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계의 그늘을 읽다(인문학 학술총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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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계의 그늘을 읽다’는 영화를 통해 세계의 다양한 국가와 대륙에서 고난의 삶을 살아가는 민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본 저서에서는 각각의 영화가 인종, 젠더, 자원착취, 강대국의 횡포, 현대문명 앞에서 무너지는 원주민 전통사회, 이민과 디아스포라의 등의 문제들을 영화 속의 주인공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나가는지를 이야기한다.
본 저서에서 개별적인 영화가 배경으로 삼고 있는 특정 공간은 특정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가운데 이러한 주제와 긴밀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구체화하면, 미국을 배경으로 흑인 노예 문제를,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민족차별과 반이민 정서의 문제를,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소련침공과 탈레반의 폭력 문제를 표면화 한다. 나아가 시에라리온을 배경으로 다이아몬드에 얽힌 강대국의 자원착취와 이에 공모하는 아프리카 권력가와 혁명가들의 위선을, 카리브해를 배경으로 인기 있는 좀비/해적영화를 통해 삭제되고 타자화 된 카리브해 식민역사를,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마오리족의 생존과 공동체 정신의 문제를 아우르고 있다.
본 저서에서 개별적인 영화가 배경으로 삼고 있는 특정 공간은 특정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가운데 이러한 주제와 긴밀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구체화하면, 미국을 배경으로 흑인 노예 문제를,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민족차별과 반이민 정서의 문제를,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소련침공과 탈레반의 폭력 문제를 표면화 한다. 나아가 시에라리온을 배경으로 다이아몬드에 얽힌 강대국의 자원착취와 이에 공모하는 아프리카 권력가와 혁명가들의 위선을, 카리브해를 배경으로 인기 있는 좀비/해적영화를 통해 삭제되고 타자화 된 카리브해 식민역사를,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마오리족의 생존과 공동체 정신의 문제를 아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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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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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어서]
2. 김광순
아이티에서 문화부장관까지 지내 아이티의 이창동이라고도 불리우는 라울 펙의 영화 〈나는 당신의 검둥이가 아닙니다〉는 전적으로 미국의 인종문제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여기에서 미국의 인종문제는 라울 펙에게 단순히 영화를 위한 흥미로운 소재의 문제가 아니다. 라울 펙의 영화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흑인인권운동가이자 작가인 제임스 볼드윈의 시선으로 미국의 인종문제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아이티 출신 감독의 의도 속에 흐르고 있는 보이지 않는 내러티브를 살펴보아야 한다. 사실 라울 펙이라는 아이티 출신 감독과 미국의 인종문제라는 영화적 소재는 아주 미묘하게 연결성을 가지고 있다. 미국과 아이티는 서로 독립된 국가이면서 동시에 아이티는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사실상 미국의 식민 권력 아래 있어왔던 나라이다. 또한 노예혁명을 통해 독립국가를 건설한 아이티는 노예제도의 유산이 아직도 큰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미국의 인종문제와 미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처럼 작품 외적인 측면에서 라울 펙 감독과 제임스 볼드윈이라는 미국의 흑인작가와의 연관성 그리고 아이티라는 국가가 미국과 맺어온 역사적 관계 속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내러티브는 영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본 글에서 필자는 펙의 영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특히 중요한 두 가지 사실을 살펴보고자한다. 첫 번째는 라울 펙과 제임스 볼드윈이라는 두 인물이 가지고 있는 유사한 삶의 궤적이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나는 당신의 검둥이가 아닙니다〉에서 라울 펙 감독은 인종문제를 들여다보는데 있어서 제임스 볼드윈이라는 미국흑인작가의 1인칭 시점을 사용하고 있다. 라울 펙 감독은 완전하게 제임스 볼드윈의 생각과 글 그리고 그의 영상 자료를 통해 미국의 인종문제를 그려내고 있다. 라울 펙 감독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지우고 제임스 볼드윈을 보다 완벽하게 복원해내기 위해서 훌륭한 연기가 가능한 사무엘 잭슨을 1인칭 화자로 고용했다고(Khal) 말할 만큼 자신의 영화가 완벽하게 볼드윈에 의한 볼드윈을 위한 것이기를 원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라울 펙 감독과 제임스 볼드윈의 목소리는 사실상 구분하기 힘든 하나의 이미지로 겹쳐져서 전달되고 있다. 흥미롭게도 두 사람의 이미지는 단순히 영화적 장치가 아니라 흑인으로서 그들의 삶속에도 놀랄 만큼 유사하게 겹쳐져 나타난다. 두 번째, 라울 펙의 영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미국과 아이티가 노예제도라는 역사로 맺어진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라울 펙과 제임스 볼드윈은 아이티와 미국이라는 전혀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한 때 노예제도가 운영되었던 역사를 가진 나라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러한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아이티가 노예들의 혁명으로 해방을 이룬 국가라는 점에서 미국의 기억 속에 아이티는 늘 자국의 노예제도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이러한 숨겨진 역사는 영화의 보이지 않는 내러티브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먼저 제임스 볼드윈의 삶과 라울 펙 감독의 삶의 궤적이 어떻게 교차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영화에서 1인칭 화자로 등장하는 볼드윈은 미국에서 태어나 흑인 인권운동시기에 활약한 가장 중요한 흑인 지식인 중에 한사람이지만 사실 그는 문단에서 유명해지기 이전 1948년 24세의 나이에 미국을 떠나 스위스나 터키 등에서 살기도 했지만 프랑스에 정착해서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문헌들은 볼드윈이 미국을 떠난 이유를 흑인으로서 인종적 정체성 보다는 동성애자로서 성적 정체성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라울 펙의 영화에서는 볼드윈이 미국을 떠난 이유로는 미국의 인종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영화에서 볼드윈은 TV 쇼에 출연하여 자신이 미국을 떠난 이유를 "흑인이라는 이유로 공격받고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르는 일상적 위협 속에서는 글을 쓸 수 없었기 때문 이었다"라고 말하며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은 관념적 불평등의 문제가 아닌 실질적 안전의 문제였다고 말한다. 물론 여기서 볼드윈이 말하는 일상적 위협이라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목숨의 차원이 아닌 인종문제의 급박성이 그 이외의 문제를 덮어버리는 미국적 상황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라울 펙의 영화 속에서 볼드윈은 미국을 떠나 유럽에 정착하면서 보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글을 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볼드윈은 파리에 정착하여 할렘지역에서 자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인 소설 『산에 올라 고하라』Go Tell It On the Mountain(1953)로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등장하여 두 번째 소설은 인종문제를 넘어선 동성애를 다룬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소설 『지오바니의 방』Giovanni's Room(1956)을 발표하며 자신의 문학적 스펙트럼을 확장시키고 성공한 작가로서의 길을 가게 된다.
2. 김광순
아이티에서 문화부장관까지 지내 아이티의 이창동이라고도 불리우는 라울 펙의 영화 〈나는 당신의 검둥이가 아닙니다〉는 전적으로 미국의 인종문제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여기에서 미국의 인종문제는 라울 펙에게 단순히 영화를 위한 흥미로운 소재의 문제가 아니다. 라울 펙의 영화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흑인인권운동가이자 작가인 제임스 볼드윈의 시선으로 미국의 인종문제를 들여다보고자 하는 아이티 출신 감독의 의도 속에 흐르고 있는 보이지 않는 내러티브를 살펴보아야 한다. 사실 라울 펙이라는 아이티 출신 감독과 미국의 인종문제라는 영화적 소재는 아주 미묘하게 연결성을 가지고 있다. 미국과 아이티는 서로 독립된 국가이면서 동시에 아이티는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사실상 미국의 식민 권력 아래 있어왔던 나라이다. 또한 노예혁명을 통해 독립국가를 건설한 아이티는 노예제도의 유산이 아직도 큰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미국의 인종문제와 미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처럼 작품 외적인 측면에서 라울 펙 감독과 제임스 볼드윈이라는 미국의 흑인작가와의 연관성 그리고 아이티라는 국가가 미국과 맺어온 역사적 관계 속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내러티브는 영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본 글에서 필자는 펙의 영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특히 중요한 두 가지 사실을 살펴보고자한다. 첫 번째는 라울 펙과 제임스 볼드윈이라는 두 인물이 가지고 있는 유사한 삶의 궤적이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나는 당신의 검둥이가 아닙니다〉에서 라울 펙 감독은 인종문제를 들여다보는데 있어서 제임스 볼드윈이라는 미국흑인작가의 1인칭 시점을 사용하고 있다. 라울 펙 감독은 완전하게 제임스 볼드윈의 생각과 글 그리고 그의 영상 자료를 통해 미국의 인종문제를 그려내고 있다. 라울 펙 감독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지우고 제임스 볼드윈을 보다 완벽하게 복원해내기 위해서 훌륭한 연기가 가능한 사무엘 잭슨을 1인칭 화자로 고용했다고(Khal) 말할 만큼 자신의 영화가 완벽하게 볼드윈에 의한 볼드윈을 위한 것이기를 원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라울 펙 감독과 제임스 볼드윈의 목소리는 사실상 구분하기 힘든 하나의 이미지로 겹쳐져서 전달되고 있다. 흥미롭게도 두 사람의 이미지는 단순히 영화적 장치가 아니라 흑인으로서 그들의 삶속에도 놀랄 만큼 유사하게 겹쳐져 나타난다. 두 번째, 라울 펙의 영화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미국과 아이티가 노예제도라는 역사로 맺어진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라울 펙과 제임스 볼드윈은 아이티와 미국이라는 전혀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한 때 노예제도가 운영되었던 역사를 가진 나라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러한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아이티가 노예들의 혁명으로 해방을 이룬 국가라는 점에서 미국의 기억 속에 아이티는 늘 자국의 노예제도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이러한 숨겨진 역사는 영화의 보이지 않는 내러티브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먼저 제임스 볼드윈의 삶과 라울 펙 감독의 삶의 궤적이 어떻게 교차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영화에서 1인칭 화자로 등장하는 볼드윈은 미국에서 태어나 흑인 인권운동시기에 활약한 가장 중요한 흑인 지식인 중에 한사람이지만 사실 그는 문단에서 유명해지기 이전 1948년 24세의 나이에 미국을 떠나 스위스나 터키 등에서 살기도 했지만 프랑스에 정착해서 그곳에서 생을 마감했다. 문헌들은 볼드윈이 미국을 떠난 이유를 흑인으로서 인종적 정체성 보다는 동성애자로서 성적 정체성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라울 펙의 영화에서는 볼드윈이 미국을 떠난 이유로는 미국의 인종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영화에서 볼드윈은 TV 쇼에 출연하여 자신이 미국을 떠난 이유를 "흑인이라는 이유로 공격받고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르는 일상적 위협 속에서는 글을 쓸 수 없었기 때문 이었다"라고 말하며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은 관념적 불평등의 문제가 아닌 실질적 안전의 문제였다고 말한다. 물론 여기서 볼드윈이 말하는 일상적 위협이라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목숨의 차원이 아닌 인종문제의 급박성이 그 이외의 문제를 덮어버리는 미국적 상황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라울 펙의 영화 속에서 볼드윈은 미국을 떠나 유럽에 정착하면서 보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글을 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볼드윈은 파리에 정착하여 할렘지역에서 자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인 소설 『산에 올라 고하라』Go Tell It On the Mountain(1953)로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등장하여 두 번째 소설은 인종문제를 넘어선 동성애를 다룬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소설 『지오바니의 방』Giovanni's Room(1956)을 발표하며 자신의 문학적 스펙트럼을 확장시키고 성공한 작가로서의 길을 가게 된다.
목차
목차
미국 백인들의 무의식에 드리운 아이티 노예혁명의 그림자
: 라울 펙 감독의 영화 〈나는 당신의 검둥이가 아닙니다〉를 중심으로 / 김광순 / 15
맨 몸의 사람들
: 아일랜드와 〈헝거〉 / 김은영 / 51
소년들의 일상에 깃든 아프카니스탄의 국가적 곤경
: 〈연을 쫓는 아이〉 / 김현아 / 93
윤리적 소비를 요청하는 〈블러드 다이아몬드〉 / 박오복 / 129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어린이/여성/인종의 소비방식
: 〈포카혼타스〉, 〈뮬란〉, 〈모아나〉를 중심으로 / 이수진 / 150
서구 대중문화와 카리브 해
: 할리우드 좀비, 해적 영화의 탈역사성 / 이혜란 / 177
고래 타는 소녀 신화의 탄생
: 영화 〈고래 타는 사람〉 / 차희정 / 206
: 라울 펙 감독의 영화 〈나는 당신의 검둥이가 아닙니다〉를 중심으로 / 김광순 / 15
맨 몸의 사람들
: 아일랜드와 〈헝거〉 / 김은영 / 51
소년들의 일상에 깃든 아프카니스탄의 국가적 곤경
: 〈연을 쫓는 아이〉 / 김현아 / 93
윤리적 소비를 요청하는 〈블러드 다이아몬드〉 / 박오복 / 129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어린이/여성/인종의 소비방식
: 〈포카혼타스〉, 〈뮬란〉, 〈모아나〉를 중심으로 / 이수진 / 150
서구 대중문화와 카리브 해
: 할리우드 좀비, 해적 영화의 탈역사성 / 이혜란 / 177
고래 타는 소녀 신화의 탄생
: 영화 〈고래 타는 사람〉 / 차희정 /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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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순
공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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