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원짜리 분노
김희정 산문집
김희정 시인의 첫 번째 산문집 [십 원짜리 분노]. 저자의 시선은 이 땅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한결같이 닿아 있으며 자신의 가려는 문학의 길도 그것과 같다. 김희정의 글들이 매우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의 비판이 내부를 향해서도 번득인다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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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우리 청년들을 육우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미래에 도 청년들에게 논밭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더 이상 청년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육우는 밭갈이를 하지 않는다. 육우는 들판을 모른다. 황금들녘에서 지는 노을을 볼 수 없는 소가 어찌 밭을 알 것이며 희망의 이름을 부를 수 있겠는가. 청년들을 방치하면 가정도, 사회도, 국가도 동력을 잃고 만다.
청년들을 불판에 올리면 그 후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겠는가.
책 소개
문학의 길
대전에 사는 김희정 시인이 첫 산문집을 냈다. 그는 문단의 반항아이기도 한데 그의 비판은 편이 따로 없다. 모든 반항은 야성을 갖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야성이 반항의 힘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반항이 어디에 서 있느냐는 것이다. 그동안 김희정 시인이 이런저런 기회로 써 왔던 글을 묶은 이 책은 저자의 그런 반항이 어디에 서 있는가를 명확히 보여준다.
일단 그의 시선은 이 땅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한결같이 닿아 있으며 자신의 가려는 문학의 길도 그것과 같다. 다음은 김남주 시인을 회상하며 저자가 자신에게 하는 채찍질이다.
김남주 시인이 생존에 있다면 작금의 세상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다른 것은 모르겠고 시인이라 불리어지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호통을 쳤을 것 같다. "시인이 대체 뭐하고 사냐. 시인이라는 것들이 세상에 대해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는 것인가." 19년 전에 세상을 떠난 그의 쩌렁쩌렁한 육성이 금방이라도 내 귓전을 때릴 것만 같다.
김남주문학제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시인의 길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보았지만 고민을 하면 할수록 고민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김남주 시인이 외쳤던 "나는 시인이라고 불리어지는 것 보다는 전사라고 불리어지고 싶다"처럼 왜 그가 시인보다는 전사가 되어야 한다고 했는지 작금의 세상 모습을 보면 그의 생각이 더 선명해진다.
그의 이런 생각과 사색은 이 책 전체에 걸쳐 고루 퍼져 있다. 문단에서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는 대전이라는 공간과 생활의 영역 안에서도 그는 물으면서 사색한다. 어쩌면 이 산문집에서 받는 느낌인 '생생함'은 여기서 연유할 것이다. 그는 문학이나 시를 이용해 자신이 사는 오늘날을 규정하지 않고 오로지 현실에서 문학과 시의 역할을 묻는다. 그래서 어떤 정치적인 글들도 그만큼 직정적이다.
이를테면 「아버지」라는 글에서는 저자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끌어들여 박근혜 대통령이 가져야 할 아버지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요청한다. 또는 이명박 정권 때 벌어진 언론 탄압을 인터넷 공간의 경험을 지렛대 삼아 비판한다. 이렇게 김희정의 산문은 일단 현실과 구체적 경험에서 출발한다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이 산문집은 허튼 감상에도 빠지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문인들의 산문집이 개인적인 감상에 깊이 침윤되어 있음을 감안할 때 이는 큰 미덕임이 분명하다. 시인이 쓰는 산문이란 시를 이루는 밑바탕, 즉 미처 시가 되지 못했거나 시를 만들어내는 잠재면을 조형해야 마땅하다. 김희정의 산문은 그것에 말할 수 없이 충실하다.
관리 말고 방치
저자의 자기소개에 의하면 저자는, "글쓰기?독서?토론 회사를 창업해 13년째 운영하고 있는데" 이 경험에서 발견한 교육에 대한 담담한 소견도 독자들에게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다음은「그림일기」의 일부이다.
사회에 나가면 상대방과 소통하기 위해 글을 써야 하는 일이 많은데 초등학교 시절부터 일기에 질려 글을 쓰려면 공포마저 생긴다고 말하는 어른들이 많다. 너무 급하게 글 일기를 써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 나이에 아이들을 글 일기로 몰아넣지 말자.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자유롭게 자신의 일상을 그림으로 그리게 하면 어떨까. 5학년 쯤 되었을 때부터 글 일기를 쓰게 해도 전혀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만은 4학년까지를 저학년으로 보고 5학년부터 고학년으로 생각하는 여유를 가져보자.
선행학습이 아이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다들 알고 있듯이 글쓰기도 너무 빨리 시작하면 선행학습보다 훨씬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기는 글쓰기를 배우는 데 참 좋은 프로그램이다. 이런 프로그램이 아이들을 옭아매는 올가미가 되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글에 대한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줄여주면서 일기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그림일기 활용 방안을 교육부가 지금이라도 고민했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가 온통 글쓰기나 논술에 매달려 있을 때 저자는 '그림일기'를 먼저 쓸 것을 권한다. 사실 논리적 서술보다 이러한 정서적 표현 능력이 먼저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정서적 표현 능력의 부재야 말로 소통이 화두가 되게 한 큰 원인 중 하나이다. 그런데 또 반대로 표현해야 할 정서가 풍부해져야 하는데 그에 대한 저자의 교육적 판단은 이렇다. 「방목과 방치 그리고 관리」의 일부이다.
아이들은 목장을 지키는 개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어른들이 자신들을 지켜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른들과 아이들의 생각의 차이 때문에 아이들에겐 어른들의 이야기가 잔소리처럼 들리고 어른들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이 차이를 극복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교육 현실 앞에서 만만치 않다. 내 아이를 방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방목하자니 너무나 힘이 들고 그래서 차선으로 어른들은 관리를 선택한다.
방목이 어렵지만 아이들을 위해 시작해야 한다. 관리되는 아이들이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내 아이를 보면 알 수 있다. 우리 아이가 관리에서 벗어나 청년이 되면 스스로 선택을 해야 할 일들이 수없이 기다리고 있다. 관리를 받은 아이들은 그 선택의 순간순간마다 버거울 수밖에 없다. 자신들이 선택한 것에 대해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봐 주어야 할 때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안다. 관리가 차선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런 주장 또한 김희정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을 통하지 학문의 세계에서 베껴오는 법이 없다. 사실 교육이란 공동체에서 살아갈 수 있는 상식적인 관념을 만드는 하나의 수단이다. 그 교육에 어른들이나 기존체제의 욕망이 투입되면서 교육과정 자체가 비상식으로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그것의 누적이 지금 우리들의 모습을 만든 것은 아닐까.
맹물이 되는 삶
김희정의 글들이 매우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의 비판이 내부를 향해서도 번득인다는 점일 것이다. 가끔 그것이 아슬아슬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안전선 안에서 얌전히 있는 것보다 훨씬 생산적이라는 점은 재론할 여지도 없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의 요체는 바로 "맹물"이다. "물을 긷는 일은 비록 고단했지만 이른 새벽, 고무 대야에 채웠던 그 물이 새삼 그리워진다. 맹물처럼 맑고 차가운 이성과 지성으로 산다는 것이 작금의 세상에서 커다란 욕심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아서 그러는 것 같다."(「맹물」중에서)
이런 "맹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 어쩌면 저자의 문학과 생활과 교육일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용산참사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우지 못한 채 구형을 받았다. 소설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난쟁이 가족처럼 이충연 씨는 중형을 선고 받았고 이충연 씨 아버지 이상림 씨는 냉동고에 갇혀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용산참사 현장에 찾아가 가족을 만났을 때만 해도 이 문제가 그래도 풀리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생각을 했다. 국무총리의 눈물도 조금은 진실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 눈물의 의미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진심으로 용산참사에 가 닿지 못한 것 같다.
―「용산참사」, p. 164
목차
목차
십 원짜리 분노_14
너에게 소중한 것_17
추석 연가_21
안녕하세요_24
맹물_28
고개를 들어요_32
사람은 왜 사는가_36
잘못 건 전화_40
까치밥_44
잘난 척_48
풀꽃 같은 문화 지킴이들_52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종북단체인가_57
육우_61
인연_65
2부
시 한 편에 130원_70
임을 위한 행진곡_74
분식집_78
대자보에 대한 추억_82
김남주 문학제_86
아버지_90
내 이름 뒤에 붙은 시인이라는 단어_94
원도심 활성화_97
기우제_102
시인들이여, 부활하라_106
말의 뿌리_110
박 대통령은 주교단 목소리를 경청하라_114
국상이다_118
3부
그림일기_124
방목과 방치 그리고 관리_127
온기_131
시온학교 생생 시낭송 축제_135
한국작가회의 40년_138
미쳤다_142
밥줄_146
문화가 사람을 만든다_151
임원선거_155
공동체로 한 발짝_159
용산참사_163
가면_167
5,580원_171
4부
'아고라'에 가면 시대의 자화상이 있다_178
누리그물 세상에서 만난 문학_182
문득,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보다가_186
<미디어 다음>에 조중동의 뉴스 제공 중지를 바라보며_190
지나친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부담을 준다_194
네티즌과 포탈 사이트 그리고 선거법 위반 93조_199
<다음> '아고라-청원란'의 의미를 새겨보며_203
한국작가회의에 올 것이 왔다_208
대한민국_212
'평화 릴레이'로 강정을 지켜내자_216
우리 동료들과 벗들은 시대정신을 대변했다_219
대전문화재단_222
논술의 기본은 글쓰기와 독서다_226
육지것의 고백_230
작가_23
저자
저자
2002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시 「구두 끈을 풀며」, 2003년 계간 《시와정신》 신인상 「전생에 아내는 낙타가 아니었을까」에 당선이 되어 문단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 덕분에 시집 세 권(『백년이 지나도 소리는 여전하다』, 『아고라』, 『아들아, 딸아 아빠는 말이야』)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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