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사랑합니다(민중열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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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처지에서도 자신의 삶을 정성껏 살아온 사람들의 목소리!
시인 김해자의 민중 구술집『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책은 거리든 농성장이든 병원이든 술자리든 바다에 뜬 배든, 팍팍한 인생을 살아온 인물들과 함께 놀고 노래하며 받아 적은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장동 우시장에서 내장을 손보는 아줌마, 공장에서 몸을 버리면서도 일을 놓을 수 없는 아저씨, 택시 기사, 여든 가까운 나이까지 얼음처럼 찬 바다에 몸을 담구는 해녀, 농사꾼, 갖가지 힘든 사연을 가진 이주 노동자들까지 낮고 깊은 세상의 바닥에서 울리는 낮은 목소리들을 오롯이 기록하고 있다. 고생까지 온몸으로 껴안아 아프게 사랑한 이들의 이야기는 민중의 존재가 그 자체로서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 깨달음을 전해준다.
시인 김해자의 민중 구술집『당신을 사랑합니다』. 이 책은 거리든 농성장이든 병원이든 술자리든 바다에 뜬 배든, 팍팍한 인생을 살아온 인물들과 함께 놀고 노래하며 받아 적은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장동 우시장에서 내장을 손보는 아줌마, 공장에서 몸을 버리면서도 일을 놓을 수 없는 아저씨, 택시 기사, 여든 가까운 나이까지 얼음처럼 찬 바다에 몸을 담구는 해녀, 농사꾼, 갖가지 힘든 사연을 가진 이주 노동자들까지 낮고 깊은 세상의 바닥에서 울리는 낮은 목소리들을 오롯이 기록하고 있다. 고생까지 온몸으로 껴안아 아프게 사랑한 이들의 이야기는 민중의 존재가 그 자체로서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 깨달음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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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비린내 단내 쓴내 풍기는
날것 그대로의 세계'
시인 김해자의 민중 구술 생애 이야기
"저기 보쇼이. 꽃을 숨기고 있당께요.
그랑께 당신은 1년 내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오.
하늘 같고 땅 같고 나무 같은 당신,
겁나게 사랑하요이."
전태일문학상과 백석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김해자가 민중 구술집 『민중열전-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출간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묵묵히, 그저 제 할일 하며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날것 그대로의 서사를 온몸으로 받아 기록한 책이다. 마장동 우시장에서 내장을 손보는 아줌마, 공장에서 몸을 버리면서도 일을 놓을 수 없는 아저씨, 30여 년간 택시 운전을 한 택시기사, 여든 가까운 나이까지 찬 바다에 몸을 담그며 일하는 해녀, 콩 튀듯 팥 튀듯 살아가는 농사꾼, 갖가지 힘든 사연들을 안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들이 날것 그대로 펼쳐진다. 이들 낮고 깊은 세상의 바닥에서 울리는 낮은 목소리들의 서사를 표준어가 아닌 규범을 얻기 전의 모태 언어를 빌려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시인 김해자가 이들에게 드리는 한마디의 위로, 가슴에 맺힌 뜨거운 연서다.
시인 김해자는 뜨거운 마음으로 억눌려 있는 민중을 그 무명과 익명으로부터 불러내고 있다.
―현기영 소설가
생생하고 절실하고 뜨겁고 감동적인 것으로 치면 이보다 더 뛰어난 문학 작품은 없으리라.
―도종환 시인
이 책은 시인 김해자가 당신들에게 드리는 한마디의 위로, 가슴에 맺힌 뜨거운 연서다.
―윤영수 소설가
이 소박한 구어적 진술들 안에는 한 문명의 야만적 음지를 폭로하는 장쾌한 생명의 소리가 포착되어 있다.
―김형수 시인ㆍ소설가
책 소개
전태일문학상과 백석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김해자가 민중 구술집 『민중열전-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출간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묵묵히, 그저 제 할일 하며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날것 그대로의 서사를 온몸으로 받아 기록한 책이다. 마장동 우시장에서 내장을 손보는 아줌마, 공장에서 몸을 버리면서도 일을 놓을 수 없는 아저씨, 30여 년간 택시 운전을 한 택시기사, 여든 가까운 나이까지 찬 바다에 몸을 담그며 일하는 해녀, 콩 튀듯 팥 튀듯 살아가는 농사꾼, 갖가지 힘든 사연들을 안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들이 그대로 펼쳐진다. 이들 낮고 깊은 세상의 바닥에서 울리는 낮은 목소리들의 서사를 표준어가 아닌 규범을 얻기 전의 모태 언어를 빌려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시인 김해자가 이들에게 드리는 한마디의 위로, 가슴에 맺힌 뜨거운 연서다.
비린내 단내 쓴내 '진짜' 삶들에게
이 책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특히 '생명의 소리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의 말을 받들고, 암과 싸우는 아저씨의 자아성찰을 소중하게 채록하고,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모든 방외인의 존재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는다. 이 같은, 세상의 심층과 소통할 때 필요한 인내와 연민을 현대의 사람들은 감내하지 않는다. 스펙터클한 영상과 이미지의 과잉으로 범람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그것들은 무표정한 발밑을 그냥 지나쳐갈 뿐이다.
저자는 부드러운 위안의 손길로 고된 노동을 쉬게 하고, 고초의 삶들을 위무한다. 무대 밖으로 버려지는 생명의 소리를 듣는다. 그것이 설령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고 기억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간의 삶이 어떻게 '현실을 갖지 못한 관념'일 수 있겠는가? 그것들을 '하찮게' 여기는 모든 이들에게 저자 김해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저기 보쇼이. 커다란 이파리 사이로 뭐가 비죽비죽 나와 있는 거 보이지라우. 늦봄부터 여름 가을 겨울까지 당신은 꽃을 숨기고 있당께요. 완연한 봄이 오면 느긋하게 등불을 터트리지라우. 그랑께 당신은 1년 내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오. 꽃은 며칠 피고 나면 그뿐 가만히 서만 있는 것 같아도 300날 이상 견디고 있지라우. 하기사 나무가 꽃이나 열매 땜시 피겄소? 그냥 묵묵히 사는 거 아니겄소? 그저 제 할 일 하는 것 뿐이겄지라우. 때로 삭풍 불어닥치고 눈보라 치는 사이, 시절이 오고 가고 그렇게 살다 본께, 잎도 나오고 꽃도 터트려지고 열매도 맺어지는 거지라우. 고맙소이. 하늘 같고 땅 같고 나무 같은 당신, 겁나게 사랑하요이.
―「당신을 사랑합니다」 중에서
일찍이 시 「무화과는 없다」에서 "꽃 없는 과실이 어디 있으리"(『무화과는 없다』, 실천문학사, 2001)라고 고백했듯이 모든 존재는 "꽃을 숨기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목청도 없이 외친다. 눈길을 끌지 못하는 것은 의미도 없는가? 모든 초라한 것들은 소리 없이 시들어가도 좋은가?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상의 양식은 보이지 않는 내면에서 자란다. 김해자는 그렇게 드러나지 않는 것, 그러나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들을 향해 고백한다. "당신, 겁나게 사랑하요이" 하고.
모태 언어를 빌려 기록한 민중 서사
자신에 대해서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감정이나 이력을 남 앞에 펼치지 않는 수줍은 존재들의 무용담은 그날그날의 거대 서사에 묻히고 만다. 시인 김해자는 넉넉한 귀가 있다. 그리하여 듣는다. 쉼 없이 철썩이며 밀려드는 일생의 파도 소리들. 김해자 시인이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펴내는 공과가 여기에 있다.
모든 존재는 자신의 역사를 갖는다. 아무리 하찮아 보인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역사적 실체가 휘발되어 진공상태가 되지는 않는다. 가난하거나 소외되었다고 해서 '하찮은 역사'라는 말이 성립될 턱은 없다. 적어도 그들의 가치가 '인문'이요, 그들의 놓인 곳이 '지리'요, 그들이 생을 지속하는 현상들이 '문화'일 터이다.
인제 어디에 전복이 많은지 훤히 다 알아도 욕심 내서 그곳에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게. 내가 들어갈 물깊이를 내가 알주. 대여섯 명이 몰려다닐 때도 내 망사리만 덜 차고 볼것없어도 속상할 것도 없주게. 전엔 오징어도 말리고 미역도 말려 자식들한테 팔아달라고 했는데 지금은 힘들어서 그것도 못 하거덩. 인제는 자식들 나눠 줄 만큼만 한다게. 조무질 그만둘까 하다가 작년에 15만 원 주고 고무옷 또 샀다게. 몸 움직일 때까정 하다가 더 못 하면 양로원에 들어가 살아야주. 자식들 폐 안 끼치고…… 나 죽어불면 누가 여기 오겄나? 사는 날까정 살다여기다 뼈를 묻어야주. 슈유우우우…….
―「내 물깊이를 안다 _해녀 김석봉傳」 중에서
김해자는 한숨 소리마저 물질할 때 내는 숨비소리가 되어버린 해녀 김석봉의 입을 통해 들려준다. 이렇게 저자는 세상의 바닥에서 울리는 낮은 목소리들의 서사적 무늬를 표준어가 아닌 규범을 얻기 전의 형상 언어, 모태 언어를 빌려 기록하고 있다. 그 이야기들은 대부분 대사로 구성되어 있지만 어떤 것은 독백체로, 그중에서도 내면 고백적 묘사로 나타난다. 감추어지고 훼손되지 않은 자연과 생태를 그대로 들려준다. 이 소박한 구어적 진술들 안에는 한 문명의 야만적 음지를 폭로하는 장쾌한 생명의 소리가 포착되어 있다.
그래서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읽다 보면 죽은 역사가 인격을 얻고, 잊혀가던 연대기들이 생물처럼 꿈틀댄다. 이 정직한 구술 서사가 보여주는 아웃사이더들의 넉넉함, 질투와 변덕의 무늬, 일상의 난폭한 실랑이들은 문학의 장르가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세계의 깊은 곳'에 대한 표현물인 것이다.
추천의 말
아름다운 시편으로 사랑을 받아온 시인 김해자가 '민중 열전'을 펴냈다. 이 열전에는 바닥 인생을 살아온 인물들이 등장한다. 단 하나의 밑천인 몸뚱이를 바닥에 굴리며 팍팍하게 살아온 인생이지만, 놀랍게도 궁기가 전혀 없다. 오히려 헌걸차고 낙천적이다. 생활 방식이 솔직하고 직정적이고 단도직입적이다. 바쁘고 정신없이 사느라고 고생스러운 줄도, 억울한 줄도 몰랐다고 한다. 고생까지 온몸으로 껴안아 아프게 사랑한 이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삶을 사랑한 사람들일 것이다. 바닥이란 토대가 아닌가. 민중의 바닥 인생이 이 사회의 상부구조를 떠받치는 토대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토대가 소외되고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김해자는 이렇게 살아 있는 민중 송가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이 노래는 뜨거운 마음으로 억눌려 있는 민중을 그 무명과 익명으로부터 불러내고 있다.
―현기영 소설가
김해자 시인이 만난 이 책의 주인공들은 평범한 인물들이다. 우시장 아줌마, 목수, 잠녀, 택시운전사, 농사꾼, 노동운동가, 반찬가게 할머니, 서점 주인, 이주노동자……. 이런 사람들이다. 한결같이 열심히 자기 인생을 산 사람들이다. 평생을 쉬지 않고 일했고, 하루하루 땀 흘리며 성실하게 산 사람들이다. 모두들 착한 이들이다. 가난한 이들이다. 바보 같은 이들이다. 몸이 부서져라 일하다가 육신에 병이 들고 몸뚱이가 망가져도 나보다 남을 더 걱정하는 이들이다. 자신보다 자식 걱정, 자기보다 남편, 나보다 이웃을 더 걱정하는 숙맥 같은 이들이다. 가진 게 있으면 하나라도 덜어주어야 맘이 편한 이들이다. 그래서 없이 살고 어렵게 살았어도 행복하게 살았다고 말하는 이들이다. 그들 모두가 우리 아버지이고 어머니이고 자매인 이들이다.
이들은 특별한 데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야말로 얼마나 특별한 삶을 산 사람들인가를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한 사람의 생애 속에는 경전보다 더 많은 지혜와 가르침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들은 몸에 밴 자기 입말로 풀어낸 인생의 책이며, 자기 언어로 진술하는 민중 자서전이기도 하다. 한 사람의 인간은 몸속에 저마다 이런 금맥같이 소중한 역사를 묻어두고 있고, 수백 권의 책을 지니고 있다는 걸 알게 한다.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고, 존재의 의미이기도 한 뜨거운 것들을 지니고 살아왔으므로 민중의 존재는 그 자체로서 얼마나 숭고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저마다 존재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다. 아니 이 책에 나오는 표현대로 하면 이들이야말로 성자다. 젊은 날 미싱사였던 저자를 포함해 이런 이들이 있어서 세상이 망하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리라. 그런데도 저자는 자기가 만난 사람들 중에 자기보다 덜 아프게 산 사람은 없었다고 말한다. 생생하고 절실하고 뜨겁고 감동적인 것으로 치면 이보다 더 뛰어난 문학 작품은 없으리라.
―도종환 시인
날것 그대로의 세계'
시인 김해자의 민중 구술 생애 이야기
"저기 보쇼이. 꽃을 숨기고 있당께요.
그랑께 당신은 1년 내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오.
하늘 같고 땅 같고 나무 같은 당신,
겁나게 사랑하요이."
전태일문학상과 백석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김해자가 민중 구술집 『민중열전-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출간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묵묵히, 그저 제 할일 하며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날것 그대로의 서사를 온몸으로 받아 기록한 책이다. 마장동 우시장에서 내장을 손보는 아줌마, 공장에서 몸을 버리면서도 일을 놓을 수 없는 아저씨, 30여 년간 택시 운전을 한 택시기사, 여든 가까운 나이까지 찬 바다에 몸을 담그며 일하는 해녀, 콩 튀듯 팥 튀듯 살아가는 농사꾼, 갖가지 힘든 사연들을 안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들이 날것 그대로 펼쳐진다. 이들 낮고 깊은 세상의 바닥에서 울리는 낮은 목소리들의 서사를 표준어가 아닌 규범을 얻기 전의 모태 언어를 빌려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시인 김해자가 이들에게 드리는 한마디의 위로, 가슴에 맺힌 뜨거운 연서다.
시인 김해자는 뜨거운 마음으로 억눌려 있는 민중을 그 무명과 익명으로부터 불러내고 있다.
―현기영 소설가
생생하고 절실하고 뜨겁고 감동적인 것으로 치면 이보다 더 뛰어난 문학 작품은 없으리라.
―도종환 시인
이 책은 시인 김해자가 당신들에게 드리는 한마디의 위로, 가슴에 맺힌 뜨거운 연서다.
―윤영수 소설가
이 소박한 구어적 진술들 안에는 한 문명의 야만적 음지를 폭로하는 장쾌한 생명의 소리가 포착되어 있다.
―김형수 시인ㆍ소설가
책 소개
전태일문학상과 백석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김해자가 민중 구술집 『민중열전-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출간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묵묵히, 그저 제 할일 하며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날것 그대로의 서사를 온몸으로 받아 기록한 책이다. 마장동 우시장에서 내장을 손보는 아줌마, 공장에서 몸을 버리면서도 일을 놓을 수 없는 아저씨, 30여 년간 택시 운전을 한 택시기사, 여든 가까운 나이까지 찬 바다에 몸을 담그며 일하는 해녀, 콩 튀듯 팥 튀듯 살아가는 농사꾼, 갖가지 힘든 사연들을 안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들이 그대로 펼쳐진다. 이들 낮고 깊은 세상의 바닥에서 울리는 낮은 목소리들의 서사를 표준어가 아닌 규범을 얻기 전의 모태 언어를 빌려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시인 김해자가 이들에게 드리는 한마디의 위로, 가슴에 맺힌 뜨거운 연서다.
비린내 단내 쓴내 '진짜' 삶들에게
이 책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특히 '생명의 소리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의 말을 받들고, 암과 싸우는 아저씨의 자아성찰을 소중하게 채록하고,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모든 방외인의 존재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는다. 이 같은, 세상의 심층과 소통할 때 필요한 인내와 연민을 현대의 사람들은 감내하지 않는다. 스펙터클한 영상과 이미지의 과잉으로 범람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그것들은 무표정한 발밑을 그냥 지나쳐갈 뿐이다.
저자는 부드러운 위안의 손길로 고된 노동을 쉬게 하고, 고초의 삶들을 위무한다. 무대 밖으로 버려지는 생명의 소리를 듣는다. 그것이 설령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하고 기억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간의 삶이 어떻게 '현실을 갖지 못한 관념'일 수 있겠는가? 그것들을 '하찮게' 여기는 모든 이들에게 저자 김해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저기 보쇼이. 커다란 이파리 사이로 뭐가 비죽비죽 나와 있는 거 보이지라우. 늦봄부터 여름 가을 겨울까지 당신은 꽃을 숨기고 있당께요. 완연한 봄이 오면 느긋하게 등불을 터트리지라우. 그랑께 당신은 1년 내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오. 꽃은 며칠 피고 나면 그뿐 가만히 서만 있는 것 같아도 300날 이상 견디고 있지라우. 하기사 나무가 꽃이나 열매 땜시 피겄소? 그냥 묵묵히 사는 거 아니겄소? 그저 제 할 일 하는 것 뿐이겄지라우. 때로 삭풍 불어닥치고 눈보라 치는 사이, 시절이 오고 가고 그렇게 살다 본께, 잎도 나오고 꽃도 터트려지고 열매도 맺어지는 거지라우. 고맙소이. 하늘 같고 땅 같고 나무 같은 당신, 겁나게 사랑하요이.
―「당신을 사랑합니다」 중에서
일찍이 시 「무화과는 없다」에서 "꽃 없는 과실이 어디 있으리"(『무화과는 없다』, 실천문학사, 2001)라고 고백했듯이 모든 존재는 "꽃을 숨기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목청도 없이 외친다. 눈길을 끌지 못하는 것은 의미도 없는가? 모든 초라한 것들은 소리 없이 시들어가도 좋은가?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상의 양식은 보이지 않는 내면에서 자란다. 김해자는 그렇게 드러나지 않는 것, 그러나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들을 향해 고백한다. "당신, 겁나게 사랑하요이" 하고.
모태 언어를 빌려 기록한 민중 서사
자신에 대해서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감정이나 이력을 남 앞에 펼치지 않는 수줍은 존재들의 무용담은 그날그날의 거대 서사에 묻히고 만다. 시인 김해자는 넉넉한 귀가 있다. 그리하여 듣는다. 쉼 없이 철썩이며 밀려드는 일생의 파도 소리들. 김해자 시인이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펴내는 공과가 여기에 있다.
모든 존재는 자신의 역사를 갖는다. 아무리 하찮아 보인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역사적 실체가 휘발되어 진공상태가 되지는 않는다. 가난하거나 소외되었다고 해서 '하찮은 역사'라는 말이 성립될 턱은 없다. 적어도 그들의 가치가 '인문'이요, 그들의 놓인 곳이 '지리'요, 그들이 생을 지속하는 현상들이 '문화'일 터이다.
인제 어디에 전복이 많은지 훤히 다 알아도 욕심 내서 그곳에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게. 내가 들어갈 물깊이를 내가 알주. 대여섯 명이 몰려다닐 때도 내 망사리만 덜 차고 볼것없어도 속상할 것도 없주게. 전엔 오징어도 말리고 미역도 말려 자식들한테 팔아달라고 했는데 지금은 힘들어서 그것도 못 하거덩. 인제는 자식들 나눠 줄 만큼만 한다게. 조무질 그만둘까 하다가 작년에 15만 원 주고 고무옷 또 샀다게. 몸 움직일 때까정 하다가 더 못 하면 양로원에 들어가 살아야주. 자식들 폐 안 끼치고…… 나 죽어불면 누가 여기 오겄나? 사는 날까정 살다여기다 뼈를 묻어야주. 슈유우우우…….
―「내 물깊이를 안다 _해녀 김석봉傳」 중에서
김해자는 한숨 소리마저 물질할 때 내는 숨비소리가 되어버린 해녀 김석봉의 입을 통해 들려준다. 이렇게 저자는 세상의 바닥에서 울리는 낮은 목소리들의 서사적 무늬를 표준어가 아닌 규범을 얻기 전의 형상 언어, 모태 언어를 빌려 기록하고 있다. 그 이야기들은 대부분 대사로 구성되어 있지만 어떤 것은 독백체로, 그중에서도 내면 고백적 묘사로 나타난다. 감추어지고 훼손되지 않은 자연과 생태를 그대로 들려준다. 이 소박한 구어적 진술들 안에는 한 문명의 야만적 음지를 폭로하는 장쾌한 생명의 소리가 포착되어 있다.
그래서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읽다 보면 죽은 역사가 인격을 얻고, 잊혀가던 연대기들이 생물처럼 꿈틀댄다. 이 정직한 구술 서사가 보여주는 아웃사이더들의 넉넉함, 질투와 변덕의 무늬, 일상의 난폭한 실랑이들은 문학의 장르가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세계의 깊은 곳'에 대한 표현물인 것이다.
추천의 말
아름다운 시편으로 사랑을 받아온 시인 김해자가 '민중 열전'을 펴냈다. 이 열전에는 바닥 인생을 살아온 인물들이 등장한다. 단 하나의 밑천인 몸뚱이를 바닥에 굴리며 팍팍하게 살아온 인생이지만, 놀랍게도 궁기가 전혀 없다. 오히려 헌걸차고 낙천적이다. 생활 방식이 솔직하고 직정적이고 단도직입적이다. 바쁘고 정신없이 사느라고 고생스러운 줄도, 억울한 줄도 몰랐다고 한다. 고생까지 온몸으로 껴안아 아프게 사랑한 이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삶을 사랑한 사람들일 것이다. 바닥이란 토대가 아닌가. 민중의 바닥 인생이 이 사회의 상부구조를 떠받치는 토대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토대가 소외되고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김해자는 이렇게 살아 있는 민중 송가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이 노래는 뜨거운 마음으로 억눌려 있는 민중을 그 무명과 익명으로부터 불러내고 있다.
―현기영 소설가
김해자 시인이 만난 이 책의 주인공들은 평범한 인물들이다. 우시장 아줌마, 목수, 잠녀, 택시운전사, 농사꾼, 노동운동가, 반찬가게 할머니, 서점 주인, 이주노동자……. 이런 사람들이다. 한결같이 열심히 자기 인생을 산 사람들이다. 평생을 쉬지 않고 일했고, 하루하루 땀 흘리며 성실하게 산 사람들이다. 모두들 착한 이들이다. 가난한 이들이다. 바보 같은 이들이다. 몸이 부서져라 일하다가 육신에 병이 들고 몸뚱이가 망가져도 나보다 남을 더 걱정하는 이들이다. 자신보다 자식 걱정, 자기보다 남편, 나보다 이웃을 더 걱정하는 숙맥 같은 이들이다. 가진 게 있으면 하나라도 덜어주어야 맘이 편한 이들이다. 그래서 없이 살고 어렵게 살았어도 행복하게 살았다고 말하는 이들이다. 그들 모두가 우리 아버지이고 어머니이고 자매인 이들이다.
이들은 특별한 데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야말로 얼마나 특별한 삶을 산 사람들인가를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한 사람의 생애 속에는 경전보다 더 많은 지혜와 가르침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들은 몸에 밴 자기 입말로 풀어낸 인생의 책이며, 자기 언어로 진술하는 민중 자서전이기도 하다. 한 사람의 인간은 몸속에 저마다 이런 금맥같이 소중한 역사를 묻어두고 있고, 수백 권의 책을 지니고 있다는 걸 알게 한다.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고, 존재의 의미이기도 한 뜨거운 것들을 지니고 살아왔으므로 민중의 존재는 그 자체로서 얼마나 숭고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저마다 존재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다. 아니 이 책에 나오는 표현대로 하면 이들이야말로 성자다. 젊은 날 미싱사였던 저자를 포함해 이런 이들이 있어서 세상이 망하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리라. 그런데도 저자는 자기가 만난 사람들 중에 자기보다 덜 아프게 산 사람은 없었다고 말한다. 생생하고 절실하고 뜨겁고 감동적인 것으로 치면 이보다 더 뛰어난 문학 작품은 없으리라.
―도종환 시인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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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자의 부끄러운 고백 '당신을 사랑합니다' | 윤영수 | 4
작가의 말 | 6
1. 일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마장동 우시장 윤주심傳 | 10
2. 콩 튀듯 팥 튀듯 살다 ―농사꾼 김낙희傳 | 32
3. 나는 지금도 웃는다 ―바보 장인(匠人) 이영철傳 | 56
4. 나는 아직도 책을 먹는다 ―아벨서점 곽현숙傳 | 78
5. 한 그루 목련처럼 ―반찬공장 심정희傳 | 110
6. 나는 지금도 배운다 ―평화시장 무명씨傳 | 136
7. 나는 지금도 운전한다 ―택시드라이버 김인수傳 | 166
8. 내 물 깊이를 안다 ―해녀 김석봉傳 | 188
9. 그들도 우리처럼 | 206
10. 바다가 다 받아주리 | 240
11. 사라지는 것은 없다 ―노동운동가 최명아傳 | 294
에필로그 _당신을 사랑합니다 | 319
발문
세상의 모서리에 부딪는 파도 소리 | 김형수 | 346
저자
저자
김해자
저자 김해자는 마흔 다 되어 늦깎이로 등단한 김해자 시인은 시집 『무화과는 없다』와 『축제』를 펴냈고 전태일문학상과 백석문학상을 받았다. 요즘은 글을 쓰며 자그맣게 농사도 짓고 바느질도 하며 산다. 특히 한 땀 한 땀 실을 꿰어가는 일에 재미를 붙였는데, 일복 겸 외출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몸빼와 앞치마는 밥벌이할 정도의 수준은 된다고 한다. 늦둥이로 자라선지 남부시장 노점이나 밭에서 막걸리 몇 사발 나누어 먹는 어머니 또래 친구들이 많다. 칠순 팔순 나이에 제 밥벌이를 하며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는 그들의 얼굴과 손에 새겨진 상형문자를 읽고 배우면서, 희망 없어 보이는 지구별에서도 삶이란 참 거룩하고 따스한 거구나, 대지와 허공에 대고 절을 한다고 한다. 이 책의 기록들은 어려운 처지에서도 자신의 삶을 한 땀 한 땀 실을 꿰어 넓은 천을 만들듯 정성껏 살아온 사람들의 목소리를 받아 적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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