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적 시 공간의 탄생(개정증보판)
1997년 초판이 발행되었던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의 개정증보판. 근대적 시간과 공간 개념의 탄생 및 그 탄생을 규정한 역사에 대한 분석을 통해, 오늘 우리가 당연시하는 삶의 패턴, 고정되고 불변할 것 같은 이 시간과 공간이, 사실은 함께 살고 함께 움직이는 동료들과 새롭게 만들고 바꿀 수 있는 것임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번 개정증보판은, 기존의 글에 근대를 넘어선 인간의 조건에 대해 말하는 「‘인간’을 넘어선 인간」이 새로 추가되었으며, 가독성을 높인 편집과 칼라 도판으로 완전히 새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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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우리의 말과 행동과 사고를 제약하고 조절하고 통제하는 근대적 시간과 공간 개념에 대한 계보학적 탐사를 하는 저자를 따라, 집이나 학교·일터 등 일상생활에서 우리를 '근대인'으로 생산하는 배치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우리를 근대인으로 살게 하는 근대적 시공간의 계보학!
―근대적 시간과 공간 개념에 대한 쉽고도 명쾌한 분석서
출퇴근 시간이면 여지없이 꽉 막히는 도로, 점심시간이면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식당,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하루를 보낸 날은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몰려드는 자괴감……. 그리고 "시간은 금이다"라는 프랭클린의 격언에 아무 거부감 없이 끄덕이게 되는 감각까지. 이런 생활습관과 사고방식은 어디에서 기원한 것일까?
"시간은 금이다" ― 근대적 시간의 탄생
너무 당연해서 그 기원을 묻기조차 멋쩍어지는 이런 관습은 사실 '근대'라는 새로운 시간의 도래와 함께 탄생한 것이다. 근대적 시간의 탄생. 이 시간은 지난 역사의 '순환적 시간' 관념과는 달리 '직선적 시간'으로, 한번 지나면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우리 의식에 자리 잡았고, 자본주의의 탄생과 함께 이 시간 개념에는 '속도'가 더해졌다. 정해진 시간 안에 무엇이든 '빨리' 처리하는 것이 보편적 미덕(美德)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러나 중세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인류학자들의 연구는 각 사회마다 고유한 시간 개념이 있음을, 아직(?) '근대'를 맞지 않은 지역의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보여 준다.
예전에는 각 사람들의 삶의 리듬이 커다란 자연의 변화에 맞추어 사회적 시간을 형성했다면, 근대의 시간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리듬에서 분리된 형식으로 점점 독립되었으며, 그것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고 포획해 결국 자본주의적 시간이 만들어 낸 사회적 시간에 개인의 리듬을 송두리째 맞추게 하는 과정이었다. 그 속에서 느림이나 한가로움은 낭비와 게으름, 무능력과 동일한 것이 되어 비난받게 되었다. 자신의 리듬과도, 또 자연의 리듬과도 상관 없이 자본주의의 속도에 끌려가며, 자기 스스로를 규율하고, 그 속도와 시간을 내면화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분절 ― 근대적 공간의 탄생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종교의 여부를 떠나 성당에 들어갈 때와 집에 있을 때, 직장에서 일할 때의 행동과 말과 사고가 다 달라지는 데서 알 수 있듯, 공간은 특정한 방식으로 우리의 행동을 제약하고 조직한다. 그런데 근대의 공간은 명확한 기능적 분리를 통해 '구획화'를 가속화시켰다. 예컨대 17세기 이전에는 '집'이라는 곳이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이 명확하게 구별되어 있지 않았는데, 이후로는 '집'에는 '공적 공간'의 영역이 없어지다시피 되었고, '침실'은 사적 공간 중에서도 가장 내밀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학교 역시 마찬가지다. 교단이 있고, 학생의 책상이 일렬로 배열된 학급은 근대에 형성된 것인데, 이는 그 속에서 활동하는 교사와 학생의 행동을 규제한다. 교사는 학생 전체를 감시하는 위치에, 학생은 감시받는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책상을 원형으로 배치한 교실과 일렬로 배치한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의 방식이 같지 않을 것이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배치에 따라 달라지는 '공간'을 '공간-기계'라는 개념으로 파악하며, 근대적 공간의 배치가 어떤 삶의 변화를 가져왔는지 추적한다.
다른 시간과 공간의 창안을 위하여
저자가 시간과 공간의 계보학을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바는, 시간과 공간이 함께 활동하는 사람들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언제나 우리의 시간을 맞추어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을 화폐로 환산하고, 모든 관계를 그 안에 가두는 삶의 방식에 대해 화폐를 비자본주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그 시간에서 벗어나는 한 가지 방법임을 저자는 말한다. 예컨대 근대적 시간 개념 속에서는 나에게 주어진 일만 최대한 빨리 끝내면 되지만, 옆의 동료가 시간 내 끝내기 힘든 버거운 일을 맡은 것을 함께 나누어 도와줄 때, 우리는 근대적 시간으로부터 작은 탈주를 시작한 것이다. 집이라는 내밀하고 사적인 '소유'의 정점인 공간을 나눌 때, 즉 혼자서는 방 한칸 구할 수 없는 우리들이 함께 모여 방 두 개짜리 집을 구해 함께 생활할 때, 우리는 '근대적 공간'의 개념에서 한 발 나아가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다.
분절화와 구획화를 기본으로 하는 근대적 시공간은 우리를 '나 자신'과 '내 소유'만을 생각하는 외로운 개인으로 만들어 놓는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조금만 눈을 돌려 동료와 친구와 시간-공간을 함께 나눌 때, 그 용법을 조금만 바꾸어 볼 때, 더 이상 '외로운 개인'이 아니라 '우리'로 살아갈 수 있다. 이 책의 저자가 근대적 시간-공간을 탐사한 이유는 바로 여기, '우리'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창안해 보자는, 그럴 수 있다는 제안과 독려에 있는 것이다.
목차
목차
서문
1장 시간의 역사에 관한 강의 : 사회적 시간의 역사이론을 위하여
1) 삶의 리듬과 사회적 시간
2) 시간적 질서, 혹은 리토르넬로
3) 순환적 시간과 직선적 시간
4) 신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
5) 시계적 시간
6) 자본주의의 시간
7) 시간과 속도
2장 시선의 역사에 관한 강의 : 근대적 시선의 체제와 주체화
1) 시선과 권력
2) 시각과 응시
3) 르네상스적 시선과 바로크적 시선
4) 투시법과 근대적 시선
5) 근대적 시선의 체제와 주체
6) 투시적 시선-기계
3장 공간-기계와 공간적 신체 : 공간-기계의 개념적 요소들
1) 기계와 공간-기계
2) 공간-기계와 공간적 배치
3) 공간과 신체
4) 공간의 신체와 욕망
5) 자율주의적 공간-기계를 위하여
4장 근대적 시간-기계와 공간-기계 :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1) 시간, 공간과 생활양식
2) 역사적 선험성으로서 시간과 공간
3) 분석의 두 가지 차원
4) 근대과학의 시간·공간 개념
5) 근대사회의 시간-기계와 공간-기계
6. 시간·공간 개념과 시간·공간-기계
7. 결론을 대신하여
5장 진보의 시간과 시간의 진보 : 근대적 진보 개념의 시간 구조에 관하여
1) 진보와 시간의 문제
2) 진보 개념의 성분들
3) 근대적 진보와 시간 개념
4) 진보를 넘어선 진보
보론: '인간'을 넘어선 인간, 근대를 넘어선 인간의 조건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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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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