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자의 대지 2: 길과 글 사이에서
하창수 산문집
Regular price
$39.33
Sale price
Regular price
✈️
Estimated delivery date 예상 배송일
Standard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8-12 영업일
Express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6-8 영업일
만권의 책은 이 세상의 모든 책, 곧 모든 지식일 것이고, 만리의 길은 이 세상의 모든 땅, 곧 모든 경험을 말한 것이리라. 지식과 경험이 각각 스스로에 갇혀 따로 놀아 상호 조응이 되지 못하면, 곧 지식이 경험으로 검증되지 못하고, 경험이 지식으로 정제되지 못한다면, 그 각각은 가치나 효용에서 쓸모 있는 것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
길을 따라 나서되 몸이 다른 것에 의존하면, 길은 세상을 보여주지 않는다. 자동차를 타고 길에 나서면, 길을 감아올려 세상을 담는 것은 몸이 아니라 자동차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도 여의치 않다. 자동차 바퀴는 길을 감아올리며 달리는 것이 아니라, 길을 밀어내며 달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몸은 길과 접촉하지 않은 채 자동차 안에 갇혀 있을 뿐이다. 자동차 안에서 밖을 내다보며 눈으로 길과 세상을 담았다고 생각하지만, 길과 세상은 눈으로 들어오지 않고 스쳐갈 뿐이다.
이 책은 길과 글 사이를 왕래한 몇 년간의 결과물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다. 첫 책인 ?걷는 자의 대지?의 후속편으로서, 첫 번째 책이 길을 따라 걸으며 마주친 동물과 식물을 주로 다루었다면, 이번 책은 거기서 제외했던, 역사적 인물과 일상의 인간 그리고 자주 접한 사물을 추가하여 구성한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길이 있는 한 나아가야 하고, 글이 있는 한 읽어내야 할 것 같다.
길을 따라 나서되 몸이 다른 것에 의존하면, 길은 세상을 보여주지 않는다. 자동차를 타고 길에 나서면, 길을 감아올려 세상을 담는 것은 몸이 아니라 자동차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도 여의치 않다. 자동차 바퀴는 길을 감아올리며 달리는 것이 아니라, 길을 밀어내며 달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몸은 길과 접촉하지 않은 채 자동차 안에 갇혀 있을 뿐이다. 자동차 안에서 밖을 내다보며 눈으로 길과 세상을 담았다고 생각하지만, 길과 세상은 눈으로 들어오지 않고 스쳐갈 뿐이다.
이 책은 길과 글 사이를 왕래한 몇 년간의 결과물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다. 첫 책인 ?걷는 자의 대지?의 후속편으로서, 첫 번째 책이 길을 따라 걸으며 마주친 동물과 식물을 주로 다루었다면, 이번 책은 거기서 제외했던, 역사적 인물과 일상의 인간 그리고 자주 접한 사물을 추가하여 구성한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길이 있는 한 나아가야 하고, 글이 있는 한 읽어내야 할 것 같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본문 속으로 이어서]
사상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례행 버스에 오른다. 광명에서 내려오는 친구 정상규를 구례에서 만나 하동까지 섬진강 벚꽃 길을 함께 걷기 위해서다. 구례에서 화개에 이르는 벚꽃 길은 오탁의 세상을 지우며, 이 세상을 이 세상이 아닌 곳으로 만들고 있다.
화개에서 하룻밤을 자고 근처 식당에 들러 재첩국으로 아침을 먹으며, 친구는 재첩의 출처를 묻는다. 이미 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식당 주인의 입으로 확인하고 싶은 모양이다. 냉동된 재첩이 든 팩을 구입해서 쓴다는 답이 돌아온다. 강원도의 어느 식당에서는 도루묵이 그런 처지에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그 많은 식당에, 그 많은 나날에 섬진강에서 잡은 재첩만으로, 동해안에서 잡은 도루묵만으로 감당이 되겠는가. '싹쓸이'를 넘어 양식이나 수입을 도모하는 길밖에 더 있겠는가. 이제 고대구리=싹쓸이배도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쓸어 담을 것이 없도록 싹 쓸어버렸으니까.
치어를 방류하거나 어초를 설치하거나 종패를 뿌리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아닐까.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여 자원을 너무 황폐화시켜 복원을 어렵게 만들어 버리지 않았는가. "문명 앞에는 숲이 있고, 문명 뒤에는 사막이 남는다"는 사토브리앙의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고, 건물과 도로의 확장으로 사라지는 자연, 핵무기와 핵발전소의 위협, 세계 각국 수반의 저렴해지는 수준을 보면, 어쩌다 보게 되는 화성의 헐벗은 모습이 지구의 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 싹쓸이의 맞은편에 있는 말이 '석과불식'이 아닐까. "큰 과실/씨 과실은 먹지 않고 종자로 남긴다"는 말이니, 지금의 자기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하지 않고, 내일이나 자손을 염두에 둔다는 뜻이리라. 그러니 싹쓸이와 대비시켜 생각해 볼 수 있는 말이다.
이 말의 근원을 찾아가면,「주역」 64괘의 23번째 '박괘'의 여섯 번째 효 곧 상효 또는 상구의 효사에 이르게 된다. "씨 과실은 먹지/먹히지 않는다. 군자는 가마를 얻고, 소인은 거처를 앗긴다"가 그것이다. 이 짧은 구절에서 덤으로 두 가지를 읽어낼 수 있다. 주역이 농경사회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과, 군자와 소인의 행태를 명확히 구분하여 군자에 방점을 찍는다는 것이다.
박괘 앞의 '비괘'의, "외면적인 허식은 버리고 내면의 충실을 꾀해야 한다"는 풀이를 접하면, 꽃과 잎을 다 떨고 열매만 남아 있는 과일나무를 떠올릴 수 있고, 박괘 뒤의 '복괘'의, '봄이 돌아왔으나, 급히 나가면 위험하다'는 풀이를 읽으면, 땅 속에 묻혀 싹이 트기를 기다리는 씨앗을 떠올릴 수 있다. 박괘는 그 두 괘 사이에서 씨앗이 들어 있는 과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어지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씨앗은 인간 세상으로 옮겨지면 소인과 다른 군자가 된다. 논어에도 나오듯이, 소인은 이에 예민하고 군자는 의에 민첩하다. 온 세상이 소인배들의 이에 만연되어도 의에 민첩한 군자가 살아 있다면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씨앗이 싹이 트고 꽃을 피우고 마침내 다시 수많은 열매를 달게 되듯이. 실제로 중국이나 우리 왕조의 책사나 경세가들 중에는 이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자들이 있었으니까.
그러나 어느 왕조든 전반기를 넘어서면 의로움이 이로움에 축출되기 마련이다. 소인배들 곧 권세가들이나 세도가들이 득세하고 탐관오리가 만연하면,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군자는 제 길을 잃고 은거하게 된다. 그러면 군자가 하던 씨앗의 역할, 의가 이에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누가 보여줄까. 왕조의 쇠망기를 살피면 답이 나온다. 군자가 지닌 씨앗 역할의 신분적, 계급적 한계가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진나라 말기 진승과 오광이 왕후장상을 겨냥하고, 당나라 후반기 10년을 끌었던 황소의 난에 토벌대로 나선 유거용이 그 안을 더 깊숙이 들여다본다. 황소가 양양을 습격했을 때, 유거용은 복병을 대기시켜 이를 대파한다. 황소는 패잔병을 거두어 달아났으나 거용은 추격을 하지 않는다.
"지금이 바로 적을 추격하여 잔멸해야 할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후환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라고 부하가 충고하지만, 거용은 "조정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백성의 반란뿐이다. 뿌리를 뽑아버려서는 안 된다."라고 대답한다. 곧 싹쓸이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로움은 군자의 독점물이 아니었던 것. 그 씨앗을 간직한 존재는 왕조 통치의 최대 피해자이자 왕조 정치력/창조력의 고갈을 행동으로 지적하고 쇄신을 요구하는 농민들이었던 것이다. 아놀드 토인비 식으로 말하면, 체제는 '창조적 개인→창조적 소수→지배적 소수→저항적 다수'로 진행된다. 마지막 단계는 그 체제가 종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표지다.
창조력과 지배력은 반비례한다. 창조력은 다수의 삶을 위해 고민하고, 지배력은 소수의 이익을 위해 집결한다. 소수의 지배가 창조를 내세우는 것은 자신들의 지배 야욕을 포장하기 위해서다. 촛불집회는 소수의 지배집단-정권, 재벌, 언론-이 우리 사회를 더 이상 끌고 갈 수 없는, 의로움을 상실한 이익 집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오랜 옛날부터 있어온 농민 저항의 현대적 버전이다.
-「황소와 유거용, 싹쓸이와 석과불식碩果不食 」
사상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례행 버스에 오른다. 광명에서 내려오는 친구 정상규를 구례에서 만나 하동까지 섬진강 벚꽃 길을 함께 걷기 위해서다. 구례에서 화개에 이르는 벚꽃 길은 오탁의 세상을 지우며, 이 세상을 이 세상이 아닌 곳으로 만들고 있다.
화개에서 하룻밤을 자고 근처 식당에 들러 재첩국으로 아침을 먹으며, 친구는 재첩의 출처를 묻는다. 이미 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식당 주인의 입으로 확인하고 싶은 모양이다. 냉동된 재첩이 든 팩을 구입해서 쓴다는 답이 돌아온다. 강원도의 어느 식당에서는 도루묵이 그런 처지에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그 많은 식당에, 그 많은 나날에 섬진강에서 잡은 재첩만으로, 동해안에서 잡은 도루묵만으로 감당이 되겠는가. '싹쓸이'를 넘어 양식이나 수입을 도모하는 길밖에 더 있겠는가. 이제 고대구리=싹쓸이배도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쓸어 담을 것이 없도록 싹 쓸어버렸으니까.
치어를 방류하거나 어초를 설치하거나 종패를 뿌리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아닐까.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여 자원을 너무 황폐화시켜 복원을 어렵게 만들어 버리지 않았는가. "문명 앞에는 숲이 있고, 문명 뒤에는 사막이 남는다"는 사토브리앙의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고, 건물과 도로의 확장으로 사라지는 자연, 핵무기와 핵발전소의 위협, 세계 각국 수반의 저렴해지는 수준을 보면, 어쩌다 보게 되는 화성의 헐벗은 모습이 지구의 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 싹쓸이의 맞은편에 있는 말이 '석과불식'이 아닐까. "큰 과실/씨 과실은 먹지 않고 종자로 남긴다"는 말이니, 지금의 자기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하지 않고, 내일이나 자손을 염두에 둔다는 뜻이리라. 그러니 싹쓸이와 대비시켜 생각해 볼 수 있는 말이다.
이 말의 근원을 찾아가면,「주역」 64괘의 23번째 '박괘'의 여섯 번째 효 곧 상효 또는 상구의 효사에 이르게 된다. "씨 과실은 먹지/먹히지 않는다. 군자는 가마를 얻고, 소인은 거처를 앗긴다"가 그것이다. 이 짧은 구절에서 덤으로 두 가지를 읽어낼 수 있다. 주역이 농경사회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과, 군자와 소인의 행태를 명확히 구분하여 군자에 방점을 찍는다는 것이다.
박괘 앞의 '비괘'의, "외면적인 허식은 버리고 내면의 충실을 꾀해야 한다"는 풀이를 접하면, 꽃과 잎을 다 떨고 열매만 남아 있는 과일나무를 떠올릴 수 있고, 박괘 뒤의 '복괘'의, '봄이 돌아왔으나, 급히 나가면 위험하다'는 풀이를 읽으면, 땅 속에 묻혀 싹이 트기를 기다리는 씨앗을 떠올릴 수 있다. 박괘는 그 두 괘 사이에서 씨앗이 들어 있는 과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어지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씨앗은 인간 세상으로 옮겨지면 소인과 다른 군자가 된다. 논어에도 나오듯이, 소인은 이에 예민하고 군자는 의에 민첩하다. 온 세상이 소인배들의 이에 만연되어도 의에 민첩한 군자가 살아 있다면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씨앗이 싹이 트고 꽃을 피우고 마침내 다시 수많은 열매를 달게 되듯이. 실제로 중국이나 우리 왕조의 책사나 경세가들 중에는 이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자들이 있었으니까.
그러나 어느 왕조든 전반기를 넘어서면 의로움이 이로움에 축출되기 마련이다. 소인배들 곧 권세가들이나 세도가들이 득세하고 탐관오리가 만연하면,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군자는 제 길을 잃고 은거하게 된다. 그러면 군자가 하던 씨앗의 역할, 의가 이에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누가 보여줄까. 왕조의 쇠망기를 살피면 답이 나온다. 군자가 지닌 씨앗 역할의 신분적, 계급적 한계가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진나라 말기 진승과 오광이 왕후장상을 겨냥하고, 당나라 후반기 10년을 끌었던 황소의 난에 토벌대로 나선 유거용이 그 안을 더 깊숙이 들여다본다. 황소가 양양을 습격했을 때, 유거용은 복병을 대기시켜 이를 대파한다. 황소는 패잔병을 거두어 달아났으나 거용은 추격을 하지 않는다.
"지금이 바로 적을 추격하여 잔멸해야 할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후환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라고 부하가 충고하지만, 거용은 "조정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백성의 반란뿐이다. 뿌리를 뽑아버려서는 안 된다."라고 대답한다. 곧 싹쓸이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로움은 군자의 독점물이 아니었던 것. 그 씨앗을 간직한 존재는 왕조 통치의 최대 피해자이자 왕조 정치력/창조력의 고갈을 행동으로 지적하고 쇄신을 요구하는 농민들이었던 것이다. 아놀드 토인비 식으로 말하면, 체제는 '창조적 개인→창조적 소수→지배적 소수→저항적 다수'로 진행된다. 마지막 단계는 그 체제가 종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표지다.
창조력과 지배력은 반비례한다. 창조력은 다수의 삶을 위해 고민하고, 지배력은 소수의 이익을 위해 집결한다. 소수의 지배가 창조를 내세우는 것은 자신들의 지배 야욕을 포장하기 위해서다. 촛불집회는 소수의 지배집단-정권, 재벌, 언론-이 우리 사회를 더 이상 끌고 갈 수 없는, 의로움을 상실한 이익 집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오랜 옛날부터 있어온 농민 저항의 현대적 버전이다.
-「황소와 유거용, 싹쓸이와 석과불식碩果不食 」
목차
목차
길과 글 사이에서
제1부 역사와 인물
최치원과 버스기사, 장지壯志와 일상
황소와 유거용, 싹쓸이와 석과불식碩果不食
이색, 산책길과 벼슬길
정도전, 청운의 길
김시습, 백운의 길
박인로, 청산의 길
이순신, 무도武韜의 길
정약용, 문도文韜의 길
곽재우, 문무와 양생의 길
홍대용, 하늘의 길
박지원, 땅의 길
장보고, 바다의 길
신채호, 역사의 길
김구, 실천의 길
윤선도, 자연의 길
김정희, 학예의 길
정지용, 시의 길
홍명희, 역사소설의 길
주세붕, 교육의 길
박연, 음악의 길
조식, 처사의 길
김정호, 지도의 길
김유정, 해학의 길
채만식, 풍자의 길
제2부 일상과 인간
노후와 고독
취객과 심중
국토와 관리
자족과 자랑
정성과 배려
부부와 취미
장애와 극복
노동과 소외
먼 길과 시선
졸음과 운전
생활과 대화
생계와 여가
노인과 병원
기사와 해설
기사와 불만
식당과 식구
농경과 습성
이면裏面과 이면異面
세대世代와 세태世態
드라마와 스포츠
몰카와 영화
자전거 경주와 패러글라이더 시연
제3부 자연과 생명
외눈박이 강아지, 우리 집에 와 십 수 년을 살다 간
다람쥐, 개구쟁이 아이와 진 배 없는
청설모/족제비, 다람쥐에게 밀려나 미움 받기도 하는
두루미/학, 유장하고 고결한 삶을 자극하는
뱁새/개개비, 가볍고 빛나는 순간을 사는
원앙, 금슬 좋기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후투티/물떼새, 인디언 추장의 모자를 쓴
도요/가마우지/호랑지빠귀, 각자에게 맞는 생명을 구가하는
새의 사체, 자동차와 비행기가 원망스러울
물고기①, 유유히 헤엄치다가 재빨리 도망가기도 하는
물고기②, 낚시꾼과 새들에게 협공 당하는
목 베이고 팔 잘린 나무들, 비명을 듣지 못한
느티나무/회화나무, 정자나무가 되어 오래 사랑을 받은
팽나무와 노거수, 인간이 누리지 못하는 세월을 사는
사과나무, 지구 멸망 때까지도 살아남을
명자나무/붉나무, 몸종이 되고 망자의 지팡이도 되는
오리나무, 이정표를 대신하기도 한
졸참나무, 참나무 중 유일하게 꽃을 본
진달래, 겨울 산에 봄을 실어다 주는
찔레, 가시로 스스로를 지킨다고 하여
감자꽃, 일부러 꽃을 피워 오랜 은혜를 갚는
달개비, 대나무 대신 사랑을 받기도 한
도라지, 척박한 땅을 환하게 밝히는
맨드라미, 닭이 환생한 듯한 벼슬을 단
봉숭아, 손톱에 꽃물들이던 시절을 품은
엉겅퀴, 강하고 외로운 꽃으로 살아가는
질경이, 질긴 생명력으로 낮게 살아가는
코스모스, 나비의 혼이 되어 바람에 흔들리는
제4부 사물과 의미
급수탑, 기차의 역사를 지키고 서 있는
물레방아, 곡식을 찧다가 이젠 장식이 된
다리, 건너게 해주거나 건너지 못하기도 하는
가로등, 지친 일상의 귀가를 비춰주는
간판, 소리 없이 소리치나 잘 들리지 않는
플래카드, 현장의 표정을 볼 수 있게 해준
원전,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폐가, 사람이 떠나버려 텅 비고 쓸쓸한
폐교, 아이들이 떠나고 나무와 풀만 무성한
폐업, 거주와 교육의 토대인 노동이 멈춘
폐역, 속도와 효율에 버려진
나루, 철로와 도로에 밀려 사라져 간
터널, 감각과 인식을 따로 놀게 하는
어도, 드러나 거슬러 오르기 힘들게 된
수로, 또 하나의 생태계가 사라져 아쉬운
묘소, 사자의 감옥인가 안식처인가
산, 영산과 인자요산을 떠올리게 하는
강, 열망과 사연을 안고 흐르다 황천까지 이르는
포구, 항구로 번성을 넘기고 사라져 간
펜션, 끝없이 진화하여 어디로 갈 것인지
허수아비, 참새와 놀기도 하고 벼논을 떠나고 싶기도 한
제1부 역사와 인물
최치원과 버스기사, 장지壯志와 일상
황소와 유거용, 싹쓸이와 석과불식碩果不食
이색, 산책길과 벼슬길
정도전, 청운의 길
김시습, 백운의 길
박인로, 청산의 길
이순신, 무도武韜의 길
정약용, 문도文韜의 길
곽재우, 문무와 양생의 길
홍대용, 하늘의 길
박지원, 땅의 길
장보고, 바다의 길
신채호, 역사의 길
김구, 실천의 길
윤선도, 자연의 길
김정희, 학예의 길
정지용, 시의 길
홍명희, 역사소설의 길
주세붕, 교육의 길
박연, 음악의 길
조식, 처사의 길
김정호, 지도의 길
김유정, 해학의 길
채만식, 풍자의 길
제2부 일상과 인간
노후와 고독
취객과 심중
국토와 관리
자족과 자랑
정성과 배려
부부와 취미
장애와 극복
노동과 소외
먼 길과 시선
졸음과 운전
생활과 대화
생계와 여가
노인과 병원
기사와 해설
기사와 불만
식당과 식구
농경과 습성
이면裏面과 이면異面
세대世代와 세태世態
드라마와 스포츠
몰카와 영화
자전거 경주와 패러글라이더 시연
제3부 자연과 생명
외눈박이 강아지, 우리 집에 와 십 수 년을 살다 간
다람쥐, 개구쟁이 아이와 진 배 없는
청설모/족제비, 다람쥐에게 밀려나 미움 받기도 하는
두루미/학, 유장하고 고결한 삶을 자극하는
뱁새/개개비, 가볍고 빛나는 순간을 사는
원앙, 금슬 좋기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후투티/물떼새, 인디언 추장의 모자를 쓴
도요/가마우지/호랑지빠귀, 각자에게 맞는 생명을 구가하는
새의 사체, 자동차와 비행기가 원망스러울
물고기①, 유유히 헤엄치다가 재빨리 도망가기도 하는
물고기②, 낚시꾼과 새들에게 협공 당하는
목 베이고 팔 잘린 나무들, 비명을 듣지 못한
느티나무/회화나무, 정자나무가 되어 오래 사랑을 받은
팽나무와 노거수, 인간이 누리지 못하는 세월을 사는
사과나무, 지구 멸망 때까지도 살아남을
명자나무/붉나무, 몸종이 되고 망자의 지팡이도 되는
오리나무, 이정표를 대신하기도 한
졸참나무, 참나무 중 유일하게 꽃을 본
진달래, 겨울 산에 봄을 실어다 주는
찔레, 가시로 스스로를 지킨다고 하여
감자꽃, 일부러 꽃을 피워 오랜 은혜를 갚는
달개비, 대나무 대신 사랑을 받기도 한
도라지, 척박한 땅을 환하게 밝히는
맨드라미, 닭이 환생한 듯한 벼슬을 단
봉숭아, 손톱에 꽃물들이던 시절을 품은
엉겅퀴, 강하고 외로운 꽃으로 살아가는
질경이, 질긴 생명력으로 낮게 살아가는
코스모스, 나비의 혼이 되어 바람에 흔들리는
제4부 사물과 의미
급수탑, 기차의 역사를 지키고 서 있는
물레방아, 곡식을 찧다가 이젠 장식이 된
다리, 건너게 해주거나 건너지 못하기도 하는
가로등, 지친 일상의 귀가를 비춰주는
간판, 소리 없이 소리치나 잘 들리지 않는
플래카드, 현장의 표정을 볼 수 있게 해준
원전,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폐가, 사람이 떠나버려 텅 비고 쓸쓸한
폐교, 아이들이 떠나고 나무와 풀만 무성한
폐업, 거주와 교육의 토대인 노동이 멈춘
폐역, 속도와 효율에 버려진
나루, 철로와 도로에 밀려 사라져 간
터널, 감각과 인식을 따로 놀게 하는
어도, 드러나 거슬러 오르기 힘들게 된
수로, 또 하나의 생태계가 사라져 아쉬운
묘소, 사자의 감옥인가 안식처인가
산, 영산과 인자요산을 떠올리게 하는
강, 열망과 사연을 안고 흐르다 황천까지 이르는
포구, 항구로 번성을 넘기고 사라져 간
펜션, 끝없이 진화하여 어디로 갈 것인지
허수아비, 참새와 놀기도 하고 벼논을 떠나고 싶기도 한
저자
저자
하창수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부산대학교 사범대학교 국어교육과, 문리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하였다. 무크지 ≪지평≫으로 평론활동을 시작하였으며, 평론집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부산대학교 사범대학교 국어교육과, 문리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하였다. 무크지 ≪지평≫으로 평론활동을 시작하였으며, 평론집 『삶의 양식과 소설의 인식』, 『암벽의 사상』, 『맞서지 않는 길』, 『집의 지형』, 『집의 지층』, 『길의 궤적』, 『길의 현존』 등과 산문집 『걷는 자의 대지』(길에서 만난 생명들), 『걷는 자의 대지 2』(길과 글 사이에서)가 있다.
Payment & Security
Payment methods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99 이상 무료 배송
3% 리워드 크레딧 적립
Secure Pay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