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노상
Les Innocents
앤드류 밀러의 장편소설 『레지노상』. 짓밟혀 성난 민심과 이를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지배 계층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18세기 파리의 냄새와 소리와 광경을 놀라운 솜씨로 재연해 이제는 사라진 세계를 소름끼치도록 생생하게 마술처럼 창조해 낸다. 1785년 프랑스 혁명 전의 파리를 무대로, 1786년도에 있었던 레지노상 공동묘지 이전 공사를 맡았던 장 바티스트 바라트라는 젊은 엔지니어를 주인공으로 하여 오래되고 아름다운 성당에 울리는 파이프 오르간 소리처럼 깊고 웅대한 서사를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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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오래되고 아름다운 성당에 울리는 파이프 오르간 소리처럼 깊고 웅대한 서사
짓밟혀 성난 민심과 이를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지배 계층의 이야기
2011년도 코스타 문학상 대상 수상작품!
속취俗臭와 시취屍臭로 진동하는 1785년 파리와 그 시대의 어둠을 소름끼치도록 생생하게 묘사해낸 관능적인 소설
2011년도 코스타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고《옵서버(The Observer)》선정 "최고의 역사 소설 10편"에 이름을 올린『레지노상』(원제; PURE)은 까다로운 영국 비평계와 대중독자들의 기호를 모두 충족시키며 2011년 최고의 소설작품(문학성과 시장 판매량 모두에서)으로 선정되었다. 계몽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레지노상』은 이성의 동이 트는 새벽을 환호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어둠 속에 도사리고 있는 도깨비와 유령처럼 이성을 조롱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는 마魔의 시간에 대한 오마주이다. 시체와 유령 이야기를 가장한 사상소설(novel of ideas)인『레지노상』은 관능적인 시대극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프랑스혁명 직전인 1785년, 젊은 엔지니어 장 바티스트는 베르사유 궁전으로 향한다. 혁명 전 베르사유 궁전은 폭풍 전야의 고요함처럼 겉으로는 평온한 모습이다. 장 바티스트는 장관으로부터 파리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공동묘지인 레지노상을 허물고 묘지의 유골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는 명령을 받는다. 하지만 '파리의 시체들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만큼 까마득한 옛날부터 삼켜왔던' 레지노상에 도착한 그는 참담한 광경에 충격을 받는다. 폐쇄된 교회 건물은 너무나 낡았고, 묘지 안에 다 들어가지 못한 수많은 유골들이 납골당을 가득 채우고 있다. 대지가 수용하기엔 너무 많은 시체가 부패되지 않고 땅으로 스며들어 그 지역 전체가 악취로 뒤덮여 있다. 흑사병으로 죽은 아이들이나 미라가 된 젊은 여자들의 무덤을 날마다 파헤치는 일은 건장한 남자들도 미치게 만들어 끝내는 자살, 화재, 강간 등이 벌어진다.
앤드류 밀러는 18세기 파리의 냄새와 소리와 광경을 놀라운 솜씨로 재연함으로써, 이제는 사라진 세계를 소름끼치도록 생생하게 마술처럼 창조해 낸다. 파헤쳐진 묘지에 다시 꽃들이 피고, 부서진 교회의 지붕을 뚫고 태양이 어둠을 밝히는 것처럼.
『레지노상』은 1785년 10월 셋째 주에서 그 이듬해 1786년 10월까지 1년의 기간 동안 토목공학 엔지니어인 장 바티스트 바라트가 겪은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편 다가올 역사적 대사건을 계속적으로 암시하면서 폭풍 전야의 긴장감이 도는 파리를 탁월한 솜씨로 그려내고 있다. 18세기의 베르사유 궁전과 코메디 프랑세즈 극장 등의 묘사는 너무도 생생하여 그 냄새와 소란스러운 소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하다. 텅 빈 교회에서 낡은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는 오르가니스트, 《여러분을 귀족으로 모시는 윌로 앤드 선스〉라는 광고문구, 태고의 어둠에 싸인 교회를 인부들이 망치질을 하여 지붕을 박살내자 마침내 강한 빛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그 빛이 점차 퍼져가는 모습, 이 작품의 뼈대가 되는 오래된 교회와 묘지의 정화작업(이 작품의 원제는 『PURE』로, 레지노상의 정화작업을 뜻함과 동시에 프랑스 사회를 정화시킬 혁명을 의미한다) 등 혁명에 대한 상징들을 소설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혁명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도 독자들의 머릿속에 혁명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도록 만드는 작가의 솜씨가 기막히다. 또한 앤드류 밀러는 악인과 선인이 따로 없는 사실적이고 다양한 인물을 창조해 내어 복잡하고도 가변적인 인간의 심리를 감각적이고 섬세한 필치로 성공적으로 묘사해 내었다.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영국의 작가 앤드류 밀러의 소설 작품에 발문을 쓴 한국의 젊은 작가 김숨의 말처럼 "『레지노상』은 한순간도 문학적 품위를 잃지 않으며, 통속의 기미 없이 오래되고 아름다운 성당에 울리는 오르간 소리처럼 깊고 우아한 목소리로 장대한 서사를 들려준다."
2011년도 코스타 문학상 소설부문과 동시에 전체부문에서 최고상 수상작이 된 『레지노상』에 쏟아진 수많은 찬사
"밀러가 완성하는데 3년이 걸린『레지노상』은 보석과도 같은 책이다. 눈을 뗄 수 없이 흥미로우며 아름다운 시적인 문체로 씌어진 이 소설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당신의 머릿속에 오래 머물 것이다." ――《데일리 익스프레스》(Daily Express)
"아름답도록 정교한 이 작품은 거의 완벽에 가깝다. 세밀하고, 상징적이며 위험한 변화 속의 그 시대와 장소와 인간을 다채롭게 살려냈다. 불순물을 정제시킨 천재성이 여기에 있다."
――《텔레그래프》(The Telegraph)
"파트리크 쥐스킨트의『향수』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이 책과는 사랑에 빠질 것이다." ――《데일리 익스프레스》(Daily Express)
"프랑스를 갈기갈기 찢어놓은 대혁명뿐만 아니라, 그 이후 수 세기 동안의 진보와 학살이라는 역사의 무게를 이 책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가디언》(The Guardian)
"계몽주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이성의 동이 트는 새벽을 환호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어둠 속에서 도사리는 도깨비와 유령처럼 이성이 조롱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는 마魔의 시간에 대한 오마주이다. 유령 이야기를 가장한 사상소설(novel of ideas)인『레지노상』은 관능적인 시대극으로 독자들을 육감적으로 사로잡는다."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
"구수한 빵냄새와 지린내나는 요강으로부터 옷의 질감, 음산한 의학 시술 절차, 파낸 유골의 다양한 색깔에 이르기까지 혁명 전의 파리가 더러운 디테일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밀러는 역사의 오솔길에 등장하는 조연들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이제는 사라진 세계를 소름끼치도록 생생하게 마술처럼 창조해 낸다."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문학적으로 풍부하고 조화롭다…… 자살, 강간, 유혹, 광기들이 이 우아한 소설을 이끈다…… 육체적, 정치적 부패 속에서, 밀러는 문제의 핵심을 글로 풀어간다."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
"혁명 전 프랑스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독자를 사로잡는 풍부하고 환상적인 역사소설로 오랜 세월 동안 읽힐 만한 문학성 높은 소설이다."
―― 코스타 문학회 심사위원장, 조디 그리그
작가(앤드류 밀러)의 말
레지노상 교회와 부속 공동묘지는 이 이야기에 묘사된 것처럼 분명히 존재했으나, 이 작품은 사실과 창작을 섞은 상상력의 산물이다. 현재 지하 레알 쇼핑센터 근처에는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점이 늘어선 작은 광장이 존재할 뿐, 묘지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오래된 이탈리아 분수는 19세기에 광장의 중앙으로 옮겨졌고, 이제는 만남의 장소로, 그리고 쇼핑에 지친 사람들이 앉아서 쉬는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파리의 카타콤에 가면, 다른 묘지에서 이장된 뼈들과 더불어 레지노상의 뼈들도 볼 수 있다. 번잡한 도시 아래 깊은 곳에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지하 통로를 따라 수천 미터의 유골들이 쌓여 있다. 레지노상이 철거된 지 몇 년 후 시작된 공포 정치의 희생자들 역시 구 채석장 자리 어딘가에 묻혀 있다고 전해진다. 카타콤 입구 위에는〈멈추어라! 여기는 죽음의 제국이다(Arr?te! C'est ici l'empire de la Mort).〉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육체적, 정치적 부패 속에 피어난 우아하며 아름다운 소설(작품 줄거리)
앤드류 밀러의 소설『레지노상』은 1785년 프랑스 혁명 전의 파리를 무대로, 1786년도에 있었던 레지노상 공동묘지 이전 공사를 맡았던 장 바티스트 바라트라는 젊은 엔지니어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이다. 노르망디에서 온 엔지니어인 장 바티스트는 베르사유 궁전으로 불려가게 된다. 최고의 왕립 토목학교 출신인 그는 거기에서 파리 한복판에 있는 레지노상 교회와 부속 공동묘지를 철거하고 그곳에 있는 무수한 유골들을 처리하라는 의뢰를 받는다.
이 공동묘지는 유명한 레알 시장과 거의 붙어 있는데, 시체의 지방질이 제대로 부패되지 않고 땅으로 스며들어 그 지역 전체가 악취에 싸여 있다. 시장에서 파는 청과물이나 고기 같은 식료품도 빨리 썩고 주민들의 건강까지 위협을 받는다. 공간이 한정된 공동묘지에 엄청나게 쌓인 시체 잔해가 벽을 뚫고 인근 주택의 지하실로 넘쳐흘러 들어간 후 레지노상 교회와 묘지는 폐쇄되었다. 장 바티스트 바라트는 무덤을 옮기고 잔해를 파리 외곽의 채석장으로 나르는 수년 간의 정화작업을 감독하게 된다.
장 바티스트 바라트는 묘지를 폐쇄하고 이전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자신이 한때 일한 적이 있는 발랑시엔의 광부들을 데리고 오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곳으로 가서 옛 친구이자 감독인 르쾨르를 만나서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한다. 르쾨르는 건장하고 힘센 광부 30명을 데리고 파리로 온다. 이 광부들은 근면하기는 하지만 프랑스어가 아닌 플라망어를 사용하고 뭔가 불온한 분위기를 풍긴다.
공사가 진행되면서 장 바티스트는 혐오감과 수치감을 느끼지만, 이성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젊은이인 그는 과거의 독소적 영향을 제거하는 작업이라고 자신을 타이른다. 그리고 자신과 그가 고용한 사람들이 파리를 정화시키는 사람들이라고 위안을 삼는다.
주민들이 반길 줄로만 알았던 레지노상 정화 작업은 놀랍게도 반대에 부딪힌다. 거기에는 바라트가 묵고 있는 하숙집 주인인 모나르 가족들도 포함된다. 그 집에는 지게트라는 딸이 있는데 미혼으로 아름답지만 괴이한 면이 있다. 그녀는 레지노상 철거 작업에 불안정해진 나머지 한밤중에 엔지니어를 쇠자로 공격한다.
장 바티스트는 교회지기의 열네 살 난 손녀딸 잔느의 도움을 받는다. 그녀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상냥한 소녀로 지금껏 무덤의 죽은 자들 사이에서 자랐다. 엔지니어가 무덤을 측량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돕는데, 소녀는 자신의 작은 낙원을 파괴하는 일을 기꺼이 도와준다.
또한 레지노상 교회의 미치광이 콜베르 신부, 엔지니어에게 최첨단 패션을 가르쳐 주는 세련된 오르가니스트 아르망, 불행히도 단두대를 지칭하는 이름이 되어버린, 그러나 사실은 분별력이 뛰어나고 인간미 넘치는 의사인 기요탱 박사 등 다양한 사람들과 친분을 맺는다. 그러나 장 바티스트 바라트가 가장 사랑한 것은 신비로움을 지닌 심성 고운 창녀 엘로이즈다.
흑사병으로 죽은 아이들이나 미라가 된 젊은 여자의 무덤을 날마다 파헤치는 일은 건장한 남자들도 미치게 만들어 끝내는 자살, 화재, 강간 등이 벌어진다. 그러나 이 모든 인간 중에 진정한 악인은 하나도 없다. 끝내는 전부 정화되고 선한 인간성 속으로 스며들어 순수해지기 때문이다.
불안한 광기가 열병처럼 퍼진 혁명 직전의 파리를 오수午睡 상태에서 가위눌리듯 경험하게 하는 기묘한 소설 ―― 작가 김숨
"한때는 내 속에도 선한 마음이 있었지."라고 고백하는 『레지노상』의 주인공 장 바티스트 바라트가 오늘 우리 안의 시체를 치우러 온다. 미친 신부 콜베르, 사랑스러운 여인 엘로이즈, 오르가니스트 아르망 같은 개성이 넘치고 매력적인 친구들과 함께.
"땅이 슬퍼하고 쇠잔하며 세계가 쇠약하고 쇠잔하며 세상 백성 중에 높은 자가 쇠약하며 땅이 또한 그 주민 아래서 더럽게 되었으니……." 구약성서 이사야에 기록된 땅보다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는 추악하고 안쓰러운 지면地面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바라트를 통해 밀러가 말하려 하는 것은 원래의 영문판 제목 그대로 '순수(PURE)'가 아니었을까. 잃어버린 줄도, 언제 잃어버렸는지조차 모르는, 따라서 찾을 생각조차 못하는 순수…… 불순한 다른 금속이 섞이지 않은 순금처럼 순도 100%의 마음과 영혼…….
불안하고 불길한 광기가 열병처럼 퍼진 혁명 직전의 파리를 배경으로 시체들과 광기, 강간이 난무하는 세계가 오수午睡 상태에서 가위눌리듯 경험하는 기묘한 '세계'처럼 펼쳐지는데도 불구하고, 『레지노상』은 한순간도 문학적 품위를 잃지 않는다. 통속의 기미 없이, 오래 되고 아름다운 성당에 울리는 오르간 소리처럼 깊고 우아한 목소리로 장대한 서사를 들려준다.
'나'의 존재를 증명하고 새롭고 견고하게 무장하는 일은, 애도의 시간을 경건히 지낸 뒤 시체를 치우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사금파리처럼 떠도는 뼈와 질식시킬 만큼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썩은 살을 거둔 뒤에나 그 위에 오색 꽃을 심고, 청량한 공기가 깃들기를 기대할 수 있을 테니까. 시체는 결국 우리들이 '그것이 순수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인습이자 추악함, 비겁함과 어리석음일 테니까.
순수한 운명의 시간 속에 우리를 찾아온 『레지노상』을 읽는 것은, 오물로 쌓여 있는 내 안의 죽은 자들을 거두어 치우는 일이자, '나'라는 '우리'라는 아름다운 존재를 복원하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비현실이 현실이 되는 지점, 현실이 비현실이 되는 지점. 그 두 지점이 교차하는 지점에 『레지노상』은 있는 듯하다.
앤드류 밀러와 김숨 작가의 이메일 인터뷰
―― '죽은 자'와 '산 자'의 이야기
36살이나 어린 제자 번지가 인仁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愛人〕." 현대 영국의 작가 앤드류 밀러에게서 춘추시대의 사상가 공자가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던 인仁이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작가 앤드류 밀러에게 김숨 작가가 보낸 열세 가지 질문과 답 중에서 몇 가지.)
▶ 글을 쓸 때 당신이 원칙으로 삼는 것이 있는가? 아울러 글쓰기 안에서, 그리고 글쓰기 밖에서 당신이 가장 관심을 갖는 대상은 무엇인가?
"18세에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나는 아름다운 그 무엇을 창조하고 싶었다. 숨을 쉬기 시작하고 영혼이 소생하며 예술과 만나는 그 경지로 불러올 수 있는 그 무엇을, 피와 땀의 열매뿐만 아니라 피와 땀 그 자체를 담아내는 그 무엇을 말이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이러한 나의 꿈은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글쓰기 외의 관심사는 나의 딸, 친구들, 음악(나는 만돌린 연주를 즐긴다), 바다, 합기도라는 흥미로운 무술, 적포도주, 불교, 신발 등이다."
▶ 시대가 그리고 독자가 작가에게 분명히 요구하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그 요구와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이제 작가들이 더 이상 문학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책을 읽는 대중'이 존재한다고 단순히 단정해버릴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따라서 우리들은 작가로서의 담대함을 집단적으로 잃어버릴 위험에 놓여 있다. 또한 문학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작가 세대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 그럴수록 더욱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큰 포부를 가지고, 더 소신있게 타협하지 않고 글을 써 나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문학이 다시 힘을 갖게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이 가능하려면 출판사들과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요즘은 출판사들도 용기가 필요한 때니 말이다."
▶ 1785년 파리 한복판 속취俗臭와 시취屍臭로 진동하는 공동묘지가 무대인 『레지노상』은 수세기 동안 쌓인 시체들, 죽은 자들로 넘쳐난다. 당신이 생각하는 '죽은 자'와 '산 자'의 차이에 대해 듣고 싶다. '죽음'과 '죽은 자'의 차이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죽은 자들에 대한 존경 어린 동족의식은 중세 시대로부터의 특이한 의외의 선물 중 하나일 것이다. 소설에서 묘지의 죽은 자들과 그들의 유골을 다루는 등장인물 속에서 다양한 반응을 끌어내도록 하는 것이 나에게는 상당히 중요했다."
▶ "사랑을 포기하는 것은, 어떠한 역경을 겪어왔든지 간에, 어려운 일이다. 언젠가 다시 찾고 싶은 그리운 고향처럼 사랑에 대한 생각을 떨쳐 버리기란 힘들다. 너무나도 힘들다." 『레지노상』의 여주인공이자 사랑스런 여인 엘로이즈의 불안하고 내밀한 고백이다. 당신은 '사랑'을 믿는가? 믿는다면 누가, 어떤 사랑의 경험이 당신에게 그 믿음을 심어주었는가?
"사랑은 미봉책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깊은 내면을 치유하는 명약일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사랑(여기서 사랑이란 단순히 이성간의 사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에 굶주린 사람들이 너무도 많고, 그 결과 큰 고통을 겪는다.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나는 상당히 운이 좋은 편이다. 어린아이를 기르는 아버지로서 사랑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또한 16살에 첫사랑에 빠진 경험 역시 사랑에 대한 훌륭하고도 격동적인 첫 수업이 되었다."
▶ 『레지노상』이 한국에 소개되는 당신의 첫 작품인 만큼 많은 한국 독자들이 앤드류 밀러라는 작가에 대해 궁금해 할 것이다. 자신의 소개를 좀더 해줄 수 있는가?
"한밤중에 나는 부엌에서 춤을 춘다. 가끔은 혼자서, 가끔은 다른 이들과 함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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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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