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채명룡 시집
채명룡 시인의 두 번째 시집『봄봄』. 1990년 월간 시 전문지 ‘시문학’을 통해 활동을 시작한 저자의 이번 시집은 시적 형식과 내용의 거리두기를 통해 서정 장르의 핵심인 ‘함축성’을 다듬은 시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 세계를 자신만의 시적 감수성으로 읽어내는 저자의 시세계가 담긴 ‘간벌’, ‘노안’, ‘솜틀집’, ‘소화전’ 등의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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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를 두고 해설을 쓴 노용무 시인은 그의 시 「폐항-비응도에서」를 인용하며 "시인은 구체적이되 장황하지 않고, 지시적이되 정서적이며, 함축적이되 명시적으로 시적 대상을 형상화하고 있다."고, 한편 유강희 시인은 표사를 통해 "그의 시는 한결같이 저인망으로 우리 근현대사의 어두운 기억 저편, 뒤숭숭한 군산 바닥을 끈질지게 훑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의 시는 짧아졌으되, 소외된 변경을 돌아보는 시선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말이겠다. 산말랭이 단칸방, 해망동 울타리, 날품을 파는 인생들, 갯벌과 폐항 등 결빙의 길을 더듬어보는 시선들이 촘촘하게 엮여 있다.
그것은 욕망의 간극을 줄이고 희망의 시어를 낚아보려 하는 지식인의 고뇌이자 자아와 세계와의 소통을 열고자 하는 시인의 내면적 성찰이기도 하다.
"강이 얼어붙는 건/물과 물이 매듭지었다는 뜻이다."(「겨울 금강」)이라든지, "새침한 봄볕이 문 밖에 앉았구나./ 한 땀, 한 땀 우직하게/ 생계를 꿰매는 이들이/ 전선처럼 늘어진 미원동 구두 수선집"(「구두 수선집」), "수화기 너머 그리운 이여/ 외로움은 외면해야 깊어지느니/ 끊고 이어주던 단순한 관계를 지나/ 나는 새벽처럼 돋아나는 문자가 되고 싶었다"(「공중 전화」) 등이 그러한 예이다.
그런데 시인은 가을에 시집을 상재하며 왜 하필 「봄 봄」이란 제목을 붙였을까? "물오른 날/ 덤불숲을 한 발씩 헤쳐 가던 그날/ 내내 품었던 이파리를 건네던 어느 날/ 가슴 온기 식을까/ 두 손에 받쳐 드는 봄."(「봄 봄 1」부분).
표제작을 읽어보고서야 「봄 봄」은 계절을 떠나 세상사 짠물의 이유를 써내려가는 채명룡 시인의 화두일 것이라 짐작한다. 즉 어느 시린 바람에도 가슴의 온기 잃지 않고 기꺼이 한쪽 어깨를 내어주는 일에 망설이지 않겠다는 시인의 의지와 희망의 언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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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는 한결같이 저인망으로 우리 근현대사의 어두운 기억 저편, 뒤숭숭한 군산 바닥을 끈질기게 훑는다. 그리하여 그의 시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천박한 자본의 논리로 덮어씌운 상처가 생생한 민낯으로 되살아난다. 마치 자신의 시적 복무가 그것들을 우리 눈앞에 불러내어 벌건 대낮, 한판 신명나게 난장이라도 치겠다는 듯이. 그의 저의가 자못 의심스럽다. "내일은 언제나 휘어진 등만큼 멀고" "모두가 입을 다물고 살아가"지만 "깨지지 말고 비틀어지지 않게/ 그래서 정직한 삶이"되길 그는 꿈꾸는 것이다. 나는 그의 시 「합판공장」 「겨울 금강」 「구두 수선집」 「동네 장의사」 「짠물의이유」 등에서 그의 불온한, 새파란 저의를 읽는다. 그의 바닥을 기는 뚝심이 이 시대의 허울을 향해 보기좋게 한방 먹이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 확확 달아오르는 뜨거움 속에서 그의 시도 한층 익어 더욱 옹골지게 반짝이리라.
_유강희(시인)
목차
목차
제1부 내 안의 나에게
슬레이트 지붕 아래서
가로등
물 속의 예수
어둠을 깨우는 드판
선고
산말랭이 단칸방에서
구두 수선집
간벌
노안
배롱나무의 꿈
티파니 수선집
공중전화
제2부 산다는 건 중심을 잡는 일
월하산 마을
하제포구에서
오상의 계
붉은 집게 개
짠물의 이유
겨울금강-나포에서
폐항-비응도에서
해망동 울타리
염전1
염전2
제3부 느리게 지나가는 시간의 뒤안
열쇠
열차안에서
동네 장의사-서포에서
합판공장
학습지 방문 교사
눈오는날
미용실에서
별정 우체국-성산면에서
소화전
솜틀집
세상 밖으로
제4부 의식하지 않는 그리움
면회1
면회2
낱알줍는일 - 미장동 들판에서
안개
막차 안에서1
막차 안에서2
봄 봄 1 - 옥산 수원지에서
봄 봄 2 - 은파 유원지에서
신태인에서-정열 시인
여름감나무 - 이병훈 시인
아내의 새벽1
아내의 새벽2
제5부 나를 찾아 떠나는 길
들까마귀
어느 연번 처녀의 사랑법
압롱강에서
윤동주-길림성 생가에서
손맛
들불
모래
따이공
산밭
변경에서
해설 명제의 시와 직유의 시인 노용무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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