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양장본 HardCover)
곽세라 힐링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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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그리움, 사랑과 상실에 관한 힐링노블!
마음과 영혼에 관한 글을 쓰는 힐링 라이터 곽세라의 첫 번째 소설집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 Daum 문학속세상과 인터파크도서에 연재되어 3주 연속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화제작으로, 중편소설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과 〈천사의 가루〉가 수록되었다.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은 머리카락에 담긴 기억 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플레이’하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열일곱 소녀 류짱과 그녀의 도움으로 과거로 돌아가거나 미래와 조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류짱은 인생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 눈물과 거짓말, 아픔과 그리움을 보게 된다. 〈천사의 가루〉는 두 사람이 만나서 사랑하고, 남자의 죽음으로 맞게 되는 이별과 상실의 과정을 감각적으로 풀어놓았다. 연인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시점에서 그들의 사랑이 기록된다.
마음과 영혼에 관한 글을 쓰는 힐링 라이터 곽세라의 첫 번째 소설집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 Daum 문학속세상과 인터파크도서에 연재되어 3주 연속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화제작으로, 중편소설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과 〈천사의 가루〉가 수록되었다.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은 머리카락에 담긴 기억 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플레이’하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열일곱 소녀 류짱과 그녀의 도움으로 과거로 돌아가거나 미래와 조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류짱은 인생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 눈물과 거짓말, 아픔과 그리움을 보게 된다. 〈천사의 가루〉는 두 사람이 만나서 사랑하고, 남자의 죽음으로 맞게 되는 이별과 상실의 과정을 감각적으로 풀어놓았다. 연인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시점에서 그들의 사랑이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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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Daum 문학속세상과 인터파크도서 연재, 3주 연속 최다 조회수 기록! 네티즌 독자들을 뜨겁게 달구었던 화제작!
Daum 문학속세상과 인터파크도서 연재,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며 네티즌 독자들을 뜨겁게 달구었던 화제작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힐링 라이터 곽세라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인 이 책은, 2편의 중편소설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과 '천사의 가루'가 수록되었다. 이미 네티즌 독자들로부터 '《연금술사》와 《모모》를 뛰어넘는 마법 같은 스토리에 감탄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마약 같은 흡인력!'이라는 화려한 찬사를 받으며 연재 내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연금술사》, 《모모》를 뛰어넘는 마법 같은 스토리,
사랑과 집착, 욕망과 두려움에 관한 치명적인 관찰!
이 책은 신기루 같은 주인공들이 펼치는 기억과 그리움, 사랑과 집착, 욕망과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세련된 구성과 감각적인 언어들이 기억과 환상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판타지적 요소를 차용하고 있지만, 곽세라 작가만의 독특한 사유는 삶의 본질을 부드럽게 꿰뚫고, 심오한 생生의 물음들에 관한 품격 있는 관조를 보여준다. 변덕스럽고 불친절하지만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생의 여러 모습이 다채로운 주인공들을 통해 마술처럼 펼쳐진다.
뮤직비디오감독이자 CF감독인 이사강 감독이 만든 이 책의 북트레일러는 독특한 소재와 감각적인 영상미로 출간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은 바 있다. (북트레일러 영상은 5월 30일 공개될 예정.)
"우리는 모두 스스로의 영혼을 머리카락에 적셔서
하루에 0.35밀리미터씩 밀어내면서 살아가는 존재들이야."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의 주인공은 평범한 열일곱 소녀 류. 1/10쯤 섞인 신비로운 보랏빛 머리카락 덕분에 조금은 특별한 아이 취급을 받는다. 극단 '츠키'('달'이라는 뜻)에 우연히 들어가면서 류는 스스로도 몰랐던 '특별한 재능', 즉 '뮤토'의 재능을 발견한다. '뮤토'는 '변화하는 자'라는 뜻의 라틴어로, 상대방의 머리카락에 담긴 기억 속으로 들어가 그의 과거와 미래를 '플레이'할 수 있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뮤토에게 플레이를 의뢰하는 사람들은, 류의 도움으로 그립고 아픈 과거로 돌아가고, 갈망하던 미래와 조우하는데…. 류는 인생의 어느 모퉁이에서든 마주칠 수 있는 눈물과 거짓말, 아픔과 그리움을 마주하며 심오한 생의 물음과 비밀들을 알게 된다.
두 번째 소설 '천사의 가루'는 사랑의 기억보다 강렬한 사랑의 부재에 관한, 상실에 관한 지독히 아름다운 다큐멘터리다. 자동차 사고로 고속도로 아스팔트 위에 피를 흘리며 누워 있는 한 남자, 그리고 공항에서 마중 나와 있을 그를 기다리는 한 여자. 두 사람이 만나서 사랑하고, 남자의 죽음으로 맞이하게 되는 이별과 상실의 과정을 감각적으로 스케치했다. 잘 편집된 CF 영상처럼, 혹은 짧고 강렬한 다큐멘터리처럼, 두 연인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시점에서 기록된 그들의 사랑, 그리고 끝내 연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처연한 이별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담고 있다.
이 소설은 '힐링노블'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심오한 생의 물음들에 대한 화두를 던져준다.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인생의 여러 모습, 눈물과 거짓말, 아픔과 그리움의 발가벗은 모습까지 지독하게 파고드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던 따듯한 위로와 가슴 벅찬 감동으로 눈시울이 젖어들 것이다.
[추천사]
비주얼이 강한 판타지 영화 한 편을 보는 느낌이다. 페이지마다 강렬한 영상이 떠올라 보는 내내 두근거렸다.
- 이사강, CF감독, 뮤직비디오 감독
이 소설을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주인공과 함께 아련한 과거와 동경하는 미래를 넘나들다 보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비록 험난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마음속에 꺼지지 않는 불씨 같은, 잔잔하지만 강렬한 위로를 준다.
- 조성만, KBS 교양국 PD
섬세한 손길로 영혼의 가림막을 하나하나 들춰나간다. 그리고 드디어 마주하는 영혼의 맨살을 보드랍게 보다듬는다. "괜찮아, 괜찮아. 그래도 되고, 그럴 수 있어."라고. 내 모든 것을 다 알아주고 이해하는 천사가 내 곁을 찾아온 느낌이랄까. 이 독특한 소설의 장르를 뭐라 이름 하면 좋을까. 때 묻지 않은 영혼들이 가장 중요한 것을 찾는 여정이라는 점에서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을 닮았고, 그 여정이 현실과 운명론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욤 뮈소를 닮았다. '심리치유'라는 말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곽세라 작가는 진정한 영혼의 위로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 김민희, 월간 〈탑클래스〉 기자
'나만 아픈 게 아니었어. 이 시간에도 수많은 영혼들이 아파하고 그리워하고, 또 그러면서 사랑을 믿고 있었어….' 책을 덮고 나니 가슴 한쪽의 묵은 때가 툭 떨어져 나간 느낌이다. 마치 영혼의 샤워를 한 것처럼.
- 황은순, 〈주간 조선〉 기자
〈책속으로 추가〉
마지막 대사가 끝났고, 대본에 코를 박고 있던 미루가 얼굴을 들었고, 모두가 그곳에 앉아 있는 프랑수아즈 사강을 보았다. '상대역이 없으면 우린 어떤 것도 될 수가 없어. 누군가가 되쏘아주어야만 '그것'이 되지….' 맞은 편 거울 벽에 등을 대고 앉아 대사를 연습하던 요시히로의 입술 경계선이 가파르게 흔들렸고, 란의 머리 위에 늘 홀로그램처럼 얹혀 있던 백조의 왕관이 사라졌다. 얇은 피부의 하루히는 강휘의 어깨에 관자놀이를 갖다 댔다. 마유코의 동그란 눈이 우리 방의 창문처럼 크게 열렸다. 그리고 용재의 얼굴. 그 얼굴이 밤 웅덩이처럼 까맣게 깊어졌다. 그리고 반짝이는 아픔 같은 것이 반딧불이처럼 그의 이마와 뺨과 입술 위로 어지러이 날아다녔다. 안타까움도, 두려움도 아닌 그 날벌레들은 위험하고 낯선 세상의 냄새를 풍겼다.
단원들은 그 순간, 또 하나의 커다란 '달의 룰' 덩어리를, 각자의 방식대로 소리 내지 않고 꿀꺽 삼키고 있었다.
- 119p, 류짱, 진짜 공연을 해보고 싶지 않아?
나는 울음을 터뜨렸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첫 전장에서 처음으로 적군의 목을 베고 솟구치는 피를 보며 울부짖는 소년병처럼, 내가 조금 전에 누군가를 깊숙이 찌르고 저지른 엄청난 무언가를 믿을 수가 없었다. 지금 막 나를 뚫고 나온 낯선 그것은 빠른 속도로 나를 뒤덮을 것이다. 무엇보다, 격렬한 기쁨에 전율하는 내가 두려웠다. 난 고통스러울 만큼 그 순간에 몰입했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감정의 수위를 이토록 높이는 것은 자해에 가까웠다. '이런 식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서는 안 되었다.
- 134p, 사냥당한 짐승처럼 피를 흘릴 수만 있다면.
"이미 완전한 사람은 플레이를 원하지 않아. 누군가를 사랑할 필요도 없지. 심장 끝을 태우는 갈망, 가질 수 없는 마지막 조각이 이 게임을 계속하게 하는 거야. 몸부림 치고 비명을 지르면서도 결국 마지막 장면까지 살아 있게 하는 거라구. 그게 마음에 안 들어? 그것보다는 더 따뜻한 이유를 찾고 싶겠지? 애정이나 연민이라고 말하고 싶니? 아니야, 아니야!
우리가 하는 일은 그 갈망을 더 뚜렷하게, 더 강하게 색을 입혀주는 것뿐이야. 뻗으면 손에 닿을 듯 생생하게, 바로 눈앞에서, 딱 거기까지만! 거의 다 잡았던 월척을 놓친 어부는 절대로 바다를 떠나지 않아.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가 그 마지막 조각을 들고 와서는 덜컥 맞춰 넣어버린다면? 에너지가 제로에 달해. 게임은 맥이 빠지고, 그러면 반드시 누군가는 판을 떠나게 되어 있지."
- 163p, 뮤토들은 종종 착각을 하지
"이렇게 거리에 서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아이가 어디선가 이 노래 소리를 듣겠지. 그리고 엄마가 가까이에 있다는 걸 알겠지. 그리고 울음을 그치겠지. 날 찾아오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그 아이가 따뜻하게 느끼면 돼. 외롭지 않으면 돼…. 갖고 있지 않은 것은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일 뿐인데…. 그걸 가지려고 애쓰니까…, 슬프겠지."
- 176p, 이 모든 사소하고 부질없는 불행들
"하지만 먼저 네 이야기를 해봐. 거짓말이든, 정말이든, 네가 믿고 있는 이야기를 하면 돼. 이 마을에선 다 똑같으니까. 아니, 오히려 거짓말 쪽이 더 힘이 세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더 진실하게 믿고 있는 쪽이 현실이야. 너는 왜 그렇게 창백하니?"
- 189p, 운명의 눈금이 0을 가리킬 때
이곳에선 누구도 거울에 제 모습을 비춰보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이상하리만치 이 마을엔 거울이 없다. 하지만 나처럼 누구도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는 듯했다. 내가 이 역에 내리던 날을 잊은 것처럼, 나는 거울을 보던 기억을 잊었다.
우리는 그저 보이는 대로 서로의 모습을 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풍경도 보았다. 그 속에 내 모습이 있었다. 텅 빈 바닷가의 모래 속에서, 벤치에 앉아 있는 리에의 뒷모습에서, 카레의 들척지근한 카레국물 위에서 어룽어룽한 그림자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면 그만이었다.
스스로의 모습에 집중하는 사람은 없었다. 사무치는 기억 같은 것도 없었다. 그저 적당히 거짓말을 하고, 그러니까 용서할 것도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 229p, 거울이 있던 자리
"실은, 이 머리카락, 제 것이 아니에요."
네코마마는 웃었다.
"오, 그래? 그럼 누구 것이지?"
이 머리카락들을 0.35밀리미터씩 밀어낸 것은 나의 영혼이 아니다. 나의 기억들이 아니다. 낯선 이들의 삶 속에 박힌 갈망과 결핍의 순간들, 달빛 속에서 미나 선생님이 써준 대사들, 10초 정도 지속되는 거울 속 완벽한 세상의 것이다.
"팔아버렸거든요, 다….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에…."
- 240p,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
[천사의 가루]
거의 언제나 여자는 남자보다 똑똑하다. 여자들은 자신이 버진virgin인지 아닌지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남자들은 스스로 버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여자'가 어느 날 나타나 가르쳐주기 전에는. 꼭 엄마가 아니더라도 열여섯만 되면 여자는 마흔다섯 살짜리 남자를 가르칠 수 있다.
- 257p, 나는 언제나 여자들이 두렵다,키스하기 전까지는
헐렁한 진을 골반에 걸쳐 입고 야구모자를 눌러 쓴 개구쟁이 남자가 2002년 내가 있던 빌리지를 방문했을 때, 나는 아파트 층계에서 굴러 떨어지듯 단번에 그를 좋아해버렸다. 멋지지 않았다. 전혀. 하지만 '기다렸다'라고밖엔 말할 수 없는 절박함으로, 나는 그가 서 있는 층계 끄트머리를 향해 정신없이 굴러가고 있었다.
- 264p, 네가 바라던 그 여자가 아닌 걸 알아.
기다려야만 오는 것들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아무것도 없이 살겠다. 그것들은 오만하고, 애를 태우며, 애써 가치를 인정하게 만들고, 날 늙게 한다. 내가 즐거이 기뻐하며 맞이하는 미래들은, 그리고 그들의 어버이 세포인 오늘들은, 충분히 헐겁고도 양순한 얼개로 내 앞에 심심하게 뒹굴고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절대로, 나 죽을 때까지 그럴지어다.
- 269p, 결혼보단 좀 더 그럴듯한 얘기를 해봐.
그가 그리웠다. 그를 처음 만나기 훨씬 전부터. 글쎄…. 서로 눈이 마주쳤기 때문에 사랑에 빠졌다는 말, 19세기 이후엔 사용된 적이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이것 말고 다른 식으로 사랑에 빠질 수는 없다. 나는 그와 마주쳤고 사랑하게 되었다.
흔히들 '아름다웠던 어린 시절'이나 '순수했던 학창시절'이 그립다고 말한다. 나는 이상하게도 지나간 시절을 그리워해 보거나 아쉬워했던 적이 없다. 어린 시절은 차라리 고행과도 같았다. 유치한 만큼 처절한 고뇌로 가득 차 있었고, 손끝발끝에서 핏기가 다 가셔 저릿저릿해지도록 울어도 가질 수 없는 것들에게만 마음을 빼앗겼다.
그러다가 맞이한 학창시절은 고스란히 순수할 수밖에 없었다. 내게 허락된 시간과 범죄가 단 하나도 없었으므로. 언제나 '지금'이 '아까'보다 훨씬 좋았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도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나의 돌연변이 마음은 눈이 뒤에 달린 고양이처럼 언제나 미래를 그리워했다. 하지만 미래의 모든 그리움을 끌어안고 그가 내 앞에 나타났을 때 나는 너무 놀라서 피가 푸르게 변하는 순간을 맛봐야 했다. 돌연변이의 대가, 치렀으니 이만 용서해줘.
- 285p, 이것 말고 다른 식으로 사랑에 빠질 수는 없다.
초보 마이미스트들이 연습용으로 하는 '사과 깎기'라는 게 있어. 사과를 들고 깎는 걸 연기하는 거지. 물론 사과와 칼 없이. 어느 날 내가 열심히 그 사과를 깎고 있는데 그 선배가 날 부르더군. '어이, 노무라, 사과 다 깎았으면 이리 좀 와봐.' '옛!' 하고 내가 후닥닥 일어서는데 '어이, 어이…. 사과껍질은 치우고 와야지!' 하는 거야. 그 선배의 말은 이랬어. 마임의 핵심은'여기 사과가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 사과가 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그러고 보니 나는, 망각은 기억보다 위대한 창조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선배의 말이 맞았다면, 저기 긴 머리 여자도 언젠가 자기 손 안에 들고 있던 사과를 깎고 있는 거다. 연붉은 사과껍질이 그녀의 무릎 위로 떨어진다. 사과의 기억은 사과의 부재보다 강하다.
- 369p, 4시 반의 사과 깎기 인형
나는 이 스시 바의 주방장 후지와라 유이치다. 오늘도 라라가 아무것도 부족함 없는 얼굴로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와 카운터 자리에 앉는다. 나는 그녀의 마음을 잘 안다. 내가 일곱 살 때 나를 가장 귀여워하던 큰 누나가 장염으로 죽고 나서 거의 1년 동안 "누나, 오줌 마려워.", "누나, 감 깎아줘.", "누나, 내 노란 바지 어디 있어?" 하며 지냈던 기억이 있다. 정말 그 누군가는 죽는다고 해서 없어져지지가 않는 것이다. 마음으로 의지하던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 383p, 넷이서 눈을 뜨고 숨바꼭질을 하다
Daum 문학속세상과 인터파크도서 연재, 최다 조회수를 기록하며 네티즌 독자들을 뜨겁게 달구었던 화제작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힐링 라이터 곽세라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인 이 책은, 2편의 중편소설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과 '천사의 가루'가 수록되었다. 이미 네티즌 독자들로부터 '《연금술사》와 《모모》를 뛰어넘는 마법 같은 스토리에 감탄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마약 같은 흡인력!'이라는 화려한 찬사를 받으며 연재 내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연금술사》, 《모모》를 뛰어넘는 마법 같은 스토리,
사랑과 집착, 욕망과 두려움에 관한 치명적인 관찰!
이 책은 신기루 같은 주인공들이 펼치는 기억과 그리움, 사랑과 집착, 욕망과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세련된 구성과 감각적인 언어들이 기억과 환상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판타지적 요소를 차용하고 있지만, 곽세라 작가만의 독특한 사유는 삶의 본질을 부드럽게 꿰뚫고, 심오한 생生의 물음들에 관한 품격 있는 관조를 보여준다. 변덕스럽고 불친절하지만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생의 여러 모습이 다채로운 주인공들을 통해 마술처럼 펼쳐진다.
뮤직비디오감독이자 CF감독인 이사강 감독이 만든 이 책의 북트레일러는 독특한 소재와 감각적인 영상미로 출간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은 바 있다. (북트레일러 영상은 5월 30일 공개될 예정.)
"우리는 모두 스스로의 영혼을 머리카락에 적셔서
하루에 0.35밀리미터씩 밀어내면서 살아가는 존재들이야."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의 주인공은 평범한 열일곱 소녀 류. 1/10쯤 섞인 신비로운 보랏빛 머리카락 덕분에 조금은 특별한 아이 취급을 받는다. 극단 '츠키'('달'이라는 뜻)에 우연히 들어가면서 류는 스스로도 몰랐던 '특별한 재능', 즉 '뮤토'의 재능을 발견한다. '뮤토'는 '변화하는 자'라는 뜻의 라틴어로, 상대방의 머리카락에 담긴 기억 속으로 들어가 그의 과거와 미래를 '플레이'할 수 있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뮤토에게 플레이를 의뢰하는 사람들은, 류의 도움으로 그립고 아픈 과거로 돌아가고, 갈망하던 미래와 조우하는데…. 류는 인생의 어느 모퉁이에서든 마주칠 수 있는 눈물과 거짓말, 아픔과 그리움을 마주하며 심오한 생의 물음과 비밀들을 알게 된다.
두 번째 소설 '천사의 가루'는 사랑의 기억보다 강렬한 사랑의 부재에 관한, 상실에 관한 지독히 아름다운 다큐멘터리다. 자동차 사고로 고속도로 아스팔트 위에 피를 흘리며 누워 있는 한 남자, 그리고 공항에서 마중 나와 있을 그를 기다리는 한 여자. 두 사람이 만나서 사랑하고, 남자의 죽음으로 맞이하게 되는 이별과 상실의 과정을 감각적으로 스케치했다. 잘 편집된 CF 영상처럼, 혹은 짧고 강렬한 다큐멘터리처럼, 두 연인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시점에서 기록된 그들의 사랑, 그리고 끝내 연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처연한 이별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담고 있다.
이 소설은 '힐링노블'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심오한 생의 물음들에 대한 화두를 던져준다.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인생의 여러 모습, 눈물과 거짓말, 아픔과 그리움의 발가벗은 모습까지 지독하게 파고드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던 따듯한 위로와 가슴 벅찬 감동으로 눈시울이 젖어들 것이다.
[추천사]
비주얼이 강한 판타지 영화 한 편을 보는 느낌이다. 페이지마다 강렬한 영상이 떠올라 보는 내내 두근거렸다.
- 이사강, CF감독, 뮤직비디오 감독
이 소설을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주인공과 함께 아련한 과거와 동경하는 미래를 넘나들다 보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비록 험난한 시대를 살고 있지만, 마음속에 꺼지지 않는 불씨 같은, 잔잔하지만 강렬한 위로를 준다.
- 조성만, KBS 교양국 PD
섬세한 손길로 영혼의 가림막을 하나하나 들춰나간다. 그리고 드디어 마주하는 영혼의 맨살을 보드랍게 보다듬는다. "괜찮아, 괜찮아. 그래도 되고, 그럴 수 있어."라고. 내 모든 것을 다 알아주고 이해하는 천사가 내 곁을 찾아온 느낌이랄까. 이 독특한 소설의 장르를 뭐라 이름 하면 좋을까. 때 묻지 않은 영혼들이 가장 중요한 것을 찾는 여정이라는 점에서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을 닮았고, 그 여정이 현실과 운명론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욤 뮈소를 닮았다. '심리치유'라는 말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곽세라 작가는 진정한 영혼의 위로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 김민희, 월간 〈탑클래스〉 기자
'나만 아픈 게 아니었어. 이 시간에도 수많은 영혼들이 아파하고 그리워하고, 또 그러면서 사랑을 믿고 있었어….' 책을 덮고 나니 가슴 한쪽의 묵은 때가 툭 떨어져 나간 느낌이다. 마치 영혼의 샤워를 한 것처럼.
- 황은순, 〈주간 조선〉 기자
〈책속으로 추가〉
마지막 대사가 끝났고, 대본에 코를 박고 있던 미루가 얼굴을 들었고, 모두가 그곳에 앉아 있는 프랑수아즈 사강을 보았다. '상대역이 없으면 우린 어떤 것도 될 수가 없어. 누군가가 되쏘아주어야만 '그것'이 되지….' 맞은 편 거울 벽에 등을 대고 앉아 대사를 연습하던 요시히로의 입술 경계선이 가파르게 흔들렸고, 란의 머리 위에 늘 홀로그램처럼 얹혀 있던 백조의 왕관이 사라졌다. 얇은 피부의 하루히는 강휘의 어깨에 관자놀이를 갖다 댔다. 마유코의 동그란 눈이 우리 방의 창문처럼 크게 열렸다. 그리고 용재의 얼굴. 그 얼굴이 밤 웅덩이처럼 까맣게 깊어졌다. 그리고 반짝이는 아픔 같은 것이 반딧불이처럼 그의 이마와 뺨과 입술 위로 어지러이 날아다녔다. 안타까움도, 두려움도 아닌 그 날벌레들은 위험하고 낯선 세상의 냄새를 풍겼다.
단원들은 그 순간, 또 하나의 커다란 '달의 룰' 덩어리를, 각자의 방식대로 소리 내지 않고 꿀꺽 삼키고 있었다.
- 119p, 류짱, 진짜 공연을 해보고 싶지 않아?
나는 울음을 터뜨렸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첫 전장에서 처음으로 적군의 목을 베고 솟구치는 피를 보며 울부짖는 소년병처럼, 내가 조금 전에 누군가를 깊숙이 찌르고 저지른 엄청난 무언가를 믿을 수가 없었다. 지금 막 나를 뚫고 나온 낯선 그것은 빠른 속도로 나를 뒤덮을 것이다. 무엇보다, 격렬한 기쁨에 전율하는 내가 두려웠다. 난 고통스러울 만큼 그 순간에 몰입했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감정의 수위를 이토록 높이는 것은 자해에 가까웠다. '이런 식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서는 안 되었다.
- 134p, 사냥당한 짐승처럼 피를 흘릴 수만 있다면.
"이미 완전한 사람은 플레이를 원하지 않아. 누군가를 사랑할 필요도 없지. 심장 끝을 태우는 갈망, 가질 수 없는 마지막 조각이 이 게임을 계속하게 하는 거야. 몸부림 치고 비명을 지르면서도 결국 마지막 장면까지 살아 있게 하는 거라구. 그게 마음에 안 들어? 그것보다는 더 따뜻한 이유를 찾고 싶겠지? 애정이나 연민이라고 말하고 싶니? 아니야, 아니야!
우리가 하는 일은 그 갈망을 더 뚜렷하게, 더 강하게 색을 입혀주는 것뿐이야. 뻗으면 손에 닿을 듯 생생하게, 바로 눈앞에서, 딱 거기까지만! 거의 다 잡았던 월척을 놓친 어부는 절대로 바다를 떠나지 않아.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가 그 마지막 조각을 들고 와서는 덜컥 맞춰 넣어버린다면? 에너지가 제로에 달해. 게임은 맥이 빠지고, 그러면 반드시 누군가는 판을 떠나게 되어 있지."
- 163p, 뮤토들은 종종 착각을 하지
"이렇게 거리에 서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아이가 어디선가 이 노래 소리를 듣겠지. 그리고 엄마가 가까이에 있다는 걸 알겠지. 그리고 울음을 그치겠지. 날 찾아오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그 아이가 따뜻하게 느끼면 돼. 외롭지 않으면 돼…. 갖고 있지 않은 것은 가질 필요가 없는 것일 뿐인데…. 그걸 가지려고 애쓰니까…, 슬프겠지."
- 176p, 이 모든 사소하고 부질없는 불행들
"하지만 먼저 네 이야기를 해봐. 거짓말이든, 정말이든, 네가 믿고 있는 이야기를 하면 돼. 이 마을에선 다 똑같으니까. 아니, 오히려 거짓말 쪽이 더 힘이 세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더 진실하게 믿고 있는 쪽이 현실이야. 너는 왜 그렇게 창백하니?"
- 189p, 운명의 눈금이 0을 가리킬 때
이곳에선 누구도 거울에 제 모습을 비춰보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이상하리만치 이 마을엔 거울이 없다. 하지만 나처럼 누구도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는 듯했다. 내가 이 역에 내리던 날을 잊은 것처럼, 나는 거울을 보던 기억을 잊었다.
우리는 그저 보이는 대로 서로의 모습을 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풍경도 보았다. 그 속에 내 모습이 있었다. 텅 빈 바닷가의 모래 속에서, 벤치에 앉아 있는 리에의 뒷모습에서, 카레의 들척지근한 카레국물 위에서 어룽어룽한 그림자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면 그만이었다.
스스로의 모습에 집중하는 사람은 없었다. 사무치는 기억 같은 것도 없었다. 그저 적당히 거짓말을 하고, 그러니까 용서할 것도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 229p, 거울이 있던 자리
"실은, 이 머리카락, 제 것이 아니에요."
네코마마는 웃었다.
"오, 그래? 그럼 누구 것이지?"
이 머리카락들을 0.35밀리미터씩 밀어낸 것은 나의 영혼이 아니다. 나의 기억들이 아니다. 낯선 이들의 삶 속에 박힌 갈망과 결핍의 순간들, 달빛 속에서 미나 선생님이 써준 대사들, 10초 정도 지속되는 거울 속 완벽한 세상의 것이다.
"팔아버렸거든요, 다….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에…."
- 240p,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
[천사의 가루]
거의 언제나 여자는 남자보다 똑똑하다. 여자들은 자신이 버진virgin인지 아닌지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남자들은 스스로 버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여자'가 어느 날 나타나 가르쳐주기 전에는. 꼭 엄마가 아니더라도 열여섯만 되면 여자는 마흔다섯 살짜리 남자를 가르칠 수 있다.
- 257p, 나는 언제나 여자들이 두렵다,키스하기 전까지는
헐렁한 진을 골반에 걸쳐 입고 야구모자를 눌러 쓴 개구쟁이 남자가 2002년 내가 있던 빌리지를 방문했을 때, 나는 아파트 층계에서 굴러 떨어지듯 단번에 그를 좋아해버렸다. 멋지지 않았다. 전혀. 하지만 '기다렸다'라고밖엔 말할 수 없는 절박함으로, 나는 그가 서 있는 층계 끄트머리를 향해 정신없이 굴러가고 있었다.
- 264p, 네가 바라던 그 여자가 아닌 걸 알아.
기다려야만 오는 것들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아무것도 없이 살겠다. 그것들은 오만하고, 애를 태우며, 애써 가치를 인정하게 만들고, 날 늙게 한다. 내가 즐거이 기뻐하며 맞이하는 미래들은, 그리고 그들의 어버이 세포인 오늘들은, 충분히 헐겁고도 양순한 얼개로 내 앞에 심심하게 뒹굴고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절대로, 나 죽을 때까지 그럴지어다.
- 269p, 결혼보단 좀 더 그럴듯한 얘기를 해봐.
그가 그리웠다. 그를 처음 만나기 훨씬 전부터. 글쎄…. 서로 눈이 마주쳤기 때문에 사랑에 빠졌다는 말, 19세기 이후엔 사용된 적이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이것 말고 다른 식으로 사랑에 빠질 수는 없다. 나는 그와 마주쳤고 사랑하게 되었다.
흔히들 '아름다웠던 어린 시절'이나 '순수했던 학창시절'이 그립다고 말한다. 나는 이상하게도 지나간 시절을 그리워해 보거나 아쉬워했던 적이 없다. 어린 시절은 차라리 고행과도 같았다. 유치한 만큼 처절한 고뇌로 가득 차 있었고, 손끝발끝에서 핏기가 다 가셔 저릿저릿해지도록 울어도 가질 수 없는 것들에게만 마음을 빼앗겼다.
그러다가 맞이한 학창시절은 고스란히 순수할 수밖에 없었다. 내게 허락된 시간과 범죄가 단 하나도 없었으므로. 언제나 '지금'이 '아까'보다 훨씬 좋았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도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나의 돌연변이 마음은 눈이 뒤에 달린 고양이처럼 언제나 미래를 그리워했다. 하지만 미래의 모든 그리움을 끌어안고 그가 내 앞에 나타났을 때 나는 너무 놀라서 피가 푸르게 변하는 순간을 맛봐야 했다. 돌연변이의 대가, 치렀으니 이만 용서해줘.
- 285p, 이것 말고 다른 식으로 사랑에 빠질 수는 없다.
초보 마이미스트들이 연습용으로 하는 '사과 깎기'라는 게 있어. 사과를 들고 깎는 걸 연기하는 거지. 물론 사과와 칼 없이. 어느 날 내가 열심히 그 사과를 깎고 있는데 그 선배가 날 부르더군. '어이, 노무라, 사과 다 깎았으면 이리 좀 와봐.' '옛!' 하고 내가 후닥닥 일어서는데 '어이, 어이…. 사과껍질은 치우고 와야지!' 하는 거야. 그 선배의 말은 이랬어. 마임의 핵심은'여기 사과가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 사과가 없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그러고 보니 나는, 망각은 기억보다 위대한 창조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선배의 말이 맞았다면, 저기 긴 머리 여자도 언젠가 자기 손 안에 들고 있던 사과를 깎고 있는 거다. 연붉은 사과껍질이 그녀의 무릎 위로 떨어진다. 사과의 기억은 사과의 부재보다 강하다.
- 369p, 4시 반의 사과 깎기 인형
나는 이 스시 바의 주방장 후지와라 유이치다. 오늘도 라라가 아무것도 부족함 없는 얼굴로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와 카운터 자리에 앉는다. 나는 그녀의 마음을 잘 안다. 내가 일곱 살 때 나를 가장 귀여워하던 큰 누나가 장염으로 죽고 나서 거의 1년 동안 "누나, 오줌 마려워.", "누나, 감 깎아줘.", "누나, 내 노란 바지 어디 있어?" 하며 지냈던 기억이 있다. 정말 그 누군가는 죽는다고 해서 없어져지지가 않는 것이다. 마음으로 의지하던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 383p, 넷이서 눈을 뜨고 숨바꼭질을 하다
목차
목차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
카레에 양파 넣는 거, 괜찮아요?
카레의 시절과 밥의 시절
아홉 마리의 혈통 있는 고양이들의 밤
어린 남자들의 얼굴에 어리는 무늬
기차역에 간다고 해서 모두가 떠나는 건 아니에요.
그녀는 견고했고 우리는 말랑말랑했다.
그러니까…, 이름이 뭐예요?
곰이 곰인 것처럼
신들은 고양이를 7층에서 던진다.
외롭고 외로운 벤치 위의 북극곰
상자가 열리고, 마법의 순간들이 온다.
우울한 날은 노란 초, 기분 좋은 날은 빨간 초
막 껍질을 벗긴 푸딩, 아직 부서지지 않은 심장
여행하고 결혼하는 '또 다른 나'
한쪽 발씩 다른 세상에 담그고 열일곱을 견뎠어.
나는 달에서 연극을 하고 있다.
뮤토
어떻게든 해줘. 지금 이 모습만 아니면 돼!
류짱, 진짜 공연을 해보고 싶지 않아?
나는 이제 가야만 해요, 정말로.
당신이 올 거라고 하더군.
사냥당한 짐승처럼 피를 흘릴 수만 있다면….
네코마마에겐 다 예쁘니까.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멋진 것들을 갖도록 해.
우리가 한 가닥의 끈으로 묶여 있으니 괜찮아.
이런 매끈한 인생도 있는 것이다.
이토록 깊숙하고 치명적인 관통
뮤토들은 종종 착각을 하지.
천둥 치는 밤, 붉은 찰흙 인형이 불러주는 노래
이 모든 사소하고 부질없는 불행들
핏속을 흐르는 보드카의 고백
운명의 눈금이 0을 가리킬 때
무서워, 견딜 수 없이.
얼음 강을 헤엄쳐온 청동백조들의 거실
그 남자를 아프게 하고 싶었어요.
거짓말이든 정말이든, 네 이야기를 해봐.
너는 날 떠날 수 없어, 어디로도.
떠나시는 겁니까?
거울이 있던 자리
고요한 절름발이가 눈을 감고 추는 춤
표식이 없어도 사랑받을 수 있는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
[천사의 가루]
요요- 삶은 건망증 심한 사기꾼처럼 자꾸만 말을 번복한다.
교토호텔 713호 - 거칠고 불쾌한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된 그늘진 골짜기에서
요요- 나는 언제나 여자들이 두렵다, 키스하기 전까지는
라라 - 미안, 그냥 이래도 될 것만 같아.
라라 - 네가 바라던 그 여자가 아닌 걸 알아.
라라 - 외롭고 동떨어진 여자로 남으려던 나의 음모는 이것으로 끝났다.
요요 - 그녀에게 가 닿았다.
라라 - 결혼보단 좀 더 그럴듯한 얘기를 해봐
요요 - 네게 더 이상 고독의 힘 따윈 남아 있지 않아.
우에다 유코 - 친애하는 서른일곱, 남편 말고 가진 것들
유코 - 돌아와 줘, 너답지 않아.
요요 - 낯익은 미래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바나나를 사던 날
라라 - 이것 말고 다른 식으로 사랑에 빠질 수는 없다.
유코 - 내 말 잘 들어. 그런 게임은 하는 게 아니야.
라라 - 불끈 쥔 두 주먹 없이 사는 삶, 관능적이지 않은가.
라라 - 새벽 4시 23분의 빗방울이 내 마음속에
나리타 H호텔 1053호실 - 남자는 두 번 입 맞추고 나간다.
요요 - 오렌지 펌킨, 어린 남자의 심장이 이별하려 애쓸 때는
라라 - 외로움은 한 번도 날 떠난 적 없으면서 자꾸 다시 찾아왔다.
라라 - 그토록 위험한 벨을 눌렀는데도
요요 - 장난치지 마.
요요 - 벨이 울렸을 때, 문을 열었을 때
라라 - Finally a chance to say hey, I love you
키무라 히로시 - 삼켜버리겠어!
히로시 - 내가 처음부터 돼지였을 것 같아?
히로시 - 허영으로 가득 찬 저 여자가 마음에 밟혀.
요요 - 오오, 카르멘!
라라 - 우리는 걷는다, 길 위의 추억
요요 - 라라의 젖은 머리카락보다 젖은 것은 아무데도 없다.
라라 - 취한 밤의 몸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라라 - 느리고 화려한 밤의 입맞춤
요요 - 어느 새벽의 웨딩마치
후키자와 코이치 - 여자와 다이아의 4C에 관하여
요요 - 이렇게 아름다운 공항 이야기
야마구치 나오 - 저 여자, 과자를 살 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라라 - 서른셋의 신이 창조한 게임, 그 게임의 룰
히로시 - 사일런트
라라 - 현실은 언제나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히라다 사토유키 - 나리타 다큐멘터리, 떠나가거나 기다리거나
키노하라 미사코 - 당신도 약한 남자와 결혼했나요?
미사코 - 내가 있는데!
사나에 - 결혼했다고 남자들이 자위를 그만둘 것 같아?
미사코 - 그의 허공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요.
사나에 - 이제 난 그 남자를 원해. 그 남자의 행복 따윈 관심 없어!
사나에 - 넌 그녀를 품에 안은 채, 나를 사랑하게 될 거야.
히로시 - 미안, 내 고양이가 공항에 가 있어서….
사토유키 - 4시 반의 여자
노무라 케이타 - 4시 반의 사과 깎기 인형
라라 - 복숭아 셔벗 남자가 내게
케이타 - 내 눈으로 그 남자를 직접 보고 싶었는데
사토유키 - 닮은 사람들
케이타 - 다행이야
라라 - 나는 미신을 믿는다
히로시 -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모른다고 해서 덜 아프다고 할 수 있을까?
후지와라 유이치 - 넷이서 눈을 뜨고 숨바꼭질을 하다
라라 - 이것이냐, 사랑이?
히로시 - 둘만의 천국에 들어온 제3자, 이 지긋지긋한 제3자
유이치 - 해피 엔딩
작가후기
카레에 양파 넣는 거, 괜찮아요?
카레의 시절과 밥의 시절
아홉 마리의 혈통 있는 고양이들의 밤
어린 남자들의 얼굴에 어리는 무늬
기차역에 간다고 해서 모두가 떠나는 건 아니에요.
그녀는 견고했고 우리는 말랑말랑했다.
그러니까…, 이름이 뭐예요?
곰이 곰인 것처럼
신들은 고양이를 7층에서 던진다.
외롭고 외로운 벤치 위의 북극곰
상자가 열리고, 마법의 순간들이 온다.
우울한 날은 노란 초, 기분 좋은 날은 빨간 초
막 껍질을 벗긴 푸딩, 아직 부서지지 않은 심장
여행하고 결혼하는 '또 다른 나'
한쪽 발씩 다른 세상에 담그고 열일곱을 견뎠어.
나는 달에서 연극을 하고 있다.
뮤토
어떻게든 해줘. 지금 이 모습만 아니면 돼!
류짱, 진짜 공연을 해보고 싶지 않아?
나는 이제 가야만 해요, 정말로.
당신이 올 거라고 하더군.
사냥당한 짐승처럼 피를 흘릴 수만 있다면….
네코마마에겐 다 예쁘니까.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멋진 것들을 갖도록 해.
우리가 한 가닥의 끈으로 묶여 있으니 괜찮아.
이런 매끈한 인생도 있는 것이다.
이토록 깊숙하고 치명적인 관통
뮤토들은 종종 착각을 하지.
천둥 치는 밤, 붉은 찰흙 인형이 불러주는 노래
이 모든 사소하고 부질없는 불행들
핏속을 흐르는 보드카의 고백
운명의 눈금이 0을 가리킬 때
무서워, 견딜 수 없이.
얼음 강을 헤엄쳐온 청동백조들의 거실
그 남자를 아프게 하고 싶었어요.
거짓말이든 정말이든, 네 이야기를 해봐.
너는 날 떠날 수 없어, 어디로도.
떠나시는 겁니까?
거울이 있던 자리
고요한 절름발이가 눈을 감고 추는 춤
표식이 없어도 사랑받을 수 있는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
[천사의 가루]
요요- 삶은 건망증 심한 사기꾼처럼 자꾸만 말을 번복한다.
교토호텔 713호 - 거칠고 불쾌한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된 그늘진 골짜기에서
요요- 나는 언제나 여자들이 두렵다, 키스하기 전까지는
라라 - 미안, 그냥 이래도 될 것만 같아.
라라 - 네가 바라던 그 여자가 아닌 걸 알아.
라라 - 외롭고 동떨어진 여자로 남으려던 나의 음모는 이것으로 끝났다.
요요 - 그녀에게 가 닿았다.
라라 - 결혼보단 좀 더 그럴듯한 얘기를 해봐
요요 - 네게 더 이상 고독의 힘 따윈 남아 있지 않아.
우에다 유코 - 친애하는 서른일곱, 남편 말고 가진 것들
유코 - 돌아와 줘, 너답지 않아.
요요 - 낯익은 미래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바나나를 사던 날
라라 - 이것 말고 다른 식으로 사랑에 빠질 수는 없다.
유코 - 내 말 잘 들어. 그런 게임은 하는 게 아니야.
라라 - 불끈 쥔 두 주먹 없이 사는 삶, 관능적이지 않은가.
라라 - 새벽 4시 23분의 빗방울이 내 마음속에
나리타 H호텔 1053호실 - 남자는 두 번 입 맞추고 나간다.
요요 - 오렌지 펌킨, 어린 남자의 심장이 이별하려 애쓸 때는
라라 - 외로움은 한 번도 날 떠난 적 없으면서 자꾸 다시 찾아왔다.
라라 - 그토록 위험한 벨을 눌렀는데도
요요 - 장난치지 마.
요요 - 벨이 울렸을 때, 문을 열었을 때
라라 - Finally a chance to say hey, I love you
키무라 히로시 - 삼켜버리겠어!
히로시 - 내가 처음부터 돼지였을 것 같아?
히로시 - 허영으로 가득 찬 저 여자가 마음에 밟혀.
요요 - 오오, 카르멘!
라라 - 우리는 걷는다, 길 위의 추억
요요 - 라라의 젖은 머리카락보다 젖은 것은 아무데도 없다.
라라 - 취한 밤의 몸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라라 - 느리고 화려한 밤의 입맞춤
요요 - 어느 새벽의 웨딩마치
후키자와 코이치 - 여자와 다이아의 4C에 관하여
요요 - 이렇게 아름다운 공항 이야기
야마구치 나오 - 저 여자, 과자를 살 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라라 - 서른셋의 신이 창조한 게임, 그 게임의 룰
히로시 - 사일런트
라라 - 현실은 언제나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히라다 사토유키 - 나리타 다큐멘터리, 떠나가거나 기다리거나
키노하라 미사코 - 당신도 약한 남자와 결혼했나요?
미사코 - 내가 있는데!
사나에 - 결혼했다고 남자들이 자위를 그만둘 것 같아?
미사코 - 그의 허공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요.
사나에 - 이제 난 그 남자를 원해. 그 남자의 행복 따윈 관심 없어!
사나에 - 넌 그녀를 품에 안은 채, 나를 사랑하게 될 거야.
히로시 - 미안, 내 고양이가 공항에 가 있어서….
사토유키 - 4시 반의 여자
노무라 케이타 - 4시 반의 사과 깎기 인형
라라 - 복숭아 셔벗 남자가 내게
케이타 - 내 눈으로 그 남자를 직접 보고 싶었는데
사토유키 - 닮은 사람들
케이타 - 다행이야
라라 - 나는 미신을 믿는다
히로시 -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모른다고 해서 덜 아프다고 할 수 있을까?
후지와라 유이치 - 넷이서 눈을 뜨고 숨바꼭질을 하다
라라 - 이것이냐, 사랑이?
히로시 - 둘만의 천국에 들어온 제3자, 이 지긋지긋한 제3자
유이치 - 해피 엔딩
작가후기
저자
저자
곽세라
저자 곽세라는 13년째 여행하며 마음과 영혼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 작가다. 삶을 부드럽게 꿰뚫는 시선과 독특한 사유의 힘을 지닌 메시지들로 지친 현대인들의 가슴에 고요한 치유를 선사하며 이 시대를 대표하는 '힐링 라이터'로 사랑받고 있다. 그녀만이 들려줄 수 있는 풍부하고 다채로운 영혼의 울림은 오로지 삶을 탐닉하고 사유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해 길 위에 머문 시간들과 예술과 철학, 인문학을 넘나드는 그녀의 다양한 인생 이력에서 나온다. 이 책은 그녀의 첫 번째 소설집으로 2편의 중편소설, '영혼을 팔기에 좋은 날'과 '천사의 가루'이다. 지은 책으로는 세계를 여행하며 만난 힐러들의 이야기를 묶은 《인생에 대한 예의》, 자전적 에세이 《길을 잃지 않는 바람처럼》, 《멋대로 살아라》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신은 여자에게 더 친절하다》 등이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나라기획, 금강기획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으며,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인도 델리대학교 힌두철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저자는 작가 후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길 위에서 별처럼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제가 인생이라고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강렬한 추억, 슬픔이라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고독한 밤들, 아름다움이라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뜨거운 노래들이 그 강물 속에는 흐르고 있었습니다. 여기 풀어놓은 이야기는 전혀 일상적이거나 감동적이지 않습니다. 다만 지독히 아름답고, 바보 같고, 부서지기 쉬운 삶의 순간들과 그것을 지키기 위한 거짓말, 그리고 고요한 치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삶은 변덕스럽고 불친절하고 종종 낯선 풍경 속에 우리를 내동댕이치지요. 하지만 영혼의 깊숙한 곳, 진짜 자신과 연결된 한 가닥 끈을 놓지 않으면 우리는 길을 잃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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