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근대성과 기독교의 문화정치(연세국학총서 111)(양장본 HardCover)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발현된 기독교의 역할을 포착하고 그 위상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려는 인문, 사회과학자들의 공동연구 논문집『한국의 근대성과 기독교의 문화정치』. 이 책은 근대 초기, 식민화, 냉전기를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변화해온 기독교라는 무대의 안팎을 통시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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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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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개인, 공동체, 정치체를 가로지르며 여러 차원에서 발현된 기독교의 역할을 포착하고 그 위상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려는 인문·사회과학 학자들의 공동연구 논문집이다.
기독교는 한국 사회 혹은 국가를 강하게 사로잡은 '문명화'의 주요 기제로 기능했으며, 한국인의 근대적 이념·인식·심성체계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존의 전통적인 삶의 문법과 치열한 갈등이나 경합을 벌였다. 각종 기구나 제도를 구축하고 실천적 운동과 담론을 생성했다는 점에서, 나아가 집단의 생활방식과 가치규범을 생산하고 개개인의 내면영역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기독교는 근대 한국에서 진행된 광범위하고 다양한 문화정치의 뚜렷한 발원지이자 실연 장소가 되었다.
이 책은 근대 초기, 식민화, 냉전기를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변화해온 기독교라는 무대의 안팎을 통시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제도, 이념, 감각, 지식, 운동으로서의 기독교 처럼 그것의 얼굴과 표정은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1장 [사회·문화 장치로서의 기독교]에서는 선교병원, 미션스쿨, 사회조사기술에 주목하여 기독교가 근대의 다양한 사회적 장치를 구축하고 지식을 형성하는 데 관여한 현상을 살폈다. 신규환은 한국의 제중원과 중국의 시의원의 설립과 운영 주체를 사료로 규명하고 비교하면서 지속적으로 불거져온 '제중원' 정체성 논쟁에 참여한다. 논쟁의 핵심이 왕실과 정부가 주도한 관립의원이냐 선교부와 일반인들이 주도했던 사립의원이냐는 데 있던 것은 사실이나, 여기서는 서구 의료선교진의 동아시아 진출은 종교적 진입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과학의 이름으로 들어온 전략적 포석이라는 측면이 있었지만, 사실상 정치, 경제, 외교적 역학 관계 속에서 이루어졌고 민간의 차원에서는 일상 전반에 걸친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근대화의 복합적인 국면을 보여주는 스펙트럼을 제공했다고 보았다.
김성연은 미션스쿨인 연희전문학교 도서관의 도서 기증의 역사를 정리함으로써 선교사, 신자, 해외 기구를 통해 서양 도서와 최신 문서를 확보하고 조선인 교수들의 활약으로 유학자들로부터 한학 서적까지 유입할 수 있게 된 정황을 밝힌다. 식민지 시기, 연희전문학교의 도서관은 조선학과 국학연구를 양산할 수 있는 자원의 보고로 기능했던 것처럼, 서양인 선교사의 기독교 학교였던 '미션스쿨'이 조선의 전통적 학문과 결합하며 동서의 자료를 흡수하고 조선 사회에서 문서의 저장고로 인식되게 되는 과정은 근대 지식의 구축에 능동적으로 개입했던 다원적 주체들의 활약과 문서고의 재편 과정, 그리고 그 혼종성을 드러내준다.
김인수는 조선총독부가 산출해낸 통계가 지배적이었던 식민지 시기, 이훈구가 미국 태평양문제연구회(IPR)의 지원으로 토지이용조사를 기획했던 정황과 그 의의를 밝히고 있다. 식민국가에서 국제 기독교네트워크를 통해 제한된 형태로나마 유입될 수 있었던 서구 학술네트워크와 방법론을 해방 후 냉전기에 전개된 미국 주도의 개발경제학 농정관과의 연속선상에서 고찰해야 한다는 필자의 주장은 흥미로운 논제를 제시한다.
2장 [인식·사상 자원으로서의 기독교]에서는 기독교적 세계관이 촉발시킨 사유와 담론적 실천을 검토한다. 이를 위해 식민지 조선의 대표적인 기독교 주체인 여성 선교사와 일본유학생 집단에 주목한 연구와 함께 기독교적 상상력과 사유에 접속하는 심미적 주체를 조명한 연구를 모았다.
정미현은 연희전문을 세운 선교사 언더우드의 부인으로만 알려졌던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의 사상과 활약을 조명하며 그가 식민지 조선에서 이방인 여성으로서 개척한 영역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의료 선교사로 파송되어 조선 왕실을 드나들고 조선 이북지방을 횡단했으며 교역사업과 문서작업도 행한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의 생애는 제국주의, 민족주의, 남성중심주의 시선으로는 읽어낼 수 없었던 근대의 사각지대가 존재함을 환기시켜준다.
정한나는 재동경조선기독교청년회라는 식민지 시기 엘리트 청년 집단의 사상적 궤적을 추적하고 있다. 그들이 발간한 잡지 ?기독청년?에서 두드러지는 '덕'과 '지상천국'에 대한 논의로부터 기독교의 사회화와 식민지민의 정치적 모색을 읽어내고 있다. 또 재동경 YMCA의 공간적 특수성을 검토하며 조선 유학생들이 한·중·일뿐 아니라 세계 기독청년들과의 접촉 속에서 코스모폴리탄적 지향성을 띠게 됨을 밝힌다.
강동호는 근대적 감각의 주조에 기독교적 세계관이 결정적 동력으로 작용했음을 전제로 종교적 상상력과 근대시의 접합 지점을 규명하고자 했다. 그는 근대시사에서 내면과 초월성에 대한 상상력이 동시적으로 구축되는 과정에 주목하고 그 형성 과정에서 기독교적 세계관이 담당한 역할을 밝히기 위해 '세속화' 개념을 활용한다.
3장 [이입, 접속, 습합하는 기독교]에서는 기독교가 외래적인 이념이자 신문물이었고 그래서 전통적 신념의 세계 또는 여타 종교와 부딪치거나 뒤섞이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었기에 기독교와 불교의 융합, 천주교와 유교의 만남, 그리고 초기 개신교 신자의 개종을 논의하면서 기독교가 이질적인 인식·가치체계와 경합, 협상, 교류하는 양상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나종석은 정약용 및 다산학 다시읽기를 통해, 다산이 이룬 패러다임의 전환을 서구적 근대성의 확보라는 면에서 평가해온 기존의 입장에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다산학 형성에 기여한 서학이나 천주교의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수용과 변용에 관해서는 보다 신중하고 주체적인 관점이 요구된다는 점을 강조하여 서학의 충격과 자극에 응전한 조선 지식인의 사유를 경유하여 동아시아의 자기혁신의 가능성을 짚어보았다.
장석만은 초기 개신교 신자의 개종을 분석하면서, 개종은 과거와의 급격한 단절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낡음과 새로움이라는 명확한 이분법을 운용한다는 점에서 근대 그 자체의 논리와 아주 가까이 닿아 있음을 밝힌다. 조선인의 개종 논리, 외국인 선교사가 바라보는 조선인의 개종 동기 등 다양한 자료를 함께 놓고 당시의 개종의 문화, 개종의 내면을 드러내 보여준다.
이선호는 기독교와 불교가 서로 융합하는 현장을 신학자 변선환의 사상적 변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종교들의 공존'이라는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변선환은 토착화 논의를 한단계 뛰어넘어 종교다원주의로 접근하는 행로를 취한다. 그는 기독교 정신의 구현과 한국적 기독교를 지향했지만, 동시에 종교 간 대화의 단절과 폭력적인 선교를 거부했다.
4장 [현대 한국의 이념, 운동 혹은 기독교의 대항가치]는 해방, 분단, 전쟁, 국가수립의 시간을 지나면서 기독교가 획득하게 된 대항적 실천성을 조망한다.
김건우는 우치무라 간조, 김교신, 류달영을 잇는 공동체론을 분석하면서 특히 덴마크를 모델로 하는 류달영의 구상이 전후 한국사회에서 국가주의의 자장에 걸쳐지게 되는 현상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한편 해방 후 무교회주의의 가장 중요한 대목을 점하고 있는 이찬갑의 사상과 운동을 통해 류영모-함석헌 계보의 사상과 운동의 맥을 짚고 있다. 이 흐름이 중요한 까닭은 이들의 혁명적이고 비타협적인 공동체 사유가 농촌지역을 준거로 한 기독교적 실천의 정점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임진영은 여태까지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던 기독교 평화담론의 전개를 고찰하고 있다. 반공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한국 교회가 평화를 위한 역할을 어떻게 정립했는지 정면에서 묻고 있다.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한 1959년의 평화론을 호출하여 재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한국전쟁을 '성전'으로 파악하는 것이 냉전기 기독교계의 지배적인 인식이었던 만큼, 1950년대 말에 등장한 ?기독교사상?의 평화론은 반공주의의 지평 내에서 솟아난 의문과 비판의 작은 싹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상록은 1960~70년대 개발주의 시대에 도시산업선교가 맡았던 대항정치적 운동의 실제를 조지 오글 목사의 활동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도시산업선교는 1980년대 마르크시즘이 노동문제를 이론화하고 현실 투쟁을 끌어내는 자원으로 수용되기 이전에 산업화의 모순에 응대하는 주요한 추동력이었다. 노동자의 동등한 사회참여와 공장 내부의 민주화를 주장한 조지 오글의 산업민주주의론이 한국 개신교의 현실을 비춰보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는 필자의 결론은 오늘날 더 강한 호소력을 갖는 듯하다.
이철호는 1970년대 초반 이후 함석헌, 백낙청, 김지하 등 일군의 생명론자들이 민족이라는 이념을 구성해가는 과정에서 보인 유사성과 이질성을 추적하고 있다. 이들이 서로 다른 사상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생명론적 세계관이라는 장에서 서로 만나고 있다는 사실, 이들의 민족론이 서구적 보편에의 강박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밝힌다.
'기독교'라는 질문을 안고 새롭게 역사적 현장을 발굴하거나 방문한 이 책의 연구들은 한국의 근대성과 기독교적 근대성의 깊은 연관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리고 이 둘의 오랜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기독교 자체를 생성력/재생산력의 차원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 직접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멀리는 다산에서부터 가까이는 1990년대까지를 포괄하는 시간동안 기독교는 제도, 지식, 이념, 심성, 운동의 생성과 재생산에 복무하거나 활용되었다. 이 작동의 복잡함과 거듭됨을 보면 기독교가 곧 한국의 근대를 생성하고 재생산했다고 말해도 무리가 아닐 듯하다. 물론 기독교가 근대를 지배한 전일적인 생성·재생산 기제였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일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은 늘 현존하는 거대한 질서와 협상하거나 갈등할 수밖에 없었고 또 로컬의 실제적인 조건에 부응·대응해가며 그 터에 밀착하여 구현되곤 했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의 근대성과 기독교의 문화정치?는 기독교의 생성·재생산 능력, 이 능력이 발휘되거나 변형되는 데 관여한 여타의 힘들 그리고 특정하게 조성된 환경에서 기독교가 남긴 흔적을 탐색하였다.
목차
목차
서문
제1장 사회·문화 장치로서의 기독교
신규환|한중 선교병원의 '정체성' 논쟁 비교연구:제중원과 시의원의 사례를 중심으로
1. 머리말
2. 서양식 근대병원의 역사적 기원 논쟁
3. 한중 선교병원의 기원과 성격
4. 맺음말
김성연|근대 지식의 구축과 미션스쿨의 좌표:연희전문학교 도서관 기증사를 중심으로
1. 서론
2. 식민지 시기 미션스쿨의 문서고 형성 과정
3. 책의 공유(公有)와 지식의 접합 혹은 경합
4. 결론
김인수|기독교와 사회조사:일제하 이훈구의 토지이용조사의 정치적 의미
1. 들어가며
2. 식민지 사회와 국제 기독교 네트워크
3. 식민지의 사회문제와 주도권
4. 이훈구의 '토지이용조사'의 배경
5. 이훈구의 '토지이용조사'의 실제
6. 맺으며:정리와 토론
제2장 인식·사상 자원으로서의 기독교
정미현|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의 선교 사역과 여성의식
1. 들어가는 말
2. 릴리어스 호튼 언더우드의 파송과 결혼
3. 선교현장에서의 여성주의적 권리 주장
4. 한국여성들과의 연대와 선교 사역
5. 나가는 말
정한나|재동경조선기독교청년회의 토포스와 ?기독청년?의 기독교 담론
1. 들어가며
2. 트랜스-내셔널 토포스로서의 재동경YMCA
3. YMCA 정신과 도쿄 유학의 화학 작용
4. 'spirit'에서 '덕'을 발견하다
5. '지상천국'의 숨은 뜻과 그 한계
6. 나오며
강동호|세속화와 한국 근대시의 형성
1. 들어가며
2. 세속화 테제의 계보
3. 근대문학의 세속화와 초월성의 위상학
4. 한국적 세속화 논의의 가능성:결론을 대신하여
제3장 이입, 접속, 습합하는 기독교
나종석|다산 정약용을 통해 본 유교와 천주교의 만남-한국적 근대성의 논리를 둘러싼 논쟁의 맥락에서-
1. 들어가는 말
2. 천주교, 다산의 상제(上帝)관 그리고 그의 경학체계의 성격
3. 인(仁)에 대한 상호주관적 해석과 '유교적 신학'으로서의 다산학
4. 정약용과 한국 근대성의 문제
5. 나가는 말을 대신하여:유학의 혁신적 재규정으로서의 다산학과 근대성의 문제
장석만|초기 개신교 신자의 개종(改宗)이 지닌 성격-1900~1910년을 중심으로-
1. 서론
2. 단절의 수사학
3. 지식인의 옥중 개종
4. 1907년 대부흥운동의 개종
5. 결론
이선호|기독교-불교의 융합과 그 사회적 의미:변선환의 사상을 중심으로
1. 서론
2. 한국사에서 기독교와 불교의 만남
3. 변선환의 신학과 종교다원주의 시도
4. 결론
제4장 현대 한국의 이념, 운동 혹은 기독교의 대항가치
김건우|해방 후 한국 무교회주의자들의 공동체 구상
1. 무교회주의의 성격과 계보
2. 류달영의 '재건국민운동본부':국가적 기획의 가능성
3. '풀무' 공동체:지역사회의 개조
4. 분기점, 그리고 영향
임진영|1950년대 한국 기독교의 전쟁 인식과 평화 담론의 가능성
1. 들어가는 말
2. 한국 기독교의 반공주의와 한국전쟁에 대한 인식
3. 1950년대 후반의 사상지형도, '화해와 공존'의 의미
4. 1959년 ?기독교사상? 특집의 평화 담론
5. 나가는 말
이상록|1960~1970년대 조지 오글 목사의 도시산업선교 활동과 산업 민주주의 구상
1. 머리말
2. 오글 목사의 도시산업선교 활동
3. 오글 목사의 기독교 사상과 산업 민주주의
4. 맺음말
이철호|민족 표상의 (불)가능성-7·4 남북공동성명 이후의 생명, 씨?, 민중-
1. 민족통일의 새로운 구상들:?씨?의 소리? 좌담회의 경우
2. 함석헌의 민족통일 표상:생명, 씨?, 민중
3. 민족의 요동:함석헌과 백낙청
4. 김지하의 동북아 생명 운동과 율려(律呂)
5. 민족 표상의 (불)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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