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노래
이철수 판화 모음 2003_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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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판화가 이철수 판화 모음집. 2003년과 2004년 두 해 동안에 새긴 판화 중에서 예순여섯 점을 추려서 묶은 작품집이다. 작가가 머물고 있는 농촌과 자연 풍경, 우리 사회와 세상 돌아가는 일과 선(禪)에 대한 작가의 관심, 평범한 일상에서 얻은 깨달음을 소재로 하였다.
작품을 국배판 크기의 책 2면에 걸친 큰 화폭에 실어, 함축적이고 여백이 특징인 이철수 판화를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뒷부분에는 동화 작가 권정생과 월간 PAPER의 아트디렉터 김원의 발문을 수록하였다.
작품을 국배판 크기의 책 2면에 걸친 큰 화폭에 실어, 함축적이고 여백이 특징인 이철수 판화를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뒷부분에는 동화 작가 권정생과 월간 PAPER의 아트디렉터 김원의 발문을 수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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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목판화가 이철수가 2003년, 2004년 두 해 동안에 열심히 새긴 판화 가운데에서 예순여섯 점을 추려서 묶은 작품집 [생명의 노래]를 펴냈습니다.
생명의 노래는 예순여섯 점의 판화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데, 작가가 몸담고 있는 농촌과 자연 풍경의 스냅에서부터 우리 사회와 세상 돌아가는 일이며 선禪에 대한 작가의 관심, 그리고 평범한 일상 생활에서 건져올린 깨달음 들이 주된 소재를 이루고 있습니다. 세상사에 대한 뼈아픈 풍자가 여전히 눈길을 끌긴 하지만, 농촌에서의 삶과 일상사에 대한 애정이 더욱 굳고 깊어졌음을 확인하게 하는 작품집입니다. 그림 한점 한점을' 국배판 크기의 책 2면에 걸친 큰 화폭에 실어서, 함축적이고 넓은 여백이 특징인 이철수 판화를 여유 있게 감상하는 데에 모자람이 없도록 배려했습니다. 책 뒷부분에는, 동화 작가 권정생과 월간 PAPER의 아트디렉터 김원의 발문이 이어집니다.
생명의 노래 서문 첫머리에서 이철수는 이 책을 두고 "두 번째 판화집"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판화집을 낸 처지에 무슨 소리인가 함직하지만, 굳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지난해에 출간한 [이철수의 '작은 선물']에서부터 비로소 본격적인 작품집을 낸다는 뜻에서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작품 활동에 열중하여 그렇게 몇 해에 한 번씩은 "무덤덤하기 쉬운 일상을 다양하게 일깨우는" 판화로써 꾸준히 작품집을 낼 수 있기를 희망하는, 작가로서의 욕심을 담은 말이기도 합니다.
?생명의 노래?의 출간에 부쳐 작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에 대해 쓴, 아무 곳에도 소개한 적 없는 글을 여기에 덧붙임으로써, 이 작품집에 대한 설명을 대신합니다.
제 그림은...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하면 삶이 어려운 이들이 헛소리 말라시겠지요?
그럼, "모든 생명은 아름답다!"고 하면 어떻겠습니까?
호주머니 사정과 인생의 순경이나 역경과 상관 없이 생명은 값진 것입니다. 인생도 그런 의미로 소중하고 아름답습니다.
미술은 바로 그 마음을 드러내는 일입니다. 존재와 삶을 긍정하는 마음을 아름답고 매력 있게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두루 주어지는 일상이니까 일상 생활이 그 매개가 되어 주면 좋지요. <항아리 뚜껑> <농사경어> <일> <당신의 길> <호미> <온전한 세계> <봉숭아 가을> <오동 잎> <벚꽃 봄날> 같은 판화는, 제가 경험한 농촌 생활의 스냅이기도 하면서 존재의 본질을 확인하는 선화이기도 합니다.
가령, <벚꽃 봄날>을 보고 "꽃 빛깔이 곱다" 하셔도 좋고 "어려서 창경궁으로 소풍 가던 생각이 난다" 하셔도 좋지만 선적인 평이나 대꾸가 떠오른다면 그러실 수도 있습니다. 창경궁 입장료는 정액이지만, 그림이야 보는 사람 안목대로 보고 느끼는 거지요.
그렇게, 작고 하찮은 것이나 평범한 일상사도 깊고 온전한 세계를 열어 보이는 소중한 단서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못난 우리도 소중한 생명이자 세계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은 조바심이기도 하지요.
특히, 일상 생활에서 만나는 사물이나 경험이 그림거리가 되어 주마 하고 나서는 것 고마웠습니다. <생명의 노래> <민들레 마음> <작은 것들> <내 똥> <민들레의 밤하늘> <사다리> <별 많은 밤하늘을 보고> 등이 그렇지요. 판화에 별과 꽃과 새 같은 자연이 많아진 것은 제게 하늘을 바라보거나 땅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았다는 뜻이겠지요? 그 만남이 늘 소중하고 좋아서, 그 경험을 판화로 다시 새겨 내는 일이 구차스럽기는 했지만, "아직은 판화가로 살아가고 있는 거다!" 라고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습니다.
흘러 가고 오는 마음을 주워 모은 것이라 밑그림 그리기에 큰 어려움이 없어서인지 그림 됨됨이도 미술적 탐구가 돋보이기보다는 자연스럽고 편안함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자연스럽고 편하다는 건 일방적인 제 생각입니다.
어쨌든 많은 경우 상투적인 이미지들의 소략한 묘사로 끝입니다.
<동강 기행1, 2, 3, 4> <동강 흰나비> <흰 나비> <복 있는 고양이> 등이 그렇습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하고 명료한 이미지들만으로 제 할 말을 다 할 수 있다면 꼭 나쁠 것도 없을 성부릅니다. 어쩌면, 새롭고 낯설고 자극적인 광고 이미지와 사이버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흔하고 낯익은 판화 이미지들의 단순하고 수공적인 소박함이 오히려 새롭지 않은가 싶기도 합니다.
제 판화에 함께 있는 '글과 글씨'에 대한 질문도 많았습니다.
글과 글씨는 그 자체로 당연히 미술의 한 요소입니다.
동양 수묵화의 전통 속에서는 상식인 '시서화(詩書畵)의 동거'를 낯설어하게 된 건 서양 미술의 영향이 큽니다. 흔히 화가의 일방적이거나 모호한 진술이 되고 마는 현대 미술을 생각하면, 함축적이고 구체적인 화제를 통해 쌍방향으로 대화와 소통이 이루어지는 전통 미술 형식을 되살리는 건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늘 드려 온 말씀입니다만 말이 모자라면 손짓 발짓이 당연한 것이지요.
그 과정에서 여백을 많이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여백 역시 화면 구성의 중요한 요소지요. 제게는 화면 속 여백이 사유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화면의 비정형화도 여백 활용의 한 유형입니다. 산책 길에 마음에 흘러가는 생각("산책")이나 단순 노동의 지루한 과정("일")을 옆으로 길게 그리기도 하고, 넝쿨 식물의 성장("한 걸음씩")이나 연등 아래서 얻은 생각("부처님 오신 날 문답")을 아래 위로 긴 판화에 담기도 했지요. 산책을 즐기거나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느낄 만한 일상적 소회의 정신적, 미술적 표현입니다.
그렇게 판화를 통해 삶을 환기하고 인생을 되새기게 하는 일, 무덤덤한 일상을 다채롭게 일깨우는 일이 미술의 전부라고 믿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제 판화 속 여백에서 당신의 사유 공간을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세상 속에서 사회의 공적 기능을 하기도 하는 미술은 그러저러한 방식으로 세상의 변화에도 역할을 하기 마련이지요. 제 판화가 존재와 사회의 순정하고 도덕적인 힘을 조금이나마 북돋우게 되기 바라는 것은 제 오랜 꿈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인생의 껍데기인 성공과 실패가 자칫 우리 존재의 온전한 가치를 잊지 않게 하기를, 그리고 그게 나와 당신의 인생을 조금 더 아름답고 넉넉하게 하기를 바라면서 <호미>의 두 번째 판화 집을 세상으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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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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