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걷는 저녁
정의태 시인 유고시집
가끔씩 싱거운 농담을 던지며 좌중을 웃겼던, 하지만 그 속엔 촌철살인(寸鐵殺人)같은 시구로 시대에 대한 풍자와 분노를 드러내었던 정의태 시인. 불의의 병마와 싸우면서도 마지막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 의연한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에 고인이 된 시인을 추모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전망출판사(대표 서정원)에서 유고시집 발간위원회(강희철 문학평론가, 김남영 문학평론가, 김요아킴 시인, 이은주 시인)를 꾸리고, 생전에 발간한 시집 이후의 작품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50편의 유작을 정리하였다. 『뒤로 걷는 저녁 』이란 표제로 묶은 이 시집은 고인의 일곱 번째 시집으로, 시인의 시정신과 그 위의(威儀)를 느낄 수 있는 시로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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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정훈(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정의태 시인을 생각하며]
형, 어김없이 계절이 오가는 여기는 벚꽃이 절정이오. 아마 계셨으면 황홀한 봄이 서러워 우리는 또 대취大醉했을 것이오. 유고시편 중 『피붙이 』라는 시에, '너는 오고/나는 가는 구나' 라는 구절이 있었소. 예감해서 쓴 시가 아닌가 하여 순간 코끝이 찡했소. 모든 생명은 각자의 짐을 지고 태어난다지요. 그것은 자연이 부과한 숙제라 해도 무방할 것이오. 죄가 가벼운 자는 일찌감치 숙제를 마치고 안식에 들며, 미련한 자는 요양병원에서 기저귀를 차고 꾸역꾸역 연명하다 소멸한다지요. 그런 삶은 자연이 내리는 준엄한 벌칙 같소. 좋아하는 도자기를 열심히 구웠고 시집도 몇 권 남겼으니, 일몰의 풍경이 생략된 형의 생애는 청량하고 소담하였다 여겨지오. 그리스의 소설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인간 속에는 하느님과 악마가 공존하고, 때가 되면 뻗어 땅 밑에 널빤지처럼 꼿꼿하게 누워 종내에는 구더기밥이 된다."라고 했소. 결국 삶과 죽음은 한 번지 내의 동거인이지만, 미세먼지 자욱한 이승에서 불안을 먹고사는 이 아우가 한잔 생각이 나면 어디로 연락하리까?
-전홍준(시인)
달빛에 흠뻑 젖은 벚꽃의 흥취로 휘청거리는 봄밤. 대신동 ㅅ아파트 부근 선술집에서 몇 순배 막걸리가 돌자, 형의 입에서 툭 튀어나온 첫 마디가 "원장아, 소설 다시 써 볼란다"였다. 그리고 우린 세상과 삶의 부조리들을 질겅질겅 씹어댔다. 형의 가슴과 머리에는 시詩만으로는 다 토해낼 수 없는 말들이 가득해 보였다. 그러나 형은 결국 소원하던 소설을 쓰지 못하고 떠났다. 형의 쓰라림과 분노를 뇌종양이란 괴물이 다 들이킨 게다. 형이 그리울 땐 대신동의 그 선술집으로 가서 막걸리를 시킨다.
ㅡ강재훈(시인)
정의태 시인의 시편은 아우성이다. 투박하고 정제되지 않은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언어의 심미적 기능보다는 개인과 사회의 아픈 상처를 들쑤신다. 부조리를 향해 화살 맞은 멧돼지처럼 돌진한다. 유고 시집 원고를 읽는 며칠 동안 둔중한 몽둥이로 맞은 듯 몸과 마음이 아팠다. 세상의 곪은 상처를 도려내고 새살이 돋기를 바라는 시인의 염원이 무겁다. "하나의 끝은 다른 하나의 시작입니다." 시인이 꿈꾸는 세상이 도래하기를 기원한다.
-손진옥(시인)
목차
목차
차라리 네 곁이면 좋겠다
너를 나에게 보내고 싶다
계수나무의 노래
가는 곳, 닿는 곳
강江에게
손바닥과 손등의 차이
가을비
이른 아침 새소리가 맑은 두 가지 이유
바람의 개수를 헤아리다
기도 2017
뒤로 걷는 저녁
허수아비
단풍丹楓이 하는 거짓말
비
겨울비
바보 같은 아침
그늘에서
제2부
하나의 끝은 다른 하나의 시작입니다
자신에 의한 자신을 위한 자신의 선택
달빛에게
마주치는 산책
시작始作의 유배
제지방법制止方法
수다의 반편
모르쇠
피붙이
그 하나
외줄을 타는 이유
혼돈
4년에게 묻는다
달빛
꽃이여
별리別離
우리는 늘상 어디선가 돌아선다
제3부
갈 때 가더라도
너희가 강江이더냐
희생자에 한 슬픈 정의定義
빚을 내놓아라
어부와 물고기
내게 고함지르지 마
허망
여태껏 있다
여의도
눈이 좋은 엉뚱한 이유
통일을 잊었다
구름
희망에 하여
존재
하늘에서 남겨 준 길
지금의 우리는 그날의 우리가 아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날의 열매가 되었다
작품해설-정훈(문학평론가)
지성(知性)의 습도, 그 어스름한 삶의 물기에 하여
저자
저자
부산 출생
시집 『 고독한 자의 수레 』 (1986, 새로출판사)
부산문학동인회 창립 회원(1989)
≪한글문학≫ 15집에 『 소토리 』 , 『 연대암 』 등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1992)
시집 『 이제 우리 가깝다 하나 』 (1994, 빛남)
부산시인협회 사무차장(1997~1998)
시집 『 섬에 와 섬이 된다 』 (2000, 열린시)
시집 『 네가 이 세상에 올 줄 미리 알았더라면 』 (2003, 한솜)
부산시인협회 이사(2000)
부산시인협회상 심사위원(2005)
부산시인협회 심의위원(2007)
≪국제신문≫ 독자권익위원(2006~2008)
시집 『 까치는 늘 갈 곳이 있다 』 (2007, 말『 『 『 )
<문예수첩>(부산문학동인회) 회장(2009~2012)
부산 동래 안락동 도자기 공방 '詩陶軒' 운영(2011)
금정문인협회 부회장, ≪금정문예≫편집주간(2012~2013)
시집 『 세상의 땀구멍 』 (2013, 전망)_2014 세종도서 문학나눔 우수문학도서 선정
≪양산신문≫ 문화기획이사(2014)
부산작가회의 이사(2014~2015)
부산 동래 복천동 도자기 공방 '詩陶軒' 운영(2015)
제18회 요산문학축전 '문학과 도예의 만남' 작품전시(2015)
<아요> 동인(2016)
<얼토시> 동인(2017)
<시울림시낭송회> 회원(2016~2017)
부산작가회의 부회장(2016~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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