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운 날
오승강 동시
『내가 미운 날』은 오승강 선생님이 1985년 출간한 동시집《분교마을 아이들》 이후에 내는 두 번째 동시집이다. 지금은 도움반이라 불리는 특수학급 아이들과 생활하며 쓴 시 사십 편과, 일반 학급 아이들과 생활하며 쓴 시 스물한 편을 실었다. 서럽고 아플 때도 많지만 서로 돕고 어울릴 줄 아는 도움반 아이들과, 동생을 돌보고 집안일도 돕는 일반 학급 아이들의 모습이 꾸밈없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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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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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담긴 내용
도움반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담았어요.
햇빛 밝은 날 / 운동장에 서 보면 // 햇빛은 나에게도 / 그림자를 줍니다. // 말 못하는 나에게도 / 그림자를 줍니다. // 나를 바보라고 놀리는 아이들과 / 조금도 다르지 않은 / 똑같은 크기 / 똑같은 색깔의 / 그림자를 줍니다. // 햇빛 밝은 날이면 /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 어깨를 펴고 운동장에 섭니다. // 그늘 아래 / 숨어 있을 까닭이 / 없기 때문입니다. // 다른 아이들과 내가 /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 '햇빛은 나에게도' 시 전문(92~93쪽에서)
언제나 화장실 옆에서 공놀이를 하거나 교무실에 눈치 보지 않고 들어오는 아이들에게 이상하게도 마음이 갔습니다. 그 아이들이 놀이하는 모습을 눈여겨보기도 했고, 더러는 피하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걸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자꾸 마음을 열었더니 어느 순간 그 아이들이 내 곁에 와 있었지요.
─ '생각만 해도 따뜻해지는 기억'에서, 오승강(5~6쪽에서)
《내가 미운 날》 1부와 2부에는 지방 도시 변두리 학교에서 삼 년 동안 도움반 아이들과 생활하며 쓴 시를 나누어 담았습니다. 3부에는 오승강 선생님 아들들 이야기와, 점심 굶는 아이, 일하러 간 어머니를 대신해 동생을 돌보는 아이, 버려진 밤을 주워 먹는 할아버지에게 아껴둔 사탕을 주는 아이 같은 일반 학급 아이들과 지내며 쓴 시를 담았습니다.
도움반은 특수학급을 달리 부르는 말로, 몸과 마음의 장애를 겪는 아이들을 모아서 따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만든 반입니다. 도움반 아이들은 몸이 아파서 마음이 아프고, 마음이 아파서 몸까지 아픈 아이들이지요. 먹고 싶은 걸 참을 수 없어 먹다 버린 사탕을 주워 먹는 아이, 벙어리라 놀림을 받아도 울기만 하는 아이, 시력이 낮아서 일반 학급에서 공부를 할 수 없는 아이, 네 가지 말밖에 할 줄 모르는 아이, 오줌을 누고 나서 바지춤을 추스르는 것도 잊어버리는 아이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슬픈 것만은 아닙니다. 햇빛 밝은 날 운동장에 서면 햇빛은 바보라고 놀리는 아이들과 똑같은 크기와 색깔의 그림자를 주니까요. 도움반 아이들은 서럽고 슬플 때도 많지만 같은 반 동무들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고 걱정합니다. 서로 돕고 나누고 어울려 노는 모습들이 사십 편의 시에 담겨 있습니다.
오승강 선생님이 '자꾸 마음을 열었더니 어느 순간 그 아이들이 내 곁에 와 있었'다고 말한 것처럼, 시에서도 아이들의 마음과 생활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인의 순박하고 따뜻한 눈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겉보다 속을 보는, 착한 눈을 되살려 보세요.
내가 술래일 때 / 아이들은 재미있게 놀다가도 / 저희들이 술래 되면 / 나를 바보라고 놀리며 / 술래 하지 않으려 합니다. // 그럴 때 나는 정말 바보처럼 / 히히 웃고 말지만 / 참지 못하고 울고 달려들 땐 / 되레 저희들이 울며 집에 갑니다. // 내가 더 많이 맞았어도 / 바보 자식이 남의 아들 때렸다고 / 아주머니들은 우리 집에 달려와서 / 우리 엄마까지 울려 놓고 갑니다. // 그런 날 엄마는 / 내 등 어루만지며 섧게 웁니다. / 너는 아무 죄 없다며 / 다 내 죄라시며 섧게 웁니다. // 그러나 나는 압니다. / 우리 엄마 정말 죄 없습니다. / 놀려도 끝까지 참지 못한 내가 죄 있습니다. / 끝까지 참지 못한 내가 밉습니다.
─ '내가 미운 날' 시 전문(46~47쪽에서)
《내가 미운 날》을 많은 일반 학급 아이들이 읽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도움반 아이들 겉모습뿐만 아니라 속마음도 볼 수 있는 아이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 시집을 어른들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젊은 교사와 젊은 부모님 들한테 권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기만 아는 영악하고 패악스런 짐승으로 자라지 않기를 바라는 교사와 부모 들한테 말입니다.
─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에서, 이주영(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회장, 141~143쪽에서)
어머니 집 나간 까닭이 자기가 도움반에 다니기 때문인 것 같아 슬프고, 바보라고 놀림을 받고 싸우다 더 많이 맞았는데도 상대 아이의 엄마가 항의해 와 내 어머니를 울려서 스스로가 미워집니다.
학교와 사회에서 홀대받는 도움반 아이들과 그 부모들, 단순히 이들의 탓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는 아무런 장애가 없으니 괜찮아, 그건 다른 집 이야기야 하는 부모님들도 있겠지요? 요즘 아이들은 식구가 적다 보니 사회성을 기르기도 힘들고 오롯이 자기만 아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이 사소한 것에도 상처를 많이 입고 동무한테도 상처를 많이 주지요. 마음에 난 작은 상처 하나가 덧나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내가 미운 날》을 읽고 겉보다는 속마음을 볼 줄 아는 착한 눈을 되살리고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모와 교사 들이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이 편견과 선입견 없이 서로 어울리며 살 수 있도록 바르게 지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둘레에도 몸과 마음의 장애를 겪는 아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웃의 아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 주세요.
정겹고 아기자기하게 그린 교실 풍경 연필그림도 만나 보세요.
이 책에 그림을 그린 장경혜 선생님은 오승강 선생님의 소박한 시에 잘 스며들 수 있는 그림을 구상하다가 연필그림을 생각했습니다. 교실 풍경과 아이들 마음이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 정성껏 그렸습니다. 깊은 울림을 주는 오승강 선생님의 동시와, 장경혜 선생님의 정겹고 아기자기한 연필 그림을 함께 만나 보세요.
◈ 추천하는 말에서
아이들이 다 같이 어울려 즐겁게 놀 수 있기를 바랍니다
도움반 아이들은 몸이 아파서 마음까지 아프고, 마음이 아파서 몸까지 아픈 아이들입니다. 아무리 글씨를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가 없고, 누구도 알아듣지 못할 네 마디 말만 할 줄 알고, 가슴이 답답하면 눈물밖에 흘릴 줄 모르는 아이들입니다. 비 오는 날 우산이 없어 학교에 오지 못한 아이 자리에 앉아 보며 안타까워하고, 교실에 들어온 파리를 두 손으로 잡아서 창밖으로 날려 보내는 아이들입니다.
이런 아이들 이야기를 많은 일반 학급 아이들이 읽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도움반 아이들 겉모습뿐만 아니라 속마음도 볼 수 있는 아이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나와 다르게 생긴 아이, 말을 잘 못하거나 잘 보지 못하거나 듣는 걸 어려워하는 아이, 바보라고 불리는 아이들하고 즐겁게 놀 수 있기를 바랍니다.
_ 이주영(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회장)
목차
목차
생각만 해도 따뜻해지는 기억 오승강
1부 우리 반 도움반
우리 반 도움반
사탕 한 알
돌머리 다툼
돈 오십 원
재운이 소풍날
과자 한 봉지
다시 옮긴 교실
내가 쓰는 글자
먹고 싶어요
눈물로 하는 말
본반에는 안 가요
선생님의 흰머리
학교놀이
지각
도움반에 온 날
상민이 마음
내가 미운 날
선생님 출장 가신 날
걱정
나의 꿈
2부 햇빛은 나에게도
바보
은석이 학교 안 온 날
육 학년 은석이
선희
원규의 산수 시간
빈자리 둘
주은이
도움반 석현이
효준이의 빠른 말
수정이 저만 아는 말
눈
정민이의 선생님 찾기
모르는 일
파리 한 마리
우리 사는 집
집 다섯 채
참지 못합니다
슬플 때
햇빛은 나에게도
또 일 년
3부 씨앗은 알고 있어요
세 살과 네 살
자라나는 금
친구
까치 소리 깟깟깟
아무도 쓰지 못한 이름
숙제
점심 굶는 대한이
미술 시간
선생님은
이상한 아이
사탕 세 알
일기
걱정
친구들 이름 부르듯
아버지
엄마 안 계신 밤
이사
우리 아버지
아버지 말씀
모내기 철에
씨앗은 알고 있어요
ㆍ추천하는 말
함께 살아야 할 우리 아이들 이주영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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