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 문 끼라 봐라
부산작가회의 사투리 시집
이 책은 부산작가회의의 시인들이 마음을 모아 엮는 사투리 시집이다. 구술문화의 역동성을 지니고 있는 지역어는 그 지역의 적층적인 정신과 정서를 그대로 담고 있다. 지역어 그 자체로 우주적이며 생명적이고 대자연을 품고 있는 상상력인 것이다. 할머니가 쓰던 말들이 버려지지 않고, 시대의 물결을 넘어 우리 사이에서 아직 반짝인다면 그때 우리는 제대로 된 역사를 가진 것이라고 믿는다. 사투리는 본질적이고 토속적인 문화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극단적인 자본주의 속에서 정신을 획일화하는 중심주의에 저항하는 노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시인들의 자발적인 이 발간사업은 소유나 소비가 아닌 지역의 존재론적인 문화를 옹호하고 발전시키는 소중한 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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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쑥대밭머리 김을 매는데 흔들리는 양귀비가 볼에 와 닿는다
남몰래 얼른 입을 맞춘다
얄구져라 얄구져라
이름뿐이어도 젖어있는 입술이 간밤에 이슬을 흠씬 맞았나보다
내게 와서도 귀비가 되다니 텃밭이 온통 꽃양귀비다
몬 살끼다 몬 살끼다
살이 붉게 젖는다
나비 한 마리 내 입술에 취한다
-강영환, 「꽃양귀비-얄궂은 사이」
효도 효자도 쓸 줄 모르나 부모님 말씀은 부처예수 공자맹자라 평생 거스른 적 없는 본동아재, 부친 삼년상 전날 밀주 단속반이 칼 찬 일본순사처럼 나타났는데
댓바람에 일어난 아재, 안방 아랫목에 헌 이불 둘러쓰고 부글부글 괘 오른 술 독아지 축담 아래 내어놓고 헛간 구석에 소시랑 고갱이로 모진 놈 패 죽이듯 휘둘러 깨고 술 개락이 된 흙 마당 맨발로 서서 눈에 여물바가지 같은 북두칠성이 거꾸로 박혀 수퇘지 횃대질 소리로 걸판지게 육두문자 한 마디 합니다 니미시부럴, 언놈고? 아무리 을축갑자 막 된 놈도 부모는 있을 터, 연자 맷돌에 갈아 마셔도 분 안 풀릴 놈이 알뜰히 찔러 받쳐 나랏님 내 부모 문상하라 보냈드노? 술내가 등천하는 마당에서 하늘보고 비원 섞인 목소리로 아부지요, 흠향 하이소!
단속반 물러가며 경전 같은 육법전서 한 구절 흘립니다
물증 없는 증거인멸, 완벽한 증거인멸이야
-박정애, 「본동아재」
내 참 더러브서 갱상도 말로 지 떳쓰모 울매나 뜨따꼬 예전에?만나슬 땐, 서울 오거들랑 꼭 연락해라 글케 사뜨만?나는 그 말이 단 줄 알았능기라?그릉깨 진짜로 음청 친한 줄 알아능기라 같은 갱상도 보리문디라꼬 지를 보자말자 반갑다꼬 눈부터 마찼는데도 본동만동하는기라
영문도 모리는 나는 므쩌그 가꼬 여패 있는 사람보기에 남사시르브서 죽는 줄 아라는기라 그 늘근 가스나 쌍판때기가 새파래쪽쪽해 가꼬 꼭 돌 씨븐 사람 맨키로 입만 열믄 사금파리가 쏘다지데, 오유워래도 서리가 내리게뜨라 아이가 내가?므 잘몬 핸능기 인는가 시퍼 가꼬 아무리 생각캐 바도 지피는게 읍는기라 내도 그때부트는 본동만동 해삣는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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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쥐 눈치 하나는 이스가꼬 내 눈치를 사살보데 부산가스나 한고집 안 인나?지 저라는데 나는 가만 인나 내도 그때부트는 본동만동 해삐리째 지만 손해지므 내가 머시 땁따브서 지한테 쎄 꼬꾸라가믄스 생님생님하끼고 그때부텅 나도 시골쥐?이름탕탕 불르 삘끼라 작심해쁘다 어아가
내가 서울 올라 가믄 지 안 만나도 만날 서울쥐 천지삐까리다 누가 나오라�나 가짠타 치, 으대 보리쌀 훔치묵따 나온 시골쥐 꼬라지 감춘다고 암만 츠발라바라 태생부터 포티가 나드만, 말꼬리만 드르올리산는다코 서울쥐가 대낑가? 시골쥐 아페스 똥폼 자바사때, 지사 그라든지 말든지 내는 반쯤 도라안잣는기라 그 가시나 새치름해가꼬 내 눈치를 히꿈히꿈 바사떼, 쿡쿡 지으박는 말 뽄새가 기가 막히대, 꼭 쪽재비상을 해가꼬 지복 지가 차대
억울하면 출세해라 글카시든 순흥 안씨 울 엄마 말마따나 딱 드르만능기라 시골쥐가 서울쥐 대승깨 그를 만도 하재 그래, 그 가스나 미짜리 깔아주자 생가캐뿌고 낭깨 맹물도 술술 넘으가대 니 다 안다 '니 내 부르브서?그라재? 못 생긴 게 안 보이는 복은 어디 들어 이쓰가꼬 삐까 븐쩍 때 빼고 광내가꼬 서울 오르내리싼능가 십재?' 사촌이 논 사믄 배 아프다 캐따, 나는 이참에 서울 오서 병 주고 약 받아 온 남는 장사라 생각할끼다
시골쥐 내리오는 열차 쏙에서 약발이 슬슬 오르능기라 오기 하나로 브팅긴 시골쥐가 욕은 차마 모타거꼬 시 약발이나 바짝 올라뿌자 결씸핸능기라 공짜 시 거름 바다따 생각항께 부산역이데
-전다형, 「시골쥐 상경기」
전쟁 통에 껄벵이 되가 천마산 만디까지 떠밀리 왔다 아인교
모텡이 판자집 하나 차지해 볼라꼬
개 잡고 닭 잡고
자갈치에서 괴기 팔고
입던 주무도 벗어 팔아봤심니더
황해도 해주 땅은 이자뿌야 살아진다카글래
얼라를 너이나 낳아감서
언성시럽게 살았다아입니꺼
산비딱도 햇살 한 줌도 마 고마분기라
정구지 심고 배추 상추 잎사구 뜯어먹고 아조 재미졌다카이
두디기에 얼라 둘러업고 빨강괴기 쪼구 칼치 한그석 이고
짱배기 둘러 빠지도락 팔러 댕�다 아인가베
수정동 문현동 산만디 내사 않다닌디 없다 아이가
불쌍타고 팔아주고 알라 이쁘다고 팔아주고
알라 젖배 곯는다고 쉬어 가라꼬 팔아주고
마, 그때는 사는 기 재미짓다
함경도 피안도 전라도 충청도 갱상도 강원도 황해도
처음 들은 말씨들이 우째 그리 우숩고 재미지든지
배창시 붙잡고 서로 웃고 살았데이
황해도 해주 말씨도 부산 맹키로 억시거덩
보리밥 묵고 돌아서면 배가 꺼지는 그때가 좋을 때 였던기라
지캉 내캉 여그 부산 만디에 빼를 묻자 했는데
알라 아바이가 원양어선 타고 나가 죽으뿟다
새끼들 건사하고 혼자 살다보이
아바이 델꼬 간 태평양 물살 맹키로 이래 거칠거칠해 졌뿟다
에이 문디 산아
에이 몹쓸 바다야
돌아앉아 그래 욕하는 날이 있지만 서도
우야겠노, 평상을 바다 캐 묵고 살았다 아이가
이자 여그 자갈치가 고향인기라
-고명자, 「황해도 해주가 고향입니더」
목차
목차
꽃양귀비/강영환
울엄마에 대한 마지막 추억/김석주
방하 에비당/류정희
본동아재/박정애
얼룩동무/권애숙
슬픈 것들은 원래 바다였어예/김수우
글씨 옷에 단추란 문꼬리제/윤홍조
친구야/손음
반대말 수업/정익진
내 아들 맞는기라/김종미
늘 안녕이라예/안효희
멀카락이 달�다/이은주
승리의 주술/정진경
삼각관계/한창옥
뭐라카노/서화성
다시, 촛불/김점미
새의 전설/박춘석
시골쥐 상경기/전다형
덕천동, 횟집에서/김요아킴
은다/신정민
깔롱살롱/최정란
추억이 밀려온다/강정이
입담에 관한 보고서/김해경
황해도 해주가 고향입니더/고명자
아부지의 아부지/박재율
밥무덤/정연홍
은자 누야/정안나
깡/천향미
꽃등/배옥주
우짜노/정온
가지치기/서경원
10월에 노래/하정은
마,/한보경
단디 댕기레이/박이훈
한림정에서/안민
주리는/김정희
김임순 여사/최승아
밥상머리 교육/김사리
요양보살/석민재
일요일엔 만다꼬,/정선우
또 와그라노/권용욱
목소리라도/김려
그저 마늘만 깔 일/원양희
마, 함 해보입시다/이현곤
여우비/임상요
니 우짤라꼬 그라노/김형로
사력/이소회
감 맹쿠로 쪽 맹키로/장이소
작품 속 사투리 정리
필진 프로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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