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콜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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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 역사의 시공간을 떠도는 유령/천사들을 소환하는 지정학적 시학
한국계 시인 최초의 전미도서상 수상작!
김혜순, 최승자, 이상 등 한국 시를 전 세계에 알린 번역가로 유명한 한국계 시인 최돈미의 대표작. 시, 산문, 사진, 드로잉, 수기 등 다양한 매체를 혼용하여 8막에 걸쳐 전쟁과 분단이 사람들에게 남긴 상흔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역사적, 언어적 경계를 넘나드는 시적 장치로서 번역의 힘을 보여주는 이 시집은 에드워드 사이드가 제시한 '얽히고 겹치는 역사'라는 개념을 목소리, 이야기, 시학의 혁신적인 활용을 통해 탐구하며 역사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묻고, 제국주의에 ??대한 불복종과 저항의 서사를 새롭게 구축해낸다.
최돈미가 스스로 "지정학적 시학"이라 정의하는 'KOR-US' 3부작 중 두 번째 시집인 『DMZ 콜로니』는 2020년에 한국계 시인 최초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는 영예의 주인공이 되었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W. H. 오든, 앨런 긴즈버그, 에이드리언 리치, 메리 올리버, 루이즈 글릭 등 시 부문 역대 수상자의 면면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도서상인 전미도서상 심사위원회는 선정 이유에 대해 "참혹하면서도 경각심을 일깨우는 이 시집은 생존자들의 증언, 그림, 사진, 손으로 쓴 글들을 짜깁기하여 사실과 비판적 상상력 사이의 진실을 파헤친다"고 평했다. 한국계 소설가 최초의 전미도서상 수상작인 수전 최의 『신뢰 연습』, 퓰리처상 수상작인 우일연의 『주인 노예 남편 아내』와 달리, 『DMZ 콜로니』는 외국인에게 너무도 낯선 한반도의 현대사라는 특수한 시공간을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 주변부 문학을 넘어서는 강력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이민 1.5세대 시인이 코리안 디아스포라 문학의 전통 속에서 새롭게 일구어낸 기념비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한국계 시인 최초의 전미도서상 수상작!
김혜순, 최승자, 이상 등 한국 시를 전 세계에 알린 번역가로 유명한 한국계 시인 최돈미의 대표작. 시, 산문, 사진, 드로잉, 수기 등 다양한 매체를 혼용하여 8막에 걸쳐 전쟁과 분단이 사람들에게 남긴 상흔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역사적, 언어적 경계를 넘나드는 시적 장치로서 번역의 힘을 보여주는 이 시집은 에드워드 사이드가 제시한 '얽히고 겹치는 역사'라는 개념을 목소리, 이야기, 시학의 혁신적인 활용을 통해 탐구하며 역사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묻고, 제국주의에 ??대한 불복종과 저항의 서사를 새롭게 구축해낸다.
최돈미가 스스로 "지정학적 시학"이라 정의하는 'KOR-US' 3부작 중 두 번째 시집인 『DMZ 콜로니』는 2020년에 한국계 시인 최초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는 영예의 주인공이 되었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W. H. 오든, 앨런 긴즈버그, 에이드리언 리치, 메리 올리버, 루이즈 글릭 등 시 부문 역대 수상자의 면면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도서상인 전미도서상 심사위원회는 선정 이유에 대해 "참혹하면서도 경각심을 일깨우는 이 시집은 생존자들의 증언, 그림, 사진, 손으로 쓴 글들을 짜깁기하여 사실과 비판적 상상력 사이의 진실을 파헤친다"고 평했다. 한국계 소설가 최초의 전미도서상 수상작인 수전 최의 『신뢰 연습』, 퓰리처상 수상작인 우일연의 『주인 노예 남편 아내』와 달리, 『DMZ 콜로니』는 외국인에게 너무도 낯선 한반도의 현대사라는 특수한 시공간을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 주변부 문학을 넘어서는 강력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이민 1.5세대 시인이 코리안 디아스포라 문학의 전통 속에서 새롭게 일구어낸 기념비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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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 천사의 언어들, 이미지들이 DMZ로 허리가 잘린 나라의
시간을 타고 날아간다." -김혜순(시인)
"최돈미는 미국 실험시단에 큰 영향을 미친 차학경과
『딕테』의 계승자다." -조엘 맥스위니(시인)
불복종과 저항을 위한 다성적 아카이브
DMZ에 대한 짧은 설명과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의 폭압을 피해 타국으로 뿔뿔이 흩어져야 했던, "새들처럼 살았던" 가족사에 대한 회고로 시작되는 이 시집은 오랜만에 이방인으로서 돌아온 시인이 "날개의 언어", "귀환의 언어"를 찾아/번역하러 역사의 현장으로 발을 내딛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세계 최장 비전향 장기수인 안학섭 그리고 페미니스트 학자이자 인권 활동가인 안김정애와의 인터뷰, 한국전쟁으로 고아가 된 이들의 진술, 1951년 산청-함양 학살에 관한 기록 등 미국의 지원/보호 아래 장기간 이어진 독재정권 치하에 대한 집단적 기억을 통해 도드라지는 "나라 같지 않은 나라"의 이야기….
포획, 고문, 학살의 언어는 해독하기 어렵다. 거의 외국어 수준이다. 끔찍한 악몽 같다! 하지만 나는 이방인이니까 아주 작은 떨림과 고통도 감지할 수 있다. (본문 53쪽)
총 8막으로 구성된 이 시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고전적인 시 형태를 벗어나 사진, 드로잉, 수기와 같은 다양한 시각 매체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브리콜라주적 구성은 선배 작가인 차학경의 『딕테』가 보여준 바와 같이 역사적 텍스트와 문학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면서 상호텍스트적 참조, 인용, 병치, 도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반도의 신식민주의 현실 속에서 배제되어온 목소리들을 소환한다. 그래서 어떤 평론가는 이를 다큐시(Docupoetry)라고 명명한 바 있고, 어찌 보면 정교하게 구축된 일종의 설치 작품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실제로 2020년 독일 베를린에서 「DMZ 콜로니 책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그 모든 것은 영원하다. 그것들은 "무의식의 영원"이다. 그것들은 기억을 통해서, "상상의 집합"과 "브리콜라주"를 통해서, 그리고 귀환의 "호명"을 통해서만 다시 이야기될 수 있다. (본문 99쪽)
"[신식민지] 이데올로기적 국가 장치"의 폭력을 증언하고 폭로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겹쳐서 시인은 전통적 서사의 틀에 제한되지 않는 다성적 아카이브를 구축해낸다. 이 아카이브는 현존과 부재, 기억과 망각을 넘나들면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통시적으로 연결한다. 김혜순 시인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평가한다. "그러나 최돈미도 글을 써나가면서 재현의 수치를 견뎌내는 듯하다. 안학섭의 독백은 자꾸만 분절된다. 그러다가 끝끝내 몇 개의 모음으로 남는다. 지독한 현실은 검열과 수치를 건너서 실험 극장의 언어가 된다. 증언과 대화는 최대의 언어 실험장이 된다. 리얼리즘의 언어는 고문과 겸열과 번역을 건너서 모더니즘의 언어 실험이 된다."
'사이'를 탐색하고 연결하는 시인/번역가의 책무
최돈미는 우리에게 김혜순 시의 번역가로 이름이 먼저 알려졌다. 2022년 서울국제작가축제 대담에서 그는 "이민 간 뒤 오랫동안 나의 언어가 점점 사라져서 오랫동안 말도 못 하고 글도 못 썼는데 김혜순 선생의 시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내 목소리를 찾아 나갔다 … 번역은 내가 언어를 되찾는 작업이기 때문에 하늘을 봐도, 새를 봐도, 번역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번역에 대한 그의 생각은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창작의 영역에서 더욱 확장되어, 지워진 목소리와 사라진 기록, 개인과 공동체의 경험/기억을 되살리고 다시 배열하는 행위가 된다. 그것은 시인의 설명에 따르면, "역사에 불복종하는 것을 포함하며 … 희미하게 기억되는 것, 희미하게 상상되는 것, 희미하게 버려진 것들을 엮어내는" 작업이다.
번역은 하나의 양식이다=번역은 반-신식민주의 양식이다. 나는 "우리 사회에 주어진 명령의 말들"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 내가 태어난 나라를 1945년에 북위 38도선을 따라 나누고자 하는 명령이 실행되는 데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명령하는 단어들은 전 세계적으로 분열, 전쟁, 복종을 강요한다. 하지만 다른 단어들도 가능하다. 반식민주의 양식으로서 번역은 다른 단어들을 만들 수도 있다. 내 경우 나는 그걸 거울 단어라고 부른다. 거울 단어는 불복종과 저항을 하고자 한다. 거울 단어는 신식민지적 국경과 봉쇄를 거역한다. 거울 단어는 국경을 따라 나부끼며 종종 바다를 건너, 심지어 은하를 건너서 비행한다. (본문 109쪽)
외세에 의해 그어진 38선, 그리고 역시 외세 대리전의 성격을 지닌 참혹한 전쟁의 결과로 그어진 DMZ. 한 나라의 허리이자 분단의 지점, 민족 이산의 시작 지점이자 동시에 접합과 통일의 장소로서의 DMZ는 "신식민주의의 딸"이자 "제가 쓰는 언어는 한국어도, 영어도 아닌 그 사이의 어떤 것"이라고 말하는 시인에게 '사이'를 연결하는 자로서의 시인/번역가의 책무를 일깨우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인은 북위 38도의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 떼에게 "번역가 구함! 나를 고용해줘, 나를"이라고 말하고, 번역가이자 이방인으로 돌아온 한국 땅에서 "날개의 언어", "귀환의 언어"를 찾아 나서고, 학살에서 살아남은 소녀들의 이야기를 번역하기로 마음먹고, "몸에 새겨진 모든 것을 다시 쓰"고자 노력하고, "반-신식민주의 양식"으로서의 번역을 실천해나간다.
이 시집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으면 마치 우리가 DMZ라는 우리의 몸 위에 새겨진 상처와 흉터의 배치라는 어떤 설치 작품, 혹은 그룹 기획전을 보고 전시장을 빠져나온 느낌이 든다. 우리는 전시장 밖에서 입장할 때와는 다른 어떤 정동(情動)에 도착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우리는 우리 안에서 지금껏 말하지 않던 타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우리는 이제 눈앞의 풍경이 다르게 바뀌었음을 느낀다. 우리가 아직 '콜로니'에 있는 느낌.
-김혜순, 「추천사」에서
발터 베냐민은 번역을, 끊임없이 발전해나가며 원작에 '사후 생명'을 부여하는 방식이라 보았다. 한국전쟁에서 이승만-박정희 독재정권 시기를 거쳐 광주 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KOR-US' 3부작을 통해 시인은 제국주의/신식민주의의 유산을 탐색하고 추적하며 불복종과 저항을 위한 번역 아카이브를 재구축해왔다. 그런 그의 지난한 노력에 세계의 수많은 작가와 학자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특히 두 번째 시집 『DMZ 콜로니』는 미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독일어, 스페인어, 스웨덴어 등으로 번역 출판되었다.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깊이 아로새겨진 집단적 트라우마의 잔재 위에서 다른 세상의 가능성을 꿈꾸는 시인/번역가로서의 그의 실천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시간을 타고 날아간다." -김혜순(시인)
"최돈미는 미국 실험시단에 큰 영향을 미친 차학경과
『딕테』의 계승자다." -조엘 맥스위니(시인)
불복종과 저항을 위한 다성적 아카이브
DMZ에 대한 짧은 설명과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의 폭압을 피해 타국으로 뿔뿔이 흩어져야 했던, "새들처럼 살았던" 가족사에 대한 회고로 시작되는 이 시집은 오랜만에 이방인으로서 돌아온 시인이 "날개의 언어", "귀환의 언어"를 찾아/번역하러 역사의 현장으로 발을 내딛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세계 최장 비전향 장기수인 안학섭 그리고 페미니스트 학자이자 인권 활동가인 안김정애와의 인터뷰, 한국전쟁으로 고아가 된 이들의 진술, 1951년 산청-함양 학살에 관한 기록 등 미국의 지원/보호 아래 장기간 이어진 독재정권 치하에 대한 집단적 기억을 통해 도드라지는 "나라 같지 않은 나라"의 이야기….
포획, 고문, 학살의 언어는 해독하기 어렵다. 거의 외국어 수준이다. 끔찍한 악몽 같다! 하지만 나는 이방인이니까 아주 작은 떨림과 고통도 감지할 수 있다. (본문 53쪽)
총 8막으로 구성된 이 시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고전적인 시 형태를 벗어나 사진, 드로잉, 수기와 같은 다양한 시각 매체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브리콜라주적 구성은 선배 작가인 차학경의 『딕테』가 보여준 바와 같이 역사적 텍스트와 문학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면서 상호텍스트적 참조, 인용, 병치, 도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반도의 신식민주의 현실 속에서 배제되어온 목소리들을 소환한다. 그래서 어떤 평론가는 이를 다큐시(Docupoetry)라고 명명한 바 있고, 어찌 보면 정교하게 구축된 일종의 설치 작품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실제로 2020년 독일 베를린에서 「DMZ 콜로니 책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그 모든 것은 영원하다. 그것들은 "무의식의 영원"이다. 그것들은 기억을 통해서, "상상의 집합"과 "브리콜라주"를 통해서, 그리고 귀환의 "호명"을 통해서만 다시 이야기될 수 있다. (본문 99쪽)
"[신식민지] 이데올로기적 국가 장치"의 폭력을 증언하고 폭로하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겹쳐서 시인은 전통적 서사의 틀에 제한되지 않는 다성적 아카이브를 구축해낸다. 이 아카이브는 현존과 부재, 기억과 망각을 넘나들면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통시적으로 연결한다. 김혜순 시인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평가한다. "그러나 최돈미도 글을 써나가면서 재현의 수치를 견뎌내는 듯하다. 안학섭의 독백은 자꾸만 분절된다. 그러다가 끝끝내 몇 개의 모음으로 남는다. 지독한 현실은 검열과 수치를 건너서 실험 극장의 언어가 된다. 증언과 대화는 최대의 언어 실험장이 된다. 리얼리즘의 언어는 고문과 겸열과 번역을 건너서 모더니즘의 언어 실험이 된다."
'사이'를 탐색하고 연결하는 시인/번역가의 책무
최돈미는 우리에게 김혜순 시의 번역가로 이름이 먼저 알려졌다. 2022년 서울국제작가축제 대담에서 그는 "이민 간 뒤 오랫동안 나의 언어가 점점 사라져서 오랫동안 말도 못 하고 글도 못 썼는데 김혜순 선생의 시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내 목소리를 찾아 나갔다 … 번역은 내가 언어를 되찾는 작업이기 때문에 하늘을 봐도, 새를 봐도, 번역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번역에 대한 그의 생각은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창작의 영역에서 더욱 확장되어, 지워진 목소리와 사라진 기록, 개인과 공동체의 경험/기억을 되살리고 다시 배열하는 행위가 된다. 그것은 시인의 설명에 따르면, "역사에 불복종하는 것을 포함하며 … 희미하게 기억되는 것, 희미하게 상상되는 것, 희미하게 버려진 것들을 엮어내는" 작업이다.
번역은 하나의 양식이다=번역은 반-신식민주의 양식이다. 나는 "우리 사회에 주어진 명령의 말들"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 내가 태어난 나라를 1945년에 북위 38도선을 따라 나누고자 하는 명령이 실행되는 데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명령하는 단어들은 전 세계적으로 분열, 전쟁, 복종을 강요한다. 하지만 다른 단어들도 가능하다. 반식민주의 양식으로서 번역은 다른 단어들을 만들 수도 있다. 내 경우 나는 그걸 거울 단어라고 부른다. 거울 단어는 불복종과 저항을 하고자 한다. 거울 단어는 신식민지적 국경과 봉쇄를 거역한다. 거울 단어는 국경을 따라 나부끼며 종종 바다를 건너, 심지어 은하를 건너서 비행한다. (본문 109쪽)
외세에 의해 그어진 38선, 그리고 역시 외세 대리전의 성격을 지닌 참혹한 전쟁의 결과로 그어진 DMZ. 한 나라의 허리이자 분단의 지점, 민족 이산의 시작 지점이자 동시에 접합과 통일의 장소로서의 DMZ는 "신식민주의의 딸"이자 "제가 쓰는 언어는 한국어도, 영어도 아닌 그 사이의 어떤 것"이라고 말하는 시인에게 '사이'를 연결하는 자로서의 시인/번역가의 책무를 일깨우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인은 북위 38도의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 떼에게 "번역가 구함! 나를 고용해줘, 나를"이라고 말하고, 번역가이자 이방인으로 돌아온 한국 땅에서 "날개의 언어", "귀환의 언어"를 찾아 나서고, 학살에서 살아남은 소녀들의 이야기를 번역하기로 마음먹고, "몸에 새겨진 모든 것을 다시 쓰"고자 노력하고, "반-신식민주의 양식"으로서의 번역을 실천해나간다.
이 시집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으면 마치 우리가 DMZ라는 우리의 몸 위에 새겨진 상처와 흉터의 배치라는 어떤 설치 작품, 혹은 그룹 기획전을 보고 전시장을 빠져나온 느낌이 든다. 우리는 전시장 밖에서 입장할 때와는 다른 어떤 정동(情動)에 도착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우리는 우리 안에서 지금껏 말하지 않던 타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우리는 이제 눈앞의 풍경이 다르게 바뀌었음을 느낀다. 우리가 아직 '콜로니'에 있는 느낌.
-김혜순, 「추천사」에서
발터 베냐민은 번역을, 끊임없이 발전해나가며 원작에 '사후 생명'을 부여하는 방식이라 보았다. 한국전쟁에서 이승만-박정희 독재정권 시기를 거쳐 광주 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KOR-US' 3부작을 통해 시인은 제국주의/신식민주의의 유산을 탐색하고 추적하며 불복종과 저항을 위한 번역 아카이브를 재구축해왔다. 그런 그의 지난한 노력에 세계의 수많은 작가와 학자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특히 두 번째 시집 『DMZ 콜로니』는 미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독일어, 스페인어, 스웨덴어 등으로 번역 출판되었다.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깊이 아로새겨진 집단적 트라우마의 잔재 위에서 다른 세상의 가능성을 꿈꾸는 시인/번역가로서의 그의 실천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목차
목차
1막 하늘 번역
2막 귀환의 날개들
안학섭 #1
안학섭 #2
안학섭 #3
안학섭 #4
안학섭 #5
3막 행성적 번역
4막 고아들
고아 최금점
고아 허점달
고아 김경남
고아 김갑순
고아 정정자
고아 유기묘
고아 이정선
고아 김성례
고아 9
나는 누구인가?
5막 그 장치
6막 귀환의 호명
7막 거울 단어들
하각
당신은 누구인가?
각하
?까니습있 아살
눈기러기를 위한 하늘 비유
(파란 × 300!)
8막 (새로운) (=) (천사들)
주
옮긴이 주
감사의 말
번역 후기 (정은귀)
추천사 (김혜순)
2막 귀환의 날개들
안학섭 #1
안학섭 #2
안학섭 #3
안학섭 #4
안학섭 #5
3막 행성적 번역
4막 고아들
고아 최금점
고아 허점달
고아 김경남
고아 김갑순
고아 정정자
고아 유기묘
고아 이정선
고아 김성례
고아 9
나는 누구인가?
5막 그 장치
6막 귀환의 호명
7막 거울 단어들
하각
당신은 누구인가?
각하
?까니습있 아살
눈기러기를 위한 하늘 비유
(파란 × 300!)
8막 (새로운) (=) (천사들)
주
옮긴이 주
감사의 말
번역 후기 (정은귀)
추천사 (김혜순)
저자
저자
최돈미 Don Mee Choi
서울에서 태어나 군사정권의 정치적 박해를 우려한 사진기자 아버지를 따라 열 살 때 한국을 떠났다. 홍콩을 거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캘리포니아예술대학(칼아츠)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시각 자료와 다큐멘터리, 서정성을 결합한 'KOR-US' 3부작으로 현대 실험시단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3부작의 두 번째 시집 『DMZ 콜로니』는 "우리는 모두 역사의 희생자이기에, 우리로 하여금 역사를 증언하고 저항할 것을 촉구한다"는 찬사를 받으며 2020년 한국계 시인 최초로 전미도서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맥아더재단, 구겐하임재단, 래넌재단, 와이팅재단과 DAAD 베를린 예술가 프로그램의 펠로십에 선정되었다. "제가 쓰는 언어는 한국어도, 영어도 아닌 그 사이의 어떤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한국 시의 번역, 소개에도 열정적이어서 김혜순 시집 『죽음의 자서전』 번역으로 그리핀 시문학상과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받았다. 지금은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군사정권의 정치적 박해를 우려한 사진기자 아버지를 따라 열 살 때 한국을 떠났다. 홍콩을 거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캘리포니아예술대학(칼아츠)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시각 자료와 다큐멘터리, 서정성을 결합한 'KOR-US' 3부작으로 현대 실험시단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3부작의 두 번째 시집 『DMZ 콜로니』는 "우리는 모두 역사의 희생자이기에, 우리로 하여금 역사를 증언하고 저항할 것을 촉구한다"는 찬사를 받으며 2020년 한국계 시인 최초로 전미도서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맥아더재단, 구겐하임재단, 래넌재단, 와이팅재단과 DAAD 베를린 예술가 프로그램의 펠로십에 선정되었다. "제가 쓰는 언어는 한국어도, 영어도 아닌 그 사이의 어떤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한국 시의 번역, 소개에도 열정적이어서 김혜순 시집 『죽음의 자서전』 번역으로 그리핀 시문학상과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받았다. 지금은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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