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유령
손병현 소설
『내 곁에 유령』은 이태원의 ‘타워팰리스 고시원’이 주 무대인 작품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생생한 삶을 화면으로 재구성하듯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작품 속 인물들의 내면은 눅눅하고 우울하지만 작가 특유의 해학적 문체로 자칫 답답할 수 있는 진행을 명랑하게 이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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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남쪽의 소읍에서 보험외판을 하던 철식은 어느 날 고향친구 뺀질이의 전화를 받는다. 전문대를 졸업 후, 이렇다 할 능력도 없고 삶을 개척할 의욕도 부족했던 철식은 보험약관도 제대로 모른 채 주위 친구들의 배려로 그럭저럭 살아가던 위인이었다. 그에 비해 뺀질이는 일찍 서울로 상경 고향부모가 생산한 곡물을 친환경국산곡물로 둔갑시켜, 재산을 불렸고 좀 편하게 살아볼 계획으로 이태원에 고시원을 차렸다.
고시원 총무가 된 철식은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만나게 된다.
꼴통 ㆍ 사쿠라 ㆍ 증권맨 ㆍ 똘아이 ㆍ 뺀질이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호스티스 ㆍ 수배자 ㆍ 증권사 퇴물 ㆍ 원정 매춘녀 ㆍ 고시원사장 등 다양한 모습로 살아간다.
꼴통은 가라오케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을 접대하는 일명 업소걸이다. 사쿠라는 제일 한국인으로 왕년에 이태원 일대에서 한 끗발 날리던 술집 아가씨였지만 지금은 일본 경시청에 쫓기는 신세다. 증권맨은 한때 유명 증권사에서 딜러로 일했지만 고객의 돈을 몽땅 날리고 현재는 단타로 겨우 연명하는 신세다. 똘아이는 일본으로 원정매춘을 다니는 여자로 고시원 사장인 뺀질이와 그렇고 그런 관계다. 뺀질이는 능수능란한 말솜씨와 잔꾀로 원생들에게 군림한다.
철식은 이들과 좌충우돌 순간순간 부닥치게 된다. 어느 날 철식은 아픈 꼴통을 병원에 데려다 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철식은 꼴통으로부터 지속적이고 진실된 구애를 받지만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한다.
한편 철식은 '마리서사'로 명명되는 삼각지 재활용센터에서 무명작가들과도 교류한다. 한때 지방신문 신문춘예 소설에 당선된 적이 있던 철식은 '마리서사'라 명명되는 '행복재활용센터'에서 허기를 때우는가 하면 같은 무명작가로서의 서글픔을 나누기도 한다. 재활용센터 사장이면서 시 쓰기를 포기하지 않는 민, 학생들 자기소개서까지 대필하며 글쓰기를 생계수단으로 삼고 있는 장, 그리고 소설 쓰다가 이혼당하고 내기당구로 연명하며 술로 살고 있는 김, 이렇게 퇴화되어가는 삼류작가들은 철식에게 위안처이면서도 늪이다.
어느 날 철식은 꼴통과 동해로 여행을 떠난다. 시를 쓰는 민과 꼴통의 술집동료 화경과 함께였다. 하지만 철식은 겨울의 끝자락 바닷가에서 꼴통과의 쓸쓸한 추억을 남긴 채 홀로 떠나온다. 외로움과 상처를 보듬어 줄 그 누군가를 간절히 갈구하지만 그럴 수 없는 유령들은 서로의 생채기를 덧내기만 할 뿐이다.
[출판사의 서평]
- 고시원 소설의 백미, 탁월한 입담 돋보여
소설집 『해 뜨는 풍경』으로 문학적 가능성을 증명한 바 있는 손병현 작가가 장편소설 『내 곁에 유령』을 출간했다. 이태원의 '타워팰리스 고시원'이 주 무대인 작품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생생한 삶을 화면으로 재구성하듯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작품 속 인물들의 내면은 눅눅하고 우울하지만 작가 특유의 해학적 문체로 자칫 답답할 수 있는 진행을 명랑하게 이끌어간다. 현실을 현실 그대로 드러내 보이지 않고 작가 자신의 심미안적 시선으로 새롭게 반추해내는 능력은 손병현 작가만의 특별함이라 할 수 있다. 고시원을 배경으로 하는 수많은 소설 작품이 발표된 바 있지만 『내 곁에 유령』이 그 마지막 방점을 찍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소설 서두를 읽는 순간부터 빠져드는 작품 속 몰입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후에야 긴 여운과 함께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다.
- 내 곁에 유령, 당신도 유령일 수 있다.
'타워팰리스 고시원' 속 인물들은 철저하게 유령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 어느 곳에도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세상 속에서 부유하는 이들은 점점 더 깊은 무덤 속으로 기어들어간다. 하지만 정작 이들을 유령으로 만든 것은 세상의 편견과 이웃들의 소외에 근간한다. 때문에 이들은 너무도 쉽게 세상과 이웃들에게 악의적 이빨을 드러내 보인다.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아무런 사회적 방어기제도 지니지 못한 이들은 은둔과 적대적 행위가 습관처럼 배어 있다. 이들은 강퍅한 마음만큼이나 피해의식도 강하다. 이들은 쉽게 사람을 믿지 못하며 자신보다 못한 누군가를 만나면 하이에나로 돌변한다.
이들의 가슴속 어두운 곳에는 말 못할 상처가 똬리를 틀고 있다. 아무도 이들의 상처에 관심기울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이 상처를 드러내보일라치면 외면하거나 무시하거나 귀찮아한다. 이들의 상처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 증오와 복수심으로 발화한다. 이들의 증오와 복수심은 자신들보다 똑똑하거나 가진 자에게 향하지 못한다. 일상처럼 굳어진 이들의 비굴함은 힘의 균등에 있어 자신보다 못하거나 비슷한 대상에게 처참히 되갚아주는 것으로 해소된다.
고시원생이면서 무명작가의 삶을 살아가는 철식은 스스로 유령되기를 자처한 인물이면서 이 시대가 만들어낸 또 다른 유령의 모습니다. 끝내 유령되기를 거부했던 꼴통은 죽음으로 최후를 맞이하고, 유령의 탈을 쓴 채 욕망과 맞서 싸울 자신이 없었던 철식은 다시 귀향을 선택한다. 이 시대의 수많은 유령들의 최후가 꼴통과 철식의 앞선 발자취일 것이다.
보라, 저기 유령이 당신의 얼굴을 달고 저만치 걸어간다.
목차
목차
2. 도시 하이에나 _22
3. 겨울, 그 언덕에서 _49
4. 국화(菊花) _77
5. 남겨진 자 _95
6. 시인과 숙녀 _127
7. 베란다의 아침 _171
8. 거룩한 믿음의 역사 _202
9. 목마른 파도 _216
10. 화려한 날들, 그 쓸쓸한 하오 _239
에필로그 _271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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