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와 바나나
테마 소설집
역사적 사건과 인물이라는 소재로 한겨레출판 문학웹진 〈한판〉에 1년여 동안 연재됐던 13편의 단편소설을 모은 역사 테마 소설집 《키스와 바나나》가 출간되었다. 표제작 〈키스와 바나나〉를 쓴 황현진을 비롯해 하성란, 강영숙, 박정애, 조두진, 강병융, 윤고은, 조영아, 안보윤, 서진, 이영훈, 손보미, 주원규는 15년이란 등단 연차와 기성과 신인이란 이름을 넘어 한 명의 소설가로서 역사라는 풍경 안으로 진지한 문학적 탐사를 떠난다. 역사 안에서 이들이 찾아낸 것은 잃었거나, 잊혔거나, 사라졌거나, 스러져간 사람과 사건 들에 대한 이야기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가능성의 역사'를 쓰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이라는 소재로 한겨레출판 문학웹진 〈한판〉에 1년여 동안 연재됐던 13편의 단편소설을 모은 역사 테마 소설집 《키스와 바나나》가 출간되었다. 표제작 〈키스와 바나나〉를 쓴 황현진을 비롯해 하성란, 강영숙, 박정애, 조두진, 강병융, 윤고은, 조영아, 안보윤, 서진, 이영훈, 손보미, 주원규는 15년이란 등단 연차와 기성과 신인이란 이름을 넘어 한 명의 소설가로서 역사라는 풍경 안으로 진지한 문학적 탐사를 떠난다. 역사 안에서 이들이 찾아낸 것은 잃었거나, 잊혔거나, 사라졌거나, 스러져간 사람과 사건 들에 대한 이야기다.
하성란의 〈젤다와 나〉는 피츠제럴드와 젤다 세이어를, 강영숙의 〈폴록〉은 화가 잭슨 폴록과 수은중독으로 사망한 소년 노동자 문송면을, 박정애의 〈미인〉은 조선시대 붕당정치의 한복판에 있던 허견과 그의 아내 홍예형을, 윤고은의 〈다옥정 7번지〉는 1920년대 경성에 있던 박태원이 아닌 2010년 서울에 있는 박태원을, 서진의 〈진짜 거짓말〉은 키웨스트에 있는 헤밍웨이를, 이영훈의 〈상자〉는 조선시대 소경 점복가 홍계관을, 손보미의 〈고귀한 혈통〉은 패리스 싱어와 이사도라 덩컨을 우리 곁으로 데려온다. 또한 조두진의 〈첫사랑〉은 일제강점기 때의 대구의 한 일본인 중학교로, 강병융의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는 MB 정권 시절의 촛불 집회 현장으로, 조영아의 〈만년필〉은 대구 지하철 참사 현장으로, 안보윤의 〈소년 7의 거짓말〉은 수원 집단 성폭행 사건의 경찰 조사실로, 주원규의 〈연애의 실질(?質)〉은 5·18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사택으로, 황현진의 〈키스와 바나나〉는 내전 중인 베트남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문학평론가 박진은 해설에서 "이들이 역사적 사실의 권위에 짓눌리는 대신에 상상력의 무한한 자유를 누리며 사실의 역사가 아닌 가능성의 역사를 쓰고 있다"고 말한다. 13편의 소설은 과거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우화적이고 풍자적인 수법과 각기 다른 상상력으로 그림으로써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시킨다.
소설가들은 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선택했을까?
역사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과 발견, 그리고 상상
문학평론가 박진은 이들이 어느 시대의 어떤 인물과 무슨 사건을 다루었는가 하는 소재의 측면 이상으로 그 장면을 지금 불러낸 이유는 무엇인지, 그것을 통해 이 사회와 우리 자신에 관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지에 관심을 기울이자고 말한다.
하성란의 〈젤다와 나〉에는 두 명의 화자인 나와 젤다 세이어가 등장한다. 젤다와 피츠제럴드, 소설가 부부인 나와 김의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은 누구이고, 진짜 이야기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서진의 〈진짜 거짓말〉에는 키웨스트에서 헤밍웨이를 만나는 나의 이야기와 직장을 그만두고 장편소설을 쓰는 남편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며 "작가가 된다는 것과 작가로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말한다. 이영훈의 〈상자〉는 조선 세조 때의 소경 점복가 홍계관의 일화를 통해 "작가의 정체성과 윤리적 책임에 대해 말하며, 말을 지어내는 소설가들은 어쩌면 모두 소경 점복가일지 모른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조영아의 〈만년필〉은 대구 지하철 참사 현장에서 여고생을 죽이고 혼자 살아남은 소설가 윤기가 자신의 경험을 소설화하는 이야기를 통해 "소설에 대한 실존적 진실에 대해" 묻는다. 이처럼 하성란, 서진, 이영훈, 조영아는 소설가로서 소설에 대한 고백을 이야기로써 완성한다.
"말과 이야기에는 진실을 생산하고 영향을 미치는 힘"이 있다. 강영숙의 〈폴록〉은 과거 환경운동을 했던 K 이사를 취재하는 환경단체 인턴인 나를 통해 잭슨 폴록의 그림처럼 사회변혁의 열정이 끓어올랐던 1980년대를 지금의 시선으로 담아낸다. 고바야시 마사루의 단편소설 〈일본인 중학교〉를 다시 쓴 조두진의 〈첫사랑〉은 식민자 2세인 "재조(在朝) 일본인의 죄의식과 모순적 감정에 주목"한다. 황현진의 〈키스와 바나나〉는 전쟁고아이자 베트남전에 참전한 키스라는 군인를 통해 "베트남전의 외상적 상처"를 바라보는 것에 집중한다. 이처럼 강영숙, 조두진, 황현진은 더 중요한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진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를 꺼내어놓는다.
박정애의 〈미인〉은 "정쟁에 희생된 비운의 주인공 허견"이 아닌 《숙종실록》에 짧은 기록이 남아 있던 그의 처 홍예형을 등장시켜 신분 차별에 대한 "남성 중심의 정치 권력"의 모순을 이야기하고, 손보미의 〈고귀한 혈통〉은 이사도라 덩컨이 아닌 패리스 싱어를 중심인물로 내세워 "고귀한 혈통이라는 해묵은 이야기의 집요함과 기만성"을 드러낸다. 윤고은의 〈다옥정 7번지〉는 과거의 박태원을 지금 여기로 불러와 "피와 살로 이루어진 실제 작가가 허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처럼 박정애, 손보미, 윤고은은 실제 있었던 역사를 다루는 데에 있어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은 실제 역사에 덧붙여진 허구를 제거하기보다는, 더 많이 상상하는 쪽을 택한다.
강병융의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쥐'로 그리는 우화적 이야기를 통해 MB 정권 시절에 벌어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드러낸다. 주원규의 〈연애의 실질(?質)〉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직도 멈추지 않는" 거짓말에 맞서 거짓 일화를 우스꽝스럽게 이야기한다. 안보윤의 〈소년 7의 고백〉은 수원 집단 성폭행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 공권력의 폭력성"을 포착해낸다. 이처럼 강병융, 주원규, 안보윤은 권력에 의해 만들어진 진실이 아니라 또 다른 진실을 말하려 애쓰며, 만들어진 진실 앞에서 결코 굴복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어떤 이야기들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이야기가 된다
흘러갔던 과거의 역사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능숙한 솜씨로 써내려간 이 13편의 이야기는 때로는 우화와 풍자로, 때로는 냉정한 재현으로, 때로는 무한한 상상력으로 우리의 소설적 영역을 확장시킨다. 우리는 피츠제럴드와 젤다 세이어, 헤밍웨이와 박태원, 잭슨 폴록과 이사도라 덩컨 등 유명한 인물들을 만나며 황홀경에 빠지기도 하고, 내전이 한창인 베트남과 5?18 당시 대한민국, 촛불 집회와 죄 없는 이들이 조사받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오가며 분노하거나 실망하기도 한다. 열세 명의 소설가는 놀랄 만큼 진지한 시선으로 판타지를 현실로, 현실을 이야기로, 이야기를 다시 판타지로 만드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이처럼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키스와 바나나》는 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충분한 매력으로 다가갈 것이다.
■ 추천의 글
소설가의 상상력엔 시간의 경계가 없다. 시간의 영원성과 역사의 반복성에 대한 질문은 소설가가 과거에 대한 관찰자의 숙명과 미래에 대한 예언자적 임무를 잊지 않음으로써 강한 생명력을 갖게 된다. 죽었는가, 잊혔는가, 과거라는 시간을 재빠르게 관 속에 묻은 우리의 현재는 있기는 있는 것인가, 라는 물음 앞에서 작가들은 자신이 부여받은 성스러운 임무를 묵묵히 수행해왔고, 그 증언이 소설가 26명의 다른 목소리로 《한밤의 산행》과 《키스와 바나나》에 그려져 있다. 대체 역사 픽션, 논픽션과 픽션, 판타지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들의 상상력은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과거의 한 경계를 허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과거라는 시간의 재생산을 통해 한국문학 미래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한다.
"소설은 사실과 거짓의 중간이다"(마르트 로베르). 인류의 역사에 오직 소설만이 그 지점을 확보한다. 세계의 역사 진리는 사실은 사실이고 거짓은 거짓이기 때문이다. 그 "중간"의 영역은 실제 세계에선 존재하지 않으나 소설만이 그 "중간" 지대를 독자적으로 만들어낸다. 있을 수 있는 일을 작가가 허구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서사의 고전적인 정의라는 데 이의가 없다면, 인문학이 사실과 거짓을 입증하고 증언하는 데 역점을 둔다면, 인문학 안의 소설은 사실과 거짓의 이면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는 장르인 것이다. 이 책은 어그러진 세계나 일몰한 개인사에 대한 복원을 꿈꾸는 자들의 상상력이 아니라, 사실과 거짓의 "중간" 지대만을 탐닉하는 소설가들의 소설에 대한 헌사로 읽어도 무방하다. _백가흠(소설가)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소재로 하여 저마다 자유롭게 상상력을 펼쳐나가는 이들의 소설은 진실을 변형하고 이야기를 구성하는 관점의 문제, 기억과 글쓰기의 실존적 의미, 작가의 정체성과 사회적 책임 등을 진지하게 되묻고 있다. 역사라는 통로를 거쳐 이들이 도달한 지점은 결국 이야기하기와 글쓰기 행위에 대한 지적이고 윤리적인 탐색인 셈이다. 소설가가 다루는 대상은 역사적 사실이나 현실 자체가 아닌 언어임이 분명하지만, 말과 이야기에는 진실을 생산하고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힘이 잠재돼 있다. 이들이 지어낸 이야기가 단순한 사실보다 진실하고도 강력할 수 있다면, 그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_박진(문학평론가)
목차
목차
폴록 강영숙
미인 박정애
첫사랑 조두진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강병융
다옥정 7번지 윤고은
만년필 조영아
소년 7의 고백 안보윤
진짜 거짓말 서진
상자 이영훈
고귀한 혈통 손보미
연애의 실질(?質) 주원규
키스와 바나나 황현진
해설_역사, 진실, 글쓰기 박진(문학평론가)
저자
저자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