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5: 샘이 깊은 물(소설)
개경 수창궁 오공산 산마루에 난데없는 광망이 너울거리고 있었다. 선지빛처럼 탁하고 진한 두 줄기 빛이 하늘로부터 산마루를 향하여 내리지르더니 꿈틀꿈틀 춤을 추다가 그 산의 이름처럼 두 마리 지네의 형상이 된다. 그러다가 서로 잡아먹을 듯한 노기를 발하며 한데 엉키어 일대 난투극을 벌이기 시작했다. 개경 시민들은 겁에 질린 눈으로 그 괴상한 불기운을 지켜보고 있었다. 곪을 대로 곪은 구 왕조를 타도하고 참신한 새 세상을 구현하자는 새왕조였다. 하지만 어둡고 춥게만 비치는 민심의 갈피엔 어떠한 그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일까. 그 중심에 풍운아 이방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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