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단강 목단강
조성래 시집
조성래 시인의 겨울 만주 기행 시집이다. 시인은 눈 덮인 민가와 벌판, 그리고 목단강 가는 눈길 위에서 만난 풍경들을 섬세하고 명징한 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이 시집 안에 들어 있는 북방의 지명과 설화들은 우리민족의 애환을 새롭게 확인시켜 준다. 멸망한 왕조의 터전이나 일제 강점기 고난극복의 현장에서 촉발된 이미지들이 애잔하면서도 짙은 향수를 자아낸다. 그런데 이러한 북방 정서는 두만강과 압록강의 국경을 따라 다른 의미로 재현되기도 한다. 시인은 분단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아픔을 내면화하는 한편, 하루빨리 민족공동체가 회복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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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우리는 이름만 낯익고 모든 것이 낯선 목단강에 내리자마자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우선 우리를 맞아 준 것은 영하 이십 도가 넘는 살인적인 추위였다. 그것은 마치 부산 앞바다에서 팔딱거리던 정어리들이 목단강 얼음판 위로 내동댕이쳐진 형국이었다. 같은 온도라도 초저녁 무렵의 추위가 훨씬 춥게 느껴진다. 눈가의 물기마저 얼어붙는 바람에 눈을 잘 뜰 수가 없었고, 턱이 얼어붙어 말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춘절 기간이라 상점들마저 문을 닫아 도시는 가로등 불빛만 그 매서운 추위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갑작스런 소나기처럼 예상치 못한 혹한에 노출된 우리는 어디든 들어가 추위를 피해야 했다.
마스크에 입김마저 하얗게 얼어붙어 거의 동태가 되어버린 조성래, 서규정 두 시인은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어떻게 해보라고 명색 가이드인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일단은 시내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무런 가게라도 들어가서 몸을 좀 녹이면서 전화를 걸든지 길을 물어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몇 블록을 돌고 돌아도 도무지 문을 연 가게가 보이지 않았다. 턱이 얼어 입을 열기도 힘이 드는지, 얼어 죽겠다는 두 사람의 우는소리마저도 점점 기어들어갔다. 그렇잖아도 당초 명절 기간에 움직인다는 것은 힘들다는 나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앞당기자고 보챈 것은 그들이었기에 노골적으로 투정을 부릴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한동안 그렇게 언 목단강 거리를 추위와 허기에 허우적거리다가 거의 기진맥진해진 상태에서 사람들의 출입이 있는 상점을 발견했다. 그곳이 어떤 곳이건 기어들어갈 작정이었다. 그곳은 마침 백화점 식품 코너였다. 우선 얼었던 눈자위가 풀리면서 시야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고, 마침내 턱이 녹으면서 말을 할 수가 있었다. 냉동된 물고기가 따스한 물에 녹아 다시 살아나듯이 우리의 표정들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야말로 우리는 한동안 냉동된 상태로 모든 의식이 정지되어 버린 죽음의 세계를 경험한 것 같았다. 잠시 정신을 가다듬은 우리는 그곳에서 빵과 음료수로 저녁을 해결했다. 그러나 전화 걸 곳이 없어 다시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목단강에는 우리를 안내해줄 시인이 있었다. 급하게 떠나오는 바람에 그에게 연락이 되지 않았고, 도착해서 어떻게 해 볼 요량이었는데 그것이 결국 어려움을 자초한 셈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결과적으로 만주의 추위를 확실하게 맛볼 수 있었다.
- 박명호 소설가 「겨울 만주」
목차
목차
단동행丹東行
단동丹東 안개
동행
춘정
악연
야간열차
평산식당
통과의례
콩쥐 김소군
오호령 터널
고수촌古樹村의 그믐밤
눈길
함박눈
돈화 터미널
경박호 부근
유민
영안寧安 지나며
목단강의 저녁
목단강 편지
목단강 목단강
골짜기
조각보
용정
겨울 두만강
학서촌鶴棲村
삼합의 눈
새총
오랑캐령
윤동주 생가
차창 밖 풍경
청산리
백두산 평원
이도백하二道白河
작은 버스
장백 가는 길
국경선
공안차
겨울밤
탈북 여인
무리리
빈둥빈둥
객지
단동丹東의 밤
겨울 만주 -박명호 소설가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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