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에 올라 세상을 굽어보니
누정시(樓亭詩)로 찾아가는 역사문학 기행
【누정시(樓亭詩)】는 정자와 누각의 풍정을 소재로 한 시문이나, 누정의 아름다움 속에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읊은 문인 선비들의 시를 일컫는다. 『정자에 올라 세상을 굽어보니』은 우리의 산하 곳곳에 남아 있는 누정시의 무늬와 결을 역사문학적 관점에서 살펴, 한국 정신문화의 굳건한 기둥 역할을 해온 선비정신의 숨결과 고전문학의 향기를 독자에게 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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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선비의 천년 시심(詩心)에 취하다
풍광이 수려한 곳마다 아름답게 서 있는 한국의 누각(樓閣)과 정자(亭子)는 삼국시대에서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옛 선조들의 얼과 예술의 향기가 서린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특히 누와 정자의 안팎에는 시(詩)가 새겨진 현판이 걸려 있어, 자연을 벗 삼아 욕심 없는 삶을 펼쳤던 선비들의 대쪽 같은 기개와 풍류, 시대 정신이 오랜 세월 동안 후대에 전해 내려오는 소중한 문화공간이다. 【누정시(樓亭詩)】는 정자와 누각의 풍정을 소재로 한 시문이나, 누정의 아름다움 속에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읊은 문인 선비들의 시를 일컫는다. 이 책은 우리의 산하 곳곳에 남아 있는 누정시의 무늬와 결을 역사문학적 관점에서 살펴, 한국 정신문화의 굳건한 기둥 역할을 해온 선비정신의 숨결과 고전문학의 향기를 독자에게 전하고자 한다.
세월의 흥망과 시대정신의 부침을 알 수 있는 역사문학
'누(樓) 하나의 망가짐과 세워짐으로 한 고을의 슬픔과 기쁨을 알 수 있고 한 고을의 슬픔과 기쁨으로 한 시대의 도(道)의 오르내림을 알 수 있다.'고 한 하륜(河崙, 1347~1416)의 말처럼, 누정시의 감상과 이해를 통해 역사와 시대의 흥망과 성쇠를 조감할 수 있다. 이 책은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한국의 대표적인 누각과 정자 22곳을 찾아, 누정을 소재로 한 시와 누정의 현판에 걸린 누정시 210여 편을 소개하고 있다. 작품의 창작 배경과 문학적 의의는 물론, 시를 쓴 인물에 얽힌 영욕의 역사를 함께 조명하여, 문인 선비들의 풍류와 기개, 예술적 향기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누정이 자리한 지리적 환경에 따라 제1부는 바닷가에 소재한 누정들, 제2부는 계류에 자리한 정자, 제3부는 강변에 서 있는 정자, 제4부는 궁궐과 사찰에 소재한 누각, 제5부는 평야와 산정에 소재한 정자들로 책을 구성했다.
무위자연과 유유자적의 철학이 담긴 명상과 치유의 문학
이 책은 선비들이 남긴 시문(詩文)뿐 아니라 각 누정마다 창건자와 시대적 배경, 지리적 환경, 주변의 풍광과 인물에 얽힌 일화들을 상세히 기술하여 역사문학 기행이라는 특성에 충실한 책을 꾸미고자 했다. 누정시를 남긴 시인 묵객은 신라 시대의 최치원을 비롯하여 고려의 이규보, 문익점, 이색, 정몽주 등과 조선 시대의 하륜, 이이, 정철, 이산해, 김시습, 김병연, 서거정 등 역사의 고비마다 중요한 역할로 이름을 떨친 선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권력의 정점에서 세상을 호령했던 이들이 굴곡진 삶을 겪고 나서 누정을 짓고 강학에 전념하여 재기를 다지거나 마음을 추스르며 귀거래사를 읊었음을 상기할 때, 누정시는 선비들이 정신을 수양하며 살아가는 지혜를 모색하는 하나의 수단이었음을 알 수 있다. 초야에 은일하여 자연과 교감하며 무위자연과 안분지족을 추구한 이들이 유유자적한 삶을 누리며 관조와 달관의 경지를 담은 누정시는 그래서 더욱 소중한 가치가 있다.
천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누정시
문인 선비들의 문화공간 역할을 했던 누정에 남긴 시는 당대 선비들이 문장과 시문으로 서로의 문학과 사상과 풍류를 주고받는 교류와 소통의 수단이었다. 뿐만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함께 끊임없이 누정을 찾은 후학들이 선조들의 풍류와 기개, 지나간 시대의 정신사를 엿보며 자신의 결기를 다지고, 자신의 작품을 함께 남겨 누대에 걸쳐 누정문학이라는 독특한 시문학 장르를 형성해왔다. 누정이 이처럼 시문학의 산실이 된 것은 대부분 경승지에 지어진 데다가 학자와 시인 등의 식자층이 교유하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명망 있는 선비나 유림들이 경영하던 누정은 자연스레 누정시단을 형성, 문인 배출의 양성소 역할을 했으며, 한시와 가사문학 등에서 누정이 자리한 지역문화적 특색을 갖춘 개성 있는 형태를 발전시켜 왔다. 누정시야말로 우리 문학계가 특별한 관심으로 학술적 연구를 통해 정리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고전문학 분야이다. 하지만 누정문학에 대한 문학적 관심과 학술적 연구는 빈약한 편이다. 기본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조차 일천하기 그지없다. 학회나 대학은 물론이고 많은 지역의 문화원이 전문인력과 예산의 부족으로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목차
목차
제1부 동해의 밝은 달
바다 밖은 하늘이니 하늘 밖은 무엇인가 / 울진 망양정
평지에 풍파 있음을 알지 못하고 / 삼척 죽서루
거울 속에 노니니 그리기도 어려워라 / 강릉 경포대
지팡이 친구 삼아 와도 좋고 가도 좋고 / 간성 청간정
동해의 밝은 달 소나무에 걸려 있고 / 평해 월송정
제2부 시비 소리 들릴세라
거울 아닌 거울이요 안개 아닌 안개로다 / 청풍 한벽루
흐르는 물로 온 산을 에워쌌네 / 합천 농산정
아홉 굽이 풍경에 비친 옛 시인의 풍류 / 문경 석문구곡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길 다르지 않으니 / 함양 화림계곡
제3부 만 리 바람 머금었네
어부는 빗소리 낚고 행인은 산그늘 밟고 가네 / 밀양 영남루
천 봉마다 달이요 만 나무에 꽃이로세 / 안동 영호루
세월의 흥폐에도 물은 동으로 흐르네 / 진주 촉석루
산은 외로운 달 토하고 강은 만 리 바람 머금었네 / 임진강 정자들
바다에는 흰 물결 바위에는 푸른 이끼로다 / 신륵사 강월헌
제4부 화엄세상 굽어보니
만 길 위의 신선세상 한 계단 오르는 듯 / 백양사 쌍계루
바람벽에 기대어 화엄세상 굽어보니 / 부석사 안양루
옛일은 초동의 노래 속에 들어 있네 / 백마강의 정자들
구름에 용을 따르고 범이 바람을 따르니 / 경복궁 경회루
제5부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길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 구미 채미정
도연명은 땅에 묻히고 고운은 하늘로 올라가고 / 태인 피향정
사랑과 이별 노래 가득한 달나라 궁전 / 남원 광한루
굽어보면 땅이요 우러르면 하늘이라 / 담양 면앙정
참고문헌
저자
저자
시집 《청동물고기》, 기행집 《부도밭 기행》 《절집기행》 《히말라야 행선트레킹》, 난민촌 르뽀집 《철조망에 걸린 희망》 등을 출간했으며, 법정 스님 추모 산문집 《맑고 아름다운 향기》 저술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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