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정명공주와 광해군의 정치 기술
[화정]은 17세기 조선을 어느 한쪽으로만 보려는 기존의 편견을 버리고 당대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꿰뚫어 보기 위해 광해군의 이복 여동생인 정명공주의 시선으로 비춰본다. 정명공주가 서궁 유폐 시절에 남긴 글씨 ‘화정’은 조선의 역사를 비추어 보는 거울이다. ‘화정(華政)’에서 화(華)는 꽃 혹은 빛을 의미하고, 정(政)은 다스림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화정은 ‘화려한 정치’ 혹은 ‘빛나는 다스림’으로 볼 수 있다. ‘화려한 정치’에는 일신의 영달을 추구하는 모습이 담겨 있고, ‘빛나는 다스림’에는 자기 수양과 애민(愛民)의 의미가 녹아 있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정치 기술의 키워드 ‘화정’으로 당시 조선의 정치사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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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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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공주의 '빛나는 다스림'으로 비춰 본 17세기 조선사!
17세기 조선사, '화정'으로 꿰뚫어 보다
세상에 선과 악의 싸움은 드물다. 선과 선의 싸움이 대부분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게 자신을 향한 '빛나는 다스림'이다. 17세기 조선의 역사는 '선'이 '선'을 죽이는 피로 물든 역사다.
특히 광해군 시대의 역사는 더욱 그러하다. 광해군은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로 다가올까. 탁월한 외교 정책을 펴고 대동법을 시행한 현군(賢君)일까, 아니면 어머니인 인목대비를 폐하고 동생인 영창대군을 죽인 혼군(昏君)일까. 『화정』은 어느 한쪽으로만 보려는 기존의 편견을 버리고 당대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꿰뚫어 본다. 광해군이란 프리즘만으로 역사를 바라볼 때 우리는 시각의 사각지대에 빠진다. 『화정』은 이러한 사각지대를 광해군의 이복 여동생인 정명공주를 통해 다시 비추어 본다.
정명공주는 선조 대에서 숙종 대까지 당시로서는 드물게 83세까지 장수했다. 정명공주의 삶은 격랑이 휘몰아친 17세기 조선의 단면도다. 임진왜란 직후에 태어난 정명공주는 조선 역사의 5분의 1을 경험했다. 정치 투쟁의 비열함을 온몸으로 느꼈고 죽음에서 부활하다시피 살아났다.
세상사 가운데 정치가 아닌 게 있을까. 인간은 원초적으로 갈등 관계에 놓인다. 인간은 오해와 편견 덩어리다. 세상사는 갈등 그 자체다. 『화정』은 이 갈등을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공생 코드인 '관용, 친절, 배려'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공생하는 지혜를 찾을 수 있기를 갈망해 본다.
정치, 처세, 공생의 키워드, '화정'
정명공주가 서궁 유폐 시절에 남긴 글씨 '화정'은 조선의 역사를 비추어 보는 거울이다. '화정(華政)'에서 화(華)는 꽃 혹은 빛을 의미하고, 정(政)은 다스림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화정은 '화려한 정치' 혹은 '빛나는 다스림'으로 볼 수 있다. '화려한 정치'에는 일신의 영달을 추구하는 모습이 담겨 있고, '빛나는 다스림'에는 자기 수양과 애민(愛民)의 의미가 녹아 있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정치 기술의 키워드 '화정'으로 당시 조선의 정치사를 풀어냈다. '화정'은 처세의 키워드이기도 하다. 정명공주는 냉엄한 정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빛나게 다스리는 길을 선택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반목과 갈등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공생하는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정명공주는 숱한 무고를 어떻게 넘었을까. 정명공주는 바로 맞대응하지 않았다. 바로 반응을 보였다면 제 발 저려 그런다는 의심을 받았을 것이다. 정명공주는 서궁에 유폐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숨죽이고 있었다. 움직이면 공격의 타깃이 된다는 것을 숱한 굴곡의 시기를 거치면서 깨달았다.
때로는 숨죽이고 있는 것, 다른 사람이 움직이도록 하는 것, 그것이 서궁에서 체득한 '빛나는 다스림'이라는 '정치 기술'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정명공주를 지켜 준 사람은 죽은 어머니도 남편도 아니었다. 정명공주를 살린 것은 반정 공신이다. 정명공주는 어떤 말이나 행위도 없이 반정 공신을 움직였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과 타인을 다스리는 법을 알고 있었다. _237쪽
소현세자는 당시 시대가 필요로 했던 조건을 두루 갖추었던 인물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정치 감각이 있었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가령 소현세자가 청에서 가져온 천문학 서적과 지구의 등을 인조에게 보여 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인조가 청으로 말미암아 어떤 고난을 겪었는지 알고 있는 소현세자가 청에서 가져온 물건을 내보인 것은 성급한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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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공주가 소현세자의 입장에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아마도 자신의 속을 감추고 혼자 꿈을 키웠을 것이다. 꿈은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을 때 이루어진다. 정명공주는 상대의 치명적인 약점이나 상대가 싫어하는 점을 거론하는 것을 금기로 여겼다. 소현세자가 정명공주의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면 자연스럽게 인조에 이어 왕위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소현세자는 자기 생각을 드러내서 인조를 분노하게 했다. 섣불리 움직이면 표적이 된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있을 때 움직여야 한다. 그때조차도 자신을 노출하면 안 된다. 언제 동지가 적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권력의 세계에서는 아버지조차도 믿을 수 없다. 소현세자는 결국 인조의 표적이 되어 이 세상과 결별하게 되었다. _273쪽
정명공주(1603~1685)와 거의 동시대를 함께했던 송시열(1607~1689)은 정명공주의 죽음을 누구보다도 애석해했다. 송시열은 정명공주의 묘지에 이렇게 썼다.
"공주는 부인의 존귀함에 걸맞게 겸손하고 공손하며 어질고 후덕해 오복을 향유했다."
송시열의 묘지 글대로라면 정명공주에게 오복은 '존귀함, 겸손, 공손, 어짊, 후덕'이었다. _316쪽
목차
목차
1 정명공주의 탄생, 파란을 예고하다 | 정릉동 행궁
ㆍ공주의 첫울음이 울려 퍼지다
ㆍ역사의 아픔이 곳곳에 서린 정릉동 행궁
ㆍ17세기 조선사의 단면도, 정명공주의 삶
2 월산대군의 집이 임시 행궁이 되다 | 임진왜란
ㆍ몽진을 앞두고 광해군이 세자에 책봉되다
ㆍ선조, 배를 다 불태우고 임진강을 건너다
ㆍ선조, 평양성을 버리고 의주로 가다
ㆍ요동행을 타진하는 선조, 의병 활동을 독려하는 광해군
ㆍ신하들의 하야 상소가 도리어 광해군을 옥죄다
ㆍ홍순언, 기녀를 구한 인연으로 명의 파병을 이끌어 내다
ㆍ이여송이 자른 머리의 절반은 조선인 머리
ㆍ선조, "왜군이 종묘와 왕릉을 훼손했는데 화친이라니."
ㆍ경복궁을 떠났던 선조, 정릉동 행궁으로 돌아오다
ㆍ'조선의 햄릿' 광해군, 복수의 화신이 되다
3 세자 광해군인가, 영창대군인가 | 광해군 즉위
ㆍ선조, 이순신에 이어 광해군을 질시하다
ㆍ'선'과 '선'이 싸우면 갈 길을 잃는다
ㆍ광해군, 명 조정의 변덕에 분개하다
ㆍ51세의 선조, 행궁에서 19세 소녀와 재혼하다
ㆍ유영경, 영창대군에게 하례를 올리다
ㆍ불사조 광해군, 결국 왕위에 오르다
ㆍ광해군, 소금 같은 군주를 꿈꾸다
ㆍ광해군, 왕이 될 운명을 타고나
ㆍ정릉동 행궁, 경운궁으로 개칭하다
ㆍ분열의 상징을 봉합의 상징으로
ㆍ유영경, 스스로 목을 매다
ㆍ광해군, 형 임해군마저 죽이다
4 백성을 위한 정치인가, 권세를 위한 정치인가 | 붕당 정치와 화정
ㆍ동서 분당을 부른 이조 전랑 자리다툼
ㆍ광해군, 붕당의 조정자를 자임하다
ㆍ사림과 정인홍의 대결, 폐모살제를 예고하다
5 '빛나는 다스림'과 '화려한 정치' 사이에서 |
대동법과 궁궐 영건
ㆍ전란 이후 삶과의 전쟁이 시작되다
ㆍ『동의보감』, 백성의 질병을 다스리다
ㆍ광해군, 대동법 시행에 문제를 제기하다
ㆍ궁궐 공사와 파병을 위해 백성의 고혈을 짜내다
6 광해군, 죽음의 퍼레이드를 펼치다 | 봉산옥사,
계축옥사
ㆍ대북파 이이첨의 조작극, 봉산옥사
ㆍ이이첨, 광해군 정권의 저승사자가 되다
ㆍ서자들의 강도 사건을 역모로 둔갑시킨 계축옥사
ㆍ인목대비 폐모 논의가 일다
ㆍ장작불을 지펴 영창대군을 쪄서 죽이다
ㆍ능창군 추대 사건, 인조반정의 원인이 되다
ㆍ허균, 인목대비 폐모에 나서다 역모죄로 죽다
7 서궁에서 서예로 울분을 달래다 | 서궁 유폐
ㆍ정명공주, 마음고생에 마마까지 앓다
ㆍ정명공주, 인목대비와 함께 서궁에 유폐되다
ㆍ인목대비의 「민우시」, 반정 세력을 울렸나
ㆍ정명공주, 누구를 위해 「화정」을 썼나
ㆍ「화정」에서 더 넓은 세상을 보다
8 중립 외교의 싸늘한 결말 | 살이호 전투
ㆍ광해군, 후금을 다독거리며 국방에도 힘쓰다
ㆍ살이호 전투에서 조선군 3분의 2가 전사하다
ㆍ갈 길을 잃은 중립 외교
ㆍ광해군, 과연 탁월한 외교 전문가였나
9 왕이 쫓겨 가고 공주가 돌아오다 | 인조반정,
정명공주의 복권
ㆍ서인 세력, 반정의 꿈을 키우다
ㆍ이귀의 역모설, 김개똥이 차단하다
ㆍ반정군, 창덕궁에 무혈입성하다
ㆍ인목대비, "살점을 씹은 후 책명을 내리겠다"
ㆍ인목대비와 정명공주, 창덕궁으로 들어가다
ㆍ노처녀 정명공주, 홍주원과 결혼하다
ㆍ정명공주 부부, 인조의 시혜로 부귀를 누리다
ㆍ고난 속에서도, 영화로울 때도 침묵을 지키다
ㆍ정명공주 땅을 놓고 벌어진 '300년 소작 쟁의'
ㆍ광해군, 18년이나 유배 생활을 하다
10 반정은 반정과 호란을 낳고 | 이괄의 난, 정묘호란
ㆍ인조반정이 낳은 또 다른 비극 '이괄의 난'
ㆍ인조, 반란군을 피해 공주로 도망가다
ㆍ이괄의 '삼일천하', 바람 앞에 무너지다
ㆍ가도에 주둔한 모문룡, 군량만 축내다
ㆍ인조의 향명 배금 정책, 정묘호란을 부르다
ㆍ인조, 광해군보다 한술 더 뜨다
11 인조의 저주 타령, 정명공주를 겨냥하다 | 무고 사건
ㆍ인목대비의 죽음, 또 다른 파란을 예고하다
ㆍ정명공주, 저주 의혹을 받다
ㆍ이형익의 번침, 인조는 물론 정명공주도 살리다
ㆍ인조, 몸만 아프면 저주 타령을 하다
ㆍ의심증 환자 인조, 조귀인에게 홀렸나
ㆍ정명공주, 17년 인고의 세월 동안 스스로를 다스리다
ㆍ홍주원 집안, 세도 가문의 명성을 잇다
12 알량한 자존심이 전란을 부르다 | 병자호란
ㆍ명분만 앞세운 척화론, 후금을 자극하다
ㆍ정명공주, "재화를 버리고 백성을 먼저 배에 태우라"
ㆍ인조, 강화도 길이 막혀 남한산성에 들어가다
ㆍ최명길과 김상헌의 서로 다른 애국의 길
ㆍ수전에서도 청군에 밀리다
ㆍ명분만 내세운 인조, 삼전도에서 굴욕을 삼키다
13 준비하지 못한 자들의 비애 | 병자호란 그 이후
ㆍ명분을 내세우다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다
ㆍ나라가 지켜 주지 못한 환향녀, 나라가 내치다
ㆍ백성의 고통을 더한 인조의 영정법
ㆍ청에 볼모로 간 소현세자, 서양 문물에 눈뜨다
ㆍ소현세자가 정명공주의 처세훈대로 행동했다면
14 청을 치려다 청을 돕다 | 효종의 북벌 정책
ㆍ볼모의 한을 품은 효종, 북벌의 꿈을 키우다
ㆍ'음모의 달인' 김자점, 소현세자와 효종에게 칼을 겨누다
ㆍ북벌을 위해 키운 군대로 청군을 지원하다
ㆍ송시열, 북벌보다 수신을 강조하다
ㆍ김육, 충청도와 전라도에 대동법을 시행하다
15 백성은 굶어 죽는데도 예법을 따지다 | 기해 예송, 갑인 예송
ㆍ효종을 차남으로 여겨 자의대비가 일 년간 상복을 입다
ㆍ정명공주, 위장된 정통성 논쟁을 보며 화쟁을 쓰다
ㆍ효종 비를 맏며느리로 여겨 자의대비가 일 년간 상복을 입다
ㆍ자식을 삶아 먹는 대기근을 겪고도 예법 논쟁을 벌이다
ㆍ'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뿌리 화정
16 정명공주와 송시열, 17세기를 함께하다 |
'빛나는 다스림' 화정
ㆍ숙종, 서인을 내치면서 예송을 끝맺다
ㆍ정명공주, 뭇사람의 예우를 받다
ㆍ정명공주의 오복 '존귀함, 겸손, 공손, 어짊, 후덕'
ㆍ'화정', 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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