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었던 반성문(삶창시선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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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드디어 피어난 언어!
이준희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날씨보다 더 오락가락인 뇌병변이란 제 친구"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 말과 첫 문장의 "어릴 적 언어장애로 방바닥에" 시인의 꿈을 썼다는 말을 합해 보면 시인 자신이 언어를 제대로 발화하지 못하는 뇌병변 장애인이라는 고백이 된다. 하지만 언어라는 것은 밖으로 발화되는 것, 즉 들리고 읽히는 말과 문자만이 아니다. 언어는 언제나 한 존재를 감싸고 있으며 한 존재는 언어에 의해서 지탱된다. 그래서 말이나 문자로 밖으로 나오기 힘든 상태에서 시적인 언어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흉내 내기 힘든 과업이 된다. 어쩌면 한 존재를 감싸고 있는 언어가 그 자체로 시일 것이다.
이준희 시인의 첫 시집 『쓰고 싶었던 반성문』은 그래서 더욱 소중한 성과다. 이준희 시인은 자신의 이 첫 시집에서 장애인으로 살면서 자신의 내면에 차곡차곡 쌓인 자신만의 언어들을 과장도 왜곡도 없이 내놓았다. 심지어 자신의 육체적 욕망이나 비틀어진 자신만의 사랑도 고백하고 있다. 이런 솔직한 고백들은 시인 이준희의 실존을 더욱 실감나게 해주는 동시에 독자들의 어떤 편견을 흔들어놓는다. 그것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 즉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장애가 있는 시선이다.
살과 살 맞대며
옹알이로 서로를 받아들이는 순간
꾹 참아왔던 현생의 설움으로 어디로 튈지 모를 그것
비워내지 못한 채 도둑고양이처럼
_「폭풍 전야」 부분
매일 밤 수십 번
그대 그리워하는 내 존재를 지워달라
그리움 반쪽 초승에게 빌어보지만
해가 오르고 날이 흘러갈수록
밀물처럼 가슴을 치는 그대
_「몸살」 부분
이 욕망과 사랑의 감정은 이준희 시인의 시의 뿌리가 의지나 의식에 있지 않고 몸과 마음에 묻혀 있음을 잘 보여준다. 누구나 동등한 존재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이런 자연스러움이 결국 한바탕의 몸살로 끝나는 것을 단지 인간적 안타까움으로 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시라는 것은 어떤 실패와 좌절에서 그 싹을 내니는 거니까.
울음 이후를 시로 쓰다
한 존재가 자신의 삶을 밀고나가는 일은 그 자신이 가진 욕망과 생명 의지가 일차 동력이지만 그 동력을 꺼지지 않게 하는 것은 그가 처한 환경과 공동체의 역할이다. 특히 행동이나 언어 앞에 높은 장벽이 있는 존재에게는 그를 둘러싼 환경과 공동체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읽어야 이 시집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왜냐면 『쓰고 싶었던 반성문』에는 시인의 가족이 다수 호명되기 때문이다.
돌아섰을 때
무너져 내리는,
부르고 싶어도
저만치 가는
엄마의 젊은 날
_「쓰고 싶었던 반성문」 부분
일단 이준희 시인은 '엄마'라는 존재를 자주 부른다. 왜 아닐까. 엄마가 이준희라는 존재의 동력이 꺼지지 않게 해준 가장 큰 버팀목이었을 텐데. 「쓰고 싶었던 반성문」에서 이준희 시인은 자신을 "울음 터트리지 못하고" 왔다고 하거니와 그렇다면 그 울음은 분명 엄마가 대신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시인 자신에게 울음이 없을 리 없다. 이 시집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들은 그 울음에서 솟았거나 아니면 울음이 잠시 멈췄을 때 움이 텄다.
새벽녘 부슬부슬 내리는 비
사람들 마음에는 얼마만큼의 비를 가두고 있을까?
비 내리는 날이면
별일 없어도 한바탕 울고 싶다
_「비」 부분
그렇다고 이준희 시인이 내내 울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시인은 그 울음을 딛고 가족 너머의 공동체 문제에도 깊은 열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울음의 밭이랑 위에 맑은 서정시를 피우기도 한다. 그래서 이준희 시인의 맑은 서정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배꽃 나무 한 그루」에서 보여준 "배꽃"의 "할머니 수의"로의 변신. 이 변신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이준희 시인이 이번 시집을 통해서 울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울음이 터지지 않으면 마음에 그늘이 생기고 급기야 검게 병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내내 울기만 하면 그 또한 난처한 생이 되지만, 이제 이준희 시인은 "배꽃"으로 "할머니 수의"를 만들 줄 알게 되었다.
이준희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날씨보다 더 오락가락인 뇌병변이란 제 친구"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 말과 첫 문장의 "어릴 적 언어장애로 방바닥에" 시인의 꿈을 썼다는 말을 합해 보면 시인 자신이 언어를 제대로 발화하지 못하는 뇌병변 장애인이라는 고백이 된다. 하지만 언어라는 것은 밖으로 발화되는 것, 즉 들리고 읽히는 말과 문자만이 아니다. 언어는 언제나 한 존재를 감싸고 있으며 한 존재는 언어에 의해서 지탱된다. 그래서 말이나 문자로 밖으로 나오기 힘든 상태에서 시적인 언어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흉내 내기 힘든 과업이 된다. 어쩌면 한 존재를 감싸고 있는 언어가 그 자체로 시일 것이다.
이준희 시인의 첫 시집 『쓰고 싶었던 반성문』은 그래서 더욱 소중한 성과다. 이준희 시인은 자신의 이 첫 시집에서 장애인으로 살면서 자신의 내면에 차곡차곡 쌓인 자신만의 언어들을 과장도 왜곡도 없이 내놓았다. 심지어 자신의 육체적 욕망이나 비틀어진 자신만의 사랑도 고백하고 있다. 이런 솔직한 고백들은 시인 이준희의 실존을 더욱 실감나게 해주는 동시에 독자들의 어떤 편견을 흔들어놓는다. 그것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 즉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장애가 있는 시선이다.
살과 살 맞대며
옹알이로 서로를 받아들이는 순간
꾹 참아왔던 현생의 설움으로 어디로 튈지 모를 그것
비워내지 못한 채 도둑고양이처럼
_「폭풍 전야」 부분
매일 밤 수십 번
그대 그리워하는 내 존재를 지워달라
그리움 반쪽 초승에게 빌어보지만
해가 오르고 날이 흘러갈수록
밀물처럼 가슴을 치는 그대
_「몸살」 부분
이 욕망과 사랑의 감정은 이준희 시인의 시의 뿌리가 의지나 의식에 있지 않고 몸과 마음에 묻혀 있음을 잘 보여준다. 누구나 동등한 존재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이런 자연스러움이 결국 한바탕의 몸살로 끝나는 것을 단지 인간적 안타까움으로 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시라는 것은 어떤 실패와 좌절에서 그 싹을 내니는 거니까.
울음 이후를 시로 쓰다
한 존재가 자신의 삶을 밀고나가는 일은 그 자신이 가진 욕망과 생명 의지가 일차 동력이지만 그 동력을 꺼지지 않게 하는 것은 그가 처한 환경과 공동체의 역할이다. 특히 행동이나 언어 앞에 높은 장벽이 있는 존재에게는 그를 둘러싼 환경과 공동체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읽어야 이 시집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왜냐면 『쓰고 싶었던 반성문』에는 시인의 가족이 다수 호명되기 때문이다.
돌아섰을 때
무너져 내리는,
부르고 싶어도
저만치 가는
엄마의 젊은 날
_「쓰고 싶었던 반성문」 부분
일단 이준희 시인은 '엄마'라는 존재를 자주 부른다. 왜 아닐까. 엄마가 이준희라는 존재의 동력이 꺼지지 않게 해준 가장 큰 버팀목이었을 텐데. 「쓰고 싶었던 반성문」에서 이준희 시인은 자신을 "울음 터트리지 못하고" 왔다고 하거니와 그렇다면 그 울음은 분명 엄마가 대신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시인 자신에게 울음이 없을 리 없다. 이 시집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들은 그 울음에서 솟았거나 아니면 울음이 잠시 멈췄을 때 움이 텄다.
새벽녘 부슬부슬 내리는 비
사람들 마음에는 얼마만큼의 비를 가두고 있을까?
비 내리는 날이면
별일 없어도 한바탕 울고 싶다
_「비」 부분
그렇다고 이준희 시인이 내내 울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시인은 그 울음을 딛고 가족 너머의 공동체 문제에도 깊은 열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울음의 밭이랑 위에 맑은 서정시를 피우기도 한다. 그래서 이준희 시인의 맑은 서정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배꽃 나무 한 그루」에서 보여준 "배꽃"의 "할머니 수의"로의 변신. 이 변신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이준희 시인이 이번 시집을 통해서 울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울음이 터지지 않으면 마음에 그늘이 생기고 급기야 검게 병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내내 울기만 하면 그 또한 난처한 생이 되지만, 이제 이준희 시인은 "배꽃"으로 "할머니 수의"를 만들 줄 알게 되었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ㆍ 4
1부
꽃비·14
오월·16
꽃그늘·17
허수아비·18
벚꽃·20
귀동냥·21
모자(母子)의 꽃·22
바다의 일·23
이른 낙화·24
강·25
폭풍 전야·26
하늘 날던 가을 기억·27
모래성·30
2부
입관·32
애완인·34
준희 엄마·36
울 이모·38
장마·40
쓰고 싶었던 반성문·42
첫 마음·44
할머니의 목소리·45
지금 몇 시죠?·46
매화 몇 송이, 툭·48
배꽃 나무 한 그루·49
통유리 막힌 하늘로·50
신천 떡볶이 2인분·52
I M Father·54
가을·58
3부
몸살·60
홍시·62
성모당 성모님·63
외롭다는 것은·64
비·65
말무덤·66
나, 수평선, 너·68
성애·70
유령 1·72
유령 2·74
가을이 봄에, 낙서·76
저는 어디로 가죠?·78
대화법·80
4부
저들의 입·84
못·85
구스·86
고인 말·88
허기·90
사회적 약자·91
304·92
어느 날의 유서·94
기습전·95
하늘 기지국·98
사람 人·100
걷다·102
바보에게 바보가·104
힘내라는 말·105
친구·106
둑·108
추천사 1·110
추천사 2·113
1부
꽃비·14
오월·16
꽃그늘·17
허수아비·18
벚꽃·20
귀동냥·21
모자(母子)의 꽃·22
바다의 일·23
이른 낙화·24
강·25
폭풍 전야·26
하늘 날던 가을 기억·27
모래성·30
2부
입관·32
애완인·34
준희 엄마·36
울 이모·38
장마·40
쓰고 싶었던 반성문·42
첫 마음·44
할머니의 목소리·45
지금 몇 시죠?·46
매화 몇 송이, 툭·48
배꽃 나무 한 그루·49
통유리 막힌 하늘로·50
신천 떡볶이 2인분·52
I M Father·54
가을·58
3부
몸살·60
홍시·62
성모당 성모님·63
외롭다는 것은·64
비·65
말무덤·66
나, 수평선, 너·68
성애·70
유령 1·72
유령 2·74
가을이 봄에, 낙서·76
저는 어디로 가죠?·78
대화법·80
4부
저들의 입·84
못·85
구스·86
고인 말·88
허기·90
사회적 약자·91
304·92
어느 날의 유서·94
기습전·95
하늘 기지국·98
사람 人·100
걷다·102
바보에게 바보가·104
힘내라는 말·105
친구·106
둑·108
추천사 1·110
추천사 2·113
저자
저자
이준희
1987년 수원 출생. 대구에서 학교를 마치고, 달구벌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관광활동가로 일했다. 2022년부터 영남일보 시민기자단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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