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자(삶창시선 35)
윤재철 시집
Regular price
$8.99
Sale price
Regular price
✈️
Estimated delivery date 예상 배송일
Standard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8-12 영업일
Express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6-8 영업일
사소하지만 빛나는 존재들의 웅얼거림에 귀 기울이다!
윤재철 시인의 여섯 번째 『거꾸로 가자』. 1981년 《오월시》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제14회 신동엽창작상을 받는 등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쳐온 저자가 5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은 지나간 시간에 묻힌 잊어버린 존재들의 목소리를 호출하고 있다. 나직하지만 견고하게 치열한 현실인식과 서정을 품으며 은은하고 아름답게 사람들 사이를 흐르고 있다.
너무 부족하지도 흘러넘치지도 않는 현실과 꿈 사이, 그 어딘가에 머무르는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 ‘남해에서’, ‘나나 무스꾸리의 하얀 손수건’, ‘그 많던 다방은 다 어디로 갔을까’ 등의 시편들을 만나볼 수 있다. 관계의 총체로서의 존재가 스스로를 감추면서 드러내는 빛남의 순간들에 대한 기억까지 모두 엿볼 수 있다.
윤재철 시인의 여섯 번째 『거꾸로 가자』. 1981년 《오월시》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제14회 신동엽창작상을 받는 등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쳐온 저자가 5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은 지나간 시간에 묻힌 잊어버린 존재들의 목소리를 호출하고 있다. 나직하지만 견고하게 치열한 현실인식과 서정을 품으며 은은하고 아름답게 사람들 사이를 흐르고 있다.
너무 부족하지도 흘러넘치지도 않는 현실과 꿈 사이, 그 어딘가에 머무르는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 ‘남해에서’, ‘나나 무스꾸리의 하얀 손수건’, ‘그 많던 다방은 다 어디로 갔을까’ 등의 시편들을 만나볼 수 있다. 관계의 총체로서의 존재가 스스로를 감추면서 드러내는 빛남의 순간들에 대한 기억까지 모두 엿볼 수 있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나직하면서도 견고한 내성의 어법"
사소하지만 빛나는
존재들의 웅얼거림
『오월시』동인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재철 시인이 5년 만에 여섯 번째 시집 『거꾸로 가자』로 돌아왔다. 그동안『아메리카 들소』『그래 우리가 만난다면』『생은 아름다울지라도』등의 시집을 통해 생활의 진실에 바탕을 둔 민중시를 써온 윤 시인은 이번 시편에서 지나간 시간에 묻힌 잊어버린 존재들의 목소리를 호출해낸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빛나는 그 존재들의 웅얼거림에 귀 기울인다. 나직하지만 견고하게 흐르는 윤재철의 시들은 치열한 현실인식과 서정을 동시에 품으며 낮지만, 은은하고 아름답게 사람들 사이를 흐른다. 너무 부족하지도 흘러넘치지도 않는 현실과 꿈 사이, 그 어딘가에 머무른다.
『거꾸로 가자』에서 윤재철의 시들은 단순한 추억팔이에 그치지 않고, 오래된 미래를 좇으며 깊은 현실 인식과 서정의 결을 보여준다.
그는 거꾸로 간다. "예측 불가능하게", "벌거벗은 몸뚱이"로. 아침 등굣길 교정에 그는 풀숲 속 나팔꽃을 본다. 별밭 같은 꽃밭을 보며 나직이 속삭인다.
밤새 하늘에서 떨어진 별들이
땅의 어둠과 은밀히 교접하여 작고 푸른 꽃을 피웠다.
아침의 영광이여
그러나 속절없는 사랑이여.
-「시인의 말」부분
그는 나팔꽃에게서 영광을 보지만 동시에 속절없는 사랑도 확인한다. 그는 단순한 이상주의자도 아니고, 현실에만 집중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그 나팔꽃을 다시 "땅속 어둠으로 돌려보"낸다. 그러고는 "겨울 들판으로 난 쪽문"을 민다. 여기에는 오래된 미래가 도래해 있을 것이다. "문풍지 우는/바람이 아름다웠던 때", "보이지 않는 것들이/더 아름다웠던 때"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거꾸로 가자』는 윤 시인과 함께 걸어 들어가는 그 오래된 미래로의 초대장이다.
우리들의 대부분은 자신이 난쟁이인 줄도 모르는 난쟁이들이다. 윤재철은 자신이 난쟁이인 줄 아는 난쟁이이다. 이 난쟁이는 자신이 난쟁이인 줄 알기 때문에 어른이 되기 위해 끝없이 사소한 추억들을 찾아다닌다. 그 사소한 기억들은 하나같이 관계의 총체로서의 존재가 스스로를 감추면서 드러내는 빛남의 순간들에 대한 기억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소한 기억들은 결코 사소하지 않고 근원적이다.
-김진경 시인
"나직하면서도 견고한 내성의 어법"
사소하지만 빛나는
존재들의 웅얼거림
『오월시』동인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재철 시인이 5년 만에 여섯 번째 시집 『거꾸로 가자』로 돌아왔다. 그동안『아메리카 들소』『그래 우리가 만난다면』『생은 아름다울지라도』등의 시집을 통해 생활의 진실에 바탕을 둔 민중시를 써온 윤 시인은 이번 시편에서 지나간 시간에 묻힌 잊어버린 존재들의 목소리를 호출해낸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빛나는 그 존재들의 웅얼거림에 귀 기울인다. 나직하지만 견고하게 흐르는 윤재철의 시들은 치열한 현실인식과 서정을 동시에 품으며 낮지만, 은은하고 아름답게 사람들 사이를 흐른다.
김영호 문학평론가는 윤재철의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시인 윤재철은 이상과 열정을 가지되 그것이 파괴적인 격정으로 나아가지 않고, 이지적인 분별이 있으되 도사풍의 예지를 내세우려 하지 않는다. 다만 탁한 진흙구덩이 삶에 작은 뿌리를 심으며 자신의 순정을 잃지 않고 서서히 꽃을 피우고자 한다. 그래서 그의 시는 번뜩이지 않고 소박하다.
너무 부족하지도 흘러넘치지도 않는 윤재철의 시편은 현실과 꿈 사이, 그 어딘가에 머무른다. 그리고 위 지적대로 순정을 잃지 않은 채 작은 뿌리를 심으며 꽃이 피기를 기다린다. 그가 사유하고 있는 세계의 속도는 세상을 굴리는 보통 시곗바늘의 움직임과는 다른 듯하다. 이번 시집에서 그의 시세계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대체 무슨 상황이기에 "거꾸로 가자"고 하는 것일까.
오래된 미래를 좇는 현실 인식과 서정의 깊이
그는 첫 시에서부터 이렇게 고백한다. "바퀴는 몰라/지금 산수유가 피었는지/북쪽 산기슭 진달래가 피었는지(중략)//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너무 오래 달려오지 않았나"(「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부분). 세상은 바퀴에 의해 굴러간다. 바퀴는 끊임없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나른다. 그러고는 다시 원위치. 아침이 밝으면 다시 바퀴가 움직인다. 운동하는 아이들의 근육이 프로 시장이나 대학에 팔려나가고, 근원을 알 수 없는 '창의력'을 내세우며 끊임없이 '새것' 또 '새것'을 지향한다. 그가 살고 있는 서울은 그의 눈에는 그저 "어둠도 없고 별빛도 없"이 너도 나도 없이 집만 살고 있는 황폐한 땅일 뿐이다. 하여, 그는 숲속 어딘가에 묻힌 산수유, 진달래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달고자 한다. 세상을 굴리는 이 거대한 바퀴에.
그대 그리운
목축의 시간이여
가난했지만 한가로웠던
그 목축의 시간이여
(중략)
지금은 시간이 나를 먹는가
시간이 나를 몰고 가는가
그러나 마른 벌판에 나 홀로 서 있어
-「목축의 시간」부분
비둘기가 발 디딜 곳조차 마땅치 않은 지상에서 그는 위 시처럼 "가난했지만 한가로웠던" 목축의 시간을 꿈꾼다. 자신을 몰고 가는 시간에 맞서기 위해 마른 벌판에, 때로는 "영하 십이 도 맹추위"에 서 있기를 자처한다. 그렇다고 그가 좇는 기억과 추억이 한자리에 머물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뿌옇게 김 서린 거울 속/벌거벗은 채 늘어뜨린/내 손가락이/루시를 닮았다/뼈만 남은 긴 손가락"(「루시」부분). 그의 기억은 순환과 반복을 거듭하며 끊임없이 이 지상의 시간 주변을 맴돈다. 때문에 『거꾸로 가자』에서 윤재철의 시들은 단순한 추억팔이에 그치지 않고, 오래된 미래를 좇으며 깊은 현실 인식과 서정의 결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는 거꾸로 간다. "예측 불가능하게", "벌거벗은 몸뚱이"로. 시인의 말로 되돌아가보자. 아침 등굣길 교정에 그는 풀숲 속 나팔꽃을 본다. 별밭 같은 꽃밭을 보며 나직이 속삭인다.
밤새 하늘에서 떨어진 별들이
땅의 어둠과 은밀히 교접하여 작고 푸른 꽃을 피웠다.
아침의 영광이여
그러나 속절없는 사랑이여.
그는 나팔꽃에게서 영광을 보지만 동시에 속절없는 사랑도 확인한다. 그는 단순한 이상주의자도 아니고, 현실에만 집중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그 나팔꽃을 다시 "땅속 어둠으로 돌려보"낸다. 그러고는 "겨울 들판으로 난 쪽문"을 민다. 여기에는 오래된 미래가 도래해 있을 것이다. "문풍지 우는/바람이 아름다웠던 때", "보이지 않는 것들이/더 아름다웠던 때"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거꾸로 가자』는 윤 시인과 함께 걸어 들어가는 그 오래된 미래로의 초대장이다.
발문중에서
윤재철의 시들은 그의 기억이 진보하는 자리를 보여준다. 기억이 진보하는, 그래서 자신이 난쟁이인 줄 아는 난쟁이의 자리는 죽음의 이쪽 아니면 저쪽이다. 죽어야 하는 존재임을 자각하는 데로부터 기억은 진보하는 것이다. 그 자리는 이제는 내가 귀신 같은 유령의 자리이기도 하다. 이 유령은 사소한 기억들을 웅얼거린다. 그 사소한 기억들은 사소하지만 존재가 자신을 숨기면서 드러내는 빛남의 순간에 대한 기억이라는 점에서 근원적이다. 그것은 존재의 웅얼거림이다.
망각의 시대에 시인이 서 있는 자리가 어찌 유령의 자리처럼 곤궁하지 않을 것이며, 그 곤궁한 자리에서의 웅얼거림이 어찌 근원적이지 않겠는가.
-김진경 시인
사소하지만 빛나는
존재들의 웅얼거림
『오월시』동인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재철 시인이 5년 만에 여섯 번째 시집 『거꾸로 가자』로 돌아왔다. 그동안『아메리카 들소』『그래 우리가 만난다면』『생은 아름다울지라도』등의 시집을 통해 생활의 진실에 바탕을 둔 민중시를 써온 윤 시인은 이번 시편에서 지나간 시간에 묻힌 잊어버린 존재들의 목소리를 호출해낸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빛나는 그 존재들의 웅얼거림에 귀 기울인다. 나직하지만 견고하게 흐르는 윤재철의 시들은 치열한 현실인식과 서정을 동시에 품으며 낮지만, 은은하고 아름답게 사람들 사이를 흐른다. 너무 부족하지도 흘러넘치지도 않는 현실과 꿈 사이, 그 어딘가에 머무른다.
『거꾸로 가자』에서 윤재철의 시들은 단순한 추억팔이에 그치지 않고, 오래된 미래를 좇으며 깊은 현실 인식과 서정의 결을 보여준다.
그는 거꾸로 간다. "예측 불가능하게", "벌거벗은 몸뚱이"로. 아침 등굣길 교정에 그는 풀숲 속 나팔꽃을 본다. 별밭 같은 꽃밭을 보며 나직이 속삭인다.
밤새 하늘에서 떨어진 별들이
땅의 어둠과 은밀히 교접하여 작고 푸른 꽃을 피웠다.
아침의 영광이여
그러나 속절없는 사랑이여.
-「시인의 말」부분
그는 나팔꽃에게서 영광을 보지만 동시에 속절없는 사랑도 확인한다. 그는 단순한 이상주의자도 아니고, 현실에만 집중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그 나팔꽃을 다시 "땅속 어둠으로 돌려보"낸다. 그러고는 "겨울 들판으로 난 쪽문"을 민다. 여기에는 오래된 미래가 도래해 있을 것이다. "문풍지 우는/바람이 아름다웠던 때", "보이지 않는 것들이/더 아름다웠던 때"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거꾸로 가자』는 윤 시인과 함께 걸어 들어가는 그 오래된 미래로의 초대장이다.
우리들의 대부분은 자신이 난쟁이인 줄도 모르는 난쟁이들이다. 윤재철은 자신이 난쟁이인 줄 아는 난쟁이이다. 이 난쟁이는 자신이 난쟁이인 줄 알기 때문에 어른이 되기 위해 끝없이 사소한 추억들을 찾아다닌다. 그 사소한 기억들은 하나같이 관계의 총체로서의 존재가 스스로를 감추면서 드러내는 빛남의 순간들에 대한 기억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소한 기억들은 결코 사소하지 않고 근원적이다.
-김진경 시인
"나직하면서도 견고한 내성의 어법"
사소하지만 빛나는
존재들의 웅얼거림
『오월시』동인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재철 시인이 5년 만에 여섯 번째 시집 『거꾸로 가자』로 돌아왔다. 그동안『아메리카 들소』『그래 우리가 만난다면』『생은 아름다울지라도』등의 시집을 통해 생활의 진실에 바탕을 둔 민중시를 써온 윤 시인은 이번 시편에서 지나간 시간에 묻힌 잊어버린 존재들의 목소리를 호출해낸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빛나는 그 존재들의 웅얼거림에 귀 기울인다. 나직하지만 견고하게 흐르는 윤재철의 시들은 치열한 현실인식과 서정을 동시에 품으며 낮지만, 은은하고 아름답게 사람들 사이를 흐른다.
김영호 문학평론가는 윤재철의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시인 윤재철은 이상과 열정을 가지되 그것이 파괴적인 격정으로 나아가지 않고, 이지적인 분별이 있으되 도사풍의 예지를 내세우려 하지 않는다. 다만 탁한 진흙구덩이 삶에 작은 뿌리를 심으며 자신의 순정을 잃지 않고 서서히 꽃을 피우고자 한다. 그래서 그의 시는 번뜩이지 않고 소박하다.
너무 부족하지도 흘러넘치지도 않는 윤재철의 시편은 현실과 꿈 사이, 그 어딘가에 머무른다. 그리고 위 지적대로 순정을 잃지 않은 채 작은 뿌리를 심으며 꽃이 피기를 기다린다. 그가 사유하고 있는 세계의 속도는 세상을 굴리는 보통 시곗바늘의 움직임과는 다른 듯하다. 이번 시집에서 그의 시세계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대체 무슨 상황이기에 "거꾸로 가자"고 하는 것일까.
오래된 미래를 좇는 현실 인식과 서정의 깊이
그는 첫 시에서부터 이렇게 고백한다. "바퀴는 몰라/지금 산수유가 피었는지/북쪽 산기슭 진달래가 피었는지(중략)//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너무 오래 달려오지 않았나"(「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부분). 세상은 바퀴에 의해 굴러간다. 바퀴는 끊임없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나른다. 그러고는 다시 원위치. 아침이 밝으면 다시 바퀴가 움직인다. 운동하는 아이들의 근육이 프로 시장이나 대학에 팔려나가고, 근원을 알 수 없는 '창의력'을 내세우며 끊임없이 '새것' 또 '새것'을 지향한다. 그가 살고 있는 서울은 그의 눈에는 그저 "어둠도 없고 별빛도 없"이 너도 나도 없이 집만 살고 있는 황폐한 땅일 뿐이다. 하여, 그는 숲속 어딘가에 묻힌 산수유, 진달래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달고자 한다. 세상을 굴리는 이 거대한 바퀴에.
그대 그리운
목축의 시간이여
가난했지만 한가로웠던
그 목축의 시간이여
(중략)
지금은 시간이 나를 먹는가
시간이 나를 몰고 가는가
그러나 마른 벌판에 나 홀로 서 있어
-「목축의 시간」부분
비둘기가 발 디딜 곳조차 마땅치 않은 지상에서 그는 위 시처럼 "가난했지만 한가로웠던" 목축의 시간을 꿈꾼다. 자신을 몰고 가는 시간에 맞서기 위해 마른 벌판에, 때로는 "영하 십이 도 맹추위"에 서 있기를 자처한다. 그렇다고 그가 좇는 기억과 추억이 한자리에 머물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뿌옇게 김 서린 거울 속/벌거벗은 채 늘어뜨린/내 손가락이/루시를 닮았다/뼈만 남은 긴 손가락"(「루시」부분). 그의 기억은 순환과 반복을 거듭하며 끊임없이 이 지상의 시간 주변을 맴돈다. 때문에 『거꾸로 가자』에서 윤재철의 시들은 단순한 추억팔이에 그치지 않고, 오래된 미래를 좇으며 깊은 현실 인식과 서정의 결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는 거꾸로 간다. "예측 불가능하게", "벌거벗은 몸뚱이"로. 시인의 말로 되돌아가보자. 아침 등굣길 교정에 그는 풀숲 속 나팔꽃을 본다. 별밭 같은 꽃밭을 보며 나직이 속삭인다.
밤새 하늘에서 떨어진 별들이
땅의 어둠과 은밀히 교접하여 작고 푸른 꽃을 피웠다.
아침의 영광이여
그러나 속절없는 사랑이여.
그는 나팔꽃에게서 영광을 보지만 동시에 속절없는 사랑도 확인한다. 그는 단순한 이상주의자도 아니고, 현실에만 집중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그 나팔꽃을 다시 "땅속 어둠으로 돌려보"낸다. 그러고는 "겨울 들판으로 난 쪽문"을 민다. 여기에는 오래된 미래가 도래해 있을 것이다. "문풍지 우는/바람이 아름다웠던 때", "보이지 않는 것들이/더 아름다웠던 때"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거꾸로 가자』는 윤 시인과 함께 걸어 들어가는 그 오래된 미래로의 초대장이다.
발문중에서
윤재철의 시들은 그의 기억이 진보하는 자리를 보여준다. 기억이 진보하는, 그래서 자신이 난쟁이인 줄 아는 난쟁이의 자리는 죽음의 이쪽 아니면 저쪽이다. 죽어야 하는 존재임을 자각하는 데로부터 기억은 진보하는 것이다. 그 자리는 이제는 내가 귀신 같은 유령의 자리이기도 하다. 이 유령은 사소한 기억들을 웅얼거린다. 그 사소한 기억들은 사소하지만 존재가 자신을 숨기면서 드러내는 빛남의 순간에 대한 기억이라는 점에서 근원적이다. 그것은 존재의 웅얼거림이다.
망각의 시대에 시인이 서 있는 자리가 어찌 유령의 자리처럼 곤궁하지 않을 것이며, 그 곤궁한 자리에서의 웅얼거림이 어찌 근원적이지 않겠는가.
-김진경 시인
목차
목차
시인의 말 ㆍ 4
제1부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 ㆍ 12
어느 장수말벌의 주검 ㆍ 14
폐타이어를 끌고 달리는 아이를 보며 ㆍ 16
창의력 ㆍ 18
거룩한 삼겹살 ㆍ 20
신식 차례 ㆍ 22
루시 ㆍ 24
체 게바라 ㆍ 26
나는 조선 왕조의 후예는 아니다 ㆍ 28
서울은 집이 산다 ㆍ 30
더러운 비둘기 ㆍ 32
목축의 시간 ㆍ 34
참새와 직박구리 ㆍ 36
거꾸로 가자 ㆍ 38
절대루 ㆍ 40
제2부
하회마을 처마 밑에 걸린 작은 밥상들을 보며 ㆍ 42
청권사淸權祠를 지나며 ㆍ 44
구두 ㆍ 46
에밀레종 소리 ㆍ 48
호박 눈썹 나물 ㆍ 50
금오신화 ㆍ 52
정전 ㆍ 54
습관이 우울하다 ㆍ 56
동백나무에도 내장이 있구나 ㆍ 58
시경詩經을 읽으며 ㆍ 60
남해에서 ㆍ 62
매직 아워 ㆍ 64
방위 그리고 봄 ㆍ 66
제3부
창호지 쪽유리 ㆍ 70
추억 ㆍ 71
동지 ㆍ 72
중환자실에서 ㆍ 74
추억은 진보한다 ㆍ 76
나나 무스꾸리의 하얀 손수건 ㆍ 78
외할아버지 미루꾸 캬라멜 ㆍ 80
오래된 수건 ㆍ 82
내소사에서 그 무거운 돌들을 왜 지고 내려왔을까 ㆍ 84
어릴 때는 왜 그렇게 귀신이 많았을까 ㆍ 86
겨울밤 ㆍ 88
난쟁이 ㆍ 90
그 많던 다방은 다 어디로 갔을까 ㆍ 92
지금도 물레 돌리는 옹기장이를 보며 ㆍ 94
제4부
아버지 수염은 지금도 자라고 있을까 ㆍ 98
삶은 계란 ㆍ 100
고무줄로 묶은 트랜지스터라디오 ㆍ 102
내가 옛날 트로트 노래 좋아하는 것은 ㆍ 104
어머니는 비밀번호가 없다네 ㆍ 106
장모님은 꽃 전도사 ㆍ 108
우리 장모 괜찬해야 ㆍ 110
장모 삼우제날 ㆍ 112
역사 ㆍ 114
오래된 지명 ㆍ 116
겨울 까마귀 ㆍ 118
발문__ 유령, 혹은 잊어버린 존재의 목소리 | 김진경 ㆍ 119
제1부
이제 바퀴를 보면 브레이크 달고 싶다 ㆍ 12
어느 장수말벌의 주검 ㆍ 14
폐타이어를 끌고 달리는 아이를 보며 ㆍ 16
창의력 ㆍ 18
거룩한 삼겹살 ㆍ 20
신식 차례 ㆍ 22
루시 ㆍ 24
체 게바라 ㆍ 26
나는 조선 왕조의 후예는 아니다 ㆍ 28
서울은 집이 산다 ㆍ 30
더러운 비둘기 ㆍ 32
목축의 시간 ㆍ 34
참새와 직박구리 ㆍ 36
거꾸로 가자 ㆍ 38
절대루 ㆍ 40
제2부
하회마을 처마 밑에 걸린 작은 밥상들을 보며 ㆍ 42
청권사淸權祠를 지나며 ㆍ 44
구두 ㆍ 46
에밀레종 소리 ㆍ 48
호박 눈썹 나물 ㆍ 50
금오신화 ㆍ 52
정전 ㆍ 54
습관이 우울하다 ㆍ 56
동백나무에도 내장이 있구나 ㆍ 58
시경詩經을 읽으며 ㆍ 60
남해에서 ㆍ 62
매직 아워 ㆍ 64
방위 그리고 봄 ㆍ 66
제3부
창호지 쪽유리 ㆍ 70
추억 ㆍ 71
동지 ㆍ 72
중환자실에서 ㆍ 74
추억은 진보한다 ㆍ 76
나나 무스꾸리의 하얀 손수건 ㆍ 78
외할아버지 미루꾸 캬라멜 ㆍ 80
오래된 수건 ㆍ 82
내소사에서 그 무거운 돌들을 왜 지고 내려왔을까 ㆍ 84
어릴 때는 왜 그렇게 귀신이 많았을까 ㆍ 86
겨울밤 ㆍ 88
난쟁이 ㆍ 90
그 많던 다방은 다 어디로 갔을까 ㆍ 92
지금도 물레 돌리는 옹기장이를 보며 ㆍ 94
제4부
아버지 수염은 지금도 자라고 있을까 ㆍ 98
삶은 계란 ㆍ 100
고무줄로 묶은 트랜지스터라디오 ㆍ 102
내가 옛날 트로트 노래 좋아하는 것은 ㆍ 104
어머니는 비밀번호가 없다네 ㆍ 106
장모님은 꽃 전도사 ㆍ 108
우리 장모 괜찬해야 ㆍ 110
장모 삼우제날 ㆍ 112
역사 ㆍ 114
오래된 지명 ㆍ 116
겨울 까마귀 ㆍ 118
발문__ 유령, 혹은 잊어버린 존재의 목소리 | 김진경 ㆍ 119
저자
저자
윤재철
저자 윤재철은 1953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했고, 1981년 『오월시』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아메리카 들소』『그래 우리가 만난다면』『생은 아름다울지라도』『세상에 새로 온 꽃』『능소화』가 있고, 산문집으로 『오래된 풍경』등이 있다. 제14회 신동엽창작상을 받았다.
Payment & Security
Payment methods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