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 클리닉
황혜련 소설
‘나’는 라디오 프로그램 모니터링 일을 한다. 불면에 시달리던 나는 임상심리 전문가에게서 치료를 받지만 마음의 행로는 엉뚱한 방향으로만 흘러간다. 나는 K라는 중년 명리학 강사와 불면을 앓는 초로의 이웃집 여인과 만나지만, 이들은 나의 공허를 더욱 키우고 불안을 확인시켜줄 뿐, 내 불면의 원인은 어디에서도 해소될 기미가 없다. 작가는 불면의 원인을 좌절로 암시하고 있다. 좌절된 사랑. 좌절된 꿈. 사랑에서 소외된 나는 또 다시 죽음의 그림자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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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작가의 첫 소설집 『불면 클리닉』은 대단히 입체적이다. 특이하게, 기억에 각인된 인상 묘사를 즐기고, 은둔형 인물을 잘 다룬다. 1인칭에서 전지적 시점까지를 두루 쓰고 있지만 특징적으로 내적 고백에 어울리는 거리를 교묘하게 밀고 당겨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그 결과로 과감한 생략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요컨대 고급 작법을 완벽하게 체득한 작가의 작품 세계다. 이렇듯 능소능대할 때 여유가 온다. 고독한 세계를 그릴 때 나오는 냉소와 풍자의 맛도 이 여유에서 나온다.
황혜련은 작품 초기에 이미 폭력과 욕망의 왜곡으로 얼룩진 현대인의 초상을 과감한 생략과 암시로 그려내기 시작했다. 개인을 향해 맹목으로 가해지는 사회적 억압. 특히 여성을 타깃으로 가해지는 폭력, 그리고 이런 것들이 갖는 무서운 학습능력. 작가는 이 문제의식을 어떻게 다루어 나갔는가? 이 질문의 답을 살피는 길이야말로 이 소설집의 성격을 파악하는 첩경이라고 하겠다.
ㅡ이성준 소설가
황혜련이 추구한 작품세계는 집요한 학대가 있다. 그것이 진실이기 때문에 추적해 들어갈 뿐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늘 죽음의 그림자를 보고 있다. 문체는 결코 비장하지 않다. 오히려 약간 냉소적이다. 가난하고 병든 인간에 대한 정직한 응시다. 마치 전쟁 중 폐허가 되어버린 고향에 돌아온 여인이 가꾸어가는 정원 모습과 흡사하다. 그 정원이 다시 살아나 꽃과 나무와 새들로 풍요를 누리게 될는지, 아니면 폐허 속에 오직 염원의 광기로 가득 차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작가의 이 대담한 소설 실험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늘 세상과는 한 발 동떨어져서 살았다. 그게 안분지족에서가 아니라 천성이 게을러서임을 나는 안다. 나는 애초부터 그들의 속도에 맞출 자신이 없어서 스스로 방향을 틀고 소설 속으로 숨어들었다. 그게 때로는 팔자 좋은 사람이란 오해도 낳았다. 관계를 맺지 않고도 꾸역꾸역 살아내고 있는 내 모습이 그렇게 보였나 보다. 나는 절대로 팔자 좋은 사람이 아니다. 나는 늘 마음의 감옥에 갇혀 산다. 그런데 그 어두운 기억들이 소설로 정화되어 나오면서 내게 살아갈 힘을 주었다.
ㅡ「작가의 말」 중에서
목차
목차
팔찌 11
우리 염소 41
불면 클리닉 71
깊은 숨 99
슬픈 아다라시 129
굿바이 펫 159
왕소금 주식회사 187
전 213
해설 : 폐허의 정원 / 이성준 239
저자
저자
2011년 천만 원 고료 《진주가을문예》에 단편소설 「우리 염소」가 당선. 2013년 장편소설 『촌』으로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깊은 숨」이 당선되었다. 2016년 「팔찌」로 경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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