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라디 오블라다
김석일 짧은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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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서정과 짧은 소설의 만남
김석일 작가의 짧은 소설들에는 평범함에도 미치지 못하는, 뒷골목 같은 데로 밀려난 인물들이 주로 등장한다. 나이 들고, 배신당하거나 속임수에 넘어간, 또는 공동체나 일가들에게서 배제된 존재들의 사소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어떻게든 수모와 슬픔을 견디고 사는 강인함 같은 것이다. 개중에는 자살을 하거나, 끝내 사과 한마디 받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염치도 없이 일상을 살아가기도 하지만 이런 비루함들이 자아내는 페이소스는 읽는 도중 우리 주위를 돌아보게 한다.
'작가의 말'에서 김석일 작가는 "습관처럼 술에 취해 숨어들 듯 살아가는 상처투성이 사람들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주 끄집어냈다"고 했는데, 그것은 아마도 작가의 마음 깊숙한 곳에 직접 경험했건 아니면 들어서 기억하고 있건 그런 삶의 모습들이 음각되어 있어서일 것이다. 시든 소설이든 문학 작품은 일차적으로 마음에 새겨진 이런 정서와 이야기들에서 출발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의미한 반복적 재현에 머물면 작품으로서의 격에 도달하지 못하는데, 최소한 독자로 하여금 그 정서와 이야기들에 동참할 수 있는 옆자리를 제공해야 문학이라고 부름직하다 할 것이다.
김석일 작가의 소설적 장점은, 언뜻 들으면 사소한 내용인 것 같지만, 차마 길게 말하지 못하는 서사를 등장인물마다 가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면 「형수」에서 일본 여인과 결혼해 일본에서 사는 막내 경식이 십년 만에 추석 전날 찾아온다. 그런 경식이 못마땅한 춘식의 처 순자의 태도에서 독자들은 진부한 시동생과 형수의 관계를 떠올리기 십상이나, 이들 사이에 아주 깊은 가정사가 어둡게 웅크리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희한한 뭉클함을 느낄 것이다. 김석일 작가는 개인사나 가정사를 무리하게 대문자 역사와 연결시키지 않는다. 물론 「전라도 여자」에서 광주5ㆍ18이 그리고 몇몇 작품에서 베트남전 참전 군인의 일그러진 초상이 그려지기는 하지만 소설의 전경에 등장하는 것은 그런 대문자 역사가 아니다. 이런 소박함과 '짧은' 형식은 그래서 잘 어울려 보인다.
김석일 작가의 짧은 소설들에는 평범함에도 미치지 못하는, 뒷골목 같은 데로 밀려난 인물들이 주로 등장한다. 나이 들고, 배신당하거나 속임수에 넘어간, 또는 공동체나 일가들에게서 배제된 존재들의 사소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어떻게든 수모와 슬픔을 견디고 사는 강인함 같은 것이다. 개중에는 자살을 하거나, 끝내 사과 한마디 받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염치도 없이 일상을 살아가기도 하지만 이런 비루함들이 자아내는 페이소스는 읽는 도중 우리 주위를 돌아보게 한다.
'작가의 말'에서 김석일 작가는 "습관처럼 술에 취해 숨어들 듯 살아가는 상처투성이 사람들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주 끄집어냈다"고 했는데, 그것은 아마도 작가의 마음 깊숙한 곳에 직접 경험했건 아니면 들어서 기억하고 있건 그런 삶의 모습들이 음각되어 있어서일 것이다. 시든 소설이든 문학 작품은 일차적으로 마음에 새겨진 이런 정서와 이야기들에서 출발한다. 그렇다고 해서 무의미한 반복적 재현에 머물면 작품으로서의 격에 도달하지 못하는데, 최소한 독자로 하여금 그 정서와 이야기들에 동참할 수 있는 옆자리를 제공해야 문학이라고 부름직하다 할 것이다.
김석일 작가의 소설적 장점은, 언뜻 들으면 사소한 내용인 것 같지만, 차마 길게 말하지 못하는 서사를 등장인물마다 가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면 「형수」에서 일본 여인과 결혼해 일본에서 사는 막내 경식이 십년 만에 추석 전날 찾아온다. 그런 경식이 못마땅한 춘식의 처 순자의 태도에서 독자들은 진부한 시동생과 형수의 관계를 떠올리기 십상이나, 이들 사이에 아주 깊은 가정사가 어둡게 웅크리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희한한 뭉클함을 느낄 것이다. 김석일 작가는 개인사나 가정사를 무리하게 대문자 역사와 연결시키지 않는다. 물론 「전라도 여자」에서 광주5ㆍ18이 그리고 몇몇 작품에서 베트남전 참전 군인의 일그러진 초상이 그려지기는 하지만 소설의 전경에 등장하는 것은 그런 대문자 역사가 아니다. 이런 소박함과 '짧은' 형식은 그래서 잘 어울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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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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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소스, 페이소스……
한편으로 이번 작품집에는 초로의 남자들이 보여주는 비릿한 욕망을 드러내는 몇 작품이 실려 있는데, 이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은 그것의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관찰기 같기도 하다. 문제는 최근의 한국소설에서 그저 '개저씨'라고만 치부해버리는 남성들의 아름답지 못한 일상 혹은 서사가 거의 전무하다는 사회적 맥락이다. 이런 작품들에서도 작가는 그냥 담담히 그들의 초상을 그려낸다. 아무런 해석도 채색도 없이 말이다. 이런 풍속화적 기법은 어쩌면 이야기꾼의 일차적 덕목일 수도 있는데, 이것은 세태에 대한 야유인지 체념인지 약간 모호해 보이지만 어쩌면 독자들에게 그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작가의 일차적 의도처럼 보인다. 예를 들면 「작전 실패」, 「개꿈」, 「비의 탱고」 같은 작품들이 그런 경우다. 「비의 탱고」에서 '나그네다방'의 얼굴마담 민해자가 나중에 드러내는 천박성은 그녀에게 접근하는 남성들을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하는데, 마지막에 황태복 소장에게 퍼붓는 욕짓거리는 민해자의 거친 삶을 드러내준다. 그리고 작가는 마지막 문장을, "밖에서는 가을비가 장맛비처럼 천둥번개를 동반하기 시작했다"고 처리함으로써 뭔가를 암시하듯 혹은 딴청을 피우듯 하는 전략을 채택한다.
다시 말하면 해석도 채색도 맡지 않음으로써 독자들이 언짢으면 언짢은 대로 우울하면 우울한 대호 관여하지 않는 게 김석일 작가의 기본 태도다. 이런 소설적 전략은 이 작품집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에서 채택되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소설 속 인물들에게서 페이소스를 시종 느끼게 된다.
한편으로 이번 작품집에는 초로의 남자들이 보여주는 비릿한 욕망을 드러내는 몇 작품이 실려 있는데, 이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은 그것의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관찰기 같기도 하다. 문제는 최근의 한국소설에서 그저 '개저씨'라고만 치부해버리는 남성들의 아름답지 못한 일상 혹은 서사가 거의 전무하다는 사회적 맥락이다. 이런 작품들에서도 작가는 그냥 담담히 그들의 초상을 그려낸다. 아무런 해석도 채색도 없이 말이다. 이런 풍속화적 기법은 어쩌면 이야기꾼의 일차적 덕목일 수도 있는데, 이것은 세태에 대한 야유인지 체념인지 약간 모호해 보이지만 어쩌면 독자들에게 그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작가의 일차적 의도처럼 보인다. 예를 들면 「작전 실패」, 「개꿈」, 「비의 탱고」 같은 작품들이 그런 경우다. 「비의 탱고」에서 '나그네다방'의 얼굴마담 민해자가 나중에 드러내는 천박성은 그녀에게 접근하는 남성들을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하는데, 마지막에 황태복 소장에게 퍼붓는 욕짓거리는 민해자의 거친 삶을 드러내준다. 그리고 작가는 마지막 문장을, "밖에서는 가을비가 장맛비처럼 천둥번개를 동반하기 시작했다"고 처리함으로써 뭔가를 암시하듯 혹은 딴청을 피우듯 하는 전략을 채택한다.
다시 말하면 해석도 채색도 맡지 않음으로써 독자들이 언짢으면 언짢은 대로 우울하면 우울한 대호 관여하지 않는 게 김석일 작가의 기본 태도다. 이런 소설적 전략은 이 작품집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에서 채택되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소설 속 인물들에게서 페이소스를 시종 느끼게 된다.
목차
목차
전라도 여자 / 7
마지막 전투 / 17
억울한 인생들 / 25
오월 / 37
연분 / 47
형수 / 57
이별 준비 / 67
서툰 이별 / 77
불편한 의문 / 87
머나먼 고향 / 97
뫼비우스의 띠 / 107
유혹 / 117
작전 실패 / 127
개꿈 / 141
배틀 / 151
오블라디 오블라다 / 159
핏줄 / 171
업보 / 183
어떤 해후 / 195
비의 탱고 / 209
작가의 말 / 233
마지막 전투 / 17
억울한 인생들 / 25
오월 / 37
연분 / 47
형수 / 57
이별 준비 / 67
서툰 이별 / 77
불편한 의문 / 87
머나먼 고향 / 97
뫼비우스의 띠 / 107
유혹 / 117
작전 실패 / 127
개꿈 / 141
배틀 / 151
오블라디 오블라다 / 159
핏줄 / 171
업보 / 183
어떤 해후 / 195
비의 탱고 / 209
작가의 말 / 233
저자
저자
김석일 1949년 수원에서 태어나 자라고 살아왔다.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작가』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늙은 아들』 『평택항』 『연화장 손님들』 『울컥하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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