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 근대 소설 비교 연구
안수길과 양산정의 현실인식을 중심으로
책은 만주국 시기 재만 조선인 문단과 중국인 문단의 대표적인 작가 안수길과 양산정의 소설을 비교 고찰하여 이들의 작품세계와 내보이고자 한 소설적 진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재만 조선인 소설과 중국인 소설의 특성을 밝혀 보이고 있다. 나아가, 이들 두 작가의 현실인식을 규명하여 이 시기 재만 조선인과 중국인의 가치지향을 나름대로 해명하고 있다. 특히 이들 두 작가의 작품에 나타난 한ㆍ중 두 인민의 구체적인 삶을 비교하고, 이들 두 민족 인민이 일제 식민치하 만주 공간에서 어떻게 살아 왔으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나아가야 할 지평을 살펴보고 있다. 이를 통해 이 시기 재만 조선인 소설과 중국인 소설이 어떠한 공통된 특성과 차이점을 보이는지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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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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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일 뿐만 아니라, 근대에 접어들어 일제의 식민통치 아래 동병상련의 아픔과 폐해를 겪었다는 점에서 정치ㆍ사회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망 속에 놓여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국토의 절반이 일제의 침탈을 당했고, 특히 만주로 불리던 동북 3성 지역은 일제의 괴뢰정부 만주국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다. 또한 한반도는 36년 동안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하여 핍박을 받았다. 말하자면, 이 시기의 중국과 한국은 운명처럼 교집합으로 뒤섞여 있었던 것인데, 만주지역은 바로 이런 교집합의 대표적인 지역이고, 만주국 시기는 대표적인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지역은 중국과 한국을 연결하는 지역일 뿐만 아니라, 지난 백여 년 간 동아시아 변동의 중요 진원지이며 동북아의 중심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만주국 시기는 중국 동북 3성 지역이 일제 식민통치하에서 정치ㆍ사회적으로 철저히 통제되고 핍박을 받던 시기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1932년 만주국 건국 이후 일제는 잔혹한 식민주의 통치를 통해 기형적인 사회구조를 만들고, '왕도낙토' '오족협화' 등 기만적인 식민주의 담론으로 만주 인민을 호도(糊塗)하는 한편, 일본어 강제 사용, 언론 통제 등의 강압적 수단을 통해 만주 거주민의 반항의식과 민족의식을 말살하려고 한다. 일제는 파시즘적인 이념을 주입시킴으로써 만주 인민의 민족 정체성을 뿌리 뽑고 괴뢰정부 만주국에 대한 국가 정체성을 정립하려 했고, 이를 통해 향후 만주국의 식민 통치를 합법적ㆍ안정적으로 유지하여 이곳을 대동아전쟁의 근거지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 한편, 이 시기 만주 거주 도시 하층민은 나날이 폭등하는 물가와 화폐가치의 감소, 일본 자본의 침투, 각종 세금으로 생활난이 가중되고 삶은 날로 피폐해진다. 또한 만주 거주 중국인 농민들은 수공업자의 파산, 항일세력을 축출하기 위해 실시한 '귀둔병호', 일본인의 무장 이주, 농민들의 토지 상실 등으로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만주에 이주 정착한 재만 조선인의 삶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만주국 시기 재만 중국인 작가와 조선인 작가들은 이러한 만주의 현실을 주목하고, 만주와 만주 공간에서의 중국 인민과 재만 조선인의 피폐한 삶을 작품으로 형상화, 열악한 사회 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려내어 일제가 전개하고 있는 식민주의 담론의 허위성을 밝히고자 노력한다. 그 대표적인 작가가 양산정(梁山丁)과 안수길(安壽吉)이다.
알려진 대로, 재만 조선인 문학은 만주국 건국 이후 한반도의 문화인과 지식인들이 다수 이주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1933년 길림성 용정(龍井)에서 '북향회'가 창립되고, 동인지 『북향(北鄕)』 창간, 각종 문학 강연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재만 조선인 문단이 형성된다. 『북향』 폐간(1936) 이후, 재만 조선인 문학은 1937년 창간된 『만선일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특히 1940년을 전후하여 일제의 탄압으로 한반도 조선의 신문ㆍ잡지들이 강제 폐간됨에 따라 염상섭을 비롯하여 박영준ㆍ유치환ㆍ박팔양ㆍ김달진 등 수많은 시인ㆍ작가들이 간도로 이주하여 창작 활동을 하는데, 이들은 역설적으로 만주국 기관지인 『만선일보』를 중심으로 '망명 문단'을 이룬다. 안수길은 이 시기 재만 조선인 망명 문단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작가이다.
만주국 시기의 재만 중국인 문학은 재만 조선인 문학과 공시(共時)ㆍ공역(共域)의 상황에서 생산된 문학으로, 동북 윤함구(?陷?) 문학 또는 윤함시기 동북문학으로 불리고 있다. 양산정은 이 시기 재만 중국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그는 식민 통치로 인해 몰락한 도시와 농촌의 실상, 파산에 직면한 하층민의 간고한 삶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한다. 양산정은 만주국이 건립된 1932년부터 1943년 9월 일제의 박해로 화북(華北)으로 망명하기까지 만주에서 '사실을 묘사(描寫?實)'하고 '사실을 폭로(暴露?實)'한 '향토문학(鄕土文學)'을 주장, 하층민의 고난상을 핍진하게 그려낸 작가이다. 그는 일제 식민 통치를 미화한 친일 국책문학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향토문학'을 주창하며 실천해 나간다. 문학 창작을 통해 재만 중국인 문단에서 홀로 '하나의 기'를 세운 그의 작품은 일제 식민통치하 중국 동포의 피맺힌 외침을 담아내는 한편, 이 시대가 '강탈ㆍ분소(焚燒)ㆍ압요(壓窯)ㆍ차표(?票)'의 시대라는 것을 진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은 재만 중국인이 정신적ㆍ육체적으로 겪어야 했던 극심한 박해를 증언, 재만 중국 인민이 만주국 시기 14년 동안 '생사장(生死?)'에서 허덕인 양상을 그린 화권(?卷)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까지 만주국 시기 재만 조선인 문학과 중국인문학에 대한 논의는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고, 그 연구 성과 또한 상당 수준 축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러나 이 시기 재만 조선인 문학과 중국인문학에 대한 비교 연구는 그리 많지가 않다. 뿐만 아니라, 이들 연구 대부분은 거시적 관점에서 재만 조선인 문학과 중국인문학의 문학적 상관성에 대해 고찰하고 있을 뿐, 개별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비교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만주국 건국 이후 탈출한 망명 작가 또는 만주국 시기 단기간의 만주 체험을 기반으로 작품을 창작한 작가를 대상으로 한 비교 연구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같은 시기(만주국 시기), 같은 지역(만주 공간), 즉 공시ㆍ공역의 범주 안에서 재만 조선인 문학과 중국인문학을 비교 고찰하여 일제 통치하라는 만주 공간의 역사ㆍ사회적 배경과 이에 대한 시대인식, 그리고 이러한 사회 상황에서의 생존 조건을 어떻게 소설화했으며, 어떠한 점이 서로 같고 다른가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재만 조선인 문학과 재만 중국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라 할 수 있는 안수길과 양산정의 만주국 시기 작품을 중심으로 이들 작가가 드러내고자 한 소설적 진실을 비교 분석하는 것은 유의미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작가는 만주국이 국책사업으로 고취한 '오족협화' '왕도낙토'의 허구성과 함께 일제의 식민통치하 만주 공간의 현실과 한ㆍ중 두 민족의 간고한 삶을 사실주의의 수법으로 소설화하고 내일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 책은 만주국 시기 재만 조선인 문단과 중국인 문단의 대표적인 작가 안수길과 양산정의 소설을 비교 고찰하여 이들의 작품세계와 내보이고자 한 소설적 진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재만 조선인 소설과 중국인 소설의 특성을 밝혀 보이고 있다. 나아가, 이들 두 작가의 현실인식을 규명하여 이 시기 재만 조선인과 중국인의 가치지향을 나름대로 해명하고 있다. 특히 이들 두 작가의 작품에 나타난 한ㆍ중 두 인민의 구체적인 삶을 비교하고, 이들 두 민족 인민이 일제 식민치하 만주 공간에서 어떻게 살아 왔으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나아가야 할 지평을 살펴보고 있다. 이를 통해 이 시기 재만 조선인 소설과 중국인 소설이 어떠한 공통된 특성과 차이점을 보이는지 밝히고 있다.
이제까지 만주국 시기 재만 조선인 문학과 중국인문학에 논의는 대체로 항일문학 또는 친일 국책문학의 시각에서 평가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이분법적인 접근은 이들 문학의 의의를 왜곡하거나 축소시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친일'과 '항일'이라는 이원론적 논쟁을 지양하고, 이들 문학이 지닌 특수한 상황에 주목하여 온당하게 평가하는 데 특히 유념하였다. 만주국 시기와 중국 동북 지역이라는 공시ㆍ공역적 배경 하에서 생산된 두 작가의 작품을 문학사회학적ㆍ탈식민주의적 관점에서 살펴보되, 두 작가의 구체적인 문학 텍스트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여 그들의 현실인식과 현실대응방식을 규명하고,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재만 조선인과 중국인의 가치지향(주제의식)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히고자 유념하였다. 이 책의 의의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먼저 1부 2장에서 만주 공간과 한ㆍ중 인민의 만주 이주, 재만 조선인ㆍ중국인 소설의 역사ㆍ사회적 배경을 살피고 있다. 일제의 만주 침략과 만주국 건설, 잔혹한 파시즘적 통치와 열악한 피식민 상황, 그리고 검열과 통제 속에서 태동한 재만 조선인 문단과 중국인 문단, 이들 문단의 문학 활동 등을 고찰하고 있다. 3장에서는 만주국 시기 재만 조선인 문단과 중국인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안수길과 양산정의 작품을 비교 고찰하고 있다. 이들 작가가 그들의 작품에 형상화하고 있는 재만 조선인과 중국인의 민족적 수난과 함께 생존 그 자체가 위협받는 참담한 삶을 살펴 보이고, 만주 공간을 영구적 식민지로 만들기 위한 일제의 민족의식 말살 정책과 이로 인한 재만 조선인과 중국인의 민족 정체성 혼란 양상 등을 밝힌다. 4장에서는 안수길과 양산정 소설이 내보이고자 한 세계, 폭압과 회유의 질곡 속에서도 간난을 감내하며 살아남은 재만 조선인과 중국인들이 나아가야 할 지평 등을 살펴 보인다. 이들 작가는 일제 식민통치하 만주 공간에서 조선인과 중국인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핍진하게 형상화할 뿐만 아니라, 두 민족 인민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의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여 나름대로의 전망을 내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그들이 제시한 전망의 실체를 밝히고, 그 출로가 어떤 이동(異同)이 있는지 비교 귀납할 것이다. 그리고 5장에서는 안수길과 양산정의 소설에 대한 온당한 평가를 바탕으로 이들 작가와 문학이 지니는 문학사적 의의를 규정해보고 있다.
2부에서는 만주국 시기 안수길 소설의 주제적 특성을 살펴보고, 나아가 일제강점기 재만 조선인 소설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재만 조선인 소설은 이주 조선인의 수난사이며 간도 보고서로 평가되는데, 이 시기 안수길 소설이 특히 그러하다. 따라서 여기서는 만주국 건국 이후 만주 공간의 정치ㆍ사회적 지형 변화와 이에 상응하여 급변한 재만 조선인 사회의 현실상황을 살펴 안수길 소설이 내보이는 소설적 진실, 특히 '북향정신'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고, 당대 조선인 사회의 현실인식을 규명해보일 것이다.
필자는 한국문학을 전공하는 중국인 연구자로, 옌타이(煙臺)에서의 대학 재학시절부터 중국조선족 문학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재만 조선인 문학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었다. 만주국 시기, 그리고 동북 지역이라는 공시ㆍ공역의 배경 하에서 형성된 중국인문학과 비교 연구해보고 싶었던 것인데, 이러한 연구욕구는 공주대학교 대학원에 진학 후 비로소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마음껏 연구에 몰두했던 석ㆍ박사과정 4년 반의 세월은 그래서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남아 있다. 이 자리를 빌어 한국 유학의 길을 열어주고 학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과 함께 일상의 문제까지 배려해 주신 정덕준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또한 대학원 재학 기간 내내 격려와 지도를 아끼지 않으신 김영미 교수님, 김병욱 교수님, 조동길 교수님, 그리고 한국에서 유학하는 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한국문화사 김진수 사장님과 부산외국어대학 지정규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끝으로, 이 책을 만드는 데 수고를 아끼지 않은 한국문화사 편집부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독자 제현의 질정을 기대한다.
2015년 12월
중국 웨이팡대학교
왕 가
목차
목차
1. 한ㆍ중 근대 소설 비교 연구
제1장. 들어가며 17
1. 문제 제기 17
2. 연구사 검토 29
3. 연구방법과 범위 41
제2장. 만주국 시기 한ㆍ중 소설의 역사적 배경 47
1. 만주, 조선인ㆍ중국인의 만주 이주 47
2. 일제의 만주 침략 및 통치 56
3. 만주국 시기 조선인ㆍ중국인 문단 70
제3장. 만주국 시기 한ㆍ중 소설에 나타난 한ㆍ중 인민의 삶 87
1. 도시의 몰락과 하층민의 궁핍 88
2. 농촌의 황폐와 농민의 고난 101
3. 한ㆍ중 소설에 나타난 민족 정체성의 위기 127
제4장. 만주국 시기 한ㆍ중 소설의 주제의식 141
1. 양산정 소설의 견지(堅持)와 반항 의지 142
2. 안수길 소설의 생존 의지 175
3. 중ㆍ한 소설의 민족 출로 양상과 의의 195
제5장. 나가며 201
2. 재만(在滿)시기 안수길 소설 연구
1. 서언 217
2. 화합과 공존, 이상촌 건설 의지 220
3. '북향정신', 제2고향 233
4. 결어 239
■ 참고문헌__242
■ 찾아보기__249
■ 부록__255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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