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를 읽자(부커진 R 3)
책의 깊이와 잡지의 넓이를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매체 「부커진 R」 제3권 『맑스를 읽자』. 이 책은 맑스에 대한 이해와 맑스를 통한 현재의 독해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연극인 사쿠라이 다이조 인터뷰나 이진경의 백남준론, 일본의 코뮤니스트 시인 다니가와 간의 글을 통해 코뮨주의와 민주주의를 새롭게 고민해 보고, 국가 권력에 저항하는 한 병역거부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병역거부 소견서와 용산사태 이후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에세이 등을 통해 전체적으로 공통된 것의 생산, 코뮨적 관계의 구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글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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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해체'를 통해 '연대'하는 새로운 인터내셔널을 만난다!
맑스로부터 읽는 다른 코뮨의 가능성과 우리 시대 민주주의의 과제!!
2007년 발간된 1호 이후로 꾸준히 소수성을 이야기하며 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를 내온 『부커진 R』[*부커진(bookagine):단행본(book)의 깊이와 잡지(magazine)의 넓이를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매체]의 이번호 주제는 다름 아닌 '맑스'다. 어떤 이에게는 지겹고, 어떤 이에게는 친근하고, 어떤 이에게는 반가울 이름일 칼 맑스를 새삼 지금 불러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만국의 노동자들"에게 단결할 것을 주장했던 혁명가, "세계질서의 해체가 프롤레타리아트 현존재의 비밀"이라며 자본주의적 세계질서의 해체를 통해 출현한 대중을 긍정했던 맑스는 자본주의가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잉여적으로 낳을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 내부에서 생겨난 유령'인 프롤레타리아트, 다시 말해 내부에서 작동하는 해체 요소인 프롤레타리아트에게서 시대 고유의 '시대를 거스르는 힘', 즉 '해체'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리고 그 해체하는 힘들은 다시 하나의 집합적 신체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맑스가 말한 집합적 신체, 공동신체는 '인터내셔널'로 이해될 수 있다.
인터내셔널은 민족주의가 정점을 찍은 19세기의 유럽, '내셔널리즘'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조국'을 넘어서자는 주장과 함께 출현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21세기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지금에도 역시 그 자본의 장벽을 뛰어넘는 새로운 인터내셔널이 만들어지고 있다. 네티즌, 여고생, 장애인, 철거민, 이주민…… 세대와 국경을 허물어뜨리고 '코뮨'의 이름으로 다시 만나 전혀 다른 관계를 창조하며 또한 전혀 다른 존재로 변화하는 이 존재론적이고 혁명적 경험을, 『부커진 R』 3호에서는 인터내셔널이라고 부른다.
2000년대 자본주의 첨단에서 만나는 비시대성, 칼 맑스!
"우리는 맑스에 근거해서가 아니라 맑스와 '더불어' 싸우기 위해 그에게 돌아가고자 한다. 우리가 맑스를 동료로서 발견하는 곳은 그가 굳건한 잣대로서 서 있는 지점이 아니다. 오히려 잣대 일반의 불가능성이 폭로되는 지점에서 우리는 그를 만난다. 또 우리가 동지로서 그와 함께 싸우는 곳은 이방인들의 출입이 제한된 성채가 아니라 그 성채가 무너지는 지점에서다. 선험적 잣대 없이 정의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 속에서, 성채 없이 코뮨을 건설해야 하는 과제 속에서 우리는 그를 새롭게 읽는다." (「편집인의 말」 중에서)
▶ 130년 전의 맑스를 불러와 '오늘'을 읽는다!
고병권에 따르면 맑스는 "소유와 소속에서 추방되면서 동시에 탈주하고, 삶의 변혁을 쉼 없는 물음의 대상으로, 공부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 공부로부터 그는 현재의 배치가 품고 있으나 현실화하지 못한, 미래를, 희망을 발견하고 끌어온다."(「칼 맑스-혁명적 삶의 어떤 유형」, 본문 22쪽) 이런 맑스를 통해 고병권이 하고자 한 것은 모든 시간대에 회귀하는 혁명적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더 큰 위험을 낳는 방식으로 자신을 확대재생산하는 자본주의를 새로운 코뮨적 관계, 소수자-되기라는 전혀 다른 힘으로 넘어서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힘들은 비상사태에 대한 공포 속에서 계급적 노모스를 관찰하는 대의제민주주의와 구별되는 삶의 운영원리인 '아우토노미아'로(정정훈, 「민주주의와 공안통치」, 본문 104쪽), 자연과 함께, 집과 함께, 마을과 함께, 기계들과 함께 국적과 종차를 초월하여 공동의 신체를 구성하는 존재방식인 코뮨주의적 인간학으로 이어진다(박정수, 「맑스의 코뮨주의적 인간학」, 본문 83쪽).
정정훈은 이명박 정권 이후 한국사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 담론을 맑스의 '프랑스혁명사 3부작'(「1848년에서 1850년까지 프랑스에서의 계급 투쟁」,「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프랑스 내전」)과 연관지어 독해하고, 박정수는 ??1884년의 경제학 철학 초고??를 통해 이주 노동자 문제, 용산사태와 같이 '법 바깥'에서 일어나는 삶에 대한 근대 휴머니즘적 해석을 넘어서 인간이라는 개념을 해체할 때에만 가능한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에게 닥친 여러 위기 중에서 특히 심각한 금융위기에 대한 분석은 조정환의 맑스 지대론 독해에서 빛이 난다. 그는 금융자본이 위기를 겪는 지금이야말로 절대민주주의로의 이행이 가능한 시점이며, 자본의 합종연횡에서 벗어나 다중의 연대, 다중의 코뮤니즘으로 옮겨갈 때라고 이야기하고 있다(「절대지대에서 절대민주주의로-공통되기의 존재론을 위하여」, 본문 136쪽).
이제는 특별히 이명박 정권 때문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전세계적 자본주의의 위기 속, 우리는 법 바깥으로,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 존재로 밀려 나가며 사회 모든 영역에서 위협을 받고 있다. 일터에서, 집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이런 위협 속에서 우리는 노동자 농민 이주자 빈민 여성 장애인의 모든 고통으로 만들어진 이 불모의 땅에 달라붙어 그곳을 온갖 이질적인 것들이 살아 숨쉴 수 있는 희망의 땅으로 만들어야 한다. 『부커진 R』 3호는 그 시작을, 그러한 '함께 살기'를 맑스와 '함께' 해보자고 권하고 있다.
▶ 자본을 넘어, 인간을 넘어 만들어 갈 코뮨적 관계에 대한 상상
"그들은 소유권이 없다고 삶의 터전에서 추방당했기에 소유권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게 된다. 소유, 자격, 권리의 이름으로 자신을 추방한 법에 맞서 싸우는 자들 사이에는 소유의 감성, 자격의 감성, 권리의 감성으로부터 해방된 공동체적 감성이 생성된다." (박정수, 「맑스의 코뮨주의적 인간학」, 본문 84쪽)
박정수는 그의 글 「맑스의 코뮨주의적 인간학」에서 2009년 1월 용산에서의 "여기, 사람이 있다!"는 외침과 1884년 맑스의 『경제학 철학 초고』를 겹쳐 읽으며 타자와의 공동신체를 구성할 것을, 그럼으로써 자기를 넘어설 것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펼쳐질 코뮨주의적 인간학은 고병권이 말하는 프롤레타리아트의 연대와 공명한다. "다양한 맥락에서 자본 관계에 편입되고 있는 존재들이 그 관계를 해체시킬 수 있는 연대" 말이다. 그리고 그 연대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해 온 그 어떤 관계와도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그 연대로 인해, 투쟁을 통해 비로소 존재의 변화를 경험한 우리 시대의 소위 프롤레타리아들은 말한다. "천막투쟁을 통해서 많이 바뀌었어요. … 소유하지 않으면 욕심이나 문제점이 없어져요."(본문 84쪽) "어린 경찰들 전경차 옆에서 겨울에 보초서면서 콜록거리고, 발발발 떨고 있을 때 진짜 뛰쳐 나가서 뜨거운 물 한잔이라도 주고 싶은데, 그걸 못하는 거야, 우리가. 그럴 때 진짜 마음이 너무 아팠어."(박채은, 「용산, 폐허의 땅에서 희망을 만든 사람들」, 본문 242쪽)
아무리 경찰차에 둘러싸여 있어도, 물대포를 맞아도, 같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있었다는 이유로 추운 데 오들오들 떨고 있는 어린 경찰들을 안쓰러워하는 마음, 평화를 사랑해서 군대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군대를 거부하면서 평화를 알아 가게 되었다고 말하는 병역거부자들의 마음, 천막투쟁을 하는 살벌한 상황 속에서 오히려 소유하지 않으니까 욕심이나 문제점이 없어져서 많은 걸 배웠다고 말하는 철거민들의 마음, 그런 마음이 바로 마침내 자본을 넘고 인간을 넘어 우리가 만들어 갈 새로운 코뮨의 감성이 아닐까?
통약불가능한 차이들을 엮는 연대의 예술을 말한다!
이번 『부커진 R』 3호에는 전혀 새로운 관계성으로 사람들과 만나고 전혀 새로운 참여의 방식으로 세상에 균열을 만드는 사람들이 소개된다. 비디오 아티스트로 익히 알려진 백남준과 국내에는 최초로 소개되는 연극인 사쿠라이 다이조, 그리고 시인이자 혁명적 사상가 다니가와 간. 단순히 세계적으로 유명하기만 한 비디오 아티스트가 아니라 퍼포먼스를 통해 인간주의를 넘어서 존재론적 평등성을 이야기했던 백남준을 새롭게 독해하는 이진경의 해석과, <수유너머>에서 접속한 일본 연극계/운동계의 트러블메이커 연극인 사쿠라이 다이조, 그리고 <서클마을>이라는 조직을 통해 '공작자'라는 개념을 만들어 쓰면서 일본 내 코뮨주의 운동의 선구가 된 다니가와 간의 예술적인 글들은 이번 『부커진 R』 3호에서 야심차게 내놓는 예술과 정치, 그리고 삶이 만나는 지점에 대한 독특하고 흥미로운 탐구이다.
▶ 기계들로 쓴 존재론을 말한다, 소통과 공동성(commun-ity)의 예술가-백남준
"기계와 대결하기 위해 기계를 이용한다."-백남준은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백남준은 TV-세계와 대항하기 위해 TV는 물론이고, 자신조차도 TV-세계와 동일한 평면에서 만나려 했다. TV와 인간, 기계와 생명을 갈라서 생각하는 사유의 지반을 포기한 것이다. 기계와 인간, 기계와 생명이 하나의 평면에서 만나고 관계 맺는 존재론적 사유. 이진경은 백남준의 대결은 인간의 특권화를 넘어서는 기계주의였음을 지적한다. 따라서 백남준의 활동은 단지 예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인 삶의 문제였고 존재론 자체였음을 이진경은 지적하고 있다. 이런 백남준의 기계주의적 존재론을 통해 필자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양식화되고 코드화된 기존 소통의 통로들이 불가능하게 만든 소통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통의 벽 그 자체를 부숨으로써 일반화된 평면을 펼치고자 했던 백남준. "TV와 인간이, TV와 식물이, 기계와 생명이 만나고 공존하는 새로운 생성의 지대를 사유하려 했던 그는 인간들이 서로 기대어 공존하는 공동체만이 아니라, 필경 기계와 인간, 기계와 생명, 기계와 자연이 서로 기대어 공존하는 공동체"를 꿈꾸었을 거라고(본문 156쪽) 이진경은 말한다.
백남준에게서 단순한 비디오아티스트, 음악가, 미술가를 넘어서 공격적이고 적극적이고 정치적이며 철학적이었던 한 명의 예술가를 읽어 낸 필자는 백남준과 플럭서스에서 수행했던 퍼포먼스에서 혁명성을 또한 읽어 내며 다른 삶, 다른 사고, 다른 소통의 길을 열 것을 권하고 있다.
▶ 새로운 집단성, 공공성의 출현을 꾀하는 문제적 예술인-사쿠라이 다이조
1973년부터 텐트 연극을 시작하여 일본과 대만, 중국, 한국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일본의 유명한 연극인 사쿠라이 다이조(?井大造). 하루하루 장소를 이동해 가면서 텐트를 치고 연극을 하고, 다음에는 다른 곳으로 가서 또 연극을 하는 그에게, 오늘 연극을 해도 내일이면 사라져 버리는 그의 텐트 연극은 마치 이동하는 농성장과도 같다. 사쿠라이는 본인의 텐트 연극을 현실사회에서의 하나의 작은 함몰로 보기 때문이다. 천 한 장 그 자체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현실은 그 아무것도 아닌 공간에 영향을 받는다. 사쿠라이는 그것을 역포위라고 말했다.
"농성이란 그 안에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내부에 허구, 또 다른 세계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거꾸로 바리케이드(혹은 텐트의 얇은 천)의 바깥 세계를 허구화하려는 행위입니다. 즉 여기 있는 현실을 허구로 만들려는 의지가 결집하는 장입니다."(본문 174~175쪽)
그에게 텐트는 화학반응이 일어나듯 분자가 바뀌는 도가니와도 같은 곳이다. 용해되지만 합동하지 않으며 나아가 산산이 흩어지듯이 용해되며 개개인이 분자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고체나 액체 상태가 아니라 녹아서 엉키고 겹치는 플라스마(plasma)의 상태가 되는 곳. 따라서 텐트는 그에게 일종의 '미디어'다. 또한 일본의 해외침략 저지를 운동(연극) 제1의 목표로 삼고, 천황 암살을 기도하기도 하며, 종군위안부 문제를 제기하는 위험한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도 하면서 절망적인 상황에서 저항의 논리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온 그이기에 사쿠라이 다이조의 연극에는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잦다. "예술에서의 정치"라는 말을 굳이 쓰지 않으려 하는 사람치고(본문 198쪽) 그가 벌인 일들은 너무나도 정치적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를 인터뷰한 이진경은 사건의 돌발을 통해 비가시적인 것들을 드러내는 사람인 사쿠라이를 두고 (정치란 사건 혹은 사고를 내는 것이라고 했을 때) "사고 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세계를 바꾸는 것은 옆 사람과 부딪치고 마찰하는 일, 그래서 신체가 바뀌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하는 그는 진정 자신의 부단한 행동을 통해 현실에서 희망을 짜내려고 하는 사람이었다.
▶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1950년대 일본의 코뮤니스트 시인-다니가와 간
다니가와 간(谷川雁)은 우리에게 꽤 생소한 인물이다. 1950년대에 일본 공산당의 당원이자 시인으로 활동했으며 1958년부터 규슈의 후쿠오카 현(?岡?) 나카마에 시(中間市)의 다이쇼 탄광(大正炭?)에서 살면서 서클문학운동과 탄광노동운동인 다이쇼투쟁(大正??)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번호 『부커진 R』에 실린 다니가와 간의 2편의 글은 그의 사상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작자'(工作者) 개념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는 글들이자 그가 말한 전위와 원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글들이다. 다니가와 간에게 공작자란, 대중과 분리되어서 대중을 선도 계몽하는 높은 지위에 있는 전위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위와 대중의 경계를 넘나들며 양쪽 모두에 사건을 일으키고 스스로도 변신해 가는 자라는 의미였다(본문 206쪽 각주).
"……이방인의 엷은 미소를 띠고서 저쪽 세계가 공인하는 증거를 자신의 현재 속에서 발견해야만 한다. 가난은 손쉽다. 실직도 손쉽다. 불가촉 천민이 되는 것도 손쉽다. 파국에 견디는 것도 손쉽다. 단 한 가지 어려운 것은 감각의 다리[橋]이다."(본문 211쪽)
소유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소유하며, 감성의 코뮨 권력을 현실보다 한발 앞서 세우며 변방의 소비에트, 환영의 혁명정부를 세우고자 했던 코뮤니스트 다니가와 간. 타인의 고통을 감각하는 감성이 필요하다 말한 그는 어떤 의미에서, 텐트와 연극을 통해 정치의 원점을 창출하고자 했던 사쿠라이 다이조, 기계주의적 존재론을 통해 불가능한 소통을 고민한 백남준과 더 이상 구별되지 않게 된다.
새로운 코뮨주의는 어떻게 가능한가?
화폐는 음악적 귀를 생성하지 않고도 음악의 대상을 가질 수 있고 회화적 눈을 생성하지 않고도 미술품을 가질 수 있다는 환상을 현실화한다. 화폐는 무능한 사람을 유능하게 만들고, 유능한 사람을 무능하게 만들며, 추한 사람을 아름답게 만들고 아름다운 사람을 추하게 만든다. 맑스의 지적처럼 화폐는 인간으로서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게 하며 각각의 모든 본질력을 그 반대의 것들로 만들어 버린다(본문 80쪽). 이렇게 소외가 현실화된다. 사적 소유와 화폐, 국가의 형식 속에서 사람들은 추방되고 소외된다. 이런 엄연한 현실 속에서 싸움을 시작한 사람들,-이주노동자 노조와 한국노동자 노조가 하나되어 싸우는 대구 성서공단 노조, 용산 철거민들, 병역거부자들-그 공동체 속에서 코뮨주의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전혀 다른 이해관계와 직업, 국적임에도 그 다양한 맥락에서 자본 관계에 편입되고 있는 존재들이 그 관계를 해체시킬 수 있는 연대를 창출하는 것. 자기 이익의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자기 정체성을 넘어서는 것. 자기 삶 안에서 모든 차이와 정체성을 가로질러 어떤 문제와 투쟁하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황페해질 대로 황폐해진 삶의 조건 속에서 각자의 어떤 '인터내셔널'을 경험하게 될 것이며, 그런 각자의 인터내셔널을 통해 새로운 코뮨주의는 가능하게 될 것이다.
칼 맑스는 모든 투쟁의 무기는 현실 사회 속에서 취해져야 하고 역사의 주사위는 그것이 떨어진 곳에서만 다시 던져질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말한 투쟁의 무기는 프롤레타리아트의 고유한 힘인 시대를 거스르는 힘, 혹은 시대적인 비시대성을 포함한다. 130년 전의 낡은 이름인 '맑스'와 그의 이야기를 새삼 2000년대에 끌고나오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 낡았지만 늘 새로운(시대적 비시대성!) 맑스의 사상과 함께 지금 여기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또한 싸워 나가기 위함일 것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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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맑스를 읽자]
칼 맑스 -혁명적 삶의 어떤 유형_ 고병권
우리 시대 프롤레타리아트에 대한 물음_ 고병권
맑스의 코뮨주의적 인간학 -『경제학 철학 초고』를 중심으로_ 박정수
민주주의와 공안통치: 프랑스에서의 계급투쟁과 맑스의 민주주의론_ 정정훈
절대지대에서 절대민주주의로-공통되기의 존재론을 위하여_ 조정환
[예술과 정치]
백남준: 퍼포먼스의 정치학과 기계주의적 존재론_ 이진경
해체와 정치_ 우카이 사토시 | 이진경 옮김
'정치의 원점'으로서의 텐트 - 사쿠라이 다이조 씨 인터뷰
다니가와 간-이족들의 마을, 그 원점의 에너지_ 다니가와 간 | 신지영 옮김
[에세이]
다음 세대를 위한 병역거부 길라잡이- 현민의 병역거부 소견서_ 현민
용산, 폐허의 땅에서 희망을 만든 사람들_ 박채은
『부커진 R』 3호 필진소개
저자
저자
저자 김우자 는 재일조선인 3세. 전공분야는 사회학이며, 식민주의, 젠더 연구, 소수자 연구이고 한국의 국민/민족주의와 재외 '동포'를 둘러싼 문제에 관심이 있다. 『異鄕の身?-テレサ?ハッキョン?チャをめぐって』(人文書院、2006), 『?きながら問う―?究空間「スユ+ノモ」の??』(インパクト出版?, 2008)을 썼고, 『폭력의 예감』을 공역했다.
저자 박정수는 '수유너머 R' 연구원. 서강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현대소설과 환상』이 있고,『부커진 R2 :전지구적 자본주의와 한국사회:다시 사회구성체론으로?』, 『코뮨주의 선언』 등도 함께 썼다. 옮긴 책으로는 『How To Read 라캉』, 『누가 슬라보예 지젝을 미워하는가?』, 『잃어버린 대의를 옹호하며』 등이 있다.
저자 박채은은 "Voice of the voiceless" 목소리 없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는 미디어운동을 하고 있다.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풀뿌리미디어, 공동체미디어에 대한 연구와 네트워크 일을 해오다가 용산참사 현장에서 촛불방송국 레아 활동을 했다. 마을마다 공동체미디어가 활발해지는 시점을 상상하며 운동하고 있다.
저자 신지영은 연설, 좌담회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도쿄외국어대학에 연구자로 머물면서 동아시아 정치사상을 공부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난민의 문제와 소수자 마을에 주목하고 있다. 『저 여기에 있어요』,『주권의 너머에서』등을 옮겼다.
저자 오선민은 '수유너머 구로' 연구원. 근대 초기 동아시아 유학생들의 행보에 관심이 많고 언젠가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쓰리라 마음먹고 있다. 『국민국가의 정치적 상상력』과 『문화정치학의 영토들』을 함께 썼다.
저자 오하나는 '수유너머 N'에서 공부하며 통역과 번역을 하고 있다. 사카이 다카시(酒井隆史)의 『자유론』(그린비 근간)을 번역했다.
저자 윤여일은 '수유너머 R' 연구원.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시아 사상사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리저널리즘』,『반일과 동아시아』(공역)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는『세계의 사회주의자』, 『촛불은 민주주의다』 등이 있다.
저자 이진경은 현재 연구자들의 코뮤넷 '수유+너머'에서 '수유너머 N'을 새로 만들어 활동하고 있으며, 박태호라는 이름으로 서울산업대 기초교양학부 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 『철학과 굴뚝청소부』, 『맑스주의와 근대성』, 『노마디즘』, 『미-래의 맑스주의』, 『외부, 사유의 정치학』, 『역사의 공간』 등이 있다.
저자 정정훈은 '수유너머N' 연구원. 이주노동자의 정치적 주체성을 주세로 석사논문을 쓰던 시절 '연구공간 수유+너머'에 접속한 이후 이곳에서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다. 주된 관심사는 코뮨주의 정치철학과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문화이론적 해석이다. 현재 후자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중앙대학교 문화연구학과에서 박사논문을 준비중이다.
저자 조정환은 현재 '다중지성의 정원' 대표, 웹저널 「자율평론」 상임만사, '도서출판 갈무리'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공통도시』,『아우또노미아』, 『카이로스의 문학』, 『제국기계 비판』등을 썼고, 『들뢰즈 맑스주의』,『디오니소스의 노동 1,2』,『신자유주의와 화폐의 정치』등을 옮겼다.
저자 현민은 2009년 11월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2010년 6월 현재 영등포구치소 수감중이다. 『부커진R 1: 소수성의 정치학』과 『문화정치학의 영토들』을 함께 썼다. 후원카페: 현민에게 힘을 실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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