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는 괜찮다
이경희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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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에서 노인으로 살아낸 엄마들의 쓸쓸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수다!
그동안 몰랐던 가슴 찡한 거짓말『에미는 괜찮다』. 소설가 이경희가 15년 간 받아 적은 어머니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모아 엮은 책이다. 한 남자의 아내로, 육 남매의 엄마로, 농사꾼으로, 최씨 집안 막내딸로 팔십여 년을 살아내며 몸으로 체득한 삶의 지혜를 오롯이 담고 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어 열심히 수다를 떠는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와 공간적 거리를 두고 살아가며 전화를 받는 딸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상이자 추억을 공유하는 이야기를 통해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크고 작은, 또는 엄청난 삶의 파편들이 조각조각 숨어 있어 시보다 문학적이고, 소설보다 서사적이고, 르포보다 리얼하게까지 느껴지는 어머니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삶의 지혜와, 위로, 희망을 오롯이 전해준다.
그동안 몰랐던 가슴 찡한 거짓말『에미는 괜찮다』. 소설가 이경희가 15년 간 받아 적은 어머니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모아 엮은 책이다. 한 남자의 아내로, 육 남매의 엄마로, 농사꾼으로, 최씨 집안 막내딸로 팔십여 년을 살아내며 몸으로 체득한 삶의 지혜를 오롯이 담고 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어 열심히 수다를 떠는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와 공간적 거리를 두고 살아가며 전화를 받는 딸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상이자 추억을 공유하는 이야기를 통해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크고 작은, 또는 엄청난 삶의 파편들이 조각조각 숨어 있어 시보다 문학적이고, 소설보다 서사적이고, 르포보다 리얼하게까지 느껴지는 어머니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삶의 지혜와, 위로, 희망을 오롯이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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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나처럼 복 많은 늙은이두 ?을 것이다. 하루에두 육 남매가 수십 통씩 즌화를 히대는 바람에
내가 아주 꿈쩍을 뭇 헌다. 다들 지 에미 걱정허느라 그럴 테지."
"오늘은 하루 죙일 즌화가 한 번두 울리지 않더구나. 여섯 놈 중 한 놈이라두 즌화를 걸 텐디,
어쩐 일인가 싶어서 즌화기를 들어보았지만 고장은 아니더라. 지들 먹고살기 바쁘니 에미 생각헐
겨를이 ?것지 싶다가두 즌화 한 통화 헐 짬이 ?을까 싶은 게 서운허구나."
엄마가 수다 떨고 딸이 받아 적은,
희로애락 삶의 이야기
산골 외딴집에서 농사를 지으며 홀로 지내시는 팔순의 친정엄마와 소설가 이경희의 전화통화를 기록한 산문집 『에미는 괜찮다』가 출간됐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듯 생생한 엄마의 목소리를 저자는 15년 간 고스란히 받아 적었다. 수화기를 통해, 작가 이경희를 통해 전달되는 엄마의 수다는 그 어떤 시보다 문학적이고, 그 어떤 소설보다 서사적이고, 그 어떤 르포보다 리얼하다.
이 책의 화자인 '에미'는 한 남자의 아내로, 육 남매의 엄마로, 농사꾼으로, 최씨 집안 막내딸로 팔십여 년을 살아내면서 몸으로 체득한 삶의 지혜를 딸과의 전화통화로 풀어낸다. 때로는 쓸쓸하고, 때로는 애틋하고, 때로는 통쾌하고, 때로는 가슴 절절한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이 책을 통해 전해들을 수 있다.
그동안 몰랐던,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은
가슴 찡한 거짓말 "에미는 괜찮다"
엄마는 충청도 산골 외딴집에 홀로 지내면서 집안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추억을 곱씹으며 15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기도 하고(1장, 니 아배가 그립다), 그 집에서 나고 자란, 지금은 서울살이를 하고 있는 육 남매의 얼굴을 하나 하나 떠올리며 걱정하기도 하고(2장, 내 새끼들이 최고여), 평생 농사꾼으로 살아오면서 체득된 농사일과 땅에 대한 애틋함, 노인네들만 그득한 시골 풍경을 마을 사람들과의 일화를 통해 유쾌하게 드러내기도 한다.(3장, 에미도 알 만큼은 안다) "영감 먼저 보내고 폭삭 늙어버린" 다섯 할매(자매)들이 모여앉아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하고(4장, 나두 그런 시절이 있었다), 외딴집에 누렁이 두 마리와 사는 외로움과 팔순의 나이에 떠올릴 수밖에 없는 죽음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5장, 외롭지 않은 것이 워디 있겄냐 / 6장, 영정사진 찍으러 간다)
이 세상 모든 딸들이 자라 여자가 되고 엄마가 되면,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엄마 앞에 서면 여전히 위로받고, 보호받고, 사랑받는 딸일 뿐이다.
그래서 더더욱 "에미는 괜찮다"라는 수화기 넘어 엄마의 안부가 가슴 찡하게 다가온다.
그동안은 몰랐던,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은 엄마의 거짓말이…….
이 책은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이야기다.
우리 엄마들의 쓸쓸하면서도 솔직담백한, 사랑스러운 수다가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삶의 지혜가 되고,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수화기를 들어 엄마에게 안부 전화를 하기를, 우리 엄마들의 수다에 귀 기울여 듣기를 권해본다.
산골 외딴집에서 농사를 지으며 홀로 지내시는 팔순의 친정엄마와 소설가 이경희의 전화통화를 기록한 산문집 『에미는 괜찮다』가 출간됐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듯 생생한 엄마의 목소리를 저자는 15년 간 고스란히 받아 적었다. 수화기를 통해, 작가 이경희를 통해 전달하는 엄마의 수다는 그 어떤 시보다 문학적이고, 그 어떤 소설보다 서사적이고, 그 어떤 르포보다 리얼하다.
이 책은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이야기다. 우리 엄마들의 쓸쓸하면서도 솔직담백한, 사랑스러운 수다가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삶의 지혜가 되고,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길 바란다.
엄마가 수다 떨고, 딸이 기록한 책
남편을 여의고 자식들마저 훌훌 떠나버린 산골 외딴집에 홀로 지내는 엄마에게 '전화'는 두 마리의 누렁이 말고는 "이 집서 저절로 울리는" 유일한 소리다. 하루 일을 마친 엄마는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어 열심히 수다를 떤다. 저자 이경희는 "나는 엄마의 수다를 듣는 것이 몹시 즐겁다. 하루라도 엄마의 전화가 걸려오지 않으면 일상의 가장 큰 무엇인가를 빠트린 것처럼 허전하다"고 말한다. 시골과 서울이라는, 공간적인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엄마와 딸에게 '전화'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상이자 추억을 공유하는 매개인 것이다.
"나처럼 복 많은 늙은이두 ?을 것이다. 하루에두 육 남매가 수십 통씩 즌화를 히대는 바람에 내가 아주 꿈쩍을 뭇 헌다. 다들 지 에미 걱정허느라 그럴 테지."
"오늘은 하루 죙일 즌화가 한 번두 울리지 않더구나. 여섯 놈 중 한 놈이라두 즌화를 걸 텐디, 어쩐 일인가 싶어서 즌화기를 들어보았지만 고장은 아니더라. 지들 먹고살기 바쁘니 에미 생각헐 겨를이 ?것지 싶다가두 즌화 한 통화 헐 짬이 ?을까 싶은 게 서운허구나."
'희로애락' 삶의 이야기
엄마와의 전화통화 속에는 엄마의 크고 작은, 또는 엄청난 삶의 파편들이 조각조각 숨어 있다. 엄마는 수다를 통해 때로는 슬퍼도 하고 때로는 씩씩한 척 마음을 숨기기도 한다. 자신의 속내를 직접적으로 들춰내기보다는 이웃과 친구들의 사는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현재를 살아가는 각기 다른 자식들의 문제와 갈등 역시 솔직하고 담백한 수다로 풀어낸다. 이 책을 통해 만나는 '우리 엄마'는 여자이며, 엄마이며, 농부이며, 이야기꾼이며, 노인인 것이다.
ㆍ엄마는 천상 '여자'다.
남편이 화장품 판매하러 온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자 질투심에 "그 화장품 장사랑 언제부터 친하게 지냈느냐구, 두 사람 사이가 보통이 넘는 거 같더라"며 퉁퉁거리기도 하고, 대추나무로 만든 문서통, 대문 옆에 달려 있는 문패, 비닐하우스, 멈춰버린 괘종시계, 면도할 때 쓰던 깨진 거울 등 집안 곳곳에 남아 있는 흔적을 통해 먼저 떠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다.
"니얼은 돈 찾어서 돼지괴기 한 근 사구 증종 한 병 받어서 니 아배 산소에 가야겄다. 시뻘건 꼬치장에 볶은 돼지괴기 맛 보면 니 아배 겁나게 좋아헐 것이다."
"얼굴서 분내가 나 그런지 기분이 참 좋구나. 거울 보니께 정말로 내가 젊어 보이긴 허더라. 허긴, 어릴 때 최 서방네 막내딸 인물 ?다 소린 안 들었다. 내가 워낙 가꾸질 않어서 그렇지 그늘서 분칠이나 허구 살면 테레비 나와두 봐줄 인물이다. 딸 셋 뽑아놓은 거 보면 모르겄냐."
ㆍ엄마는 천상 '엄마'다.
자식들과 함께 떠난 바닷가 펜션으로 떠난 피서, 딸들과의 오붓한 제주도 여행, 아들이 사준 텔레비전과 용돈 이야기를 통해 육 남매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한다. 그리고 당신보다 더한 삶의 무게를 지고 평생을 살아낸 엄마를 추억하면서 "니들 보기에 난 어땠는지 모르겄다. 내가 우리 오매를 기억하듯 환한 모습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겄다."고 엄마도 당신의 엄마를 그리워한다.
"그저 내 소망은 한 가지다. 너희들 아무 탈 ?이 근강허게만 살어라. 과장이면 워떻구, 사장이면 워떠냐. 한시상 등 따습구 배부르게 살면 그게 행복이지. 보약 얘기는 그냥 해본 소리니께. 니 오래비나 동생들헌티는 말허지 말어라. 늙은이 보약 많이 먹어 좋을 거 ?다. 죽을 때 용쓰기만 힘들지……."
"그나저나 올 추석이면 모두 모일 텐디, 니 큰올케 맘 상허지 않게 조심히라. 나두 창민에미헌티 미리 말해뒀다. 손주는 속으로 이뻐헐 테니 너무 서운히 생각지 말라구. 형제들끼리 우애가 좋아야 집안이 편허지. 손주 봤다구 시에미가 너무 티내면 쓰겄냐."
ㆍ엄마는 천상 '농부'다.
엄마가 굳건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땅이 있기 때문이었다. 엄마의 손길이 닿은 땅은 항상 기름지다. 감자를 심어도 실하고, 배추를 심어도 실하다. 가물어 밭이 갈라지면 엄마의 속은 더 타들어간다. 농사꾼이 땅 놀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논 넓히구 땅 사는 일처럼 기쁘고 행복한 일은 없다고 말한다. 엄마는 요즘도 비닐하우스에서, 밭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다.
"농사꾼이 논 넓히구 땅 사는 일처럼 기쁘구 행복한 일은 ?었단다. 손톱이 까지구 발톱이 나가떨어져두 땅 사는 재미로 살었지."
"해만 좋으면 비닐하우스 안이 고추 말리는 디 최고란다. 고추 농사 많이 짓는 사람들은 즌기로 한꺼번에 말리지만, 우리처럼 식구들 먹을 만큼만 짓는 사람들은 태양 볕에 고추를 말리니 근강에는 더 좋을 것이다."
ㆍ엄마는 천상 '이야기꾼'이다.
우체부 조 씨, 짠순이 할매, 불쌍한 영식오매, 바람난 박 씨, 멋쟁이 영순할매, 보건소 문양, 두식이할매 칠순잔치 등 산골마을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주면서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염치와 예의, 삶의 지혜를 일러주신다.
"넘들은 재밌어라 그 집 얘기허지만 그만헌 허물 ?이 사는 사람들이 워디 있겄냐. 콩밭에 구르는 똥 참외 같은 인생이라두 그걸 지키려는 박 씨 마누라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사는 거란다."
"종민할매랑 나랑 노래 안 허려구 죽은 듯이 앉아 있었다. 그런디, 영순할매 보조 노릇허는 회장이 술에 취히서 휘청거리며 뒤로 오더니 죽어라 내 손을 잡아끄는겨. 씨부랄! 그 영감탱이만 가만히 있었으면 그 망신을 안 당?을 텐디, 뭔 지랄로 종민할매랑 나를 소 몰듯이 몰아가지구는 기어이 노랠 허게 만드냐 말여."
ㆍ엄마는 이제 '노인'이다.
팔순이 넘은 노인인 엄마는 이제 당신이 돌아갈 시간이 멀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노인정에 온 장사치에게서 수의를 사고는 심란해하고, 자식들이 돈 문제로 싸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은근슬쩍 상속에 대해 이야기하고, 화사한 분홍색 한복을 차려 입고 영정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간다.
"그걸 사들구 고개를 넘어오는디 오늘따라 무르팍이 왜 그렇게 시큰거리던지, 저승사자가 옷 샀으니 얼른 입구 오너라 허는 거 같어서 공연헌 짓 ?나 싶더라.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사람이라구는 허지만, 내 나이쯤 되면 워떤 예감이라는 게 있단다. 죽을 자릴 찾아가는 짐승두 있다구 허지 않더냐."
"나는 죽어서두 돈 때문에 자식들이 싸우는 꼴은 보구 싶지 않구나. 지금은 내가 정신이 멀쩡히서 공정한 생각을 허구 있지만, 혹시라두 내가 이상히지거든 니가 에미 뜻 잘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래도 엄마는 자꾸 이야기하신다. "에미는 괜찮다"고…….
에필로그
이 책이 책으로 출간되기 일주일 전 비보가 날아들었다.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며 말벗이 되어주던 '누렁이'가 트럭에 치이는 사고로 결국 엄마 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순간 코끝이 찡해왔다.
이 책의 마지막 글, 엄마가 영정사진 찍으러 가셨던 날의 전화통화가 한동안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놈두 외딴집에 사느라 많이 외로웠을 것이다."
"기왕 나왔으니 우리 누렁이허구두 한방 찍어달라구 ?다. 사진관 남자 깔깔거리며 그건 공짜로 찍어준다구, 내가 주책 떠는 게 재밌는 모양이더라. 나 혼자 세 방 찍구, 누렁이허구 두 방 더 찍었다. 사진틀에 담아놓을 테니, 다음 장날 와서 찾어가라구 허더구나. 할머니가 동글납작허니 이쁘게 생겨서 사진 잘 나올 테니 걱정허지 말라구, 고마워서 계약금 천 원 걸었다. (……) 사진은 여유 있게 찍었으니 한 장은 필요헐 때 쓰구, 한 장은 니 아배 사진 옆에 걸어라. 누렁이랑 찍은 사진은 걸어두지 말구 손주들헌티 한 장씩 나눠주구. 그리구……. 누렁이보다 내가 먼저 죽거든 누렁이 좀 챙겨라. 아무 디나 버리지 말구 양지바른 곳에 묻어서 춥지 않게 히라. 그놈두 외딴집에 사느라 많이 외로웠을 것이다."
내가 아주 꿈쩍을 뭇 헌다. 다들 지 에미 걱정허느라 그럴 테지."
"오늘은 하루 죙일 즌화가 한 번두 울리지 않더구나. 여섯 놈 중 한 놈이라두 즌화를 걸 텐디,
어쩐 일인가 싶어서 즌화기를 들어보았지만 고장은 아니더라. 지들 먹고살기 바쁘니 에미 생각헐
겨를이 ?것지 싶다가두 즌화 한 통화 헐 짬이 ?을까 싶은 게 서운허구나."
엄마가 수다 떨고 딸이 받아 적은,
희로애락 삶의 이야기
산골 외딴집에서 농사를 지으며 홀로 지내시는 팔순의 친정엄마와 소설가 이경희의 전화통화를 기록한 산문집 『에미는 괜찮다』가 출간됐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듯 생생한 엄마의 목소리를 저자는 15년 간 고스란히 받아 적었다. 수화기를 통해, 작가 이경희를 통해 전달되는 엄마의 수다는 그 어떤 시보다 문학적이고, 그 어떤 소설보다 서사적이고, 그 어떤 르포보다 리얼하다.
이 책의 화자인 '에미'는 한 남자의 아내로, 육 남매의 엄마로, 농사꾼으로, 최씨 집안 막내딸로 팔십여 년을 살아내면서 몸으로 체득한 삶의 지혜를 딸과의 전화통화로 풀어낸다. 때로는 쓸쓸하고, 때로는 애틋하고, 때로는 통쾌하고, 때로는 가슴 절절한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이 책을 통해 전해들을 수 있다.
그동안 몰랐던,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은
가슴 찡한 거짓말 "에미는 괜찮다"
엄마는 충청도 산골 외딴집에 홀로 지내면서 집안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추억을 곱씹으며 15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기도 하고(1장, 니 아배가 그립다), 그 집에서 나고 자란, 지금은 서울살이를 하고 있는 육 남매의 얼굴을 하나 하나 떠올리며 걱정하기도 하고(2장, 내 새끼들이 최고여), 평생 농사꾼으로 살아오면서 체득된 농사일과 땅에 대한 애틋함, 노인네들만 그득한 시골 풍경을 마을 사람들과의 일화를 통해 유쾌하게 드러내기도 한다.(3장, 에미도 알 만큼은 안다) "영감 먼저 보내고 폭삭 늙어버린" 다섯 할매(자매)들이 모여앉아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도 하고(4장, 나두 그런 시절이 있었다), 외딴집에 누렁이 두 마리와 사는 외로움과 팔순의 나이에 떠올릴 수밖에 없는 죽음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5장, 외롭지 않은 것이 워디 있겄냐 / 6장, 영정사진 찍으러 간다)
이 세상 모든 딸들이 자라 여자가 되고 엄마가 되면,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엄마 앞에 서면 여전히 위로받고, 보호받고, 사랑받는 딸일 뿐이다.
그래서 더더욱 "에미는 괜찮다"라는 수화기 넘어 엄마의 안부가 가슴 찡하게 다가온다.
그동안은 몰랐던,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은 엄마의 거짓말이…….
이 책은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이야기다.
우리 엄마들의 쓸쓸하면서도 솔직담백한, 사랑스러운 수다가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삶의 지혜가 되고,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수화기를 들어 엄마에게 안부 전화를 하기를, 우리 엄마들의 수다에 귀 기울여 듣기를 권해본다.
산골 외딴집에서 농사를 지으며 홀로 지내시는 팔순의 친정엄마와 소설가 이경희의 전화통화를 기록한 산문집 『에미는 괜찮다』가 출간됐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듯 생생한 엄마의 목소리를 저자는 15년 간 고스란히 받아 적었다. 수화기를 통해, 작가 이경희를 통해 전달하는 엄마의 수다는 그 어떤 시보다 문학적이고, 그 어떤 소설보다 서사적이고, 그 어떤 르포보다 리얼하다.
이 책은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이야기다. 우리 엄마들의 쓸쓸하면서도 솔직담백한, 사랑스러운 수다가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삶의 지혜가 되고,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길 바란다.
엄마가 수다 떨고, 딸이 기록한 책
남편을 여의고 자식들마저 훌훌 떠나버린 산골 외딴집에 홀로 지내는 엄마에게 '전화'는 두 마리의 누렁이 말고는 "이 집서 저절로 울리는" 유일한 소리다. 하루 일을 마친 엄마는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어 열심히 수다를 떤다. 저자 이경희는 "나는 엄마의 수다를 듣는 것이 몹시 즐겁다. 하루라도 엄마의 전화가 걸려오지 않으면 일상의 가장 큰 무엇인가를 빠트린 것처럼 허전하다"고 말한다. 시골과 서울이라는, 공간적인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엄마와 딸에게 '전화'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상이자 추억을 공유하는 매개인 것이다.
"나처럼 복 많은 늙은이두 ?을 것이다. 하루에두 육 남매가 수십 통씩 즌화를 히대는 바람에 내가 아주 꿈쩍을 뭇 헌다. 다들 지 에미 걱정허느라 그럴 테지."
"오늘은 하루 죙일 즌화가 한 번두 울리지 않더구나. 여섯 놈 중 한 놈이라두 즌화를 걸 텐디, 어쩐 일인가 싶어서 즌화기를 들어보았지만 고장은 아니더라. 지들 먹고살기 바쁘니 에미 생각헐 겨를이 ?것지 싶다가두 즌화 한 통화 헐 짬이 ?을까 싶은 게 서운허구나."
'희로애락' 삶의 이야기
엄마와의 전화통화 속에는 엄마의 크고 작은, 또는 엄청난 삶의 파편들이 조각조각 숨어 있다. 엄마는 수다를 통해 때로는 슬퍼도 하고 때로는 씩씩한 척 마음을 숨기기도 한다. 자신의 속내를 직접적으로 들춰내기보다는 이웃과 친구들의 사는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현재를 살아가는 각기 다른 자식들의 문제와 갈등 역시 솔직하고 담백한 수다로 풀어낸다. 이 책을 통해 만나는 '우리 엄마'는 여자이며, 엄마이며, 농부이며, 이야기꾼이며, 노인인 것이다.
ㆍ엄마는 천상 '여자'다.
남편이 화장품 판매하러 온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자 질투심에 "그 화장품 장사랑 언제부터 친하게 지냈느냐구, 두 사람 사이가 보통이 넘는 거 같더라"며 퉁퉁거리기도 하고, 대추나무로 만든 문서통, 대문 옆에 달려 있는 문패, 비닐하우스, 멈춰버린 괘종시계, 면도할 때 쓰던 깨진 거울 등 집안 곳곳에 남아 있는 흔적을 통해 먼저 떠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다.
"니얼은 돈 찾어서 돼지괴기 한 근 사구 증종 한 병 받어서 니 아배 산소에 가야겄다. 시뻘건 꼬치장에 볶은 돼지괴기 맛 보면 니 아배 겁나게 좋아헐 것이다."
"얼굴서 분내가 나 그런지 기분이 참 좋구나. 거울 보니께 정말로 내가 젊어 보이긴 허더라. 허긴, 어릴 때 최 서방네 막내딸 인물 ?다 소린 안 들었다. 내가 워낙 가꾸질 않어서 그렇지 그늘서 분칠이나 허구 살면 테레비 나와두 봐줄 인물이다. 딸 셋 뽑아놓은 거 보면 모르겄냐."
ㆍ엄마는 천상 '엄마'다.
자식들과 함께 떠난 바닷가 펜션으로 떠난 피서, 딸들과의 오붓한 제주도 여행, 아들이 사준 텔레비전과 용돈 이야기를 통해 육 남매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한다. 그리고 당신보다 더한 삶의 무게를 지고 평생을 살아낸 엄마를 추억하면서 "니들 보기에 난 어땠는지 모르겄다. 내가 우리 오매를 기억하듯 환한 모습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겄다."고 엄마도 당신의 엄마를 그리워한다.
"그저 내 소망은 한 가지다. 너희들 아무 탈 ?이 근강허게만 살어라. 과장이면 워떻구, 사장이면 워떠냐. 한시상 등 따습구 배부르게 살면 그게 행복이지. 보약 얘기는 그냥 해본 소리니께. 니 오래비나 동생들헌티는 말허지 말어라. 늙은이 보약 많이 먹어 좋을 거 ?다. 죽을 때 용쓰기만 힘들지……."
"그나저나 올 추석이면 모두 모일 텐디, 니 큰올케 맘 상허지 않게 조심히라. 나두 창민에미헌티 미리 말해뒀다. 손주는 속으로 이뻐헐 테니 너무 서운히 생각지 말라구. 형제들끼리 우애가 좋아야 집안이 편허지. 손주 봤다구 시에미가 너무 티내면 쓰겄냐."
ㆍ엄마는 천상 '농부'다.
엄마가 굳건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땅이 있기 때문이었다. 엄마의 손길이 닿은 땅은 항상 기름지다. 감자를 심어도 실하고, 배추를 심어도 실하다. 가물어 밭이 갈라지면 엄마의 속은 더 타들어간다. 농사꾼이 땅 놀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논 넓히구 땅 사는 일처럼 기쁘고 행복한 일은 없다고 말한다. 엄마는 요즘도 비닐하우스에서, 밭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다.
"농사꾼이 논 넓히구 땅 사는 일처럼 기쁘구 행복한 일은 ?었단다. 손톱이 까지구 발톱이 나가떨어져두 땅 사는 재미로 살었지."
"해만 좋으면 비닐하우스 안이 고추 말리는 디 최고란다. 고추 농사 많이 짓는 사람들은 즌기로 한꺼번에 말리지만, 우리처럼 식구들 먹을 만큼만 짓는 사람들은 태양 볕에 고추를 말리니 근강에는 더 좋을 것이다."
ㆍ엄마는 천상 '이야기꾼'이다.
우체부 조 씨, 짠순이 할매, 불쌍한 영식오매, 바람난 박 씨, 멋쟁이 영순할매, 보건소 문양, 두식이할매 칠순잔치 등 산골마을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주면서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염치와 예의, 삶의 지혜를 일러주신다.
"넘들은 재밌어라 그 집 얘기허지만 그만헌 허물 ?이 사는 사람들이 워디 있겄냐. 콩밭에 구르는 똥 참외 같은 인생이라두 그걸 지키려는 박 씨 마누라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사는 거란다."
"종민할매랑 나랑 노래 안 허려구 죽은 듯이 앉아 있었다. 그런디, 영순할매 보조 노릇허는 회장이 술에 취히서 휘청거리며 뒤로 오더니 죽어라 내 손을 잡아끄는겨. 씨부랄! 그 영감탱이만 가만히 있었으면 그 망신을 안 당?을 텐디, 뭔 지랄로 종민할매랑 나를 소 몰듯이 몰아가지구는 기어이 노랠 허게 만드냐 말여."
ㆍ엄마는 이제 '노인'이다.
팔순이 넘은 노인인 엄마는 이제 당신이 돌아갈 시간이 멀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노인정에 온 장사치에게서 수의를 사고는 심란해하고, 자식들이 돈 문제로 싸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은근슬쩍 상속에 대해 이야기하고, 화사한 분홍색 한복을 차려 입고 영정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간다.
"그걸 사들구 고개를 넘어오는디 오늘따라 무르팍이 왜 그렇게 시큰거리던지, 저승사자가 옷 샀으니 얼른 입구 오너라 허는 거 같어서 공연헌 짓 ?나 싶더라.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사람이라구는 허지만, 내 나이쯤 되면 워떤 예감이라는 게 있단다. 죽을 자릴 찾아가는 짐승두 있다구 허지 않더냐."
"나는 죽어서두 돈 때문에 자식들이 싸우는 꼴은 보구 싶지 않구나. 지금은 내가 정신이 멀쩡히서 공정한 생각을 허구 있지만, 혹시라두 내가 이상히지거든 니가 에미 뜻 잘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래도 엄마는 자꾸 이야기하신다. "에미는 괜찮다"고…….
에필로그
이 책이 책으로 출간되기 일주일 전 비보가 날아들었다.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며 말벗이 되어주던 '누렁이'가 트럭에 치이는 사고로 결국 엄마 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순간 코끝이 찡해왔다.
이 책의 마지막 글, 엄마가 영정사진 찍으러 가셨던 날의 전화통화가 한동안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놈두 외딴집에 사느라 많이 외로웠을 것이다."
"기왕 나왔으니 우리 누렁이허구두 한방 찍어달라구 ?다. 사진관 남자 깔깔거리며 그건 공짜로 찍어준다구, 내가 주책 떠는 게 재밌는 모양이더라. 나 혼자 세 방 찍구, 누렁이허구 두 방 더 찍었다. 사진틀에 담아놓을 테니, 다음 장날 와서 찾어가라구 허더구나. 할머니가 동글납작허니 이쁘게 생겨서 사진 잘 나올 테니 걱정허지 말라구, 고마워서 계약금 천 원 걸었다. (……) 사진은 여유 있게 찍었으니 한 장은 필요헐 때 쓰구, 한 장은 니 아배 사진 옆에 걸어라. 누렁이랑 찍은 사진은 걸어두지 말구 손주들헌티 한 장씩 나눠주구. 그리구……. 누렁이보다 내가 먼저 죽거든 누렁이 좀 챙겨라. 아무 디나 버리지 말구 양지바른 곳에 묻어서 춥지 않게 히라. 그놈두 외딴집에 사느라 많이 외로웠을 것이다."
목차
목차
머리말 | 5
1장, 니 아배가 그립다
고추를 말리며 _15
시동생 _18
비자금 _22
딸기우유와 보름달 빵 _26
목사님 _31
밀주 _34
물난리 _39
제사 _45
우체부 조 씨 _49
2장, 내 새끼들이 최고여
첫 손주 _57
내 자식들은 몽땅 과장이여 _60
막내딸 _66
피서 _68
김장하던 날 _72
막내아들 _77
용돈 _82
제주도 여행 _85
고구마 _91
3장, 에미두 알 만큼은 안다
국회의원 _101
품앗이 _106
안면도 꽃 박람회 _110
만병통치 약 _116
불쌍한 영식오매 _121
짠순이 할매 _124
도로 포장 _127
신도시 _131
노인대학 _137
펌프 _141
바람난 박 씨 _144
영순할매는 멋쟁이 _149
4장, 나두 그런 시절이 있었다
큰이모 _159
큰오매 시집살이 _164
다섯 할매 _167
우리 언니 _170
최씨 고집은 아무도 못 말려 _174
5장, 외롭지 않은 것이 워디 있겄냐
동짓달 눈 _181
누렁이 _184
벼락 _189
된장 맛 _193
염소 한 마리 _196
논 세 마지기 _200
텔레비전 _203
누렁이 새끼 검댕이 _207
쥐새끼 _211
보건소 문 양 _216
6장, 영정사진 찍으러 간다
수의 _223
화장품 _230
팔순잔치 _234
아파트 _237
이명(耳鳴) _242
상속 _245
영정사진 _249
1장, 니 아배가 그립다
고추를 말리며 _15
시동생 _18
비자금 _22
딸기우유와 보름달 빵 _26
목사님 _31
밀주 _34
물난리 _39
제사 _45
우체부 조 씨 _49
2장, 내 새끼들이 최고여
첫 손주 _57
내 자식들은 몽땅 과장이여 _60
막내딸 _66
피서 _68
김장하던 날 _72
막내아들 _77
용돈 _82
제주도 여행 _85
고구마 _91
3장, 에미두 알 만큼은 안다
국회의원 _101
품앗이 _106
안면도 꽃 박람회 _110
만병통치 약 _116
불쌍한 영식오매 _121
짠순이 할매 _124
도로 포장 _127
신도시 _131
노인대학 _137
펌프 _141
바람난 박 씨 _144
영순할매는 멋쟁이 _149
4장, 나두 그런 시절이 있었다
큰이모 _159
큰오매 시집살이 _164
다섯 할매 _167
우리 언니 _170
최씨 고집은 아무도 못 말려 _174
5장, 외롭지 않은 것이 워디 있겄냐
동짓달 눈 _181
누렁이 _184
벼락 _189
된장 맛 _193
염소 한 마리 _196
논 세 마지기 _200
텔레비전 _203
누렁이 새끼 검댕이 _207
쥐새끼 _211
보건소 문 양 _216
6장, 영정사진 찍으러 간다
수의 _223
화장품 _230
팔순잔치 _234
아파트 _237
이명(耳鳴) _242
상속 _245
영정사진 _249
저자
저자
이경희
저자 이경희는 1961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신춘문예가 있다는 걸 알고 문고판 소설을 읽어가며 문학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세월이 한참 흐른 뒤, 「은반지」라는 첫 소설을 써 학과 장학금까지 받은 걸 보면 소질이 없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소설을 써야 한다는 불타는 의욕이 생겼고, 3학년이던 대학도 포기하고 살림도 포기했다. 그리고, 힘들고 어려운 긴 습작 생활을 거쳐 2008년 실천문학에 단편소설 「도망」으로 등단했다. 2009년에는 서울문화재단 '젊은예술가지원사업'에 선정되었으며, 2010년 첫 소설집 『도베르는 개다』를 발표했다.(한국도서관협회 우수문학도서 선정)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산골 외딴집에서 아직도 농사를 지으며 홀로 지내시는 팔순이 넘은 엄마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재미삼아 기록하기 시작했다. 엄마의 수다는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이야기다. 우리 엄마들의 쓸쓸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수다가 삶의 작은 지혜가 되고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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