창작촌을 찾으시리
"퇴계 선생, 괴테올시다"
괴테, 퇴계 이름부터 닮았지요 (...)
- '괴테가 안동 오시면'
형님은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후덕한 군주의 총애를 받으시고
안 해 본 것 없는 행운아셨지요
(...)
아우야말로 [파우스트]를 실천한 삶이었네
그런데도 독일은 통일국가가 되었는데
한국은 아직 분단국가니 안타깝네 (...)
- '괴테와 다산의 천상 대화'
최종고, [유붕자원방래도](2016). 괴테가 [파우스트]를 지고 강진의 다산초당을 찾은 모습
그림과 함께 보는 '21세기 [서동(西東) 시집]
시집이라 했지만 기실은 시화집(詩畵)집이다. 괴테의 그림, 괴테를 그린 그림, 저자 자신이 그린 그림들까지, 책장을 두어 장 넘길 때마다 나오는, 튀지 않게 차분히 넣은 그림들이 격조와 읽는 재미를 더한다. "모든 산정에는 / 휴식이 있다 / ... / 기다려라, 머지 않아 / 그대 또한 쉬리니"(괴테, '나그네의 밤 노래 2')의 산실인 브로켄산(Brocken)은 괴테의 원화, 담채(淡彩)로 따라 그린 그림, 수묵으로 재창작한 그림까지 석 점이나 넣었다.
[브로켄산]. 왼쪽부터 괴테 원화, 담채, 수묵 버전
간간이 튀어나오는 말장난들은 천진함으로 읽는이를 웃음짓게 한다. 산 이름이 '꼬꼬닭'이라는 뜻인 키켈한(Kickelhahn) 꼭대기에서 정말로 '꼬꼬댁 꼬꼬'를 듣고('키켈한 산정에서'), 괴테가 애인 릴리 쇠네만을 만나러 건너던 마인강 다리에서는 괴테처럼 "릴리, 릴리" 따라 하다 '늴리리야'를 읊조린다('마인 강 늴리리야'). 괴테를 이름도 닮은 퇴계에게 인사 시키는가 하면, 괴테의 중국식 표기 '거더(歌德)'의 '노래 가, 큰 덕'에서는 괴테를 도교의 도사(Taoist)로 칭한 헤르만 헤세의 촌평을 떠올린다.
향토수재 출신 법학교수가 시집에다 그림까지라니, 불공평하지 않은가. 워낙 인구 많은 법학계이다 보니, 그런 시문(詩文) 풍류의 맥이 일찍부터 있기는 했다. 유진오, 이항녕, 유기천, 이한기... 수구초심(首丘初心), 시집의 마지막 시는 이런 '법학계 풍류 선배'들에 바치는 헌시(獻詩)다.
(...)
왜 선배들도 괴테 팬이셨나요
괴테도 법학을 공부해서
재상까지 된 법률가라서는 아니겠죠
(...)
선배님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제자도 시집 한 권 펴냅니다
[괴테의 이름으로].
- '괴테와 한국 법학자'
목차
목차
제1부 인간 중의 인간
괴테 선생에게 / 진짜 박사 / 괴테의 목소리 / 진복(眞福) / 가슴의 미로 / 미의 운명 / 시인과 예언자 /
의무와 권리 / 하나 / 법과 문학 / 괴테의 그림 / 욥과 파우스트 / 괴테의 예수 / 풍류도사 괴테(歌德)
제2부 프랑크푸르트와 남독일
슈테델 미술관에서 / 슈트라스부르크에서 제젠하임까지 / 에멘딩엔에서 / 프랑크푸르트 시청에서 /
옛 괴테 대학에서 / 정의의 여신상(Justitia) / 괴테 생가에서 / 진미선(眞美善)에게 / 마인 철교(Eisener Steg) /
마인 강 늴리리야 / 마인하가(下街) / 가죽물레방아집(Gerbermuhle) / 하이델베르크에 오면 /
프라이부르크의 괴테 플라츠
제3부 바이마르와 북독일
바이마르 형제 / 시르케 아침 / 마녀(Hexen) / 화가 베버 / 바이마르의 뻐꾸기 / 일름(Ilm) 공원에서 /
일름 강에 발 담그고 / 야콥 교회에서 / 에커만 무덤 앞에서 / 달빛 속의 브로켄 / 모든 산정에는 / 달의 괴테 /
젊은 베르터의 Leiden / 베츨라에서 / 키켈한(Kickelhahn) 산정에서 / 괴테 오두막(Goethe-Hauschen) /
일메나우 풍경 / 다시 바이마르에서
제4부 로마로 가는 길
라오콘(Laokoon) 상 앞에서 / 로마의 괴테 / 아르노 강변에서 /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 피렌체의 괴테 /
마리엔바트에서 / 쿠어 축제(Angelika Kauffmann 집 앞에서) / 빈(Wien) 시립공원에서 / 카를스바트에서 /
시칠리아 인상 / 하와이의 괴테
제5부 한국에 온 괴테
우면산 괴테 / 초생달 / 두 시인(괴테와 다산) / [유붕자원방래도(有朋自遠方來圖)] / 괴테형과 다산형 /
괴테와 다산의 천상 대화 / 다산(茶山)길 동심초(同心草) / 춘원의 괴테 / 달에게 / 학자 비극 /
괴테가 안동 오시면 / 청리에 온 파우스트 / 구키 슈조의 묘비 / 우리에겐 왜 파우스트 전설이 없는가 /
괴테와 함께 일 년 내내 / 파우스트가 서울대에 오시면 / 나의 메피스토 / 괴테의 이름으로 /
괴테와 한국 법학자
(후기) 나이 일흔에 웬 괴테?
저자
저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1981~ ) 및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를 지내다 2013년 정년퇴임하고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등단한 시인이자 수필가로서 한국시인협회, 국제펜클럽(PEN), 바이마르 괴테학회 등 회원이며, 인물전기 연구가로서 한국인물전기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본업인 법학 관련 저서 외에 시집 [법 속에서 시 속에서](1991), [시 쓰는 법학자](2007), 시화집 [캠퍼스를 그리다](2016), 수필집 [법은 그러나 어두운 곳에서 빛난다](1991), 인물연구 [괴테와 다산, 통하다](2007), [이승만과 메논, 그리고 모윤숙](2012)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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