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개떡선생
박명순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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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떡선생의 찰떡같은 이야기
박명순의 산문은 저자 자신의 삶과 구체적 생활 속에서 길어낸 맑은 샘물 같다. 오랜 교사 생활을 마치고 돌아보는 과거는 그래서 빛바랜 사진이 아니라 생생하게 현재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발자국 같다. 이 책은 저자가 충남교육연구소 소식지에 ‘박명순 선생님의 교단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것인데, 학교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느낌, 그리고 이런저런 사색의 결과물이다. 가르치는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교사들, 그리고 저자 자신에게 영향을 줬던 사람들과의 인연을 저자는 자연스럽게 엮어놓고 있다. 저자의 별명이 ‘개떡선생’인 이유는, 저자 자신이 학생들 앞에서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존재가 되고 싶어서이다.
교사로 살면서 많은 시간을 자학에 시달리며 살았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으나, 아무리 용을 써도 나는 아닌 것이다. 아이들에게 쥐어 잡혀 휘둘리기나 하는 한심한 선생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도 꽝이고, 수업 시간에 상큼한 유머도 없고, 성적을 팍팍 올려주지도 못했다. 게다가 전교조 해직 교사도 아니고, 참교육 실천 교사도 아니고 수업의 달인이 되지도 못했다. 딱 하나, 상처를 주지 않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으니 이거 하나는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했다.
-「개떡선생」 중에서
단지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평범한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는 저자의 겸양은 역설적으로 교사의 ‘자리’가 어디인지 가리킨다. 이런 면모는 추천사에서도 증언되고 있는데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마지막 한 아이까지 함께 가길 원했던 선생님의 분투가 진솔하게 그려져 웃음이 나면서도 찌릿하다.” 어쩌면 이게 ‘좋은 교사’의 태도일지도 모르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서 저자가 거창한 ‘교사론’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저자가 교사 생활동안 겪었던 이야기와 감정들을 담담히 풀어놓는다.
아침 독서의 고요한 교실 분위기를 깨뜨리며 오늘도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들이 있다. 아침 배드민턴 동아리 활동을 하느라 늦은 수영이, 버스를 놓쳤다는 현수, 자리에 앉아서 책을 꺼내는 몸짓이 부산스럽다. 목소리를 낮추고 나름 조심한다고 노력하는 모습이지만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지각생에게 잔소리하지 않기가 나의 철칙이다. 아침에 만나는 아이들은 모두 안쓰럽다. 여기까지 오느라 온 가족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다독여주는 마음을 눈빛에 담아 보낸다.
-「가르칠 수 있는 용기보다 중요한 것」 중에서
이렇게 저자는 학교생활의 자잘한 일상을 통해서 자신의 ‘교육관’을 드러내기도 하고 다지기도 한다. 이런 소박한 자세가 아마도 교사로서의 삶과 작가로서의 삶을 동시에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박명순의 산문은 저자 자신의 삶과 구체적 생활 속에서 길어낸 맑은 샘물 같다. 오랜 교사 생활을 마치고 돌아보는 과거는 그래서 빛바랜 사진이 아니라 생생하게 현재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발자국 같다. 이 책은 저자가 충남교육연구소 소식지에 ‘박명순 선생님의 교단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것인데, 학교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느낌, 그리고 이런저런 사색의 결과물이다. 가르치는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교사들, 그리고 저자 자신에게 영향을 줬던 사람들과의 인연을 저자는 자연스럽게 엮어놓고 있다. 저자의 별명이 ‘개떡선생’인 이유는, 저자 자신이 학생들 앞에서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존재가 되고 싶어서이다.
교사로 살면서 많은 시간을 자학에 시달리며 살았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으나, 아무리 용을 써도 나는 아닌 것이다. 아이들에게 쥐어 잡혀 휘둘리기나 하는 한심한 선생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도 꽝이고, 수업 시간에 상큼한 유머도 없고, 성적을 팍팍 올려주지도 못했다. 게다가 전교조 해직 교사도 아니고, 참교육 실천 교사도 아니고 수업의 달인이 되지도 못했다. 딱 하나, 상처를 주지 않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으니 이거 하나는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했다.
-「개떡선생」 중에서
단지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평범한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는 저자의 겸양은 역설적으로 교사의 ‘자리’가 어디인지 가리킨다. 이런 면모는 추천사에서도 증언되고 있는데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마지막 한 아이까지 함께 가길 원했던 선생님의 분투가 진솔하게 그려져 웃음이 나면서도 찌릿하다.” 어쩌면 이게 ‘좋은 교사’의 태도일지도 모르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서 저자가 거창한 ‘교사론’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저자가 교사 생활동안 겪었던 이야기와 감정들을 담담히 풀어놓는다.
아침 독서의 고요한 교실 분위기를 깨뜨리며 오늘도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들이 있다. 아침 배드민턴 동아리 활동을 하느라 늦은 수영이, 버스를 놓쳤다는 현수, 자리에 앉아서 책을 꺼내는 몸짓이 부산스럽다. 목소리를 낮추고 나름 조심한다고 노력하는 모습이지만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지각생에게 잔소리하지 않기가 나의 철칙이다. 아침에 만나는 아이들은 모두 안쓰럽다. 여기까지 오느라 온 가족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다독여주는 마음을 눈빛에 담아 보낸다.
-「가르칠 수 있는 용기보다 중요한 것」 중에서
이렇게 저자는 학교생활의 자잘한 일상을 통해서 자신의 ‘교육관’을 드러내기도 하고 다지기도 한다. 이런 소박한 자세가 아마도 교사로서의 삶과 작가로서의 삶을 동시에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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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사람의 살아가는 이야기
이런 마음을 형성해준 것은 아마도 과거의 기억 같다. 교사로서의 삶을 담담히 말하고 있는 틈새로 저자는 과거의 기억을 불러내며 그 당시에 형성된 정서의 일면을 드러내고 있다. 3부에 수록된 글들은 저자에게 영향을 주었던 존재와 사물들을 불러낸다. 할머니, 권정생, 최연진, 작은엄마, 항아리, 아이스께끼… 등이다. 이 글들에서 저자는 자신의 기억을 들춰보며 시간 여행을 한다.
언니는 혁명 사업에 뜻을 두었음에도 교조적이지 않았다. 정이 많고 따뜻한 성품이어서 언제나 일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었던 활동가였다. 그리고 나는 언니가 꿈꾼 '인간답게 사는 세상'의 내면 풍경을 만나는 감동을 누렸던 것 같다. 언니와 공적인 일을 함께 도모하기보다는 그렇게 이웃사촌처럼 격의 없이 만났다. 언니가 새날이와 새별이를 키울 때, 나는 등현이와 주현이를 키웠고 같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학부모 자격으로 만나기도 했다.
-「금강에 흐르는 80년대의 최연진」 중에서
결국 이 책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 자신이 이야기를 좋아해서인지(「언제부터 이야기를 좋아했을까」) 글 자체도 이야기를 조단조단 들려주는 듯한다. 이야기는 소멸하고 이미지와 주장만 횡행하는 현실에서 이런 '작은' 이야기들은 독자를 함께 어디인가로 이동시켜주는 촉매가 되기도 한다. 이는 독자가 저자에게 영향을 받거나 감화된다는 의미와는 또 다르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는 게 아니라) 듣다 보면 독자 스스로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각자의 이야기가 있지만, 대중문화가 천편일률적으로 강요하는 '스토리'에 억눌려버린 것만 같다.
특히 저자의 이야기는 지루하지 않은 길이를 가졌으며 그렇다고 에피소드만도 아니다. 이야기에 숨결이 어른거린다는 것은 이야기할 때 입김과 내쉬는 숨소리가 들려온다는 뜻일 것이다. 박명순의 이야기는 그러한 이야기이다. 과장하지 않을뿐더러, 과잉된 의미를 부여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자신이 겪은 경험과 느낌을 그 당시의 감정을 되살려 말하고 있을 뿐이다.
이야기를 들으며 걷는 시간을 잃어버린 시간 속에서 박명순의 산문집 『안녕, 개떡선생』을 들고만 걸어도 어떤 이야기들이 솔솔 새어 나올 것만 같다.
이런 마음을 형성해준 것은 아마도 과거의 기억 같다. 교사로서의 삶을 담담히 말하고 있는 틈새로 저자는 과거의 기억을 불러내며 그 당시에 형성된 정서의 일면을 드러내고 있다. 3부에 수록된 글들은 저자에게 영향을 주었던 존재와 사물들을 불러낸다. 할머니, 권정생, 최연진, 작은엄마, 항아리, 아이스께끼… 등이다. 이 글들에서 저자는 자신의 기억을 들춰보며 시간 여행을 한다.
언니는 혁명 사업에 뜻을 두었음에도 교조적이지 않았다. 정이 많고 따뜻한 성품이어서 언제나 일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었던 활동가였다. 그리고 나는 언니가 꿈꾼 '인간답게 사는 세상'의 내면 풍경을 만나는 감동을 누렸던 것 같다. 언니와 공적인 일을 함께 도모하기보다는 그렇게 이웃사촌처럼 격의 없이 만났다. 언니가 새날이와 새별이를 키울 때, 나는 등현이와 주현이를 키웠고 같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학부모 자격으로 만나기도 했다.
-「금강에 흐르는 80년대의 최연진」 중에서
결국 이 책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 자신이 이야기를 좋아해서인지(「언제부터 이야기를 좋아했을까」) 글 자체도 이야기를 조단조단 들려주는 듯한다. 이야기는 소멸하고 이미지와 주장만 횡행하는 현실에서 이런 '작은' 이야기들은 독자를 함께 어디인가로 이동시켜주는 촉매가 되기도 한다. 이는 독자가 저자에게 영향을 받거나 감화된다는 의미와는 또 다르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는 게 아니라) 듣다 보면 독자 스스로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각자의 이야기가 있지만, 대중문화가 천편일률적으로 강요하는 '스토리'에 억눌려버린 것만 같다.
특히 저자의 이야기는 지루하지 않은 길이를 가졌으며 그렇다고 에피소드만도 아니다. 이야기에 숨결이 어른거린다는 것은 이야기할 때 입김과 내쉬는 숨소리가 들려온다는 뜻일 것이다. 박명순의 이야기는 그러한 이야기이다. 과장하지 않을뿐더러, 과잉된 의미를 부여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자신이 겪은 경험과 느낌을 그 당시의 감정을 되살려 말하고 있을 뿐이다.
이야기를 들으며 걷는 시간을 잃어버린 시간 속에서 박명순의 산문집 『안녕, 개떡선생』을 들고만 걸어도 어떤 이야기들이 솔솔 새어 나올 것만 같다.
목차
목차
작가의 말 ㆍ 4
1부 안녕, 개떡선생
노래 불러주는 선생님 ㆍ 14
자유학기제, 객기를 부려볼까나 ㆍ 20
아픔을 들으려는 마음 ㆍ 31
배드민턴 ㆍ36
부부 싸움도 수업 교재가 된다 ㆍ46
영화 〈생일〉을 만나는 시간들 ㆍ 51
2부 내 슬픈 교단의 33페이지
내 슬픈 교단의 33페이지 ㆍ 66
저기 멀리 떠나가는 시간들 ㆍ 72
여행자처럼 떠나야 할 시간 ㆍ 81
가르칠 수 있는 용기보다 중요한 것 ㆍ 90
장소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ㆍ 98
학교 화장실은 여전히 엽기적이다 ㆍ 107
나는 지금이 좋아 ㆍ 118
『미운 오리 새끼』의 재해석 ㆍ 132
3부 개떡선생의 자화상
할머니의 항아리 ㆍ 140
할머니와 권정생의 『한티재 하늘』 ㆍ 153
박옥순은 박명순이 되었다 ㆍ 157
언제부터 이야기를 좋아했을까 ㆍ 162
엄마의 걱정 보따리는 유통기한이 지났다 ㆍ 169
아이스께끼 ㆍ 177
글을 낳는 집 ㆍ 186
〈토이 스토리 4〉로 만나는 아들과 딸 ㆍ 191
금강에 흐르는 80년대의 최연진 ㆍ 198
4부 거울과 유리창처럼
여름방학은 힘이 세다 ㆍ 208
채플린과 권정생 ㆍ 216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ㆍ 227
나도 돈을 훔친 적이 있다 ㆍ 232
되로 배워서 말로 풀어먹는 사람 ㆍ 242
개떡선생 ㆍ 250
어떤 숲에서 다시 만나랴 ㆍ 257
피로사회, 피로학교 ㆍ 263
명예퇴직을 했다 ㆍ 269
1부 안녕, 개떡선생
노래 불러주는 선생님 ㆍ 14
자유학기제, 객기를 부려볼까나 ㆍ 20
아픔을 들으려는 마음 ㆍ 31
배드민턴 ㆍ36
부부 싸움도 수업 교재가 된다 ㆍ46
영화 〈생일〉을 만나는 시간들 ㆍ 51
2부 내 슬픈 교단의 33페이지
내 슬픈 교단의 33페이지 ㆍ 66
저기 멀리 떠나가는 시간들 ㆍ 72
여행자처럼 떠나야 할 시간 ㆍ 81
가르칠 수 있는 용기보다 중요한 것 ㆍ 90
장소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ㆍ 98
학교 화장실은 여전히 엽기적이다 ㆍ 107
나는 지금이 좋아 ㆍ 118
『미운 오리 새끼』의 재해석 ㆍ 132
3부 개떡선생의 자화상
할머니의 항아리 ㆍ 140
할머니와 권정생의 『한티재 하늘』 ㆍ 153
박옥순은 박명순이 되었다 ㆍ 157
언제부터 이야기를 좋아했을까 ㆍ 162
엄마의 걱정 보따리는 유통기한이 지났다 ㆍ 169
아이스께끼 ㆍ 177
글을 낳는 집 ㆍ 186
〈토이 스토리 4〉로 만나는 아들과 딸 ㆍ 191
금강에 흐르는 80년대의 최연진 ㆍ 198
4부 거울과 유리창처럼
여름방학은 힘이 세다 ㆍ 208
채플린과 권정생 ㆍ 216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ㆍ 227
나도 돈을 훔친 적이 있다 ㆍ 232
되로 배워서 말로 풀어먹는 사람 ㆍ 242
개떡선생 ㆍ 250
어떤 숲에서 다시 만나랴 ㆍ 257
피로사회, 피로학교 ㆍ 263
명예퇴직을 했다 ㆍ 269
저자
저자
박명순
조치원 신흥동 건어물 가게 8남매의 맏딸로 유년을 보내다가 종촌 싯골 복숭아 과수원집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연극반 '황토'로 활동하다가 무기정학을 몇 차례 받은 후 늦깎이 교사로 임용됐다. 공주대학교, 순천향대학교에서 국어교육학, 현대소설 등을 강의했으며 현재 충남작가회의 독서 모임 '간서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채만식 소설의 페미니즘』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아버지나무는 물이 흐른다』, 『영화는 여행이다』, 『슬픔의 힘』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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