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충분하다
삶의 기술, 첫 번째
[자전거로 충분하다]는 삶의 기술 첫번째 책으로, 지금 사회의 고통과 힘겨움을 벗어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마음 단련은 물론,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에 대한 고찰을 확인해볼 수 있는데 이번에는 '자전거'라는 큰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자전거, 농사 그리고 기술과 공동체. '하자작업장학교 청년작업장' 사람들의 경험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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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하자에서 살림집을 짓는 동안 십여 명의 청년들이 오가며 힘을 보탰습니다. 그 청년들과 청년들과 함께한 장인들이 이 세상과 사회를 수선해 가며 사람과 자연을 돋보이게 하고 그렇게 시간과 공생하는 《삶의 기술》을 발견해 내리라 기대하며, 이 책을 시작합니다.
+ 《삶의 기술》 창간호를 펴내며
저는 시간과 공생한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 말은 요컨대 이제부터 태어날 사람들과 공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태어나는 세대에 대해서 사악한 범죄가 되는 불을 남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원자력발전의 문제는 단순히 원자력발전소에 반대하는 좁은 입장에서 이야기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인류가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문제이고 더 나아가서 살기 위해서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저는 지금 원자력발전에 반대하는 일을 모든 것을 다 바쳐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 다카기 진자부로, "생명의 자리에서 원자력발전을 생각한다", 《녹색평론》 제20호
후쿠시마 핵 사고 이후 마음을 추스르며 마사키 다카시 선생님의 《나비문명》을 몇 번이고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애벌레가 나무를 갉아먹듯이 인류는 이 푸른 지구 별을 파헤치고 파괴하면서 난도질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당시의 학생들과 의기투합, 더 이상 애벌레로 살 수는 없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2011년 10월, 하자센터 현관 위로 '나비센터'라는 종이 휘장을 드리우고 모의 개관식을 열며, 꽃과 꿀을 좇아 열매를 만들고 자연의 순환을 따라 살아가는 아름다운 나비가 되자는 선언을 했습니다.
그때의 학생들이 졸업을 하면서 만든 것이 청년작업장입니다. 도시의 골목길에 살며 예술을 사랑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그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 사회에 스며 살아가려고 했을 때 핵발전소 참사는 마치 뒤통수를 치듯이 등장했습니다. 우리가 속한 사회, 아니 우리 인류가 속한 사회가 보여 준 골격은 너무나 문제가 많아 보였고, 그저 스며 살아가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울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학생들이 덩치가 큰 청년들이 되었는데, 여러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손을 꼭 잡고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냥 이렇게 살아갈 수는 없잖아?' 하고 생각했습니다. 울지만 말고 뭔가 하자. 우린 그런 학교에서 함께 공부했으니.
청년작업장을 만들고 이곳저곳 숨은 고수와 장인들을 찾아 조금씩 배우면서 '마음'을 단련해 갔던 것 같습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단순한 일상조차도 슈퍼마켓이나 심지어 편의점 에서 간편하게 해결하는 것 외에는 사는 방법을 몰랐던 우리는 고수와 장인은 물론 부모나 조부모, 혹은 아주 어렸을 때의 기억까지 되짚으며 일상을 회복해 보려고 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알바하고, 편의점에서 돈을 벌어, 편의점의 간편식과 물건들로 일상을 채우는 장면을 과감히 접어 버리고 나니, 순간 막막하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해 볼만 한 일들이 보였습니다.
시골에 계신 청년의 어머니와 전화로 상담하며 학교의 정원을 정리하여 텃밭으로 만들고, 도시농부 짱짱과 넝쿨콩과 수세미로 가득 찬 그린커튼을 드리우고 주차장 한편에 커다란 화분을 제작해 논을 만들었습니다. 얼기설기 나무 파레트로 퇴비간을 짓고, 세련된 건식 소변기 옆에 어설픈 그림을 그려 넣은 액비통을 놓아두었지요.
철수님을 만나 용접을 배우고, 김성원 선생님과 화덕을 빚고, 안병일 선생님과 바이오 오일을 만들고, 이재열 선생님께 태양열을 사용하는 법, 사쿠라이 선생님과 시마무라 선생님께 수제 태양광 패널 제작법을 배우고, 김석균 선생님과 카일에게서 흙 미장법과 단열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그리고 후지무라 선생님과 마사키 선생님께 사는 방법과 방향에 대해 생각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렇게, 이분들 모두의 조언을 틈틈이 들어가며 청년들은 선박용 폐 컨테이너 세 동을 가져다 살림집을 지었습니다. (살림집을 지을 수 있었던 재원은 JP모건의 청년들을 위한 기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JP 모건은 어떤 회사지? 이 기금은 어떤 돈일까? 갸우뚱하는 시간도 있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기금을 이용하여 '직선의 시간을 거슬러 지구로 회귀하는 시간'의 통로를 내는 데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이 《삶의 기술》을 만드는 데에도 그 기금의 일부가 쓰였음을 밝힙니다.) 살림집을 지으려고 포장용 비닐 끈을 가져다가 폐 컨테이너가 들어올 자리만큼 치수대로 금을 그어 울타리를 쳐 보고 그 안에 들어가 이쪽과 저쪽에는 창을 내고, 이 앞으로 문을 내자, 이 안쪽에 부엌을 만들고, 가운데 화덕을 들이자. 짚과 흙을 발라 단열하고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고 가장 맛있는 빗물 찻집이 되어도 좋겠다. 그런 의견을 나누던 때는 참 두근거리는 추억입니다. 막상 집을 짓는 동안에는 우여 곡절도 많았고, 생각보다 힘이 들기도 했지만, 집들이하기로 한 전날 밤을 새워 마지막 손길을 더하던 청년들이 새벽에서야 손을 놓고 마루 데크에 털썩 주저 않고 나란히 누워 깜깜한 하늘을 같이 보던 것도 빼놓을 수는 없겠지요. 별이나 보였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저 서로 눈을 맞추며 웃었던 일, 힘이 들어도 끝까지 손을 떼지 못하게 했던 것은 함께 일을 하고 땀을 흘리며 농사를 짓고 집을 완성해 가는 동안 쭉 함께한 노곤한 즐거움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돌아와 마음에 담아둔 기억을 펼쳐 보면 대조적으로 더 아름답고 좋은 그 노곤함과 새벽하늘과 흙냄새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은 것을 압니다. 하나의 재난이 끝나면 또 다른 재난이 나타나고, 하나의 곤경을 피하면 더 큰 곤경이 나타나는 사회, 누군가가 마당을 독식하여 크고 높은 담을 쌓았는데 거기에는 봄도 가을도 사라진, 외롭고 폭력적인, 저만 알던 거인의 마당 같이 되어 버린 우리 사회에, 살림집을 지어 본 망치를 들어 크고 높은 담의 한 구석에 틈을 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팩트'도 정의도 아닐지 모릅니다. 그저 그것이 눈물 흘리던 친구들의 편에서 함께 눈물이 났던 청년들의 마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종종 적정기술이나 도시농업이, 반 GMO와 탈핵과 탈탄소문명을 주장하는 것이 어리석다거나 비과학적이라거나 의롭지도 합법적이지도 않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2008년 자연(바위, 산, 바다 등)에도 인간이 가진 권리와 동등한 권리를 주자는 헌법이 에콰도르에서 통과한 것을 알고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꼈던 때로부터 2017년 3월 뉴질랜드에서 원주민들에게 가족과 같았던 황거누이 강에 사람과 동등한 법적 권리가 부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세상은, 사회는 훨씬 더 달라질 수 있고 그것은 과학과 정의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해 왔던 공부의 과정을 들여다보며 아직 유능한 기술자나 농부가 되지 못하였는데도 몸의 일부에 그런 과정들이 들어 있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 도시의 골목길들과 예술과 그리고 사람들을 사랑하는 '삶의 의욕'을 발견합니다. 살림집을 짓는 동안 십여 명의 청년들이 오가며 힘을 보탰습니다. 그 청년들과, 청년들과 함께 한 장인들이 이 세상과 사회를 수선해 가며 사람과 자연을 돋보이게 하고 그렇게 시간과 공생하는 《삶의 기술》을 발견해 내리라 기대하며, 이 책을 시작합니다.
목차
목차
특집
자전거
08 도시 문제와 자전거 문화 ┃ 김성원
10 자전거가 다니던 골목길 ┃ 김성원
13 움직이는 자전거 놀이터 ┃ 자전거문화살롱
17 자전거는 탈것 이상이다 ┃ 강신호
25 칼갈이 장인의 자전거 ┃ 김성원
30 전기 자동차와 자전거 ┃ 김성원
34 화물 자전거와 자전거 수레 ┃ 김성원
39 드럼통 재활용 화물 자전거 만들기 ┃ 김성원
48 다시 만들기와 공동체 작업장 ┃ 장훈교
64 다시 만들어 보자 ┃ 김명기
74 목화학교 청소년들이 운행한 배움의 여정 ┃ 김희옥
기획
다른 농사의 기술
84 '입식 농법'을 위한 농기구 혁명 ┃ 정종훈
91 수동 이앙기를 만들고 나서 ┃ 강신호
96 자립적 소농을 위한 꼼지락 적정기술 농기구 ┃ 이승석
102 드럼통 회전 퇴비 화장실 제작기 ┃ 와타나베 아키히코
좌담
110 적정기술은 ○○다 ┃ 동녘, 여우, 요비, 인다, 자베, 쥬디, 초
기고
126 여성들이 만들어 가는 적정기술 ┃ 이슬기
131 에어컨이 없던 시절의 통풍창 ┃ 김성원
해외의 적정기술
136 일본 ┃ 재난과 적정기술 ┃ 이시오카 케이조
142 중국 ┃ 전통기술, 적정기술, 신기술 ┃ 김유익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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