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는 사막을 기억한다(나답게 청소년소설 20)
이 소설은 가해자의 비극과 피해자의 회복을, 인과응보나 무조건적인 용서에 머물지 않고 그 아픔을 삶의 일부로 통합하여 강한 ‘나’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세상은 착한 마음을 이용하곤 한다. 남을 배려하고, 아픔을 외면하지 못해 먼저 손을 내밀었던 다정함이 오히려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돌아온다. 그때 우리는 깊은 절망에 빠진다.
주인공 윤지가 그랬다. ADHD를 앓는 반 아이 짝을 자청한 그 순수한 마음은, 누군가에게 손쉬운 먹잇감이 되었다. 윤지의 일상은 모래바람 몰아치는 사막으로 변해버렸다. 지난 수년간 퇴고하며 윤지의 성장을 지켜보았다. 사막을 건너 오아시스에 안착한 윤지의 발걸음이, 우리 사회의 수많은 ‘윤지 같은 아이에게’ 작지만 큰 위로를 주었으면 한다.
학교폭력이라는 거대한 모래폭풍 속에서 윤지는 길을 잃었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주인공 윤지가 학교폭력에 휘말리면서 겪는 내면의 고뇌와 성장을 섬세하게 그린 청소년 소설이다. 이 작품은 피해자가 겪는 트라우마와 무력감, 그리고 정신과 치료를 통해 서서히 삶의 의지를 찾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그렸다.
윤지는 ADHD를 앓는 친구 시우를 위해 순수한 이타심을 베풀지만 학교폭력의 가해자인 세리의 표적으로 괴로운 학교생활을 한다. 윤지의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깊이 있게, 자신의 고통을 외면하고, 선생님의 난처한 상황을 배려하지만 결국 한계에 직면한다. 그리고 학교폭력 이후 겪는 PTSD와 무기력함, 정신과 치료를 통해 회복하는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이 소설은 그냥 사건 나열을 넘어, 학교폭력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잘 구현했다. 특히 코마 상태에 빠진 가해자에게 윤지는 복수가 아닌 치유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새로운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 줄거리
모래중학교 1학년 3반, 2학기 첫날 짝을 바꾸는 날이 되었다. 황윤지는 성실하고 모범적인 학생이었다. 지난 1학기 동안 윤지의 짝은 ADHD 진단을 받은 정시우였다.
그런데 윤지가 그런 시우와 짝을 하겠다고 자청한 이유는 시우와 짝을 하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윤지는 저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는 바람에 다시 시우의 짝이 되었다. 윤지의 별명은 2학기 내내 ‘시우 엄마’가 되었다.
며칠 뒤 윤지는 교무실을 향했다. 더 이상 시우를 견뎌낼 수가 없었다. 지금이라도 짝을 바꿔달라고 할 생각이었다. 윤지가 시우를 돕겠다는 선한 마음은 좋았지만, 그건 순전히 착한 아이 콤플렉스 때문이었다.
윤지네 반 남자애들 폭력이 터졌다. 윤지의 두 마음이 싸웠다.
‘선생님이 지금 힘들잖아. 레온이 일도 힘든데 나까지 합세할 수는 없잖아.’
중간고사가 막 끝났을 무렵 따돌림을 당하던 세리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스토킹을 당했다. 세리와 나나는 윤지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윤지는 그들이 던지는 위협적인 시선과 공포를 수첩에 담기 시작했다.
“네 가슴 만져 봐도 되냐?”
한편. 시비는 끝이 없었다. 가해자들의 잔머리와 꼼수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윤지는 2층 왼쪽 끝 2학년 1반에서 2층 오른쪽 끝에 있는 5반으로 바꾸었다. 윤지는 손목의 자해 흔적이 뚜렷하여 정신병원에 가게 된다. 하지만 엄마의 정신병원 퇴원 결정으로 통원 치료를 이어갔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3학년 1학기가 되었다. 마침내 윤지는 다시 자해를 시도했다. 엄마는 윤지를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로 데려갔다. 윤지가 입원한 곳은 대학병원 7층 정신과 폐쇄병동이었다. 처음 간 도시 외곽의 정신병원보다 훨씬 분위기가 나았다. 정신병원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 허벅지 자해로 죽은 규아, 조울증이 심한 승아, 윤지를 성추행한 신은영 등등.
윤지가 입원한 지 47일째 되는 날이었다. 폐쇄병동에서 환자 수혜 아줌마의 눈과 마주쳤는데 윤지를 끌어안았다. 폐쇄병동은 놀람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윤지는 학교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사실 학교는 그대로였다. 윤지는 학교에서 힘들 때면 주차장에 주차한 엄마 차 안으로 찾아 들어 차분하게 숨을 골랐다.
겨울방학과 함께 졸업식이 다가왔다. 윤지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일반고에 배정받았다. 윤지는 겨울방학 의료봉사자로 요양병원에서 일주일째 근무한다. 그런데 무심코 문 앞에 붙은 이름표를 보게 된다.
코마 상태의 장세리 / 18세
윤지는 휴대폰을 끄고 세리의 차가운 손을 마지막으로 잡았다.
“장세리, 너는 아직 사과해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아. 네가 없는 곳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너를 무서워하고 아파해. 그러니까 꼭 깨어나서, 네가 만든 이 사막을 똑똑히 마주해. 비겁하게 잠 속에 숨지 마.”
윤지는 마지막으로 세리의 손을 잡았다.
“나 이제 갈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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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1990년 2월 첫 출발 당시부터 전 국민의 집집마다 소장할 수 있는 지침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소망으로 기획을 해왔습니다. 부모는 부모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선생답게, 학생답게, 정치인답게, 군인답게 등등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청소년을 위한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청소년 소설〉을 기획해 20권째 출간에 이르렀습니다.
임금은 아비요 신하는 자애로운 어미요 백성은 어린아이라고 말하니
백성이 사람을 알고 있도다 중생을 구제할 수 있기에 이를 배불리하여 다스리라
이땅을 버리고 어디로 가겠는가 이에 나라 보전할 것을 알리라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나라가 대대로 태평하리라
〈안민가(安民歌) 경덕왕 충담선사 중에서〉
목차
목차
01 착한 아이의 덫
02 폭풍 속으로
03 낙타는 사막을 기억한다
04 위증과 화해
05 학교를 삭제하시겠습니까
06 신기루
07 출구 없는 터널
08 SOS
09 낯선 문
10 사막은 낙타를 기억한다
11 10층 폐쇄병동
12 정신 병동에도 사람이 산다
13 보이는 것과 보여지는 것
14 그 여자, 신은영
15 조개 패
16 운명은 가끔 장난을 친다
17 극복이 아니라 겪어내는 것
18 학교 안 요새
19 탈피
20 가장 아픈 치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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