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할데(헤르만 헤세 전집 8)(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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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에게 과연 결혼 생활이 가능한 것인가?
어느 예술가의 초상을 그린 헤르만 헤세의 소설 『로스할데』. 헤르만 헤세의 거대한 문학세계를 조감할 수 있는 대표 장편들을 소개하는 「헤르만 헤세 선집」의 여덟 번째 책이다. 이 선집은 서정성과 낭만성이 풍부한 초기작들부터 인생에 대한 치열한 질문과 구도의 과정이 담긴 말년의 대작들까지 헤세 특유의 원문의 결을 살린 번역으로 선보인다.
화가를 주인공으로 한 예술가 소설이자 헤세의 불행했던 첫 번째 결혼의 경험이 투영된 이 소설은 헤세의 작품 목록 가운데 이질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잘못된 관계 속에서 고통받는 화가이자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데 실패한 가장의 모습이 절절하게 그려져 있다. 헤세는 실패한 결혼 생활이라는 자신의 상처를 문학으로 승화시키며 ‘예술가의 결혼’이라는 문제를 통해 예술과 일상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느 예술가의 초상을 그린 헤르만 헤세의 소설 『로스할데』. 헤르만 헤세의 거대한 문학세계를 조감할 수 있는 대표 장편들을 소개하는 「헤르만 헤세 선집」의 여덟 번째 책이다. 이 선집은 서정성과 낭만성이 풍부한 초기작들부터 인생에 대한 치열한 질문과 구도의 과정이 담긴 말년의 대작들까지 헤세 특유의 원문의 결을 살린 번역으로 선보인다.
화가를 주인공으로 한 예술가 소설이자 헤세의 불행했던 첫 번째 결혼의 경험이 투영된 이 소설은 헤세의 작품 목록 가운데 이질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잘못된 관계 속에서 고통받는 화가이자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데 실패한 가장의 모습이 절절하게 그려져 있다. 헤세는 실패한 결혼 생활이라는 자신의 상처를 문학으로 승화시키며 ‘예술가의 결혼’이라는 문제를 통해 예술과 일상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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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헤르만 헤세 선집을 펴내며
'거대한 새가 알을 깨고 나오려고 싸우고 있었다. 그 알은 세계였고, 그 세계는 산산조각이 나야 했다.' 세상과의 경계에 서 있는 젊음의 불안과 방황을 통한 자아실현과 영적 탐구를 헤르만 헤세만큼 투명하고 생생하게 보여준 작가는 없었다. 질풍노도의 성장기에 겪었던 혼돈과 투쟁, 그리고 그것을 통해 완전한 자유에 이르는 과정을 기록한 헤세의 날카롭고 섬세한 글들은 시대를 초월하는 젊은 영혼들을 위한 잠언집이다. 선과 악,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 자연과 정신, 육체와 영혼의 이분법을 지양하는 헤세의 문학세계는 삶의 총체적 긍정에 도달하는 장대한 순례이다. 비상하는 새처럼 삶에 대한 더 높은 지평을 우리에게 제공하는 헤세의 작품들이 나날이 험난해지는 이 세상을 이해하고 이겨내는 데 모든 이들의 더할 나위 없는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
- 현대문학 편집부
세상 모든 청춘들을 위한 영혼의 바이블, 헤르만 헤세 선집
영롱하고 투명한 언어로 전 세계 청춘들의 대변자이자 선지자가 된 작가 헤르만 헤세 선집 2차분 세 권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20세기 유럽 작가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고 소개된 작가인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은 나치의 탄압 시기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대중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고 발표 이후 꾸준히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1946년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현대 독일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를 넘어서 그의 작품들이 세계문학의 귀한 유산이 되었다는 공식 인증이었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전 세계적인 저항 문화의 확산을 계기로 헤세의 작품들은 기성 제도와 관습적인 삶의 대안을 찾으려는 사람들에 의해 재발견되며 미국을 중심으로 해서 전 세계적으로 '헤세 르네상스'가 도래했다. 사춘기의 청소년이 세상과 맞닥뜨리면서 겪는 보편적인 성장통을 예리하고 섬세한 필체로 포착한 『데미안』과 『수레바퀴 밑에』 같은 성장소설은 성인으로 입문하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로 자리 잡았고 『황야의 늑대』와 『싯다르타』 같은 작품들은 기독교적인 이원론의 한계를 벗어나고 인습적 삶의 형태에 대한 대안을 강구하려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소설뿐 아니라 시와 산문, 그림, 정치적 논설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빛을 발했던 헤세의 작품세계는 그 규모가 한눈에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다. 현대문학의 『헤르만 헤세 선집』은 그러한 헤세의 거대한 문학세계를 조감할 수 있는 대표 장편들을 간추렸다. 1차로 연초에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 『싯다르타』 『황야의 늑대』 『게르트루트』 다섯 작품이 출간되었고 이번에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로스할데』 『크눌프』 세 권이 출간되었다.
서정성과 낭만성이 풍부한 초기작들부터 인생에 대한 치열한 질문과 구도의 과정이 담긴 말년의 대작들에 이르기까지 헤세 특유의 원문의 결을 살린 번역과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으로 소개되는 이번 현대문학의 헤르만 헤세 선집은 헤세의 장대한 문학적 순례길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책에 관하여
『로스할데』는 화가를 주인공으로 한 예술가 소설이자 헤세의 불행했던 첫 번째 결혼의 경험이 짙게 투영된 작품이다. 1904년 헤세는 아홉 살 연상이었던 베르누이와 결혼했지만 수년간의 별거 기간을 거쳐 1919년 정식으로 이혼했다. 불행했던 결혼 기간 동안 헤세는 현실도피의 한 방편으로 인도, 동남아 여행길에 오르기도 했다. 독일의 한 평자의 말처럼 『로스할데』는 '책표지에 저자의 이름이 없었다면' 결코 헤세의 작품인 줄 독자들은 모를 정도로 그의 작품 목록 가운데 이질적이다. 헤세의 분신이랄 수 있는 대립항적인 두 인물의 등장은 보이지 않고 자연주의 소설에서처럼 철저하게 잘못된 관계 속에서 고통받는 화가이자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데 실패한 가장의 모습이 절절하게 그려진다. 헤세는 『로스할데』 출간 직전에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불행한 결혼 생활은 잘못된 선택의 문제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예술가의 결혼"이라는 문제를 보다 심도 있게 다루어 봄으로써, 예술가나 사상가, 즉 본능에 의해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삶을 지극히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묘사하려는 사람에게 과연 결혼 생활이 가능한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어 보려 한 것'이라고 썼다. 속살로 파고든 따가운 모래를 진액으로 싸서 진주로 만드는 진주조개처럼 헤세는 실패한 결혼 생활이라는 자신의 상처를 승화시켜 예술과 일상의 상관관계라는 보편적인 질문으로 독자들을 이끌고 있다.
줄거리
오래된 대저택 로스할데에 칩거하는 주인공 요한 페라구트는 저명한 화가로서, 두 아들과 아내를 둔 가장이다. 그는 감수성이 예민하며, 외롭고 낭만적인 사람이다. 부인 아델레는 착실하지만 유머 감각이 결여된 여인으로 자기중심적이다. 페라구트는 7년 동안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간 부부 간의 불화가 심해지자 큰아들 알베르트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지방의 학교를 다니게 하는 한편, 본채는 부인에게 내주고 자기 혼자만의 공간을 찾아 따로 자신이 지낼 방 두 개를 지은 다음, 그곳에서 그림 작업을 하며 독신자처럼 생활하고 있다. 소원해진 두 부부를 맺어주는 유일한 끈은 일곱 살짜리 아들 피에르이다. 그는 부모의 귀여움을 한 몸에 독차지하고 있고, 안채와 아틀리에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한다. 화가인 남편이 안채에서 하는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부인은 언제나 남편을 손님 대하듯 한다. 어린 피에르는 이러한 가정의 균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얼어붙은 부부의 감정을 녹이는 꼬마 천사의 역할을 한다. 큰아들이 성장하면서 점차로 어머니의 편을 들며 자신과는 소원해지면서 화가 페라구트에겐 그림과 더불어 피에르야말로 삶의 희망이자 이유라 할 수 있다.
인도에 사는 화가의 죽마고우 오토 부르크하르트가 페라구트를 방문해 냉랭한 집안의 분위기에는 일시적으로 온기가 감돈다. 하지만 오토는 며칠 묵으면서 구원의 가능성이 없는 친구 가정의 불화를 몇 차례 목격하고 페라구트도 그런 꼴불견을 친구한테 보인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 된다. 오토는 요한에게 함께 인도 여행을 떠나자고 권유하고 요한은 친구의 제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림에 사랑을 쏟는 그 이상으로 인간을 사랑할 수가 없는 페라구트는 자식을 가운데 두고 결말 없는 싸움을 해야 하는 부부 관계의 괴로움 속에서, 새들이 주고받는 언어를 알아듣고 꽃들에게 상상의 이름을 붙여주는 천진난만한 피에르를 보며 심혈을 기울여 부부와 어린아이가 등장하는 가족 그림을 그려 나간다. 어느 날 피에르가 갑자기 이상한 징후를 보이고, 아이의 상태는 점차 악화되어 간다. 의사의 진단 결과 뇌막염으로 판정이 나고 회복의 가능성이 극히 작은 가운데서 페라구트 부부는 아이의 회복을 위해 열성적으로 간호한다. 부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허무하게 숨을 거두고 요한은 피에르의 죽음과 함께 자신의 결혼 생활도 종말을 맞이했다는 것을 직감한다. 요한은 절망적인 힘을 한데 모아 로스할데에서의 마지막 대작인 가족의 그림을 완성하고 아내에게 자신은 오토를 방문하러 인도로 가겠다고 통보하고 로스할데는 알아서 처분하라고 한다.
추천사
어느덧 헤세도 변했다. 그도 나이가 들면서 다른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했을 것이다. 책표지에 그의 이름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그가 이 작품의 저자라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우리가 늘 절실히 바라고 찬미했던 그의 강렬한 서사력과 감성적 문체가 다시 살아 돌아온 느낌이다. 그는 여름밤과 쾌적한 수영장과 노곤한 피로감과 육체의 고단함만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헤세는 이를 통해 우리들 독자로 하여금 뜨거움과 시원함, 그리고 피로감을 몸소 체험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이 책은 알량한 연애담에 식상해 있는 우리들에게 진정한 우정의 가치를 환기시켜 준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어떠한 음모나 권력 의지도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인격과 인격으로 혹은 인간과 인간으로 맺어진 우정 말이다.
- 쿠르트 투콜스키
'거대한 새가 알을 깨고 나오려고 싸우고 있었다. 그 알은 세계였고, 그 세계는 산산조각이 나야 했다.' 세상과의 경계에 서 있는 젊음의 불안과 방황을 통한 자아실현과 영적 탐구를 헤르만 헤세만큼 투명하고 생생하게 보여준 작가는 없었다. 질풍노도의 성장기에 겪었던 혼돈과 투쟁, 그리고 그것을 통해 완전한 자유에 이르는 과정을 기록한 헤세의 날카롭고 섬세한 글들은 시대를 초월하는 젊은 영혼들을 위한 잠언집이다. 선과 악,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 자연과 정신, 육체와 영혼의 이분법을 지양하는 헤세의 문학세계는 삶의 총체적 긍정에 도달하는 장대한 순례이다. 비상하는 새처럼 삶에 대한 더 높은 지평을 우리에게 제공하는 헤세의 작품들이 나날이 험난해지는 이 세상을 이해하고 이겨내는 데 모든 이들의 더할 나위 없는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
- 현대문학 편집부
세상 모든 청춘들을 위한 영혼의 바이블, 헤르만 헤세 선집
영롱하고 투명한 언어로 전 세계 청춘들의 대변자이자 선지자가 된 작가 헤르만 헤세 선집 2차분 세 권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20세기 유럽 작가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고 소개된 작가인 헤르만 헤세의 작품들은 나치의 탄압 시기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대중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고 발표 이후 꾸준히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1946년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현대 독일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를 넘어서 그의 작품들이 세계문학의 귀한 유산이 되었다는 공식 인증이었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전 세계적인 저항 문화의 확산을 계기로 헤세의 작품들은 기성 제도와 관습적인 삶의 대안을 찾으려는 사람들에 의해 재발견되며 미국을 중심으로 해서 전 세계적으로 '헤세 르네상스'가 도래했다. 사춘기의 청소년이 세상과 맞닥뜨리면서 겪는 보편적인 성장통을 예리하고 섬세한 필체로 포착한 『데미안』과 『수레바퀴 밑에』 같은 성장소설은 성인으로 입문하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로 자리 잡았고 『황야의 늑대』와 『싯다르타』 같은 작품들은 기독교적인 이원론의 한계를 벗어나고 인습적 삶의 형태에 대한 대안을 강구하려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소설뿐 아니라 시와 산문, 그림, 정치적 논설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빛을 발했던 헤세의 작품세계는 그 규모가 한눈에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다. 현대문학의 『헤르만 헤세 선집』은 그러한 헤세의 거대한 문학세계를 조감할 수 있는 대표 장편들을 간추렸다. 1차로 연초에 『데미안』 『수레바퀴 밑에』 『싯다르타』 『황야의 늑대』 『게르트루트』 다섯 작품이 출간되었고 이번에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로스할데』 『크눌프』 세 권이 출간되었다.
서정성과 낭만성이 풍부한 초기작들부터 인생에 대한 치열한 질문과 구도의 과정이 담긴 말년의 대작들에 이르기까지 헤세 특유의 원문의 결을 살린 번역과 현대적인 감각의 디자인으로 소개되는 이번 현대문학의 헤르만 헤세 선집은 헤세의 장대한 문학적 순례길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책에 관하여
『로스할데』는 화가를 주인공으로 한 예술가 소설이자 헤세의 불행했던 첫 번째 결혼의 경험이 짙게 투영된 작품이다. 1904년 헤세는 아홉 살 연상이었던 베르누이와 결혼했지만 수년간의 별거 기간을 거쳐 1919년 정식으로 이혼했다. 불행했던 결혼 기간 동안 헤세는 현실도피의 한 방편으로 인도, 동남아 여행길에 오르기도 했다. 독일의 한 평자의 말처럼 『로스할데』는 '책표지에 저자의 이름이 없었다면' 결코 헤세의 작품인 줄 독자들은 모를 정도로 그의 작품 목록 가운데 이질적이다. 헤세의 분신이랄 수 있는 대립항적인 두 인물의 등장은 보이지 않고 자연주의 소설에서처럼 철저하게 잘못된 관계 속에서 고통받는 화가이자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데 실패한 가장의 모습이 절절하게 그려진다. 헤세는 『로스할데』 출간 직전에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불행한 결혼 생활은 잘못된 선택의 문제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예술가의 결혼"이라는 문제를 보다 심도 있게 다루어 봄으로써, 예술가나 사상가, 즉 본능에 의해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삶을 지극히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묘사하려는 사람에게 과연 결혼 생활이 가능한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어 보려 한 것'이라고 썼다. 속살로 파고든 따가운 모래를 진액으로 싸서 진주로 만드는 진주조개처럼 헤세는 실패한 결혼 생활이라는 자신의 상처를 승화시켜 예술과 일상의 상관관계라는 보편적인 질문으로 독자들을 이끌고 있다.
줄거리
오래된 대저택 로스할데에 칩거하는 주인공 요한 페라구트는 저명한 화가로서, 두 아들과 아내를 둔 가장이다. 그는 감수성이 예민하며, 외롭고 낭만적인 사람이다. 부인 아델레는 착실하지만 유머 감각이 결여된 여인으로 자기중심적이다. 페라구트는 7년 동안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간 부부 간의 불화가 심해지자 큰아들 알베르트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지방의 학교를 다니게 하는 한편, 본채는 부인에게 내주고 자기 혼자만의 공간을 찾아 따로 자신이 지낼 방 두 개를 지은 다음, 그곳에서 그림 작업을 하며 독신자처럼 생활하고 있다. 소원해진 두 부부를 맺어주는 유일한 끈은 일곱 살짜리 아들 피에르이다. 그는 부모의 귀여움을 한 몸에 독차지하고 있고, 안채와 아틀리에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한다. 화가인 남편이 안채에서 하는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부인은 언제나 남편을 손님 대하듯 한다. 어린 피에르는 이러한 가정의 균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얼어붙은 부부의 감정을 녹이는 꼬마 천사의 역할을 한다. 큰아들이 성장하면서 점차로 어머니의 편을 들며 자신과는 소원해지면서 화가 페라구트에겐 그림과 더불어 피에르야말로 삶의 희망이자 이유라 할 수 있다.
인도에 사는 화가의 죽마고우 오토 부르크하르트가 페라구트를 방문해 냉랭한 집안의 분위기에는 일시적으로 온기가 감돈다. 하지만 오토는 며칠 묵으면서 구원의 가능성이 없는 친구 가정의 불화를 몇 차례 목격하고 페라구트도 그런 꼴불견을 친구한테 보인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 된다. 오토는 요한에게 함께 인도 여행을 떠나자고 권유하고 요한은 친구의 제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림에 사랑을 쏟는 그 이상으로 인간을 사랑할 수가 없는 페라구트는 자식을 가운데 두고 결말 없는 싸움을 해야 하는 부부 관계의 괴로움 속에서, 새들이 주고받는 언어를 알아듣고 꽃들에게 상상의 이름을 붙여주는 천진난만한 피에르를 보며 심혈을 기울여 부부와 어린아이가 등장하는 가족 그림을 그려 나간다. 어느 날 피에르가 갑자기 이상한 징후를 보이고, 아이의 상태는 점차 악화되어 간다. 의사의 진단 결과 뇌막염으로 판정이 나고 회복의 가능성이 극히 작은 가운데서 페라구트 부부는 아이의 회복을 위해 열성적으로 간호한다. 부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허무하게 숨을 거두고 요한은 피에르의 죽음과 함께 자신의 결혼 생활도 종말을 맞이했다는 것을 직감한다. 요한은 절망적인 힘을 한데 모아 로스할데에서의 마지막 대작인 가족의 그림을 완성하고 아내에게 자신은 오토를 방문하러 인도로 가겠다고 통보하고 로스할데는 알아서 처분하라고 한다.
추천사
어느덧 헤세도 변했다. 그도 나이가 들면서 다른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했을 것이다. 책표지에 그의 이름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그가 이 작품의 저자라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우리가 늘 절실히 바라고 찬미했던 그의 강렬한 서사력과 감성적 문체가 다시 살아 돌아온 느낌이다. 그는 여름밤과 쾌적한 수영장과 노곤한 피로감과 육체의 고단함만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헤세는 이를 통해 우리들 독자로 하여금 뜨거움과 시원함, 그리고 피로감을 몸소 체험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이 책은 알량한 연애담에 식상해 있는 우리들에게 진정한 우정의 가치를 환기시켜 준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어떠한 음모나 권력 의지도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인격과 인격으로 혹은 인간과 인간으로 맺어진 우정 말이다.
- 쿠르트 투콜스키
목차
목차
로스할데
해설
헤르만 헤세 연보
해설
헤르만 헤세 연보
저자
저자
헤르만 헤세
저자 헤르만 헤세(Herman Hesse(1877~1962))는 20세기 유럽의 작가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고 소개된 독일 출생의 소설가이자, 시인이자, 화가. 1877년 독일 남부 칼프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명문 마울브론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시인이 되고자 학교에서 도망쳐 나왔다. 15세 때 자살을 기도해 정신병원에서 요양을 했고 시계 공장과 서점에서 일했다. 이십대 초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해 1904년 첫 장편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발표했다. 이후 자신의 질풍노도의 청춘기가 투영되고 삶과 자연에 대한 성찰이 담긴 『수레바퀴 밑에』『데미안』『싯다르타』『황야의 늑대』등을 발표해 현대 독일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떠올랐다. 1943년 13년에 걸쳐 집필한 대작 『유리알 유희』를 발표했으며 이 작품은 3년 뒤에 헤세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0년대 초반까지 국지적이었던 헤세의 명성은 60년대 중반 이후 전 세계적인 반문화 운동의 기운 속에서 삶의 대안을 찾으려는 젊은이들에게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으며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헤세 붐이 일어났다. 이후『데미안』과 『수레바퀴 밑에』를 비롯해 헤세의 수많은 작품들은 성장통을 겪는 모든 청춘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말년에는 집필 활동을 중단하고 수채화 제작에 오랫동안 몰두했다. 1962년 8월 제2의 고향 몬타뇰라에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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