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선생님과 빨래터 제자들
색소폰 부는 명품인간 조련사의 공교육 개똥철학
명품 인간 조련사로 널리 알려진 인천 계양고등학교 유병철 교장의 자녀교육 성공법을 담은 교육 에세이『모르쇠 선생님과 빨래터 제자들』. 이 책은 34년간 저자가 모르쇠 선생님, 섬마을 선생님, 메뚜기 선생님, 선생님 아버지 등으로 불리며 경기·인천지역 중고등학교에서 교육자로 재직하며 보고, 느끼고, 행동으로 옮겼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많은 제자들의 생활습관과 학습태도를 변화시켜 교육적 성공을 거둔 사연 33편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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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 책 속에는 유병철 교장선생이 평교사로 교육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모르쇠 선생님, 섬마을 선생님, 메뚜기 선생님, 선생님 아버지 등으로 불리며 34년간 인천지역 중고등학교에서 교육자로 재직하며 보고, 느끼고, 행동으로 옮겨 수많은 제자들의 생활습관과 학습태도를 변화시켜 교육적 성공을 거둔 교육에세이 <33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33편의 교육 에세이 속에 등장하는 150여 명의 캐릭터들은 한국의 1980년대부터 2011년 현재까지 대략 30여 년 간 한국 중고등학교 학교 울타리 안과 밖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고,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교육계 내에서 종사하는 교직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 왔는가?" 하는 표상 같은 인물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여주는 교육계 내부의 적나라한 현실이 그 어느 르포기사보다 더 생생하게 이야기되고 있는 점이 우선 압권이다.
사교육시장 33조원 시대! 집집마다 자녀교육비로 허리가 휘청거리는 이 시대, 고개 숙인 공교육 부활을 위해 학생들과 함께 딩굴며 34년간 때로는 회초리를 든 할아버지 같이, 때로는 <첫사랑 이야기>로 고3 여고생들의 졸음을 깨워주며 학업에 집중하게 만들어 3년 만에 벽촌이나 다름없던 섬마을 종합고등학교를 명문고등학교로 변화시킨 유병철 교장선생의 교육적 열정과 반복학습에 관한 자의적 개똥철학은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전국 600만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감동의 도가니 속으로 끌어들이는 흡인력을 지녔다.
[저자의 글] 3막 중 2막의 장막이 드리워진다
나는 누구였나?
혼이 담긴 역할을 했는가.
이 시간 숨을 가다듬고 뒤돌아봅니다.
내 역할이 선이었던가, 악이었던가?
독은 되지 않았나?
밑줄 친 대본을 들척여 봅니다.
떠나는 저 사람의 역할은 무엇이었나?
우리 마음속에 남긴 것은 무엇인가?
감동인가! 분노인가! 자책인가!
객석에서 배우의 등을 보며 한 마디씩 합니다.
내용 없는 환타지에 NG감은 아니었는지?
내 역할이 이랬으면 좋으련만!
울림이 있었다.
제 역할 한 배우였다.
나와 함께 한 이들 중 누군가의 마음에 자리하여
내 낡은 밑줄 친 대본을 들추었으면…….
오늘,
장막 속으로 떠나는 배우가
힐긋,
관객의 반응을 살핍니다.
보잘 것 없는 역할이지만
밑줄 친 대본을 손에 꼭 쥐고 있습니다.
가자! 3막으로…….
2011년 7월 26일
인천계양고등학교에서 유 병 철
[책속으로 추가]
1996년 3월 6일.
부광여고 3학년 담임시절.
정○선 학생을 면담했다.
4일 전인 3월 2일 담임 첫 시간에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성장기를 적어서 제출하라고 했다. 3월 3일부터 매일 몇 명씩 오후 자율학습시간을 이용하여 그 자료를 바탕으로 면담을 실시했다.
정○선이가 제출한 성장기를 보니 3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생계는 엄마가 직장을 다니며 책임지고 있다. 가정이 넉넉하지 못했다. 오빠와 언니가 있다. 합창동아리 에클레시아에 들어 활동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안 계시네?"
"네."
"아버지가 살아 계시면 나이가 나와 비슷한 것 같네?"
"그럴걸요?"
·
·
·
"열심히 해"
"네에."
"선생님을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내게 말해. 도울 수 있으며 도울게."
"그런 말을 초등학교 때부터 들었어요!"
정○선이와는 그런 대화를 주고받으며 면담을 끝마쳤다.
저녁 9시가 넘었다. 좀 일찍 퇴근하던 한상옥(현 신현고등학교 교감) 선생님이 행정실에서 인터폰을 했다. 선생님네 반 학생이 이상하니 좀 내려오라는 것이었다.
그 인터폰을 받고 아래층 현관에 내려갔더니 널부러진 여학생이 있었다. 옆에 가니 술 냄새가 확 풍긴다. 옆에는 좀 정신이 멀쩡한 옆에 반 친구 김○화가 있고, 우리 반 정○선이는 그로키 상태였다.
다른 선생님이나 학생들의 눈에 띌까 봐 우선 1층 1학년 현관 옆 교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3월이라 세면 바닥은 냉기가 심하였다. 얼른 책상 4개를 끌고 와 붙여놓고 학생들 의자에 놓여 있는 방석을 모아 놓고서 그 위에 뉘였다. 아까부터 뭐라고 계속 입으로 주절거렸지만 정○선이를 옮기느라 귀담아 듣지 않았는데 여유가 생기니 그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야, 개가 나보고 아버지라고 하래."
"야아, 웃겨!"
"개가 왜 내 아버지야?"
"야아, 웃기지 않냐?"
혀 꼬부라진 소리로 술 주정을 반복했다. 옆에 앉은 김○화 학생은 어쩔 줄을 몰라하며 정○선의 입을 손으로 막으며 말을 못하게 하려고 애를 썼다.
"야, 야, 담임이야!" 하고 귀에 대고 계속 속삭여 댔다. 그러나 정○선이는 인사불성이었다.
정○선이가 조용해진 뒤 자초지종을 물으니 저녁 먹으러(그때는 학교 식당이 없어 저녁이면 학생들이 밖으로 나가 밥을 사먹었다) 나갔다가 라면을 먹으면서 소주 두 병을 사서 정○선이는 1병 반을 먹고 진화는 반병을 먹었단다. 저녁도 변변찮은데다 안주 없이 먹은 술이 정신을 빼앗아 갔나 보다. 조금 있으니 토하기 시작했다.
라면발과 시큼한 냄새가 진동했다. 나는 교무실로 뛰어가 휴지와 수건을 가지고 와서 치우기 시작했다. 더러운 줄도 모르고 치웠다. 술 뒷바라지는 군대시절부터 이골이 나 있던 나다. 몇 차례 토하더니 잠잠해지면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수업에 지장이 없도록 냄새를 제거하기 위하여 교실 바닥과 책상 위를 말끔히 치웠다. 더러워진 방석 1개는 쓰레기장에 버렸다. 시간은 11시 30분이 넘었다. 밤은 깊었는데 술 취한 저 여학생을 어쩌나?
해결 방법이 묘연했다. 정○선 친구 김○화의 집이 가정동 나와 같은 방향이었다. 내 차가 있으니 방향이 같은 김○화네 집이 제일 좋은 해결책이었다. 정○선 집에는 김○화를 시켜 친구 집에서 잔다고 연락하고, 언니와 둘이 잔다는 김○화 언니한테 전화를 했다. 오늘 하루 정○선이를 잘 부탁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다음날 출근하여 교실에 먼저 가보니 정○선이 자리에 누워 있었다. 조회 시간에 교실에서 곁눈으로 흘깃 보니 엎드려 있다가 일어나 앉아 있는데 얼굴은 하얗고 죽을상인 것 같다. 모르는 척 나와서 그날 수업하는 교과 선생님들한테 "오늘 정○선이가 많이 아프니 자더라도 깨우지 말라."고 부탁했다. 정규 수업이 끝나고는 일찍 집에 보내줬다.
그날 있었던 일은 한 마디도 말한 적이 없다. 계속 모르쇠로 나갔다.
다음날 출근해 보니 책상 위에 초콜릿과 박카스 병 크기의 작은 병에 꽃 한 송이가 놓여 있었다. 꽃은 종류만 바뀌면서 시들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4월 소풍 때 내 팔을 바짝 잡은 정○선이와 찍은 사진은 누가 봐도 부녀지간 같았다. 그 사진이 든 손바닥만한 크기의 액자가 꽃병과 같이 1년 동안 내 책상 위를 지켰다.
10월 어느 화창한 날 반 학생들에게 잠시 맑은 공기를 선사하고 싶었다. 반장을 불러 자율학습 시간에 운동장에 모이라고 했다. 준비물은 1개 분단에 플라스틱 병 1개씩이라고 했다. 구령대 앞에 긴장된 학생들이 4열 횡대로 서 있었다. 그때는 잘못하면 담임이 자율학습 시간에 단체 벌을 주었다. 영문을 모르는 학생들이 "야, 뭐야?", "뭐야?" 하면서 이유를 알려고 웅성댔다.
"앞으로― 가앗!"
"뒤로 돌아 가앗!"
"좌향 앞으로 가앗!"
그렇게 한동안 학생들을 걷게 만들다가 정문 쪽으로 학생들을 인솔했다.
"지금부터 메뚜기 잡으러 간다."
"한 분단에 1병씩 잡아야 한다."
"장소는 저 누렇게 익은 논이다."
반 학생들을 누렇게 벼가 익은 논(지금의 삼산체육관 자리) 두렁을 걸으면서 메뚜기를 잡게 했다. 메뚜기가 없었다. 있어도 소리만 질렀지 잡지도 못했다. 내가 몇 마리 잡고는 끝이었다. 나의 추억으로 이맘때 논두렁을 거닐면 내 팔, 다리, 몸에 붙는 메뚜기들이 지천이었는데 그날은 볼 수가 없었다. 농약의 영향인 것 같았다.
그런 일이 있고 난 다음부터 나는 자율학습을 빼먹는 별난 선생이 되고 말았다. 논두렁 풀에 뜯긴 스타킹 사내라고 원성도 들었다. 메뚜기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 후에 정○선이가 준비한 꽃병에는 메뚜기(고무로 만든 실물과 꼭 같은 메뚜기 모형) 두 마리가 친구로 같이 마주 보고 있었다.
졸업 후 정○선이와 만나면 "술 많이 늘었어?" 하고 그동안의 안부를 물었다.
"아이 하, 하, 하!(둘만 알 수 있는 비밀)"
그 후, 합창단의 인연으로 만난 남친과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보냈다.
용산예식장에서 본 후 소식이 없다.
(본문 97쪽에서 인용)
목차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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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 10
제1부
모르쇠 선생님
경찰국장댁 유리창을 박살낸 다섯 제자들 …
첫 시간에 반한 강화여고 112개의 눈동자 …
선생님은 도망가면 집에까지 쫓아와요 …
학생들과 함께 주워 먹은 음식물 쓰레기 …
모르쇠 선생님과 다섯 제자들 …
화수동 빨래터에서 터득한 개똥철학 …
생활지도는 역시 체육과가 제격이야! …
섬마을 선생님과 뭉치 제자들 …
사라진 담배 연기, 3진 아웃 …
제2부
빨래터 제자들
만우절 날 점심시간에 받은 어떤 영수증 …
어느 여학생에게 전하는 때늦은 사과 …
내 마음속에 큰 미안함을 남긴 정아에게 …
맷돌 돌리는 성실성이 꿈을 일군다 …
진드기 같은 놈, 독사 같은 놈, 기특한 놈 …
선생님 아버지와 비탈에 선 나무들 …
교장선생님과 친했던 1학년 왕꼬마 …
밤에는 CCTV에 안 찍히는 줄 알았어요 …
제3부
가정이 바로 서야 학교 교육이 빛을 낸다
학생의 생활습관을 보면 부모의 얼굴이 보인다 …
가정이 바로 서야 학교 교육이 빛을 낸다 …
마당 쓰는 젊은이를 보고 사윗감을 고른다 …
자율의 문턱에 걸터앉은 일탈의 심리 …
봄소풍 날 보여준 학생들의 어른 흉내 …
나쁜 습관에 감염된 변순이의 핑계 …
신의의 죽음을 함께 조상한 38명의 아이들 …
교감선생님과 학부모가 함께 벌을 받던 날 …
난생 처음 고급 점퍼를 선물 받던 날 …
제4부
인생역 플랫폼에서
교장이란 자리를 만들어준 잊지 못할 얼굴 …
내 인생을 바꾸게 한 책들 …
헌신적인 사랑은 체머리도 사라지게 한다 …
추억은 아름답지만 때론 진한 그리움을 부른다 …
서울 왕복 660리 길을 걸어서 이룬 내 친구의 꿈 …
문어발 성적표와 신포동에서 생긴 일 …
어느 학부모님과 제자가 준 특별한 선물 …
여고생의 졸음을 쫓아주던 나의 첫사랑 이야기 …
<후기>
학교에서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
책 속의 작은 시집 1 / 115
책 속의 작은 시집 1 / 255
저자 연보 / 263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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